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던의 정원은 예전과 비슷했다. 비록 날씨가 쌀쌀해진 덕택에 해바라기는 거의 없었지만 여전이 따뜻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엘사와 안나는 이곳에서 있던 일을 추억하며 천천히 정원을 거닐었다. 안나의 눈은 부어 있었지만 엘사는 그것 마저도 너무 사랑스러워 어쩔 줄을 몰랐다. 그때 엘사가 한 해바라기 앞에서 멈춰 섰다.
갑자기 멈춘 엘사에 안나가 무슨 일인지 묻자 엘사는 안나의 손을 잡고 안나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곤 아주 천천히 안나의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았다. 녹색 보석 같은 눈동자와 적당히 탄 피부 위로 곳곳에 보이는 주근깨와 붉은 입술. 따스한 햇살 같은 안나의 모습을 보던 엘사는 안나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마치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안나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엘사를 바라보자 엘사는 다정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안나,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설마 다시 떠난다는건 아니죠?”
장난스러운 안나의 대답에 엘사는 쿡쿡 웃으며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안나와 엘사는 아주 먼 길을 돌아서 겨우 여기까지 왔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고 길다면 긴 시간들이었다.
엘사는 안나의 손을 잡은 채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성년식날 밤에 만났던 그 때처럼.
갑작스러운 엘사의 행동에 안나는 당황한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엘사는 품 속에서 보라색 상자를 꺼내 안나에게 내밀었다. 루나드가 엘사에게 준 반지였다.
어머니의 반지.
“이건 아렌델에 내려오는 왕비의 반지에요. 이제 당신거에요.”
“에..엘사..나는..”
“그리고 꼭 말하고 싶었어요. 아렌델의 공주가 아닌 그냥 내 자신으로써 당신에게.”
“..?..”
엘사의 말에 안나는 아직 믿기지 않는다는 듯 쿵쿵대는 심장에 목소리까지 떨리는 것 같았다. 엘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안나에게 눈을 맞추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언젠가 꼭 안나에게 해 주고 싶었던 이야기. 아무리 말해도 모자랄 만큼, 세상의 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당신에게 전하고 싶었다.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엘사..”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내 온마음을 다해서. 이제 당신 허락 없이 떠나지 않을게요.”
엘사가 그 말을 내뱉는 순간 주변의 모든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오직 안나와 엘사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엘사는 안나의 손등을 쓸며 다정한 목소리로 안나에게 물었다.
“안나, 나와 결혼해 줄래요?”
그 말과 동시에 붉게 상기 되어있던 안나의 얼굴은 터질 것처럼 타올랐다. 그리고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엘사의 목을 끌어안았다.
엘사도 웃으며 안나를 꽉 안았다. 안나는 기쁨을 눈물을 흘리며 엘사의 이름을 연신 불러댔다.
엘사는 사랑한다며 속삭이곤 안나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맞췄다. 눈물 때문에 짠맛이 느껴질만도 했지만 지금까지 했던 그 어느 입맞춤보다 가장 달콤했다.
두 사람의 혀가 진득하게 얽히고 뜨거운 온기가 서로에게 전해졌다.
마침내 두 사람이 온전히 함께 할 수 있었다. 길고 긴 여정의 끝에서 안나는 엘사에게 닿았고 엘사는 안나를 놓지 않았다.
엘사와 안나는 서로를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제 길었던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 때였다.
엘사는 안나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갖다 대며 작게 속삭이자 안나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더 없이 행복한 표정을 보였다.
마침내 이 말을 당신에게 전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안나, 드디어 당신에게 청혼하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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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결이다!!!
하루에 조금씩 쓰던게 무사히 끝났네 ㅋㅋ 그 동안 봐준 쥬미들 고마워!
사실 처음에 생각했던건 단편으로 엘사가 성추행범으로 오해받는 장면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넼ㅋㅋ
제목대로 결말은 딱 청혼하러 가는 것까지만 생각하고 결혼은 생각하지 않았어 ㅋㅋ
마지막 편이기도 하고 그 동안 봐준 쥬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그림도 그려서 같이 넣었어
QnA 같은건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혹시 질문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줘! 댓글로 대답할게!
그 동안 같이 달려줘서 정말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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