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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tolen Ice 30-2 (해커엘사, 사기꾼안나)

설공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8 23: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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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화(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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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페리선은 뉴런던의 코네티컷 항만에 도착했고, 그들은 경치가 환상적인 32번을 타고 올라가 노위치의 물길을 향해 이동했다. 제인은 차를 주차하고 루프(roof)를 다시 올리고는 A의 ‘쨔—잔!’ 포즈를 흉내내듯 팔을 비대칭으로 기울여 뻗었다. A는 그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주차장 주변을 눈치챘다.


“우리 야구보러 가는거야?!” A가 물었다.

“어때, 괜찮아?”

“괜찮냐구? 제인, 난 야구경기를 무지 좋아한단 말야! 어떻게 알았—”

“해변 별장에 있던 영화 컬렉션을 연구했지. 리틀 야구왕(The Sandlot, 1993), 꿈의 구장(Field of Dreams, 1989), 내츄럴 (The Natural, 1984), 외야의 천사들(Angels in the Outfield, 1994), 거기 나오는 애가 팔이 부러져서 그 덕에 투구를 더 잘하게 되었다는 플롯은 좀 말이 안되긴 하지만—”

“사랑해. 역대 최고의 데이트야.”


제인은 차 트렁크를 열어 담요와 간식 가방을 꺼냈는데, 소녀들은 능청스럽게 담요 밑에 가방을 숨기고는 토마스 J. 도드 메모리얼 스타디움 개찰구로 이동했다. 남색과 오렌지로 된 코네티컷 타이거스 마이너리그팀의 CT The Tiger 마스코트가 개표소 너머에서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이나 가족들과 포즈를 잡거나 요청에 따라 야구공에 사인을 하고 있었다.


“제인!”

“이럴 줄 알았어.”


그리하여 CT씨와 셀카도 찍고, A랑도 같이 찍고, A는 주변에 있던 아버지 한명에게 부탁해서 그녀와 제인과 CT 호랑이씨의 모습을 찍었다. A의 선물받은 아이폰으로는 더 많은 사진들이 찍혔다. 제인이 경기장 좌석대신 고른 좌측 외야 언덕 풀밭에 단정하게 담요를 까는 모습도 비디오에 담았다.


“함께 담요 위에 앉는 것도 괜찮겠다 싶더라.” 제인은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가방 안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걸 꺼내기 전에 미리 말해두지만, 손가락이라던지 찌른다던지 암튼 손가락이랑 관련된 모든 성적인 암시가 담긴 농담들을 금지할거야.”


그녀는 A에게 ‘우리는 #1’이라고 적힌 귤색 손모양 응원장갑과 야수 미트를 줬다.


“이걸로 뭘하면 되는데?” A가 물었다..

“홈런볼이 네 쪽으로 날아오면 잡으라고 준거야. 너라면 머리 부상을 겨우 피하는 게 고작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까불면서 날뛰는 마스코트와 워밍업을 구경했고, 애국가가 나올 때는 일어섰다가 시간이 오자 군중을 따라 천천히 박수치는 것에 동참했다. 아이들은 외야에서 뛰놀고 있었고, 공원의 손님들은 두 명에게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고 기분 좋은 봄날 오후의 태양을 즐기며 차가운 맥주병을 홀짝홀짝 마시고 있었다.


2이닝 연속으로 삼자범퇴가 이어진 후 어웨이팀이 중앙으로 장타를 쳐 1루와 3루에 한 명씩 출루해 홈인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아웃은 없었고 타이거즈에게 상황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홈에 선 타자가 발을 다지더니 번트를 준비하는 것이 보였다.

(*삼자범퇴: 출루 없이 3 아웃되는 것)


“저게 뭐야?” 제인이 물었다.

“안 좋은 생각인데,” A가 답했다. “3루로 가려고 준비하려는 것 같은데, 성공하려면 완벽하게 해내야 해.”

“무슨 소리—”


그 순간, 나무방망이가 번트를 치기 위해 속구에 붙었지만 방망이를 낮게 대는 바람에 공이 위로 뜨고 말았다.


“초보자 실수네.” A가 평했다.


투수와 포수가 공을 잡기 위해 앞다투어 달려나갔고, 포수가 몸을 내던지는 덕분에 공중에서 공을 잡을 수 있었다. 원 아웃. 3루에 서있던 주자는 포수가 공을 놓쳤다면 점수를 딸 수 있을거라 기대하며 야수의 조언에 따라 결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뛰었다. 하지만 포수는 움직임을 예상하고 바로 공을 3루로 던졌고 다시 3루로 돌아가지 못한 주자를 아웃시켰다. 투 아웃. 1루에 있던 주자는 1루를 다시 찍고 2루 진루를 시도했지만 3루수의 팔이 빨랐다. 그는 2루수에게 던졌고 2루수는 슬라이딩을 시도한 주자의 다리에 태그 아웃시킴으로써 코네티컷 타이거스 수비진은 성공적인 삼중살을 선보일 수 있었다.

(* 삼중살 / 트리플 플레이: 한번에 3명 아웃 되는 것. 매우 보기 힘듦.)


관중들은 함성을 질렀고 A는 벌떡 일어나 인디언 레이드 파티마냥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저게 일어날 거라고 알고 있었어?” 제인은 얼이 빠진 얼굴로 물었다.

“눈 앞에 훤하게 잘 보이더라.” A가 으스댔다.

“하! 나 나중에 돌아올 때 그거 설명해줘야 돼.”

“그러는 너는 어디 가는데?”

“간식 시간이야. 내가 내 여자한테 제대로 대접하지도 못하면 대체 어떤 데이트 상대가 되겠어?” 제인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손가락이 불안정한 지네처럼 복부위를 돌아다녔다. 그녀는 A의 감시하에 버릇을 그만두었지만, 불안에 휩싸일 때 간혹 다시 돌아올 때가 있었다. 그리고 이건 확실하게 모든 면에서 불안한 불확실성이었다. 그 단어, 소유욕이 드러나는 ‘내 여자’라는 말은 무심코 혀를 떠나 나왔다. 당연하게도 변명도 바로 뒤따랐다.


“아니, 네가 내 꺼라는 게 아니라, 소유하는 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물론 널 훔친 것도 아니지만, 따지고 보면 내가 진정으로 소유하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셈인—"

“제인.” A가 미소지으며 그녀의 손을 붙잡기 위해 일어났다. “괜찮아.” A는 그녀의 손을 꼭 쥐었고 세상이 바로 잡혔다. “네가 알아야 될 게 있는데…내가 먹는 양이 꽤 되거든? 그러니까 팔이 두 쌍이 필요하게 될 거야.”


그들은 이닝 사이의 휴식시간을 틈타 경기장의 시멘트 블록으로된 부스로 갔다.


“할라페뇨 나쵸 두 개, 피클 2봉지, 코카콜라 슬러시 2잔, 팀 기념컵이 있으면 거기에 담아주세요! 삶은 땅콩에, 해바라기씨 한 봉지에—제인, 먹고 싶은 거 있어?”

“어…”

“그리고 핫도그요! 괜찮지?”

“응. 네 소화기관이 걱정될 뿐이야.”


제인은 종업원에게 돈을 건냈고, 음식을 양 팔로 한아름 들고 나왔다.


“아니! 네 얼굴이 점점 붉어지고 있잖아!” A가 말했다.

“뭐?”

“나보고는 선크림 바르라고 하더니 넌 안 바른거야?”

“그…다른 거에 신경쓰다보니까.”

“잠깐 여기 1분만 기다려봐.” A가 지시했다.


그렇다고 이렇게 음식을 잔뜩 들고 있는 상태에서 어디 다른 데 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뭐. 이정도 양이면 제3세계 사람들 여럿 먹일 수 있겠는걸….


“자, 됐어!” A가 말하며 제인의 머리 위에 챙이 납작한 다이아몬드 에라* 캡을 씌웠다. 모자는 남색이었고 챙과 코네티컷의 전통적인 ‘C’는 밝게 빛나는 오렌지색이었다. 모자는 햇빛으로부터 제인의 얼굴을 대부분 가려주었다. 밝게 붉어진 양 볼은 제대로 가려주었다.

(* Diamond Era: 2013년 뉴에라에서 도입한 새로운 캡 재료로, 천이 다이아몬드패턴이다. 뉴에라는 MLB, NFL, NBA 등에 독점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모자 회사.)


“날아오를 것만 같아 보이네”

“날아오른다는 게 우스꽝스럽다라는 말의 유의어야?”

“그럴리가,” A가 답했다.

“유의어사전한테서 상담 한번 받아봐야겠어. 혹시 모르니까.” 제인이 말했다.

“난 늘 그 말이 뭔가 공룡이랑 관련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곤 했어.”


제인은 그저 A를 응시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시선에는 사랑이 담겨 있었다.


“자, 가자. 우리 이미 첫 타석을 놓쳤다구.” A가 말했다.


그들은 다시 외야 자리로 돌아가, 야구장 음식과 애정가득한 시선을 만끽했다. A는 외야에서 5살짜리 꼬마애와 함께 오르간 소리에 따라 "Take Me Out to the Ballgame,*"을 목청껏 불렀다. (*애국가나 다름없는 야구응원 노래.)

파도타기 응원이 경기장 안을 돌면서 그들도 일어섰다 앉았고, 제인은 확성기 스피커로 이상한 고문처럼 들려오는 음악에 허우적댔고 A는 그걸 “치킨 댄스”라고 설명했다. 7회 연장쯤 되어서는 A는 일어서더니 스트레칭을 하듯 고개를 푹 숙여 손 끝을 발 끝을 향해 뻗었다. 유연성에 있어 뒤쳐지지 않는 제인도 몇가지 고난도의 요가동작을 취해 주변 어린 아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이들은 두 명에게 접근해, 말을 걸기 비교적 쉬워보이는 붉은 머리에게 제인이 서커스 곡예사인지 질문했다.


“아니. 그냥 저 언니는 유연한 거뿐이야. 인간 풍선 같은 거지.”


제인은 아이들의 부르는 모양대로 최대한 몸을 비틀다, 몸을 꽈배기처럼 꼬더니 킥킥 웃으며 A 위로 쓰러졌다. 아이들은 박수치며 이젠 쓰러져있는 공연을 뒤로하고 돌아갔다. 경기는 9회초로 타이거즈가 5-3으로 앞서고 있었다. 해는 지고 경기장 조명이 들어오면서 날벌레들이 백열전구 주변을 날아다녔다. 제인은 경기장 요원들이 외야 트랙 뒤에서 다음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나가자 A는 담요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는 제인을 내려다보았다.


“어디 가려고 그레?” 제인이 물었다.

“게임이 끝났어. 야구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건 알지만 우리가 이겼다는 건 너도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부야.”

“돌아와, 아직 안 끝났어.”


그들은 손을 잡고 나란하게 누웠다. 슬러시에 남은 얼음은 녹아 철벅거리는 갈색 액체가 되어 있었다. 경기장 스태프들은 경기장의 조명을 껐고 이어서 불꽃놀이가 시작되자 A의 표정이 점차 감탄으로 물들었다. 제인은 A의 눈에서 비쳐오는 불꽃을 바라보다 미처 깨닫기도 전에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자기야,” A가 말하면서 그녀를 향해 돌아누웠다. “무슨 일—”

“아무것도 아냐. 언제부터 이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렇게까지 운 적은 없었어.” 빛나는 밤에 제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렇게까지 행복했던 적도 처음이야.”

“역대 최고의 데이트라니깐.” A는 다시한번 강조하며, 제인의 곁으로 파고들었다. 폭죽은 현란하게 빛줄기와 열기를 뿜어내었고, 빛줄기는 비 내리듯 야구장의 다이아몬드 위로 내려왔다. A는 제인의 목빗근에 키스를 했고, 제인의 신경 하나하나가 기대감에 찌릿하게 울리며 머리카락과 소름이 곤두서는 느낌과 함께 몸이 흐믈흐믈 녹아내릴 것만 같은 감각에 휩싸였다. 그녀는 몸을 틀어 A에게 더욱 가까이 몸을 붙였고 남은 밤은 행복의 절정 속에서의 한숨과 감상에 젖은 대화 사이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들이 람보르기니에서 내려 햄튼 하우스 앞에 다다르자, 제인의 감각이 격렬하게 되살아났다.


“그러니까…영화로 치면, 내가 잠이 드는 바람에 늘 놓치는 파트로 왔네.” 제인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내가 많이 봐둬서 다행이네.” A가 말하며 제인에게 한걸음 다가섰다.

“넌 첫 데이트부터 키스하는 타입이야?”

“그런가봐. 이게 내 진짜 첫 데이트인 걸 보면.” A가 진지하게 말했다.


제인은 그녀의 입술에 닿기 위해 고개를 숙였고, 마주 닿은 그녀의 입술은 제인이 오후 야구장에서 줬던 민트의 맛이 났다. 이 키스는 아직 탐구되지 않은 미지의 열정으로, 이전까지 접한 것보다도 가장 강압적이었다; 이전까진 없었던 치아의 도입과, 한 때 억누르고 있었던 신음을 뱉어냈다.


제인은 A의 슬림한 선의 옆구리에 드러나 있을 크롭 셔츠를 찾아, 그 망할 멜빵바지의 무거운 데님을 주먹쥐듯 꽉 쥐었다. 모든 것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번개같이 뜨겁게 느껴졌다. 다른 날 밤의 물가에서 서 있었던 것처럼 이글거리는 피부 위로 번개를 발산할 때와 같이. 갑작스럽게도, 자신의 것과 같이 마찬가지로 상기된 A의 피부가, 자신의 촉각 아래에 있었다. 제인은 중지 끝으로 붉은 머리 소녀의 허리 부근의 맨 살갗을 살살 쓸어내고 있었고, 제인은 흔들리는 무릎에 힘이 풀리지 않도록 안간힘을 썼다.


그들은 먼저 A의 등을 문에 기대고 그녀의 양 팔이 제인의 목 위로 내던지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붉은 머리 소녀는 어째선지 움직임을 유도하여 이번엔 제인의 등이 문의 손잡이에 닿도록 했고 키가 작은 쪽의 소녀의 양 손이 키가 큰 쪽의 셔츠 안으로 기어들어가 올라갔다. 그리고 그 영악한 손은…그 무엇보다도 대담하게 배 위를 더듬다가 다시 엉덩이로 자리를 옮겼다. 갈빗대를 훑다가 다시 아래로 움직였다. A의 손가락은 느릿하게 갈빗대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기어올랐고, 제인은 A가 브라를 잡아채기 전까지 손이 아랫가슴을 훑고 있었던 것을 완전히 인지하지 못했다.


제인은 또 다른 손가락이 그 부풀어오른 곡선을 스치기 전까지는 압력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놀라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참에서 깬 아이보다 빠르게 눈을 떴다. 제인은 앓는 소리를 내다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문고리에 기댄 채 살짝 주저앉아버렸다.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중에서 가장 최악의 상황인데.


그도 그럴게 A는 (내 셔츠 안에서 애무하느라 바빴으니) 지지해줄 손이 없었고, 되려 자기 몸을 지지하기 위해 한쪽 무릎을 들어 문에 대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 자세에 제인이 살짝 주저앉는 바람에 제인은 A의 무릎 위에 올라타는 형태가 되었고 제인은 제 아래가 저릿한 느낌에 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리트리버보다도 가쁘게 숨을 뱉으며 팔을 뻗어 중심을 잡기위해 허우적댔다.


A는 입을 벌린 채로 고개를 위로 들어올리며, 한 손으로는 브래지어로 감싸인 제인의 오른 가슴을 그러쥐었다. 제인은 그녀의 표정에 고통스럽게 무언가를 참고 있는 듯한 감정을 읽어냈다. 소녀는 다리에 느껴지는 습윤한 마찰에 저항하며 침범한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제인이 ‘천천히’라고 얘기했었으니까.


내가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이젠 기억도 안 나


A는 제인의 등을 지지해주기 위해 자유로운 손쪽에 집중하면서 무심코 다른 손에 힘이 들어가 강하게 쥐었다.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는 A의 손길로 피어오른 흥분에 현관 조명이 깜빡였다. 제인은 죄악스럽고도 쾌락을 선사하는 감촉 하나하나에 기기들이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해 난장판이 되었을 부엌을 떠올렸다. 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육체적인 욕구에 저항해왔다. 접촉과 만지는 것, 만져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피해왔기에, 의복을 걸친 상태에서도 느껴지는, 아주 조금은 낯설고도 원했던 (그렇다, 무척이나 바랐던) 감촉은 그녀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A는 다리를 물리고는 제인의 셔츠 속으로 들어가 있던 손도 빼내려고 하던 찰나에 제인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아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그녀의 가슴 위에 놓인…..A의 손 위에…그녀는 손을 덮었고….모래시계에 걸려 멈춘 모래 알갱이처럼 ‘계속해’와 ‘아직 안돼’의 경계선서 저울질하고 있었다. 두 소녀는 할 수 있는 동안 새롭고도 만족스러운 그 느낌을 최대한 즐겼다. 하지만 제인은 ‘계속해’보단 ‘아직 안돼’에 무게가 더 실려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A의 손을 셔츠 아래에서 나갈 수 있게 이끌면서 그녀가 오해하지 않도록 다시 깊고 여운이 긴 키스를 했다. A의 혀는 매끄러웠고, 입술은 고집스러웠다.


그 입술은 정말이지.


“너랑 섹스하고 싶지 않아,” 제인이 말했다.

“뭐—음, 어. 왜…어, 알았어, 나—”

“오늘 말야!” 제인이 숨을 내쉬며, 흐릿한 머릿속을 정리했다. “오늘은, 섹스하고 싶지 않아.”


A는 끄덕였다. 동의보단 안도에 가까운 끄덕임이었다.


“그렇다면…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A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운을 뗐다. 제인은 A가 자신을 만지고 싶어하지만 그래도 되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제인은 소녀의 의혹을 씻어주기 위해 꼼지락대는 손을 잡았다.


“내 생각에 우리 침대 따로 쓰는 게 좋을 것 같아.” A가 말했다.


제인은 자신의 맥박이 미친듯이 뛰고, 손에는 식은 땀으로 축축해지고, 내장이 뒤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오늘만?” 제인이 물었다. “그…런거라면 지금 상황에 도움이 될 거 같아보이는데.”

“그게…힘들어—넌, 나, 난 만지고 싶단 말이야-“

“나도 알아. 나도 힘들어. 나, 그게…네가 만져주는 거 좋았어.”

“그거…괜찮았어?” A가 물었다.

“괜찮아보단 그 이상이지.” 제인이 중얼거렸다.

“존나 쩔었지.”

“어쩌면…기대한 것보단 조금 더 나은정도. 하지만 완전히…달갑지 않은 것은 아니었어.”

“멜빵처럼?”

“멜빵이랑 비교하긴 어려운데.” 제인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난 우리 데이트에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어.” A가 말했다. “우리 나중에 시즌권이나 그런 거 찾아보자.”

“그러자,” 제인은 동의했고, 그들은 그렇게 손을 마주잡은 채로 호르몬 작용을 곱씹으며 진정될 때까지 오랫동안 그대로 머물었다.

“이제 어쩌지?” 제인이 용기를 짜냈다.

“이제 집 안으로 들어갈 시간인 것 같아.” A가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복감은 침대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를 대신한 것은 아수라장에 가까운 혼란이었고, 빠르게 침범에 대한 불쾌감으로 번졌다. 테이블은 뒤집혀 있었고 서랍은 전부 열려있었다. 소파 쿠션들은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캐비닛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DVD는 부서지고 케이스는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모아둔 한스에 대한 정보가 적힌 모든 종이들, 컴퓨터, 지도, 하드, 노트북이든 전부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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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할 때 분명 블랙커피 마시고 있었는데, 단 맛이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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