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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번역] 한 발짝 옆에 25 (five feet apart)

믇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12 07: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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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짝 옆에 25


143일차 - 특별히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니까 나는 다시 엘사를 좋아하고 있다. 큰일이다.


뭐 솔직히 엘사는 예쁘고, 귀엽고, 똑똑하고, 부모님께 소개해 주고 싶고, 매력적이고, 너무나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걔가 바람을 피워서 우리가 헤어진 것도 아니고… 그냥 내 마음을 찢어지게 했지.


뭐 하여튼 반 년 동안을 같이 살고서 내가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건 말이 된다.


그리고 하루 정도 엘사 생각만 한 것도 딱히 큰 일이 아니다. 그 다음 날도. 그리고 그 다음 날도…


큰 일은 아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씨발 존나게 자연스럽다고. 아,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지.


오로라 다음에 엮일 수 있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엘사이어야 했을까? 왜 다른 사람일 수는 없었을까? 나는 비통해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예를 들자면 라푼젤. 얘는 어차피 이성애자니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상황보다는 그 운명을 받아들일 것이다. 내 전여친에게 다시 감정을 품는 것 말고 모든 선택지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다.


엘사, 그냥… 씨발!


엘사?!


진짜야?


지금까지 일하다 말고, 밤에 둘이서 영화보다 가도 말고 계속 이 일에 대해 숙고하고 있었다. (젠장, 이것도 걔가 가르쳐준 거 잖아.) 수영장에서의 운명적인 날 이후에는 거의 매일같이 밤에 같이 영화를 봤다.


애초에 닭싸움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현재 나는 내가 일하는 음식점에서 알바중이었다. 방금 막 점심시간이 끝났으니, 이제 얼마 동안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면 불쌍한 내 빌헬름을 쥐어짤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 것이다, 엘사 생각 대신에. 그리고 그건 자연스럽게 불쌍한 빌헬름을 쥐어짜며 오로지 엘사 생각만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수달은 요 근래 좀 편안한 날을 보내기도 했지만, 얘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쥐어짜고 심호흡을 하는 것은 적어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은 방지해줬다. 그리고 진상인 손님을 만날 때면 나는 이게 그 사람의 목을 조르고 대가리를 뽑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야, 안나. 나 좀 쉬게 너 앞으로 나와."


좆같은 점장을 대하는 것에도 도움을 준다. "제 이름을 아시는 게 놀랍네요." 내가 빌헬름을 내려놓기 전에 중얼거렸다. 그리고 검은 셔츠와 바지를 거울로 확인하고 앞치마를 다시 입었다. "고마워요, 니키."


그녀는 이미 계산대에 앉아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내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게 분명했다.


나는 주방에서 나가서 미소를 지으며 손님이 있는 테이블 세 개를 확인했다. 모두 괜찮았고, 고맙게도 이번에는 아무도 내게 치근대지 않았다.


하지만 왠 늙은 아저씨가 내 손목을 툭툭 치면서 내가 '문신을 해서 이 예쁜 피부를 망쳤다고' 말했다. 나는 정중한 웃음으로 대답하면서 뒤로는 중지를 날렸다.


나는 교대시간까지 설거지하고 테이블을 닦고 엘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 느릿느릿 접시를 치우고 있었고 카렌이 내 이름을 불렀다. "네 친구가 왔어." 그녀는 이 말 이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친구라 하면 말 그대로 내 친구 모두일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내 친구 모두에게 내 일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나는 식기 세척기에 접시를 모두 넣고, 손을 씻고,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바에 앉아서 손가락을 두드리고 있는 그녀를 찾기까지 그렇게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다.


"엘사?"


그녀의 얼굴은 마치 강아지가 주인을 발견했을 때 귀를 쫑긋 세우는 것처럼 밝아졌다. 그리고 그건 진짜 존나 귀여웠다. "안나! 야!"


내 발이 몸을 그녀에게로 이끌었다.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음식 좀 가지러." 그녀가 대답했다. "네가 맨날 이 음식점이 좋다 좋다 노래를 하니까, 한 번쯤은 와봐도 되지 싶어서."


그녀의 멍청하고 바보 같은 예쁜 미소는 그녀가 지금 반어법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나도 엘사의 장단에 맞춰줬다. “직원 할인 받을 생각은 하지 마.”


있지도 않은데.


“걱정 마, 이미 계산했어.” 엘사는 자신의 블랙카드를 지갑에 다시 넣기 전에 내게 보여줬다. 아주 잠깐 동안 그녀의 손이 내 시야에 들어오자 잠깐 몸이 휘청거리는 것 같았다.


그 손이 나를 어떻게 다룰지 알았다. 근래에 내가 내 손으로 하는 짓 말이다. 우와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았네.


나는 이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침을 소리내어 해야 했고, 다행히도 엘사는 눈치채지 못했다. “이제 거의 교대시간이지?” 엘사가 말했다.


나는 그녀 뒤에 있는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 45분 있다가 끝나.” 내가 하도 알바에 대해 불평 불만을 쏟아내니까 엘사가 내 알바 스케줄을 알고 있는 것이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녀가 이런 것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는 것은 대단했다. 처음에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젠장, 귀엽게까지 느껴졌다.


그녀는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알까? 그녀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까? 내가 샤워실 안에 있어도 그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가도 내가 뭐를 하는지 느낄 수 있을까? 젠장, 이 망할 좆같이 빠르게 뛰는 심장.


“그럼 그렇게 할까?”


내가 눈을 깜빡이고 머리를 얼마나 세차게 흔들었는지 내 뇌가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머, 씨, 미안. 잠깐 멍때리고 있어서. 뭘 그렇게 해?”


엘사의 표정이 어두워졌고, 나는 배에 주먹으로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이미 경청하지 않고 있던 것에 좀 더 괜찮은 사과를 생각하고 있었다. “너 괜찮아?”


아. 그녀는 내가 걱정된 것이었다. 실망한 것이 아니라. 그저 걱정된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내 멋대로 우리 대화에서 잠수를 탔기 때문에. 그녀는 화난 게 아니었다. 알았어. 알았어.


“어.” 내가 거짓말을 했다. “그냥… 공기가 좀..”


“... 공기가 좀.”


“어. 살짝 더럽네.”


씨발, 나는 그냥 그녀의 어깨를 잡고 마치 이제 전장에 나가는 병사처럼 키스하고 싶었다.


“더럽다고?”


“어, 몰랐어?”


엘사가 단어 같은 것을 중얼거렸고, 다시 원래 하려던 말을 꺼냈다. “알---겠어. 나는 이번 주말에 릴로의 파티에 선물 사러 가는 거에 대해 말하는 거였어.”


내가 헛기침을 했다. “파티? 걔가 널 파티에 초대했어?”


“어, 걔 남동생 생일이라는데. 우리 둘 다 초대했잖아, 기억 나? 다음 주 일요일이잖아.”


“언제? 잠깐 그거---”


“어, 그때 수영장에서.” 나는 원래 내가 수영장에서 엘사의 다리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병신같이 나약한 모습을 보인 순간이었느냐고 물을 것이었지만, 딱히 상관없었다. 그냥 수영장도 충분한 설명이 되었다. “하여튼, 걔가 10살이 된데. 그래서 선물로… 난 열 살짜리 남자애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뭐라도 줘야지.”


난 열 살짜리 남자애가 생일날 뭘 갖고 싶을지 알 것 같은데.


… 윽, 좀 이상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 하면서 엘사의 가슴 좀 쳐다보지 마! 알겠어, 근데 지금 가슴이 파인 탱크톱을 입고 있고, 막 내가--- “어, 그래! 그렇게 하자.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너 지금 괜찮은 거 확실해?” 엘사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설마 내가 릴로 얘기해서 그런 거야? 안나야, 내가 정말 미안해. 내가 걔랑 만날 생각 없다고 했잖아. 난 너한테 절대 그러지 않을 거야.”


앞치마 끈보다 더 세게 내 가슴이 죄어왔다. “그러지 않을 거야?”


“당연하지. 뭐 귀엽기는 한데, 아무런 감정 없어. 그리고 네 친구 중의 하나랑 사귀면, 네가 상처받을 거 아니야. 나는 다시는 그러기 싫어.”


나는 그녀에게 상처받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그녀에게 나 때문에 자꾸 뭘 그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그녀에게 나 역시 그녀에게 상처 주지 않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그녀에게 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는 오지 않았다.


내가 말하려고 입을 열자, 점장이 뒤에서 음식을 가지고 오더니 엘사 쪽으로 건넸다. 씨발, 니키.


“치즈버거하고 감자튀김 두 개하고 하나는 피클 빼고 하나는 피클 있고. 다른 거 더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그녀는 내가 본 것 중에서 가장 가식적이고 로봇같은 미소로 물었다.


엘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게 다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카렌은 그렇게 말하고, 고맙게도, 우리 둘을 두고 다시 들어갔다. 뭐 나중에 내가 바에 기대고 있다고 한 잔소리를 퍼부을 것이 뻔했지만 말이다.


나는 엘사 앞에 있는 음식이 들어있는 큰 가방을 가리켰다. “요번 가을에 벌크업이라도 하려는 거야 뭐야?”


그녀가 웃었다. “아니, 이 바보야. 다른 하나는 네 거야.”


뭐?


“어, 네… 머, 허? 내 거라고?”


“응!” 그녀가 신 나 하며 대답했다. “알바하느라 배고플 것 같아서. 저녁이라도 사주려고.”


“엘사 그건… 지금까지 누가 나한테 해준 좋은 일 탑 5에 들 거야.” 그리고 그녀는 내가 피클을 질색한다는 것도 기억해줬다. 물론, 나는 피클이 없는 것이 내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아, 그런 말 하지 마. 그냥 그러고 싶었어, 그게 다야.”


“아니 진심으로! 너에게...” 키스할 수 있을 것 같아. “... 안아주고 싶어.”


"그럼 이따 집에 돌아와서 하고 지금은 킵할게." 엘사는 즐거운 듯이 말했다. 내가 거의 엄청난 실수를 할 뻔한 것은 모른 채. "식지 않게 네 음식은 내가 오븐 안에 넣어둘게. 그럼 좀 이따 보자, 오케?"


"알겠어." 우와 좀 진정해 친구.


엘사는 음식점을 나갔고, 나는 그 와중에 머저리같이 청바지를 입은 엘사의 엉덩이를 바라봤다. 하, 왜 엘사는 이렇게 아름다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걸까?


이것은 좋지 않다.


정말, 정말 좋지 않다.


읽어줘서 고마워.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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