한 발짝 옆에 21
108일차 - 선라이즈 피크
다시 생각해보니, 오로라와의 관계는 아마 굉장히 지저분하게 끝났을 것이다. 그녀는 필름 끊길 때까지 술을 마시거나, 사유지를 파괴하는 등, 내가 인생에서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것들을 다시 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인정을 원했다. 그녀의 곁에 너무나도 있고 싶었다. 끝에는 나 자신의 모습을 잃기도 했다… 중간인가? 아니면 처음부터였을 수도 있다. 그녀가 충동적이라는 사실이 처음에는 좋았을지 몰라도, 언제 내 뒤통수를 칠지 누가 알았을까?
그녀는 많은 면에서 나와 닮아 있었다. 근데 문제는… 나도 어떨 때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당신네들도 알다시피, 지금까지 남친에 대해 나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그건 선 넘은 거지. 이제 오로라에 관한 얘기는 그만하고, 나와 엘사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자.
잠깐, 그런 건 아니고. 내 말은 나와 엘사가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에 관해 얘기한다는 것이었다. 씨, 그게 더 이상하게 들리네.
등산! 씨발, 등산한다고! 왜 나는 모든 것을 어색하게 만들지? 하.
“거기 괜찮아?”
나는 고개를 흔든 뒤, 위로 들었다. 엘사가 저만치 앞서있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내가 느리게 간 것 같았다. 한 50미터 정도 되나? “어, 어. 괜찮아. 경치 좀 즐기려고.”
내가 뛰어서 엘사 옆으로 갔다. 엘사가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다.“네가 그렇다고 한다면야..”
“뭐? 넌 모를 거야. 아마 내가 흙이랑 뭔가가 있나 보지.”
엘사가 코웃음 쳤다. “가자, 얼마 안 남았어.”
나는 엘사를 만나기 전까지 등산을 썩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헬스장에서의 운동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어느 날, 나는 엘사에게 데이트코스를 짜라는 중대한 실수를 범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등산로로 나를 이끌었다.
결국에는 좋아하게 되었다.
바람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밑에서 자갈을 밟으며 거닐면, 뭔가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내 마음속에 있는 짐을 등산 전에 모두 내려놓고 시작하거나, 아니면 등산을 하다 보면 내 마음속이 좀 정리된듯했다.
그리고 그건 지금 우리 둘이 필요한 것이었다.
내가 걸으면서 느낀 것인데, 지금 엘사에게는 다른 종류의 기운이 느껴졌다. 평화로우면서도 들떠있었다. 마치 이 길을 몇 시간 동안 걸을 준비가 되어있거나, 아니면 나를 버려두고 앞으로 치고 나갈 것 같았다. 그랜드 아렌델 공원에서의 일 이후로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오늘은 그날과는 다르게 끝났으면 좋겠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
내가 눈을 깜빡였다 "뭐---"
엘사가 자신의 뺨을 가리켰다. "나 계속 빤히 바라보고 있었잖아.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 아니야, 미안해. 그냥 멍 때리고 있었어. 그게 다야." 아,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지? 내가 생각한 거라곤 오로라와 있었던 일을 엘사에게 말해주는 것이었는데, 갑자기 어느 것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일을 오늘 엘사에게 말해줄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뭔가 타이밍이 맞는 것 같았다. 그게 다였다. 그러지 않아도 되겠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녀가 자신의 뺨에 있던 손을 가슴에 얹었다. 오늘따라 이 행동을 많이 했다. "음… 다시 물어볼게. 괜찮아, 안나?"
"나? 어! 나, 난 괜찮아. 등산한 지 좀 오래돼서 그런 가보다."
"그냥 우리 둘만이어서 그런 거 아니고?"
"뭐? 왜 말을 그렇게 해? 방에서는 항상 우리 둘뿐이었는데." 내가 반박했다.
"그래, 근데 우리 둘은 항상 뭔가 안 좋게 흘러가면 피할 길이 있었잖아. 오고 싶지 않았는데 억지로 온 거면 미안해. 근데 나도 물어봤잖아." 엘사가 물병을 꺼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같이 와줘서 고마워."
하? 이건 좀 새로운데. 지금까지 엘사가 쓸데없이 사과하다 끝에 이렇게 덧붙이는 것은 처음이었고, 그게 '고마워'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오늘 하루 내게 어떤 서프라이즈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했다. "아, 아니야. 그러고 싶지 않았다는 게 아니야, 그리고 너에 관한 것도 아니고, 그냥..."
"너 지금 긴장했네."
나는 자갈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다시 진정을 되찾고 말했다. "헐, 어떻게 알았어?"
그녀가 웃더니 무안하게 미소를 지었다. "나도 그러니까. 너만 오늘 머릿속이 그렇게 복잡한 거 아니야."
맞다, 나한테 할 중대한 고백 같은 게 있다고 했지. 한편으로는 그것 때문에 긴장이 됐다. 이 미스테리한 썅년에 대해 뭘 말해줄 것이란 말인가? 누군지 알게 될까? 그녀가 엘사에게… 뭔가 했나?
더이상 그런 생각에 심사숙고하기 전에 머리를 흔들어 떨쳐내었다. 그 사자성어는 이럴 때 쓰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씨발.
"네가 하고 싶지 않으면 아무 말 안 해도 돼."
엘사가 나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하고 싶기도 하고, 해야 돼."
난… 이것에 대해 뭐라고 할지를 잘 모르겠다. 엘사는 내가 망설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또 긴장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으으, 방금은 좀 너무 진지했지? 가자, 이제 거의 다 왔어. 가는 중에는 좀 가벼운 주제로 얘기하자. 둘에게 도움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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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라이즈 피크는 아렌델산 국립공원의 한 부분이었다. 가장 길거나, 가장 높은 트레킹 코스도 아니었지만, 엘사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 중의 하나였다.
흙먼지 날리는 도로와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돌계단을 한 시간 정도 걸으면 멋진 도시의 전경을 볼 수 있었다. 등산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새벽 4시 정도인데, 이유인즉슨, 그 이름처럼, 일출 때 붉게 빛나는 아렌델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엘사는 나를 그렇게 일찍 깨우지는 않았다.
우리가 정상에 올랐을 때 이미 해는 중천에 떠 있었다. 바람이 쌀쌀하게 부는 게 내게 겉옷이 있기를 바랐다. 적어도 탱크 톱보다는 두꺼운 걸로. 엘사도 나와 같은 옷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아마 춥지 않을 것이다.
이미 해는 뜬지 오래였기 때문에, 이곳에는 우리를 제외하고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등산로에도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굉장히 좋은 상황이었다.
저기에 우리가 앉을 만한 큰 바위가 있었다. 엘사가 먼저 바위 위에 앉고 옆을 가리키며 나를 향해 웃었다. 이렇게 둘이만 있으니, 그녀 옆에 앉기가 좀 망설여졌지만, 발이 너무 아파서 일단은 옆에 앉았다.
그녀가 경치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나도 엘사를 따라 아렌델 중심부를 바라봤다.
"여기서 아렌델 타워가 보이네." 내가 거대한 빌딩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에 오니 모든 것이 다 작고 아무 의미 없이 보였다. 나는 저렇게 안에서 바라보면 생기 넘치고 바빠 보이지만 밖에서 보면 평화롭고 고요한 곳에서 내 평생을 보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엘사가 덤불처럼 보이는 나무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저기가 센트럴 아렌델 공원이네."
"내가 예전에 살던 집도 보인다. 그리고 네 집도." 놀랍게도 I-Spy 게임이 도움되었다. 아무런 혼란 없이 이 순간을 보내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워?"
"내 집? 음, 약간. 식기세척기가 아직도 말썽이고, 다시 돌아가서 어질러진 내 방을 치우고 싶지도 않아."
내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조금 많이 긴장한 상태로 웃었다. "아마 그거 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걸."
엘사도 웃었지만, 나보다는 훨씬 편안해 보였다. "맞아, 네가 맞을 거야.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렌델 타워가 훨씬 좋아. 침대도 편안하고, 다시 이렇게밖에 나다닐 수 있는 것도 좋고. 우리가 헤어진 뒤로, 중심부에 별로 가지 않았거든."
"아… 그건 미안해." 하, 이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전여친에게 한 번 사과하기 시작하면, 계속 사과밖에 할 수 없게 됐다.
"야, 그건 내가 해야 할 대산데." 엘사가 웃긴다는 듯이 말했다.
"미안. 씨, 다시 그랬네. 미안, 아 씨발!" 내가 짜증 냈다.
엘사가 웃었다. "그렇게 한 번 하기 시작하면 끊기 어렵지?"
내가 눈동자를 굴리고 인상을 썼다. "난 네가 어떻게 그랬는지 모르겠어."
이렇게 시간이 조금 흘렀다. 큰 바위 위에 앉아 정감 어린 농담을 주고받았다. 이렇게 계속 얘기를 하다 보니… 내가 이런 것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깨달았다.
아마 여기까지 오는데 끔찍한 언쟁을 몇 번 벌려야 했지만, 이제 엘사와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 기분이 편안해졌다. 내가 해야만 하는 숙제가 아니었다. 뭐, 아직 좀 어색한 기운이 남아있지만, 그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전처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대화 중간에 엘사가 한숨을 내쉬었고, 나는 그것을 '이제부터 진지한 대화로 바뀔 거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엘사가 시작했다. "내 전여친에 대해 말해줘야 할 게 있어. 뭐,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걔가 누구였는지 말해줘야 한다고 해야 하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최대한 나의 불안감이 노출되지 않기를 바랐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불안감이었다.
그녀는 손을 가슴에 얹었다가, 목을 만졌다가, 눈을 감고 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녀가 갑자기 쓰러지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방해할 필요가 없었다.
"걔는… 예측불허였는데, 나는 그게 좋았어. 그녀가 언제 나가고 싶어하는지 언제 캠퍼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는지, 언제 집에서 만나고 싶어했는지 몰랐어. 걔는 용감했어. 그녀와 함께면 모든 게 새로웠지. 신 나고 즐거웠고, 나를 내 껍질 밖으로 나오게 해줬지."
엘사는 말하는 중에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했다. 전에 본 적 있었다. 이런 대화를 전에 한 적이 있었다. 엘사도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나는 이제 다른 이야기를 들을 것을 알았다.
"근데 걔는 버릇이 없었고, 뻔뻔했지. 내 신경을 건드리는 말을 하고도, 절대 사과를 하지 않은 적도 있어. 어떨 때는 내게 심한 말을 하고도 사과를 안 한적도 많아. 약속도 잊어버리고, 절대 미리 데이트 약속을 하지 않았지. 미리 말해주는 거라고는 30분 전에 나를 데리러 오겠다고 전화하는 거였어."
엘사는 두 손을 무릎에 올렸다. "나는 그게 선을 넘는다거나 싫지는 않았어. 아마 내 눈에 콩깍지가 쓰인 것이나, 그냥 혼자가 되기 싫어서 그랬을 거야. 근데 돌아보면 우리의 관계는 썩 좋지 못했어. 내가 그녀를 운명의 상대라고 생각했어도..."
이걸 듣고 있으니 좀 불편해졌다. 나도 엘사를 운명의 상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뭐 이건 나에 관한 게 아니니까.
"그리고 너..."
잠깐, 뭐?
"네가 지난 몇 달간 뭐에 빠져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행동이 걔를 떠오르게 했어. 미안하긴 한데, 나는 무서웠어. 어떨 때 너를 보고 있으면 그녀가 떠오르는 거야. 그리고 그날들로 시간이 돌아갔지."
내 숨이 턱 막혔다. "아 씨, 엘사 내가 정말 미안해. 알았다면---"
"일단 내 말 끝내게 해줘." 엘사가 차분히 끼어들었다."난 네게 화가 난 게 아니야. 네가 걔가 어떤 앤지 어떻게 알았겠어? 내가 말해준 적도 없었는데. 근데 아프기는 했어. 그리고 나 자신에게 너는 걔가 아니라고 되뇌어야 했지. 너와 내 관계는 그거보다 훨씬 나았어. 너도 물론 좀 뻔뻔하고 버릇없었지만, 넌 나를 신경 써서 항상 내 말을 들어주고 모든 걸 계획했잖아. 나… 미안, 우리에 관한 얘기를 하면 네가 좀 불편하겠지."
"아니. 나--- 진짜로 아니야." 그래야 하나?
그녀의 눈동자가 커졌고, 입가에서 작은 미소가 보였다. "아 그럼 다행이네. 하여튼, 그래서 내가 좀 평소 같지 않게 행동했던 거였어--- 그리고 정신과 상담의가 처방을 좀 바꾼 것도 있고. 난 내 자신과 싸우고 있었어. 나도 내가 기권서를 쓰는 것 같은 바보 같은 짓을 한 걸 알아. 내 행동을 용서해주면 좋겠어."
그녀가 잠시 멈췄다. 전보다 좀 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녀의 푸른 눈동자로 슬픈 눈빛을 보내자, 나는 그녀가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딱히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몸을 움직여 그녀를 바라보게 했다. "엘사, 네가 사과할 필요 없어. 내가 만나는 사람 때문에 그냥 쌍년처럼 군 거지. 넌 잘못한 거 없어. 모두 내 탓이야."
"안나..."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고마워."
나는 또다시 무방비 상태였다. 나는 엘사가 선택할 수 있었던 다른 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뭘 할지 모르는 상태로 그저 그녀를 향해 웃으며 머리를 귀 뒤로 넘겼다.
엘사는 또 한 번 안도의 한숨같이 보이는 숨을 내쉬었다. "우와, 다 말하고 나니까, 한결 개운하네."
"그러시겠어요."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 할 일은 하나밖에 안 남았어." 또 서프라이즈가 있다고? 오늘은 굉장히 흥미로운 날이었다. 오랜만에 우리가 같이 보낸 날 중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날이기도 했다. 적어도 내가 만나던 사람을 엘사에게 말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하지만 엘사가 아직 할 일이 하나 남았다고 하니까 시간은 있었다. 엘사는 셔츠 아래에 있던 목걸이를 뺐다. 거기엔 반지가 걸려 있었다. 나는 이 목걸이를 어디선가 본 적 있었다. 아마 이 반지는 그녀가 가슴에 손을 얹을 때마다 만지던 것일 것이다.
지금 프로포즈를 하지는 않을 것이었기에 나는 불안에 떨며 이게 뭔지 알게 될 때까지 기다렸다.
"내가 그녀에게 프로포즈했던 반지야." 윽, 내가 조금은 맞았다. "나는 이걸 계속 들고 있었어. 걔가 언젠가 돌아올 거라 믿었던 게 아니라, 다시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아픈지 내게 상기시키기 위해 그런 거야."
그건… 나는 그 말에 상처를 받아야 했다. 정말로 상처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건 나에 관한 게 아니었고, 엘사가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거에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혀를 깨물었다.
"근데 언제까지고 그렇게 되뇌며 살 수는 없잖아." 그녀가 얼굴로 그 반지를 들고 인상 썼다. "그녀의 잔상이 나를 계속 괴롭히게 둘 수는 없어. 작별인사를 해야지."
그리고 엘사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언덕의 가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뭔가에 이끌려 나는 그녀를 따라갔다. 하지만 나는 지금은 그녀를 위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충분히 거리를 두었다. 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고 사과하고 싶어 내게 오라고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은… 그녀의 것이었다.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렇게 자신감에 차 있는 엘사를 보면서,아직도 나는 내 얼굴에서 실실 피어나오는 미소를 주체할 수 없었다. 헐. 이건 새로운 엘사였다. 내가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그리고 주위에 있고 싶은 그런 엘사였다.
그녀가 목걸이 하고 반지를 손에 꽉 쥐고, 저 멀리 던졌다. 빛으로 반짝인 후, 나무 사이로 사라졌다. 나는 그녀에게 시간을 충분히 준 뒤에 이제 나도 깨끗이 털어놓을 때라는 것을 깨닫고 옆으로 다가갔다. 심장이 너무나도 빨리 뛰었다.
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지만, 내가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엘사가 마지막으로 말을 했다. 거의 혼잣말에 가까웠지만, 나는 들을 수 있었고, 듣지 않았으면 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말이 내 심장을 잠시 멈춰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늘에서 벽돌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잘 가, 오로라.”
솔직히 다 알고 있었지? 늦게 해서 미안해. 읽어줘서 고맙고 지적은 환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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