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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외전3)

엘산나비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0 17:14:47
조회 696 추천 40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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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1 외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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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863034&exception_mode=recommend&page=1

동네 사람들 저 팬앝 받았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려준 쥬미에게 다시 한 번 압도적 감사를..

나 이거 카톡 프사하려다 겨우 참았자나^^




BGM - Paris sera toujours Paris(ZAZ)

요것은 이번화에서 엘산나가 듣게되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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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구름이 꼈던 어제와 달리 오늘 파리 하늘은 맑음이다. 귀여운 뭉게구름들도 낮게 떠 있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전날 하루종일 호텔 방에서 뒹굴거린 탓에 몸이 근질근질해진 엘사와 안나는 빠르게 나갈 채비를 하고 나란히 호텔을 나섰다.




일요일 오전의 파리는 여유롭고 한산했다. 서늘한 가을바람이 두 사람을 간질이니 괜히 마음도 붕 떴다. 딱히 배가 고프지 않은 탓에 대충 끼니를 해결하기로 한 두 사람은 파리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동네 빵집에서 바게트를 하나씩 샀다. 바게트를 옆구리에 끼고 조금씩 뜯어 먹는 둘의 모습은 영락없는 파리지앵의 모습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진짜 그리웠어요. 1유로의 행복!”




“그랬어?”




“난 이 꼭다리 부분이 제일 좋더라. 왜, 엘사네 집에 저녁 먹으러 갈 때마다 바게트 사가면서 못 참고 끝부분 뜯어 먹은 채로 가져갔다가 엘사한테 맨날 혼났었잖아요. 기억나요?”




“맞아 그랬었지.”




엘사는 안나와의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안나 역시 그런 엘사를 보며 따라 웃었다. 분명 그 당시에는 모든 게 위태롭고 불분명한 것만 같아 이런 소소한 행복들을 누릴 여유가 없었는데. 추억은 미화된다는 말이 정말인 건지, 아니면 현재가 만족스럽기 때문에 힘들었던 과거마저 용서가 되는 건지. 안나는 잠시 동안 상념에 빠졌다가 이내 과거가 어땠든,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찌 되든 현재를 누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에 복잡한 생각을 떨쳐버렸다.




그렇게 발길 닿는 대로 거리를 배회하던 두 사람은 어느새 센느강변에 다다랐다. 어디선가 시끌벅적한 음악 소리가 들려 자연스레 그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니 퐁데자르(pont des arts:예술의 다리) 위에서 길거리 음악가들이 신나게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주변으로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다. 엘사와 안나 역시 그 무리에 합류해 음악에 몸을 맡겼다.




“Paris sera toujours Paris! La plus belle ville du monde♬”

(파리는 언제나 파리일 거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지♬)




팔짱을 끼고 음악을 감상하던 안나는 들려오는 노래 가사에 피식하고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넋을 놓고 공연을 관람하던 엘사는 고개를 돌려 안나를 쳐다봤다.




“왜?”




“아니, 노래 가사 때문에요. 파리지앵들의 파리 부심은 역시 대단하구나 싶어서.”




안나가 비아냥대며 말했다.




“안나는 파리가 싫어?”




“싫다기보다, 애증의 도시죠. 아름다운 도시인 건 분명하지만 동시에 불편한 것들도 많으니까. 막상 지내다 보면 저들이 노래하는 것처럼 낭만적이기만 한 도시는 아니잖아요?”




엘사는 안나가 말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한쪽 눈을 치켜든 채 말했다.




“너, 기자 되더니 좀 냉랭해지고 비판적으로 변한 것 같아.”




“그런가?”




“응.”




엘사는 예전의 천진난만한 소녀 같았던 모습이 흐릿해진 안나가 괜히 낯설게 느껴져 약간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안나는 그런 엘사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농담을 던졌다.




“내가 파리를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하나예요.”




“뭔데?”




“파리에 엘사가 있으니까.”




정정한다. 이건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었다. 엘사는 순간 안나에게 보이는 예의 그 모습에 푸스스 웃다가 손가락으로 안나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악! 엘사의 기습공격에 안나는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내며 몸을 경직시켰다.




“그나저나, 엘사는 알고 있었죠?”




“뭘?”




“인터뷰하러 오는 사람이 나라는 걸요.”




안나의 짐작대로 엘사는 인터뷰어가 안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인터뷰가 잡힌 후 안나가 오기 전까지 몇 주 동안 밤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사실, 엘사는 더 오래전부터 안나가 프로즌 타임즈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모를 수가 없었지. 미국에서 유명한 언론사 중 하나니까. 처음 안나의 기사를 보았을 때 엘사는 놀란 마음에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잘 지내고 있구나. 엘사는 다행이라는 생각과 반가운 마음이 듦과 동시에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기사 밑에 적힌 안나의 이메일로 당장이라도 연락해 볼 수도 있었지만, 엘사는 그렇게 뻔뻔스럽지 못했다. 그저 안나의 기사들을 읽으며 멀리서나마 안나가 잘 지내기를, 행복하기를 비는 것만이 엘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운명처럼 안나가 자신을 인터뷰하러 온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엘사는 이것이 현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제 볼을 꼬집어 볼 수밖에 없었다. 안나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했지만 좀처럼 쉽게 답을 얻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안나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몰랐기 때문에. 그렇게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전전긍긍하다 안나와 재회하게 되었고, 그동안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할 만큼 상황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응, 알고 있었어. 더 예전부터 안나가 쓴 기사들도 보고 있었고.”




엇, 정말요...? 그동안 엘사가 자신이 직접 촬영하고 작성한 기사들을 읽고 있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안나는 괜시리 쑥스러운 마음에 얼굴을 붉혔다.




“인터뷰어가 나라는 걸 알았을 때 어땠어요?”




조금은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었다. 과거야 어찌 되었든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함께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 약속했으니까. 아픈 과거를 굳이 들쑤시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직업정신인지 뭔지. 안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문해버린 것이다.




“글쎄... 한 마디로 복잡한 심정이었지.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




엘사가 얼버무림과 동시에 음악단의 공연이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끝이 났고,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어수선해진 분위기에 두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안나는 결국 엘사에게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




“그런데 안나, 왜 카메라 안 들고 나왔어?”




안나의 어깨가 허전한 것을 눈치챈 엘사가 물었다.




“무겁잖아요. 걸리적거리기만 하고.”




“그래도 예전엔 한 몸처럼 주구장창 들고 다녔었잖아. 혹시 손목 때문에 그래?”




“그런 것도 있고..”




안나는 말끝을 흐리며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이내 곧 말을 이어갔다.




“사진이 너무 좋아서 사진을 시작했고, 어린 마음에 내가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취미는 그저 취미로 남겨둘 때가 제일 아름다운 거라는.”




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씁쓸해 보이는 안나의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엘사였다. 그러면서도 한층 성숙해 보이는 안나가 대견스럽기도 했다.




“우리 안나, 다 컸네.”




엘사가 장난스럽게 안나의 엉덩이를 툭툭 치며 말했다. 악! 당연하죠, 내 나이가 몇인데! 안나는 엘사에게서 몸을 떨어뜨리며 쏘아댔다.




“그래도 아쉽다. 안나가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사진 찍는 거 멋있었는데.”




안나에게 옮아버린 건지 이제는 저런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툭툭 뱉어대는 엘사를 보며 안나는 적응이 되지 않으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한 마디로 지쳤다 이거지? 따라와. 안 그래도 데려가고 싶은 곳이 있었거든.”




어디 가는데요? 라고 안나는 묻고 싶었지만, 사뿐사뿐 앞장서 걷는 엘사를 보고 미소지으며 그저 묵묵히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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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 쥬미들!! 불금 재밌게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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