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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좆같은 이웃 39-1

EAO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31 23: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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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같은 이웃


39-1



00~38


───


※욕설주의




"플로리다에 있던 때로 다시 돌아갈래!"


"아! 존나 시끄러워! 좀 닥쳐!"


"여름 방학했던 때로 돌아갈래!"



화이트가 유난히 징징거림이 심해졌다. 화이트가 시끄러워진 이유는 단순히 방학이 끝난 탓이었지만, 벌써 10분 넘게 소란을 피우는 모습을 보니 절로 주먹이 쥐어졌다. 메가라가 조용히 하라며 꿀밤을 쥐어박는 걸로 교실이 잠시 조용해지긴 했지만, 화이트는 메가라한테 몇 마디 내뱉더니 이내 집요하게 나한테 달라붙어서 다시 방학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냐고 묻기 시작했다. 제발 입 좀 다물어 줄래? 너 때문에 노이로제 걸릴 것 같아! 화이트가 종알종알하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차라리 방학이 1년 내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아쉽긴 했다. 엘사가 감기에 걸려서 제대로 놀지 못했던 이틀을 생각하면 발 하버 여행은 더욱 아쉬웠다. 그때를 생각하니 괜히 오로라가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엘사가 완치된 다음 날부터는 정말 정신없이 보냈으니 꼭 아쉽기만 했던 여행은 아니었다. 방학이 끝나고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에 익숙해진 이후,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런 덕에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긴 했지만, 당장 노는 것보단 앞날을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화이트는 제빵사가 되겠다며 열심히 빵을 만들었다. 그녀는 매일 아침 직접 구운 빵을 가져왔고, 맛은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제인은 바리스타를 꿈꾸며 집에 커피머신까지 들여놨다고 했다. 가끔 직접 만든 커피를 가져와서 나눠주곤 했는데, 맛은 당장 카페를 차려도 될 수준이었다. 오로라는 수영에 몰두해서 대회에 나가 상을 휩쓸었고, 벨과 메가라는 같이 레스토랑을 창업하겠다며 열심히 요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둘은 같이 붙어있는 시간이 워낙 많다 보니 그사이에 흐르는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그 분위기가 어느 쪽이든 일단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서 다들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다.



엘사랑 나는 로스쿨에 입학해서 변호사를 꿈꿨다. 메가라는 그 성격에 퍽 변호를 잘하겠다며 비아냥거렸다. 나는 고약하고 정신 나간 괴팍한 성격으로 요리는커녕 멀쩡한 손님이나 내쫓지 말라며 열심히 메가라를 비꼬았다. 뭐? 고약? 괴팍? 너 말 다 했어? 메가라는 열을 내며 나한테 달려들려 했지만, 옆에 있던 벨에게 잡혀서 바둥바둥하기만 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픽- 하고 웃어넘겼고 메가라는 한숨을 내쉬며 등을 돌렸다.



그러게 왜 가만히 있는 사람들 건드려? 서로를 보며 비웃고 비꼬는 게 이젠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되어서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기어코 한마디씩 툭 내뱉는 모습을 보면 괜히 얄미워서 나도 자연스럽게 토를 달게 되었다. 그 때문에 자주 다투기도 했지만, 먼저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쪽은 언제나 메가라였다. 혼자 시비 걸고 혼자 화내는 꼴이라니. 한심해도 이런 한심한 꼴이 없었다. 뭐. 뒤에 가서 벨이랑 둘이서 알콩달콩 놀다가 나를 씹으면서 화를 풀겠지. 진짜 괜찮다 싶다가도 이럴 때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런 얘랑 어떻게 친구가 됐나 싶을 정도로.






-






하루하루가 바쁘게 흘러갔다. 무더웠던 여름이 한풀 꺾이고 나서야 조금이나마 숨을 돌릴 시간이 생겼다. 그동안 엘사랑 같이 저녁도 먹고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가끔 벨이나 메가라가 저녁 식사에 초대해서 놀러 다니기도 했다. 짧은 분위기 환기가 끝나고 우린 다시 숨 가쁘게 달리기 시작했다. 절대로 중간에 멈춰서서 쉬어가는 법이 없었다. 소설에 나오는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주인공처럼 살아보겠다는 당찬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가끔은 편안한 여유를 위해 서로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곤 했다. 그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면 그동안 힘들었던 것도 말끔하게 잊혀졌다.



식사가 끝나면 디저트를 먹으며 '졸업 후에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주제로 한바탕 시끄럽게 떠들기도 했다. 졸업 후? 솔직히 특별할 게 있을까. 보나 마나 지금이랑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지내겠지. 서로를 헐뜯으며 얼굴을 붉히다가도 나중에 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방 깔깔거리며 유치하게 장난을 치겠지. 분명 나중엔 사회생활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기 바빠서 얼굴 볼 시간이 훨씬 많이 줄어들겠지만, 우린 시간이 날 때마다 다 같이 모여서 술 파티를 벌이기로 약속했다.


즐거웠던 저녁 식사와 지킬 수나 있을지 의문인 약속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태생이 그런 탓인지 집중력이 그리 높지 않아 우리는 자주 일탈을 꿈꾸며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서 만나곤 했지만, 이러면 예전과 다를 게 뭘까 싶어서 다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하던 일에 열중하길 반복했다. 그래도 주말에는 평일보다는 훨씬 여유로워서 그때는 주로 엘사 집에 모여서 놀곤 했다.



"끝까지 내 집이어야만 해?"


엘사는 불만이 가득한 기색을 보였지만, 제인은 언제는 이런 적 없었냐고 말해버리는 탓에 엘사는 꾹 입을 다무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팩트로 때리다니. 제인도 가만 보면 정말 나쁜…. 아니지. 이미 충분히 나쁜 얘다. 제인한테 제대로 뼈를 얻어맞은 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마음대로 즐기라고 했다. 어차피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면 시애틀을 떠나야 하니 그전까지 후회 없는 날을 보내라는 의미였다. 이곳을 떠나야 하는 날도 이젠 머지않았다.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까마득하게 멀어만 보였던 졸업 날짜가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온 기분은 신기하고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아쉽고 슬펐다. 예전엔 졸업이나 빨리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는데. 시간이 야속할 정도로 빠르게 흘렀다. 졸업 이후에 서로 갈라서야만 하는 미래를 생각하니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나중에도 연락은 맨날 하면서 지내겠지만, 과연 7명이 다 같이 모여서 술잔을 기울이는 날이 오긴 할까. 나는 되도록 만날 날이 많이 있길 바랐다. 사회생활에 찌든 성인들이 술에 피로를 타서 흘려보내는 대화는 분명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너희들. 대학은 어디로 갈 거야?"



설마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얼굴도 못 보고 사는 건 아니겠지? 오로라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다들 어느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공유하기로 했다. 우선 화이트, 벨, 메가라, 제인은 쿨리네리 인스티투테에 가서 요리를 배운다 했고 오로라는 스탠퍼드 대학으로 간다고 했다. 나랑 엘사는 컬럼비아 로스쿨을 목표로 잡았다. 어찌 됐건 오로라를 제외하면 남은 6명은 전부 뉴욕에 머물게 되었다. 오로라는 멀리 떨어져도 자신을 잊지 말아달라 했고, 우리는 잊으려고 했는데 아쉽게 됐다며 우스갯소리를 늘어놓았다.



"너희들은 진짜 끝까지 얄밉구나."


"너는 안 그런 줄 알아?"


"됐어! 아무튼 가서도 연락 자주 해야 한다?"


"알았어. 귀에 피가 나도록 전화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런 시간이 정말로 많았으면 정말 좋겠지만. 없으면 만들어서 전화하면 되겠지? 화이트의 괜한 소리에 오로라는 입가에 쓴 미소를 지으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쉬우니까 제대로 한 번 만나서 놀자. 이번 주 주말. 엘사 집에서 파자마 파티! 엘사는 손을 저으며 황급히 오로라의 입을 틀어막았지만, 이미 모든 얘기가 새어 나온 후였다. 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래도 졸업전에 다 같이 하는 마지막 파자마 파티인데 엘사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뭣보다 지난 3년간 이렇게 지내왔으니 말이다. 엘사도 말로만 싫다고 투정을 부렸지, 사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파티를 준비했다.



"그럼 주말에 만나자."


"그래…. 주말에 보자."



마지막이라고 다들 만반의 준비를 해서 올 텐데 설마 미쳤다고 술을 들고 오진 않겠지. 진짜 누가 미쳤다고 술을 들고 올까? 괜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제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






마지막 파티를 약속했던 토요일 저녁은 생각 이상으로 훨씬 빠르게 다가왔다. 저녁 식사는 가볍게. 샤워는 빠르게. 이제 오늘 입는 것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파자마를 입고 베개와 담요를 챙겨 들었다. 괜히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못내 아쉬움이 몰려왔지만, 그만큼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명색이 파티인데 아쉽다고 종일 울상으로 앉아있으면 보기에 안 좋으니까 말이다.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엘사의 집으로 건너가서 초인종을 눌렀다.



"엘사. 나 왔어."


"왔어? 제일 늦게 왔네?"


"내가 제일 늦게 왔다고?"


"다들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 어서 와."



내가 제일 빨리 온 줄 알았더니 다들 나보다 일찍 왔다고? 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엘사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와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화려하게 꾸며진 거실이었다. 정말 파티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오. 지각생. 왔구나! 오로라는 나를 요란하게 반기며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고 미리 와있었던 다른 얘들도 빨리 와서 풍선 붙이는 일이나 도우라고 구박했다. 나는 메가라에게 풍선을 받아들고 열심히 벽에 풍선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다들 언제 왔어?"


"3시간 전."



정말 빨리도 왔다. 내가 일찍 모인 이유를 묻자 화이트는 모처럼 졸업전에 하는 파자마 파틴데 거실을 꾸미는 김에 정말 화려하게 꾸며서 파티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 노력 덕분에 거실은 저번에 했던 파티는 비교가 안 될 수준으로 훨씬 분위기가 있었다. 열심히 남은 풍선들을 벽에 붙이고 마지막으로 조명을 켜니 거실이 매우 고급스러워졌다. 화이트는 다 같이 모인 김에 사진이나 찍자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우린 조금이라도 화면에 더 나오기 위해서 옹기종기 모여들었고, 이내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에 또 하나의 추억이 담겼다.



그 뒤로 우린 서로 자신의 휴대폰에 사진을 담기 위해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메가라까지 사진을 찍고 나서야 추억 남기기가 겨우 끝났다. 한바탕 소란 이후에 화이트랑 제인은 자신들이 만들어둔 음식들을 거실 테이블 위에 올리기 시작했다. 주방이 엉망인 이유가 이거였구나. 테이블 가운데를 장식한 데블스 푸드 케이크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차려진 디저트들을 보고 있으니, 마치 값비싼 디저트 뷔페에 온 듯했다.



마지막으로 파르페 7잔이 테이블 위에 올라오고 화이트는 밤새워 먹고 놀자며 파티의 시작을 알렸다. 나는 제일 먼저 케이크를 접시에 담아 맛을 보기로 했다. 포크로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서 맛을 음미하니 진한 가나슈의 풍미와 향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절로 미소가 머금어지는 맛이었다. 누구보다 초콜릿을 사랑하는 나에게 이런 케이크는 선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 외에도 수플레, 타르트, 마들렌, 카놀리, 다쿠아즈나 크레이프 같은 것들도 굉장히 맛있었다. 여기 오기 전에 집에서 저녁을 가볍게 먹었던 게 후회가 될 정도의 맛이었다.



그중에서 단연 맛있었던 것은 데블스 푸드 케이크였다.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맛이었다. 엘사도 케이크와 혼연일체가 되어 완전 깊게 빠져있었다. 달콤한 것이라면 뭐든 좋다면서, 디저트로 접시를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했다. 우리는 짧은 시식 시간 후에 접시는 잠시 내려놓고 파르페를 떠먹으며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학 입학을 앞둔 10대의 수다스러운 대화. 다들 대학에 가서 커플이 될 생각에 심취해 있었다. 물론 나랑 엘사는 전혀 관계없는 얘기였지만, 자신의 이상형을 줄줄이 늘어놓으면서 떠드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꽤 흥미로웠다.



중간중간 네 수준에 그런 사람을 퍽 잘도 만나겠다며 비아냥거리거나 그에 발끈해서 소파에 있던 쿠션을 냅다 얼굴에 집어 던지는 일도 있었다. 쿠션이 오가던 사이, 화이트가 던진 쿠션이 하필 케이크를 먹고 있던 메가라의 얼굴에 적중하면서 소란스러웠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닥을 찍었다. 메가라의 얼굴과 쿠션이 초콜릿으로 범벅이 된 모습을 본 화이트는 황급히 티슈를 가져다주었다. 싸해진 공기가 거실에 맴돌자 괜스레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다행히도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되려 안 싸우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털털하게 웃어넘겼다.



"정말 안 싸울 거야?"


"응……. 아니? 쿠션 맞은 게 괜히 얄밉네?"



메가라는 앞서 말했던 것과 달리 쿠션을 들고 화이트의 머리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래. 저래야 우리가 아는 그 메가라답지. 어쩐지 너무 얌전하게 웃어넘기더라. 메가라는 대여섯 번 화이트를 내려치더니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무심하게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그러게 왜 장난을 쳐. 오로라의 짧은 질타에 화이트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메가라를 노려봤고, 메가라는 그러거나 말거나 케이크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짧은 해프닝 이후, 우리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대화를 나누었다. 대학 얘기는 잠시 뒤로 치우고 저번에 다녀왔던 여행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여행 첫날, 리조트 객실까지 나랑 벨이 메가라를 짐짝처럼 들고 다녔던 얘기를 시작으로 수많은 얘기가 오갔다. 벨, 화이트, 오로라가 닌텐도 스위치 게임을 처음 해보는 나에게 손도 못 쓰고 내내 지기만 했던 일이나 화이트가 짓궂게 장난을 쳐서 엘사가 씩씩거리며 내 품에 안겼던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화이트는 그땐 정말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면서, 지금도 엘사가 자신에게 했던 협박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벨과 메가라가 무슨 말을 했냐고 묻자 엘사는 별소리 안 했다며 크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화이트는 이때다 싶어서 엘사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이실직고했다.



"글쎄! 엘사가 나를 거기서 영원히 잠들게 해주겠다고 했다니까!"



그 말을 들은 메가라는 엘사를 보더니, 홧김에 묻어버리지, 왜 말로만 그랬냐며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화이트는 미간을 구기다가 초콜릿이 묻은 쿠션을 다시 메가라의 얼굴에 던지고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며 잔뜩 성을 내기 시작했다. 후…. 이거는 뭐. 완전 개판이다. 언젠 평생 안 싸울 것처럼 얘기하더니 지금은 둘이 서로를 죽일 기세로 싸우고 있다. 메가라는 이번에도 화이트의 머리를 내려치더니 아까처럼 자리로 돌아가서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한심하긴. 정말 둘 다 한심해서 못 봐줄 꼴이었다. 적어도 저 둘은 어디 가서 '제 친구예요.'라고 소개하지 말아야겠다.



화이트가 머리를 매만지는 동안 나는 손뼉을 치고 분위기를 환기할 겸, 수영장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 달라고 했다. 수영장에서 메가라가 4명한테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었던 이유가 몹시 궁금한 탓이었다. 메가라는 질색을 하며 그때의 일을 악몽이라 칭하고 고개를 내저었다. 대체 무슨 일인데? 오로라가 얘기해준 것에 따르면 전개는 대충 이러했다. 모처럼 다 같이 해보는 물놀이라서 괜히 장난기가 생겨났고, 제인의 주도하에 메가라를 담그기로 작정했단다. 철저하게 계획된 장난을 혹시나 눈치채면 어쩌나 싶었지만, 메가라가 생각 이상으로 순진하게 넘어와서 손쉽게 장난을 칠 수 있었다고 했다. 뭐야. 그거 네가 그런 거였어? 메가라는 제인을 노려봤고, 제인은 나름 재밌었으니 상관없지 않았냐며 급히 변명을 내놓았다.



메가라는 한숨을 내쉬다가 엘사를 보고 우리가 수영장에 있는 동안 객실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엘사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객실에서 모처럼 둘이 있는 김에 한바탕 침대 위에서 뒹굴려 했는데, '누가' 단호하게 거절해서 아쉬움만 남았다며 열심히 떠들기 시작했다. 굳이 '누가'에 악센트를 넣어야 했나? 괜히 더 찔려서 속이 아팠다. 나는 다른 객실에 사람들도 있으니까 민폐가 되기 싫어서 그랬다며 선을 그었다. 메가라는 내 행동이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움의 극치를 보여주었지만,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분명 내가 남에게 민폐가 되기 싫다고 말한 것이 놀라워서 저러는 거겠지. 속이 훤하다.



이런저런 얘기로 떠들다 보니 파르페 잔이 바닥을 보였고, 우린 다시 접시에 디저트를 담아 먹으며 발 하버 여행의 뒤풀이를 이어나갔다. 엘사가 감기에 걸려서 오로라가 졸지에 대역죄인이 되었던 사건은 다룰 얘기가 없었으니 패스. 발 하버 여행 일정 중에서 제일 정신없었던 이틀에 관한 얘기를 시작했다. 엘사가 완치되고 바로 그다음 날, 비행기를 타고 올랜도를 향했던 길은 정말 피곤했었다.






-






벨이 심심하다면서 새벽부터 뜬금없이 디즈니 월드에 가자고 떠드는 덕에 계획 없이 잡힌 일정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무시하려고 했지만, 화이트까지 가세해서 어쩔 수 없이 디즈니 월드로 떠나게 되었다. 어찌어찌 졸린 눈을 비벼가며 도착한 디즈니 월드 매직 킹덤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있었다. 비록 몸은 피곤했지만, 개장 전에 진행하는 오프닝 쇼를 보니 설레는 기분에 피로도 싹 날아가는 듯했다.



오프닝 쇼가 끝나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카페에 들러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했다. 가볍게 배를 채우고 나서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했다. 어트랙션을 돌아다니고 놀이기구를 타며 놀다 보니 시간이 흘러가는 것은 매우 순식간이었다. 점심은 칠리 치즈 핫도그. 점심을 먹고 다시 어트랙션을 돌아다니다가 기념품 가게에 들러서 구경을 하다 보니 어느덧 오후 3시가 되었다.



한참 구경하다가 요란한 소리에 가게 밖으로 나와 사람이 몰린 곳으로 이동하니, 그곳에선 오후 퍼레이드가 이제 막 진행되고 있었다. 퍼레이드 카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즐거운 순간을 동영상으로 남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미키와 미니가 타고 있는 퍼레이드 카가 지나가면서 오후 퍼레이드가 막을 내렸다. 아아! 이렇게 재밌고 행복한데 겨우 하루 있다가 발 하버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니! 이곳에 리조트를 잡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어마어마하게 몰려왔다.



"쇼핑이나 하자."



우린 다시 기념품 가게로 걸음을 옮겼다. 사고 싶은 것이 한가득했다. 이곳 말고도 기념품을 파는 곳이 많다고 했으니 전부 가보고 싶었다. 쇼핑이다! 우린 서로 가지고 싶었던 것을 있는 대로 집어서 계산대 위에 올려놨다. 한곳에서 기념품에만 150달러를 쏟아붓다니. 그래도 가지고 싶은 것을 손에 넣었으니 만족스러웠다. 즐거운 기념품 쇼핑을 끝내고 우리는 다른 가게를 찾아갔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돈을 내면 모자에 자수를 새겨주는 곳이었다. 나랑 엘사는 고민할 필요 없이 곧장 자수를 새기기로 했다. 본인 이름을 넣는 것은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해서 우리의 이름을 합쳐서 새기기로 했다. 검은 모자에 노란색 자수로 Elsa&Anna라고 새겨진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서로에게 하나뿐인 커플 모자가 탄생했다.



누군가 놀이공원에 놀러 와서 놀이기구를 제외하고 기념품 쇼핑보다 더 재미난 것을 찾으라면 그 사람은 맞아 죽어도 싸다. 과연 이 세상에 쇼핑보다 재밌는 게 존재나 할까? 결국, 시원하게 질러버렸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저질러 버린 충동적인 구매였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았다. 기념품들이 정말 하나같이 예쁘고 아기자기했다. 그렇게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기념품에만 자그마치 800달러를 써버렸다. 미쳤다. 정말 미쳤어.



쇼핑 이후에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나온 시간은 8시 50분이었다. 우린 저녁 퍼레이드와 그 뒤에 진행되는 불꽃 축제를 보기 위해 광장 쪽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최대한 좋은 자리에서 보려면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다행히 좋은 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우린 설레는 마음으로 퍼레이드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오는 길에 사 왔던 간식을 먹으며 기다리다 보니 9시 15분이 되었고, 본격적인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형형색색의 조명을 달고 입장하는 퍼레이드 카를 카메라에 연신 담으며 사진을 찍었다. 모든 순간이 꿈만 같았다. 정말 평생 간직될 추억이었다.



이제 불꽃 축제 시작한다! 퍼레이드가 끝나고 나는 그토록 기다리던 불꽃 축제가 시작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분주히 움직였던 이유. 바로 저녁 퍼레이드의 하이라이트, 불꽃 축제를 보기 위함이었다. 저번에 엘사랑 왔을 때도 보긴 했었지만, 그때는 자리가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 명당을 잡아서 기대되었다. 시작을 알리는 불꽃 하나가 하늘 위로 높게 치솟다가 이내 밝은 빛을 내며 터졌고, 사람들의 환호성과 함께 불꽃 축제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순간을 1초도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히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정말 예쁘다."


"역시. 여기 오길 잘했어."



여름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불꽃들이 금방이라도 우리에게 쏟아질 것만 같았다. 디즈니 월드에 놀러 온 이후 단연 최고의 순간이었다. 우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그 황홀한 풍경에 넋을 놓고 완전히 매료되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깊은 아름다움 속에서 슬며시 피어오르는 벅찬 감정에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엘사와 둘이 왔을 땐 전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들이 나를 휘감았다.



끝없는 감동의 순간 속에서 엘사는 나를 살짝 끌어안더니 너무 아름다워서 행복 하단 말을 귓가에 살며시 속삭였다. 너랑 함께해서 정말 좋아. 나 정말 행복해. 아. 올여름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순간이다. 30분 넘게 여름을 장식했던 불꽃 축제가 끝났다. 우리는 가슴 깊이 자리 잡은 여운을 뒤로하고 다시 발 하버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은 사람도 많고 우리도 지칠 대로 지쳐서 굉장히 고되고 피곤했다. 그래도 종일 이곳에서 즐거웠던 순간들과 마지막에 봤던 불꽃 축제. 그리고 그 속에서 엘사가 나에게 속삭였던 말을 생각하면 금방이라도 감길 것 같았던 눈이 번뜩 떠지곤 했다.






-






"정말 최고의 순간이었지."


"나중에 다시 가자."


"언제?"


"뭐…. 역시 여름이 제일 좋지 않겠어?"


"음. 역시 그렇지?"



오로라는 매년 여름마다 놀러 가자며 나중에는 돈도 많을 테니까 아예 디즈니 월드에 있는 리조트를 한 달 정도 잡아서 질리도록 놀아보자고 했다. 그냥 해본 얘기에 혼자 들떠서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뱉어 버리다니. 그래도 그때 가서 고민하는 것보단 차라리 저렇게 하는 게 편할 것 같아서 오로라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약속도 잡았겠다. 우린 바로 이어서 여행 마지막 날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아직 동이 트려면 시간도 한참 남았고, 디저트도 밤새워 먹고 떠들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남아있었다.



여행 마지막 날은 요점만 간단히 말하자면 먹고 자는 일만 반복하다가 시애틀로 돌아갔다. 철저하게 발 하버 안에서만 먹고 놀며 시간을 보냈었다. 바로 전날에 갔다 온 디즈니 월드 여행이 남긴 피로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탓이었다. 종일 먹고 뒹굴고 먹고 뒹굴며 무의미한 하루를 보냈다. 나랑 제인은 가끔 수영장에 나가 물놀이를 하거나 선베드에 누워서 편안한 마지막 여유를 맘껏 누렸다. 그게 전부였다. 그렇게 놀다가 다음 날에 체크아웃하고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마지막 날은 재미없었어."


"피곤했는데 어디 가기도 힘들었잖아."



뭣보다 엘사도 몸이 약해서 종일 뻗어있었는데 하긴 뭘 해. 엘사는 내 말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여행 뒤풀이는 끝난 것 같고. 더 얘기할 만한 주제가 필요했다. 급 조용함이 몰려오니 괜히 무안해져서 디저트를 주섬거리거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설마 이대로 파티가 끝나진 않겠지.



"아! 그거 어때?"


"깜짝이야! 놀랐잖아. 쌍년아!"


"뭐 잘못 먹었어? 갑자기 왜 소리를 질러!"



화이트의 난데없는 호들갑에 우리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게 드디어 미쳤나? 메가라는 얼마나 놀랐는지 먹고 있던 타르트를 러그 위에 떨어뜨렸고, 오로라는 욕을 하며 화이트의 팔을 때렸다. 호들갑의 이유를 물으니 화이트는 그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일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 5가지를 뽑아서 순위를 매겨보자고 했다. 같잖은 이유로 이 난리를 피운 거였으면 존나게 때려주려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훨씬 괜찮은 아이디어라서 한 번 순위를 매겨보기로 했다. 우선 3위부터 뽑기로 했다. 화이트는 3위로 나랑 엘사가 화해하고 친구가 됐던 일을 골랐다.



"그럼 그거 3위."


"뭐야. 벌써? 다들 다른 의견은 없어?"


"없으니까 3위."


"…정말로 다들 찬성이야?"


"응."



좋아. 그럼 엘사랑 안나의 화해가 3위. 이제 2위 정하자. 뭔가 막무가내로 진행되는 것 같았다.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거나 엄청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나름 연말정산 하는 느낌도 나고 여러모로 즐거운 분위기였다. 2위는 나랑 엘사가 커플이 된 순간으로 결정되었다. 어째 나랑 엘사가 연관된 일만 순위에 오르는 것 같아서 황급히 화이트를 붙잡고 1위가 무엇인지 물었다.



"1위? 보나 마나 뻔하지 않아?"


"그래서 뭔데!"


"너랑 엘사가 결혼 약속 잡았다는 얘기 들었을 때가 1위야."


"음…?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는데 그게 왜 1위야?"



둘이 눈만 마주쳐도 싸우던 사이에서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로 발전했으니 당연히 1위지! 안 그래? 나는 다른 얘들에게 다른 의견은 없냐고 물어보았지만, 다들 화이트의 말이 반박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이유라며 결국 나랑 엘사가 결혼 약속을 잡은 일이 가장 인상 깊은 일 1위에 오르게 되었다. 1, 2, 3위가 이렇게 빨리 정해졌는데 나머지 4, 5위는 대체 어떤 일이 오르내릴지 궁금해졌다.



"글쎄 4위는 이걸로 정해야 한다니까?"


"아니지. 그건 그냥 5위 정도야."


"둘 다 순위권에 끼지도 못해!'


"후…."



앞서 1~3위를 정했던 때보다 4, 5위를 정하는 지금이 훨씬 시끄러웠다. 의견이 분분하게 갈렸다. 이대로 가다간 단순히 밤을 새우는 것으론 모자랄 것 같았다. 적어도 동이 트고 다시 해가질 때까지는 떠들어야 겨우 의견이 모일 것 같았다. 이대로 있다간 싸움이 날 것 같아서 화이트는 급히 중재하고 나섰다. 오로라는 싸우는 게 아니라 평범하게 의견을 모으는 일이라고 했다. 아무리 눈을 씻고 지켜봐도 싸우는 것 같던데. 싸움은 결국 화이트가 4, 5위를 정하는 일을 철회하면서 끝이 났다. 진짜 별것도 아닌 걸로 다투는 모습을 보니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한심하고 유치한 싸움이 끝나니 이젠 떠들 힘도 없는지 러그 위에 쓰러지듯이 누워서 다들 완전히 뻗어버렸다. 밤새워 먹고 놀자면서 힘 빠지게 뭐 하자는 걸까. 우린 파자마 파티를 하면 늘 이런 식이였다. '밤새워 놀자!'로 시작해서 밤을 새우기는커녕 새벽 3시만 지나도 지쳐서 뻗어버렸다. 벨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영화라도 보자며 TV를 틀었다. 무슨 영화? 야한 거? 가만 보면 오로라도 엘사 못지않게 변태 같다니까.



"그냥 평범한 거! 야한 거 말고 이 변태야!"



우린 어쩜 이런 상황에서 단 한 번도 정상적인 대화가 오고 가는 법이 없을까. 벨은 모처럼 심심하니까 오래간만에 무서운 거나 보자며 공포 영화를 틀었다. 분명 엘사를 놀리려는 심보로 저런 거겠지. 정말 쓰레기도 저런 쓰레기가 없다. 당연히 겁이 많은 엘사는 담요를 뒤집어쓰고 내 뒤에 쪼그리고 앉아서 TV를 흘깃거렸다. 근데 틀어도 어디서 저런 존나 무서운 영화를 틀어놔서 우린 전부 담요를 쓰고 TV는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하필 리모컨도 TV 앞에 던져놔서 가지러 가기도 무서웠다. 결국엔 영화가 끝날 때까지 리모컨을 가져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벨은 미안하다면서 곧장 다른 영화를 틀었다. 그래. 역시 심심할 땐 코미디 영화 만큼 좋은 것도 없지. 영화를 보며 깔깔거리고, 중간중간 장난도 치며 먹고 놀다 보니 지평선 너머로 서서히 피어오르는 햇살이 거실 바닥을 슬며시 적시기 시작했다.



"와. 벌써 해 뜬다."


"벌써? 시간 진짜 빠르다…."


"아쉽다…. 더 놀고 싶었는데."


"졸리니까 자자. 아쉬워도 졸려서 쓰러지는 것보단 낫지."



그럼 마지막으로 사진 한 번만 찍고 자자! 오로라는 못내 아쉬움이 남았는지 사진을 찍자고 졸라댔고, 우린 마지못해 그 부탁을 받아주었다. 막상 누워서 다 같이 사진을 찍으려 하니 서로 조금이라도 화면에 더 잡히기 위해서 틈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이트. 너 좀 옆으로 가!"


"싫어. 조금이라도 더 카메라에 잡혀야지!"


"조금 나오든, 많이 나오든 못생긴 건 똑같은데 꼴에 카메라 욕심은…."



제인의 말에 발끈한 화이트는 베개를 집어 던졌고, 결국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대뜸 싸움을 시작했다. 오로라는 한숨을 내쉬다가 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지금 상황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열심히 다투는 제인과 화이트의 모습, 그 광경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메가라와 카메라를 향해 V를 날리는 벨. 그리고 내 볼에 키스하는 엘사의 모습. 마지막으로 이 모든 상황을 배경 삼아 셀카까지. 오로라는 이런 모습이 자신이 아는 우리답다며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우리답다고?"


"응."


"후…. 하긴. 이렇게 정신없어야 우리 답지."



역시 다 같이 모여서 어색하게 사진 찍는 건 우리한테 안 어울려! 나랑 엘사는 베개를 들고 제인과 화이트 사이에 껴서 열심히 베개 싸움을 시작했다.



"뭐야. 왜 갑자기 베개 싸움이야?"


"이유 없어. 그냥 즐겁잖아?"


"그럼 나도 끼워줘!"



결국, 7명 모두 싸움에 합류해서 열심히 베개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잠깐만! 지퍼 맞았어! 오로라 쌍년아! 지퍼에 맞았다고! 정말 우리다운 마무리였다. 명치…. 나 명치 맞았는데. 잠깐만.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역시 뭐가 됐든 같이 노는 게 제일 즐겁고 행복하다.



"아! 지퍼에 머리 꼈어. 누가 좀 빼줘!"



"메가라 또 베개 터트렸다!"



"또 벨이 희생당했어?"



"벨. 괜찮아?"



"나? 나는 멀쩡해."



"메가라. 저거 완전 쓰레기 아냐? 저번에도 그러더니!"



"저건 벨한테 한 대 맞아도 할 말 없지."



"그냥 공중에 휘두르다가 터진 거야!"



"아~ 예예. 그러시겠죠. 어련하시겠어요, 메가라 씨? 죄 없는 벨만 불쌍하네."



"야. 너 이리 와봐! 야!"



뭐. 아무리 정신없고 시끌벅적 하다지만, 살려줘! 메가라가 사람 잡는다! 그래서 재밌는 것 아닐까? 얘들아? 보고 있지만 말고 살려달라고! 나쁜년들아! 나중에도 이런 날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너희가 그러고도 친구냐! 살려달라고!



역시. 우린 최고의 7인 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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