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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tolen Ice 30-1 (해커엘사, 사기꾼안나)

설공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2 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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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오늘 하나더 올려. 현퀘하는 쥬미들아 내일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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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0*: Take Me Out

(데려가줘)



30-1




제인은 살쾡이처럼 조용히 노트북을 열었다. A의 해변 집의 넓은 거실, 제인은 어두운 실내에서 눈에 힘을 주고 양 옆을 둘러보았다. A가 침실에서부터 뒤를 밟지는 않았는지 소리도 확인했다.


들키면 안된다.


여기까지 온 이상은 더더욱.


완벽하게 해두지 않으면 A가 눈치챌 것이다. 그리고 들키게 될 것이다.


그럴 수는 없지.


그녀는 동침하는 이(bedmate)의 코고는 소리를 듣기위해 집중하더니, 이내 태블릿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고쳤다. 비밀로 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조심도 지나치다 할 수 없다. 그녀의 고층 아파트에 있을 테크장갑과 콘솔 없이는 홀로그래픽 스크린을 띄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욱 만전을 가하기 위해서 제인은 민첩하게 빌트인 책장 위로 올라가 A의 손이 닿지 않는 공간에 몸을 우겨넣었다. 그곳엔 먼지투성이의 물건이 한 개 있었는데, 용에 관한 이야기 책이 선반 끝에 놓여져 있었다. 책을 발견한 제인은 순간 멈칫했지만 그녀의 임무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


이것에 많은 게 달려있어.


제인은 숨을 들이켰다. 숨을 내쉬고는, 일급비밀의 중요한 단어들을 검색엔진에 입력했다:


“데…이…트…하…는…법.”


구글신이시여, 자비를 내려주세요.


구글신은 자비가 없었다.


첫번때 검색결과는 울적하게도 18단계로 구성된 슬라이드쇼였는데, 사진 속에서 가상 ’데이트’를 준비하는 정떨어지게 생긴 젊은 남성이 억지 포즈를 취하고 서 있었다. 방법: 결혼하지 않았거나 애인이 없는 여자를 찾아라.


체크?


샤워하기. 치장하기. 이닦기. 향수뿌리기.


이거 기본 상식인데…그치?


“데이트 상대는 이미 있어. 어떻게 하는 건지가 문제라구…” 제인이 조용히 혼잣말했다.


WikiHow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빠르게 서론을 건너뛰고 ‘첫 데이트를 성공적으로 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문단까지 내려왔다. 게시글의 기발한 조언은 아래와 같았다:


- 좋은 첫인상을 주기

- 데이트에 흥분을 주기

- 관심을 가져주고 관심을 가지게 하기

- 첫 데이트는 오래 끌지 말라


첫인상?

그건 이미 철저하게 망쳐놨는데.


데이트에 흥분을?

이건 좀 도움이 되겠네, 어디보자.


그녀는 두번째 조언의 설명을 읽어내려갔다: “긴장감과 흥분은 뇌의 회백질을 자극한다. 긴장은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고 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고 이 둘의 조합은 기쁨, 믿음, 애정과도 연관성이 깊다. 데이트에 약간의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첨가하면 데이트의 성공률을 올라갈 것이다.”


데이트의 과학. 좀더 제인의 스타일에 맞았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신체의 화학적 균형을 활용하면서 A를 즐겁게, 혹은 “관심을 가져주고 가져줄만한” 상대가 되어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제트를 타고 다니며 보석을 훔치거나 미술품을 훔치는 일상생활이랑 도대체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흐음…일단 다음으로.


첫 데이트는 오래 끌지 말라? 동거하는 사람이랑 하는 첫 데이트는 대체 어떻게 끝내야 된 단 말인가? 그녀는 빠르게 검색창을 비우고 다시 입력했다. “룸메이트와 데이트하는 법.” 대부분의 글들은 사실상 같은 조언들을 담고 있었고, 제인이 원하던 것은 아니었다. 글들은 공통적으로 룸메이트와 데이트하는 것은 비추천한다고 조언하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입력했다: “여자사람친구와 데이트하는 법.”


적어도 나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진 않겠지.


기사들은 다양했고 많았는데, 기사들은 그다지 곧 다가오는 A와의 데이트에 대한 제인의 희미한 자신감에 힘을 실어주진 못했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데이트로 ‘특이한 것’을 해볼 것을 권했는데, 예를들어서 한 기사에서는 근처 대도시의 심령술사들을 전부 만나본 다음에 가장 재미있거나 우스꽝스러운 미래를 예견한 코멘트를 정해보라는 식이었다. 많은 글들은 술을 동반한 데이트를 권했지만 제인에겐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녀는 기사에서 제안된 젤라또 ‘술집 순례’가 끔찍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쉽게 그릴 수 있었다. 그들의 초콜릿 사랑도 문제라면 문제지만 A가 아이스크림 앞에서 자제력을 잃을 것은 뻔했다. 키가 작은 쪽의 소녀는 데이트를 즐기기보단 아이스크림으로 배탈이 날 것은 자명했고, 제인은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해변에 있었기에, 해변은 아웃. 그리고 어두운 영화관에 가는 것은 각자에게 주는 만족감이 다를 것이기에 매력적인 제안은 아니었다. 해변의 집에서도 A가 영화를 끝까지 보는 동안 자신은 무릎에 기대 잠이 들었던 걸 참고하면 말이다.


그녀는 다른 창을 띄워 오는 주의 날씨를 확인하며, AccuWeather 사이트를 스크롤하여 사이드바에 걸린 광고들을 훑어보았다. 그녀는 발견한 것에 몰입한 나머지 거실로 터덜터덜 걸어들어오는 발소리를 듣지 못했다.


“제인?” A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그녀는 전등 스위치를 켰고, 갑작스러운 밝은 빛에 찡그렸다.


제인의 숨이 멎었다.


“흐어어….책장에서 모하눈거야?” A가 졸면서 물었다.

“난 책장에 있는 게 아냐,” 제인의 손이 바깥으로 빠져나와있었다. 그녀는 전등을 꺼뜨려 거실은 다시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넌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거야.”


“아니거등.”

“네가 깨어있기엔 아직 너무 어두워.”


제인은 A가 딸깍딸깍 전등 스위치를 수차례 누르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머리 위의 전구가 켜지지 않는 것에 졸린 와중에 어리둥절해하는 것은 분명해보였다.


“흥.”

“도로 침대로 돌아가. 잠결에 돌아다니지 말고.” 제인이 지시했다.


“흥,” A는 중얼거리며 침대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제인은 주의를 다시 화면으로 돌려, 스스로 되묻기도 전에 티켓을 끊었다.



---------------------------------------------------



“그러니까 난 대체 뭘하면 되는건데에에에에에에에?” A는 전화기 너머로, 특유의 활기찬 목소리로 반쯤은 책망하듯 반쯤은 신난듯 했다.


“난 널 데리러 갈 거야, 원래 이렇게 하는 거라구.” 제인이 답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이거 봐, 내가 ‘보통’ 사람들처럼 행동하지 않고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가길 바란다면, 나한테 인싸들이 연애하는 영화 좀 그만 보여주란 말이야.”

“그건 로코* 영화들이라구.”

(*로맨틱 코메디 준말)

“내 말이.” 제인이 고속도로에서 벗어나며 말했다.

“제인, 넌 내게 아무것도 안 알려줬잖아. 우리 어디로 가는건데? 이거 캐쥬얼이야, 아니면 뭐 챙겨야할 건 있어? 우리 어디 털러가는 거야? 우리 도시에 가는거야?”

“열 시에 픽업하러 갈게—”

“열 시?! 제인, 준비할 시간을 하나도 안주면 어떻게 해!”

“그냥 편한 복장으로 나와. 말이 나와서 그런데….그 짧은 멜빵을 입기에 완벽한 하루일 것 같아.”

“너와 그 세심한 취향이란,” A가 말했다.

“미리 계획해두는 게 나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계획해서 잘못된 적은 한번도 없었어.”

“그래도 조금은 유도리는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싶어.”

“어느 정도는.” 제인이 말했다. “우리가 죽지 않을 정도라면야.”

“아, 제발. 내가 뭔가는 제대로 해야할 거 아냐!”

“왜 그런 얘길 하는데?”

“넌 내꺼잖아, 안 그래?”


제인은 전화기에 대고 웃었다. “내가 무슨 상이라도 되는 건진 모르겠지만, 네가 내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건 고맙게 생각해.”


“나도 널 사랑해.”


“이따가 봐. 그리고 선크림 꼭 발라!”


제인이 안나의 해변 별장의 현관 앞에 다다르자, 흥분으로 신경이 날뛰고 있었다. 이미 일주일 째 이곳에서 묵고 있는 걸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었다. 그녀는 오늘 계획이 잘 진행되길 바랐고 평범한 삶에도 만족감과 약간의 흥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A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특별하다는 것은 평범함 그 이상의 영역으로 끌어올리지만, 동시에 보통의 일상에 대한 행복을 깨닫게 해준다. 많은 사람들은 일상적인 것보다 이색적인 것에 대한 덫에 빠지기를 갈망한다. 결핍이 마음 속의 애틋함을 더 키운다고 한다면, 제인에겐 평범함의 결핍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대한 갈망을 더욱 키웠다. 그녀에겐 A의 품 안에서 편안하게 잠을 청하는 밤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그녀는 문을 노크하고 기다렸다.


“그냥 들어와도 되는—어,” 멜빵차림에 선글라스를 머리 위에 올린 A가 말했다.

“선물이야,” 제인이 말했다.

“해바라기네. 제인, 너무 예뻐.” A가 금발에게서 꽃을 받으며 말했다. “안 그래도 되는데—”

“내가 해주고 싶었어. 나중에 화병에 꽂아주면 될 것 같아.”


커다란 꽃은 불안정하게 긴 물컵에 매달려, 키친 아일랜드에서 밝고 둥글게 피어있었다.


“반 고흐 같네.” A가 미소지었다.

“이제 출발해볼까요?” 제인이 물었다.

“물론이죠.” A는 제인의 팔에 자신의 것을 걸면서 말했다. 그녀는 발꿈치를 들어 제인의 뺨에 키스했다. “정말, 예쁘다.”

“고마워. 그…아니, 넌 해바라기를 닮았거든. 네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야. 크고 밝은 점이 같아. 가끔 시끄러운 점도 그렇고.”

“정말?” A가 장난스럽게 물었다. “그럼 넌 밤나팔꽃moon vine이겠네.“

(* Moon vine: Ipomoea alba. 밤나팔꽃. Moonflower로도 불림)

“밤나팔꽃의 특징이 뭔데?”

“야행성이라고 할까, 밤에 개화하거든. 나팔꽃morning glory의 일종인데, 꽃잎이 살짝 접혀서 별모양이야. 그리고 꽃잎이 빙하처럼 하얗고 가운데 부분이 작고 노랗게 나 있어.”

“해바라기한테서 옮아왔나보다.” 제인이 A를 응시하며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네.” A가 답했다.

“어떻게 꽃에 대해서도 이렇게 잘 알아?”

“난 언젠가 개인 정원을 꾸릴 거거든. 유럽식 화단은 미국식 정원을 시시한 것으로 만들지.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어!”


제인은 시간이 지난 이 순간에도 A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되어 기쁜 마음에 미소를 지었다. “그럼 가볼까.”


“우리…아니 옷장 안에 저런 게 있는 걸 못 본 것 같은데,” A가 길가에 세워진 새빨간 람보르기니 컨버터블을 침을 흘리듯 쳐다보면서 말했다. 루프는 내린 상태였고, A가 올라탈 수 있게 제인이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하루동안 빌렸어.” 제인이 설명했다. “네가 빠른 게 좋다며.”

“내가 그런 말을 하긴 했지,” A가 조수석에 들어가면서 제인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답했다.

제인의 얼굴이 차체의 페인트만큼이나 붉어짐과 동시에, 람보르기니의 엔진과 계기판이 제멋대로켜지면서 울었다.

“흐으…읏, 어, 나 이제부터 운전할거야, 알았지?”


A는 고개를 짧게 끄덕이고는 운전석을 향해 손짓했다. 제인은 A의 추파에도 꿈쩍 하지 않았던 예전의 자신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그저 빠져드는 수 밖에 없었다. 제인은 연결 코드를, A의 추천곡들로 채워진 아이팟에 연결시켰다. 둘은 롱아일랜드 북쪽의 오리엔트 포인트를 향해 햄튼의 고속도로를 날아갔다.


“이게 뭐지?” A가 물어보면서 차량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잠깐 기다려. 그냥 차 안에 있어.” 제인이 말했다.


잠시 후, 제인은 차를 끌고 크로스사운드 사의 여객선인 Mediterranean(지중해)호 안으로 진입했다. 브로셔에 따르면 차량을 태우고도 이동시간을 50분 단축시켰다고 한다. 제인은 람보르기니를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는 주변 운전자들을 위협하듯이 노려봤다.


“제인, 그들은 이 차를 훔치려는 게 아냐,” A가 말하면서 차 밖으로 나와 갑판으로 이동했다. “저 사람들은 우리같은 사람들이 아냐.”

“이 차는 완벽해.” 제인이 말했다. “돌려주지 않을지도 몰라.”

“그럼 나랑 같이 나눠쓸거야?”

진짜 정중하게 부탁하면,”


“오, 그렇다면,” A는 제인을 Med호의 난간으로 이끌었고, 페리가 속도를 붙이면서 A의 땋은 머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눈 위로 불쑥 내렸고, 제인은 그것을 매우 아쉬워했다. A의 눈망울은 그녀의 수많은 신체적 매력 중 두 가지였고, ‘본다’는 단순한 행위마저도 즐거웠던 제인은 지속적인 시선을 던지는 것이 거북하지 않았다. 소녀와 함께 같은 침대에서 자면서부터는 A의 이목구비를 더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제인은 머지 않아 둘은 많이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콧모양; 둥근 뺨에 턱선; 자신과 A에게 있는 주근깨라던지; 입술모양; 크고 둥근 눈. 다른 점은 많진 않았지만 분명하게 있었다: 표정; 눈 색; 체형; 머리색(머릿결의 느낌은 동일했다).


마지막 부분은 소녀가 코를 골며 자는 동안 맨손으로 앞머리를 쓸어낼 때 깨달았다. A는 간지러운 느낌에 콧등을 살짝 찡그렸고 제인은 이에 작게 웃었다.


A의 키스에 제인의 정신이 다시 갑판 위로 되돌아왔다. 바닷바람이 불고 햇빛이 편안한 복장의 둘을 내리쬐고 있었다. A는 난간 위로 위험하게 몸을 기댄 채, 가장 아래쪽의 봉에 발을 올려놓고, 난간 위로 오르지 말라고 아주 분명하게 명기한 표지를 무시했다. 얼마안가 둘은 호루라기 소리에 혼났고, 이어서 배 안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먹을래?” A가 사탕과 과자를 금속스프링에 인질로 잡은 자판기를 가리키며 물었다.


“지금은 괜찮아. 목적지에서 먹을 걸 살 생각이긴 한데, 배고프면 먼저 먹어도 돼.”

“알았어, 무지 기대돼! 그냥 그게 어딘지 몰라서—”

“원래는 서프라이즈로 하려했는데. 진작에 얘기해줄 걸 그랬나봐 실은—"

“아냐! 난 서프라이즈인 게 좋아. 난 그저 거기서 먹—”

“—최선은 아니었을진 몰라도—”

“아니. 그만하자.” A가 말했다. “세상에, 우리 완전 중딩 같잖아.” A가 키득키득 웃었다. “왤까?”

“나….어, 모르겠어.” 제인은 차마 질문을 던진 소녀의 눈을 볼 수 없었다. “난 그저 네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했어.”

“그러고 있는 걸. 정말이야.”

“그럼, 자. 이걸로 끝맺자.” 제인은 음료수 자판기에 손바닥을 가져다댔고, 작은 전기충격에 생수 두 병이 기계에서 나왔다. “여기 이거 받아.”

“내 어리광 너무 받아주는 거 아냐?”

“네게 잘해주는 거야.”

“람보르기니도 거기에 포함되는거야?”

“그게 렌탈이면 네게 대접하는 거고. 우리가 그냥 가져버리면 어리광 받아주는 거야.”

“너 그거 가져가려는 거잖아.”

“내 승객이 공범자가 되어준다면야. 혼자서 차량절도할 생각은 없어.”

“내가 운전하는 건?”

“이건 오토니까, 운전하게 해줄게.”

“나도 스틱 운전할 줄 알아.” A가 말했다.

“정말?”

“감춰둔 수많은 재능 중 하나지.” A는 자기 가슴을 가리켰다.

“낚시에 억양에, 이젠 스포츠카도 수동으로 몰 줄 안다니. 이 이상 네게 더 빠지는 게 가능할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제인은 수줍게 웃었다.


“거기다 생각해봐…” A가 제인의 귓가에 부비적대며 속삭였다. “나 아직 자길 제대로 달아오르게 하지도 않았는걸.”


“우리 이제 갑판으로 돌아가야될 것 같아!” 제인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듯 외치며 시선은 발에 고정한 채로 바깥으로 나가는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다. 제인은 심호흡을 했고, 5분 뒤에 A가 뒤따라 나올 때 즈음에는 마음이 어느정도 진정이 되어있었다.


“나 혹시 선 넘었어?” A가 물었다.

“아니. 그냥…농을 주고 받다보면 어딘가로 흘러간다는 걸 깜빡했을 뿐이야.”

“아,” A가 말했다. “그리고 그건 나쁜 거야?”

“응…그리고 아니. 응,이라고 말한 이유는 하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직 조금 무서워서고. 아니,라고 말한 건 나…점점 네게서 헤어나오는 게 어려워지고 있어서 그래.”

“내가 다른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 잘 훈련되어 있긴 하지.”

“설득력 대단하네.”

“하지만, 네 페이스대로 갈 거야. 네가 원하는 어, 원하지 않는 범위 이상은 가지 않을거야. 널 사랑하니까. 알지?”

“응, 나도…” 제인은 고개를 들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널.”


A의 얼굴이 밝아지면서 제인의 어깨에 기대었다. 제인도 머리를 소녀의 것에 기댔다. 구릿빛 땋은 머리 하나가 제인의 브이넥의 경계를 따라 가슴 위를 살짝 간지럽혔다.


“알아.” A가 말했다.

“금방 도착할거야. 차 안으로 돌아갈까?”

“앞장 서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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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다,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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