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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ough Choices 챕터 20

ㅇㅇ(167.99) 2020.03.25 23: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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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0: 첫번째 세션


엘사는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자기 몸에 담쟁이덩굴처럼 휘감겨있는 안나를 발견했다. 머리는 엘사의 품에 기대고, 팔은 허리를 감고, 다리는 엘사의 허벅지 사이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어떻게 잠들었는진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어쨌든 둘은 언제나 이 자세로 아침을 맞이했다. 안나는 매번 어떻게 해서든 밤에 엘사를 몸으로 둘둘 감으려고 했다. 다음날 학교만 제대로 간다면 그녀의 아버지가 그걸 별로 문제 삼지 않을 때부터 안나는 거의 매일 엘사와 자고 갔다.

엘사는 안나 밑에서 나오고 싶었다. 그녀는 슬슬 가슴이 답답해졌지만, 그런 엘사를 안나가 더 꽉 붙들어 버린다. 엘사는 슬쩍 미소 지었다. 한숨을 내쉰 그녀는 손을 올려 부드럽게 안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품을 벗어나고픈 마음이 천천히 사라져 간다. 안나가 뒤척이더니, 졸린 눈으로 엘사의 눈을 올려본다. 그녀는 눈을 몇 번 깜빡이며 일어났다. "안녕," 그녀가 웃으며 중얼거렸다.

"안녕," 엘사가 따라 웃었다. 그녀는 그 웃음으로 아침을 맞는 것을 좋아했다.

안나가 머리를 떨궈, 엘사의 가슴에 부비적대며 기분 좋게 흥얼거렸다. 그녀의 손이 엘사의 허리부터 허벅지까지 유영했다. "방금 일어나긴 했는데..." 말끝을 흐린다. "그 분들이 기다릴 거예요," 시계를 쳐다보며 그녀가 말했다. "오늘 약속이 잡혀있잖아요."

안나는 기지개를 켜고, 엘사에게서 풀려나와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침대에서 일어나자 엘사가 살며시 웃는다. "분위기 다 깨지네."

안나는 표정을 찡그리며,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엘사를 바라봤다. "당신이 원하지 않으면...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엘사가 몸을 일으켜, 안나의 손을 잡고 다시 침대로 당겼다. "괜찮아, 안나. 난 널 위해 무엇이든 할 거야... 그리고 나 정말로 그거 하고 싶어. 나한테 도움이 될 테니까."

안나가 몸을 기울여, 엘사에게 가볍게 입을 맞췄다. "고마워요. 내가 정말 보탬이 되게 할게요," 그녀가 윙크와 함께 말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돌아서 나가려 하는 걸 엘사가 등을 찰싹 때렸고, 둘은 크게 웃어젖혔다. 엘사는 안나가 준비하러 화장실로 들어갈 때까지 그녀를 지켜보았다. 이 생활이 익숙해졌어. 그 생각에 엘사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

엘사가 정신과 의사의 사무실로 들어서자 그녀와 비슷한 키였지만, 나이는 확실히 더 들어 보이는 여자가 엘사를 반겼다. 위압적인 존재감이 그녀에게서 풍겨 나왔다. 그건 엘사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여자가 손을 내민다. "안녕하세요, 닥터 고델입니다." 그 목소리는 낮고 잔잔했다.

엘사는 그녀의 회색 눈을 똑바로 쳐다보려 했지만, 왠지 눈빛에 기가 죽어버렸다. 엘사는 그냥 여자의 이마에 늘어진 세 가닥의 느슨한 곱슬머리에나 집중하기로 했다. 의사는 어깨 아래까지 흘러내리는 풍성한 검은 머리를 갖고 있었다. 엘사는 여자가 내민 손을 잡았다. "전 엘사예요." 작고 겁먹은 목소리다.

"앉으세요," 닥터 고델이 깔끔한 크림색 모던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 "원한다면 서있어도 돼요. 그냥 편히 있어요."

엘사가 끄덕이며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 사무실은 원목으로 된 바닥이었다 -집 창고에서나 볼 싸구려 나무 말고- 완전 고급이었다. 비싸 보이는 양탄자가 중앙에 깔려있었고, 그 가운데에 테이블이 자리했다. 이 상담 얼마나 드는 거야?

"오늘 기분 어때요, 엘사?" 닥터 고델의 목소리가 엘사의 잡생각들을 끊었다.

엘사가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방 안을 둘러보는데, 커다란 책꽂이가 그녀의 시선을 끈다. 저 책들은 다 무슨 내용인 걸까. 그녀가 닥터 고델을 다시 바라본다. "괜찮아요. 좋은 아침을 보냈거든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좋았어요?"

엘사가 손을 내려다봤다. 흠잡을 데 없는 카펫 위에 그녀의 신발이 올려져 있는 걸 보자 재빨리 발을 원목 바닥으로 치웠다. "여자 친구가 웃으면 제 아침을 항상 기분 좋게 만드는 거 같아요," 그녀가 소심하게 말했다.

닥터 고델은 종이에 뭔가 써내리며 엘사에게 작게 미소 지었다. "전에도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은 적 있나요?" 엘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떤 문제가 있어서… 여기 오게 되었죠?"

엘사가 으쓱했다. "제가 좀 더 마음을 열어야 할 거 같아요. 저는 좀 쉽게 제 자신을 주체를 못 하고, 가끔 공황 발작까지 일어나거든요..."

닥터 고델은 끄덕이고 그녀의 메모지에 추가로 무언가 적는다. 엘사는 그녀가 정확히 뭘 쓰는 걸까 궁금해졌다. 아마 이미 날 미쳤다고 진단했을 거야. 엘사가 마른침을 삼키며 닥터 고델을 다시 쳐다보았다. "자라면서 친구가 많이 있었나요?"

"그다지요." 엘사가 머리를 저었다. "그냥 제일 친한 친구인 올라프만 있었어요. 걘 지금 저랑 형제나 마찬가지예요."

"그에게 마음을 열기 어렵다고 느끼나요?"

엘사는 목을 가다듬는다. "네." 그녀가 잠시 멈췄다. "특정한 일들에 대해선- 그래요… 걔를 만나기 전에 일어난 일이요. 올라프는 우리가 만난 후 일어난 일은 모두 알고 있어요."

닥터 고델이 좀 더 메모한다. 엘사는 방 모퉁이에 있는 커피머신을 발견하고, 커피를 부탁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의사가 다시 엘사를 바라본다. "올라프를 만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죠?"

"그거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좋아요," 닥터 고델이 끄덕인다. "우리 그 얘기는 하지 말죠. 여자 친구에 대해 말해줄래요?"

엘사가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멋지고… 사려 깊어요. 사실 그녀가 제게 이곳에 오도록 제안했어요."

"밖에서 기다리는 그 사람인가요?"

여자를 보던 엘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

"미안해요," 닥터 고델이 부드럽게 말했다. "여기 오는 걸 제안했다길래, 그리고 여기 들어오기 전에 당신이 그녀와 얘기하는 걸 봤어요. 여자 친구가 제안했다면 여기 함께 왔으리라 생각했죠."

엘사의 호흡이 조금씩 가빠졌고, 그녀는 불안하게 방 안을 둘러보며 이 상황을 벗어날 적당한 거짓말을 찾기 위해 애썼다. 닥터 고델이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본다.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엘사. 여기서 말하는 모든 건 전부 비밀이에요. 전 당신을 돕기 위해 여기 있는 거예요."

엘사는 고개를 끄덕인다. 공포가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그래요. 그녀는 제 여자 친구예요." 크게 내뱉은 그 말은 느낌이 좋았다. 그들의 관계를 확실히 인정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엘사의 몸이 긴장을 풀고 소파에 뒤로 기댄다.

"취미는 어떤 게 있나요?"

주제가 바뀌어 엘사의 허를 찔렀다. 그녀는 닥터 고델이 그녀의 관계에 대해 깊이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는 다시 몸을 앞으로 기울여 세웠다. "요즘엔 딱히 없어요. 전 연구소에서 일했었고, 테니스를 했었죠."

닥터 고델이 끄덕였지만, 그녀의 표정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취미가 부족한 것이 쉽게 긴장하는 습관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

엘사는 다시 으쓱했다. "잘 모르겠어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어요."

닥터 고델은 메모지에 몇 자 더 적더니 다시 엘사를 올려본다. "좋아요. 음... 오늘은 당신을 알아가고 싶었고, 제가 당신의 상담의로서 편하게 느꼈는지 알기 위해 질문을 몇 가지 해봤어요. 다음 세션부턴 좀 더 깊은 대화를 해보도록 할게요, 저와 계속 만나 이야기하길 바란다면요."

-

엘사는 상담실에서 나와 잡지에 몰두해있는 안나에게 걸어갔다. 그녀는 잡지를 잠깐 내렸고 엘사가 앞에 서있는 걸 발견했다. "어땠어요?"

엘사가 으쓱했다. "그냥 첫 번째 세션이었으니까 그분은 나에 대해 약간 알아가고, 내 과거를 좀 물어보고 했어. 내 학교생활, 성적, 친구, 취미… 그리고 너에 대해 알고 싶어 했어."

안나가 눈썹을 올린다. "저요?"

"응." 엘사가 끄덕였다. "내가 너는 내 여자 친구라고 말했지. 그녀가 이게 비밀이라고 그래서-"

"별로 신경 안 써요," 안나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난 당신이 마음을 열고 있어 기쁜걸요. 대단해요."

엘사가 작게 웃었다. "진정해. 첫 번째 세션을 끝냈다고 내가 퍼펙트 걸이 된 게 아니야.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 줘."

안나가 일어나 어깨를 으쓱했다. "난 이미 당신이 퍼펙트한 여친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오로지 당신을 돕기 위해서예요. 저도 같이 들어갈게요- 엘사가 원한다면."

엘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몇몇 상황에선 그래야 할지도, 하지만 지금은 나 혼자 해야 할 거 같아."

"제가 같이 안 가봐도 돼요?"

"내가 다룰 수 있을 거 같아. 여기서 나가기나 하자. 아이스크림 사줄게." 엘사가 안나를 향해 미소 지었다.

안나가 그녀를 당겨 안았다. "정말 잘해주고 있어요. 난 이걸 제안한 것만으로 당신이 화를 내며 날 싫어할지도 모른다 생각했어요. 단지 이것만으로도 엘사에게 있어선 큰 노력이라는 거 알아요… 그래서 고마워요…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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