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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번역] 한 발짝 옆에 24-2 (five feet apart)

믇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7 10: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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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그렇게 닭싸움이 시작되었다. 라푼젤은 약삭빨랐고 팔이 길었다. 그리고 그녀는 보기와는 다르게 유진이 크로스핏*을 시킨 덕분에 힘이 셌다. 하지만 나는 슬림한 몸매와 근육이 다부진 팔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보다 더 힘이 셌다. (씨발, 난 이 몸을 얻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크로스핏은 운동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인 헬스장에서 하는 운동은 아닌듯. 뭔가 체계가 다르다. 이것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쥬미들은 인터넷에 검색해보자.


그녀나 나나 승부욕이 넘쳤기 때문에 게임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양쪽에서 계속 밀치고 당이고 밀치는 것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엘사도 이 게임에 감을 잡고 난 뒤부터는 이기고 싶어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좀 심하게 이기고 싶어했다.


엘사는 골반이 넓어서 하체가 은근 괜찮았고, 아마 발은 내가 평생을 노력한다 해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상체 힘은 거의 쓰레기여서, 제대로 서 있으려면 내 허벅지를 딱 붙들고 있어야 했다.


싸움 중간에 그녀가 내 딱 그 부분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그리고 아마 잠깐 세상이 까맣게 변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바로 그다음에 엘사와 나는 중심을 잃고 바로 물을 잔뜩 튀기며 물에 곤두박질쳤다.


엘사에게서 떨어지게 되자, 물 안에 계속 있고 싶었다. 난… 아, 엘사의 손길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과소평가했다. 난 더이상 상관없을 줄 알았지만, 이건 무슨 거의… 아니, 아니 이럴 리가 없다.


내 몸이 산소를 요구하며 나를 또 한 번 배신했고, 나는 마지못해 물 위로 올라갔다.


라푸젤과 릴로는 승리를 축하하고 있었고, 나는 릴로가 그녀를 물에 빠뜨리는 것에 늦지 않고 볼 수 있었다. 항상 그러듯이.


이제 바꿀 차례다. 이제 엘사가 내 어깨 위로 올라갈 차례다. 애초에 왜 하자고 한 거지?


엘사가 내 쪽으로 수영해와서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괜찮아? 미안, 내가 널 떨어뜨려서."


"네 탓 아니야. 내 손이 미끌린 건데." 거짓말. "준비됐어?"


"하… 언제든지 준비는 돼 있어." 그녀의 말투로 나는 그녀가 불편하기보다는 긴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랑 같은 이유로 긴장한 것일까? 그게 좋은 걸까, 아니면 나쁜 걸까? 나는 도대체 언제쯤 내게 이런 질문을 그만할까?


"걱정 마. 내가 있잖아." 내가 안심하라는 투로 말했고, 그녀가 마치 나를 믿는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쟤를 최대한 많이 밀어내. 그리고 떨어지지 말고."


"아 고마워. 최대한 열심히 해볼게." 엘사가 말했다.


나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일부러 진지하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엘사 스타크, 지금 그거 반어법이야?"


"쉬잇,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엘사가 농담을 던졌다. "내 평판이 안 좋아져."


난 그녀가 나 좋으라고 이렇게 외향적이고 장난기 많게 구는지, 아니면 긴장을 풀려고 그러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러나저러나 난… 난 그게 좀 좋았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엘사의 모습이었다. 내가 잘 알던 그 모습이었다.


엘사가 내 어깨에 올라타자, 더이상 내 심장 고동소리를 듣지 않아도 돼서 거의 좋을 뻔했다. 거의…


하지만 그녀의 피부가 내 살에 느껴지자, 나는 다시 지구 바닥으로 떨어졌다.


익숙했지만 동시에 새롭게 느껴졌다. 곧바로 내 머릿속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기억을 재생시켰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잡으며 내가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본성에 이끌리지 않게끔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다르게 느껴졌다. 엘사는 지금 젖어있었지만 (젠장, 그런 거 말고.), 나는 그녀의 피부에서 다른 부분보다 조금 거친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얇은 선을 느껴서는 안 됐고, 그 선에는 내 지분도 들어가 있었따.


그리고 지금 나는 두 가지 이유로 인간쓰레기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적어도 노력은 했다, 점수에 균형을 맞추고 엘사가 이길 수 있게 하는 데에 집중했다. 내 말은 우리가 이긴다는 말이었다. 그래.


이번에도 좋게 끝나지는 않았다. 내가 엘사의 허벅지 느낌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두 발로 서 있는 것을 너무 못했기에, 나는 너무나도 쉽게 릴로하고 라푼젤에 의해 밀쳐졌다. 그리고 그 이후에 계속 올라가는 사람을 바꾸며 세 판을 더했지만, 장담컨대 우리는 가면 갈수록 더 못했다. 체감으로는 난 물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


5 대 0 으로 진 후에 우리는 수영장에서 그만 놀기로 했다. 우리는 샤워를 하고 로비에 모여 어디 점심이나 먹으러 가기로 했다. 샤워실은 수영장에도 있었지만, 나는 내 집에 있는 화장실에 가야 한다는 핑계를 댔다.


다행히 엘사는 나를 따라오지 않았다. 그럼 나는 30분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화장실 문을 닫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이내 곧 짜증으로 변하였다. "씨발, 정신 차려! 뭐가 문제야!"


한편으로는 난 알고--- 아니 난 뭐가 문제였는지 알고 있었다. 감촉, 흉텨, 원피스, 손길은… 너무나도 익숙했다. 나는 샤워를 하고 들어가서 물을 가장 차갑게 틀었다. 내 피부는 불타는 것 같았고, 내 심장은 계속 두근거렸다. "그만해." 내가 스스로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그만."


하지만 나는 듣지 않았다. 차가운 물을 맞고도 말이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내가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거라곤 내 손에 느껴진 엘사의 허벅지 감촉이었고, 그녀의 손이 내 허벅지를 꽉 잡는 느낌이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거라곤 그게 얼마나 익숙했는지, 얼마나 좋았는지였다. 손, 다리, 맞닿은 피부, 엘사의 반라인 몸에 있는 흉터.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내 손은 이미 알아서 내 몸을 만지고 있었다. 계속 아래로 내려가서 지금 있어야 하는 곳에.


좋았지만, 난 싫었다. 필요했지만, 이건 너무나도 잘 못된 것이었다. 내게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게 점점 더 싫어졌다. 희미하고 오래된 기억이었지만 내게 너무나도 강력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무너져내렸다. 처음을 생각하며, 그리고 가장 좋았을 때를 생각하며, 그리고 마지막을 생각하며.


"씨발… 씨발!"





내일 가져온다는 약속 지켰다. 휴......

읽어주는 쥬미들 고맙고. 지적은 환영이야.

이제 안나도 자신의 마음을 자각할 때가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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