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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공주와 해적 9화 - 협상

ㅂ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23 18:03:48
조회 260 추천 25 댓글 14

링크 모음: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928443



9화 - 협상



“……………!!!!”


한나의 대답에 멜리사를 제외한 모두의 표정에 경악이 스쳤다 물론 안나를 포함해서. 정말…… 정말 저 아이가 그 화약을 만들었다고? 그걸 쓸 수 있는 총포까지 전부 다?


한나……”


어쩔 수 없잖아….. 이미 답은 정해져있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말해버리는 건 엘사로서도 상정 외였는지 당황한 눈치였지만, 이미 체념한 듯한 한나는 그렇게 조용히 대답할 뿐이었다.


총명한 아이로다, 잘 알고 있구나; 이미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 과연, 제국이라 불리는 위즐튼과 남부 제도가 힘을 합쳐도 잡지 못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더구나.”


웬일로 솔직하게 칭찬을 하는 멜리사를 살짝 의아해하며 쳐다보는 안나였지만, 한나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


“…… 우리의 승리는 좋은 무기로 이뤄낸 게 아니에요. 그걸 쓰는 사람들의 역량에 달린 거지.”


듣기에 따라선 다소 당돌한 발언이었지만, 의외로 거기에 관심을 보이는 멜리사였다.


호오, 그렇다면 그거에 대한 얘기는 그 사람들을 통솔하는 선장에게 묻는 것이 옳겠군?”


……”


화제의 전환을 눈치챘는지 당황한 표정의 한나였지만, 이미 멜리사의 시선은 옆에 있던 엘사에게 돌아간 뒤였다.


안 그래도 그대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다, 엘사 드레이크: 너 같은 인재가 해적질을 하는 이유가 뭐지?”


평소의 웃음기가 쏙 빠진 진지한 질문에, 엘사도 드디어 고개를 들어 멜리사의 눈을 마주 봤다.


그럼 저도 감히 묻겠습니다: 여왕님께서는 군주로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십니까?”


“…………..!”


당돌한 질문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숨을 삼켰다물론 안나도 포함해서. 저 사람 미친 거 아냐?! 우리 언니 되게 무서운 사람이야! 그러지 마!


, 저놈이 무례하게!”


누군가가 뒤에서 으르렁거렸지만, 정작 멜리사 본인은 태연히 손을 들어 그를 저지하며…… 웃고 있다……?


호오, 크게 나왔구나. 해적 주제에 나의 도량을 재려 하는가?”


우리의 대답이 같을 것 같아서 여쭤본 것입니다.”


뭐야, 대답하는 엘사의 얼굴에도 엷은 미소가 걸려있다. 그 멜리사 언니를 앞에 두고도 저런 평정을 유지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 아니 잠깐, 왜 내가 감탄을 하고 있는 거지?


하지만 너도 당연한 걸 묻는구나. 군주로서 나의 사명은 단순하다: 이 땅과 그 위의 사람들을 지키고, 그 번영을 내려다본다…… 오로지 그것뿐이다.”


예상 외로 정론을 말하는 멜리사를 놀라 바라보는 안나였지만, 거기에 바로 엘사의 대답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제 목적 또한 이해하시겠군요; 저 역시도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해적으로서 살아가는 건 그 수단일 뿐입니다.”


그 말에 멜리사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저 언니, 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좋아, 그럼 하나 더 물으마. 우리 아렌델의 무역량은 매우 활발하고, 온 바다를 우리 선박들이 활보하고 있지만…… 그 중 너희들의 타겟이 된 배는 단 한 척도 없었다. 어째서냐?”


과연 그렇다; 주로 위즐튼과 남부 제도 등 수많은 배를 (심지어 같은 해적들의 배도 포함해서) 털어 악명을 얻은 노스 윈드였지만, 아렌델은 한번도 그 피해를 입은 적이 없었다.


그것 참 이상한 질문이로군요; 그것은 아렌델이 우리의 적이 될 만한 일을 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하는 엘사. 무슨 뜻이지? 언제부터 해적이 그런 걸 따져가며 해적질을 했나? 보면 볼수록 이상한 해적단이다.


, 너도 나름 사연이 있는 모양이다만…… 결국 선택한 수단이 해적질이라니 참 가혹하구나. 그 끝에 이렇게 나의 포로 신세가 되었으니, 이제 어찌할 셈이냐?”


살짝 도발조로 묻는 젊은 여왕이었지만, 엘사는 엘사대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했다:


여왕님께서 우리를 죽이지 않고 이렇게 살려두고 계신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요. 사로잡힌 이상, 앞으로 저희의 행보는 제가 아닌 여왕님께 달린 것 같군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알현실 전체가 두 사람 사이에서 달리는 긴장감으로 파직파직하고 있었다. 안나의 등에 털이 곤두설만큼……


, 크흐…… 으하하하하하!!!”


바로 그 때, 갑자기 고개를 뒤로 젖히며 호탕하게 웃는 멜리사. 언제 봐도 적응 안되네, 이 언니 텐션은!


과연, 괜히 선장은 아니구나. 좋다, 엘사 드레이크; 나도 그만 말 돌리고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해적에게 알기 쉽게 얘기하마; 나와 협상을 하지 않겠느냐?”


이번엔 엘사도 예상하지 못하는 말이었는지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물론 안나를 포함한 나머지 사람들은 더 놀랐다; 일국의 여왕이 일개 해적과 협상이라니?! 물론 아무도 감히 그 소리를 입 밖으로 내진 못했지만.


제가 여왕님을 위해 무엇을 하길 바라십니까?”


어찌어찌 회복해서 질문하는 엘사에게 히죽 웃어보이는 멜리사.


얘기가 빨라서 좋군. 간단하다; 내가 너희들의 신변을 보호하는 대가로, 너희는 그 힘과 지혜를 나와 아렌델을 위해 사용해주면 되는 것이다.”


여왕님, 그것은……!”


참다 못했는지 마시멜로가 한발짝 나서며 입을 열었다; 역시 우직한 군인이라 그런지 이런 쪽으로는 내성이 낮다.


“…… ‘노스 윈드를 여왕님의 사략선으로 만들고자 하십니까?”


조심스러운 엘사의 질문에 쓴웃음을 짓는 멜리사.


솔직히 말해서 마음 같아서는 정식으로 너희를 군에 편입시키고 싶지만…… 아무래도 너희는 독자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지. 내 나름대로의 타협안이다.”


대답이 고민되는지 잠시 침묵에 빠지는 엘사. 사실 거부권이 없다는 것 정도는 그녀가 제일 잘 알겠지; 말이 협상이지, 사실 죽음의 대안으로 선택하라고 던져준 거니까.


“…… 여왕님께서 원하시는 바는 잘 알겠지만, 그 기술은 잘못된 손에 들어가면 또다른 위즐튼과 남부 제도를 낳을 뿐입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죽음이 나은 선택지일수도 있겠는데요.”


“………..!”


또다시 알현실 안이 충격에 휩싸였다. 여왕이 직접 나름 양보해서 던져준다고 한 (실제로 그런지는 둘째치고) 타협안인데도 그걸 받아들이지 않겠다니? 진짜 죽으려고 환장했나?!


물론 그렇겠지; 그럼 엘사 드레이크여, 그대가 보는 나는 어떠한가? 힘을 얻으면 그걸 이용해 세상의 새로운 패자가 되기 위해 피를 쏟을 인물로 보이는가?”


정작 멜리사 본인은 싱긋 웃으며 엘사를 향해 대담한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 밝은 파랑과 어두운 파랑이 만나 마치 불꽃이 튀기는 듯한 긴장감이 내달렸고…… 그걸 지켜보는 안나의 청록색 눈은 파르르 떨리기에 바빴다.


언제부터인가, 당연하다는 듯이 눈앞에서 언니를 대면하는 이 금발의 여인이 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자신을 발견했다…… 물론 딱히 호감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선의다, 선의. …… 그렇겠지?


“…… 그렇게 보이진 않습니다만…… 사람을 첫인상만으로 판단할 순 없으니까요.”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골라 조목조목 대답하는 모습에 솔직히 감탄한 안나였지만, 멜리사는 감탄과는 별개로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네게 판단할 여유를 주마; 지금 너희를 풀어줄테니, 앞으로 3개월 동안 자유로이 활동해라; , 내가 지정한 감독관을 함께 승선시키고, 3개월 이후로 아렌델로 귀환하도록 하면 되겠나?”


또 한번의 파격적인 제안에 좌중이 다시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허나 여왕님, 그렇게 하면 저들이 약속을 지킬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습니까?”


지금까지 잠자코 듣고 있던 매티어스가 조용히 물었다. 그 말대로, 감독관을 붙인다 한들 해적들이 배신할 마음만 생기면 얼마든지 감독관을 죽이고 도망치면 될 일이다. 저들이 그럴 것 같진 않지만, 그걸 어떻게 보장한다는 말인가?


그건 간단하지; 이쪽에서 그들에게 사람을 보냈으니 그들도 우리에게 사람을 보내면 된다; 그들이 정말로 잃고 싶지 않아하는 그 사람을 말이야.”


그 말과 동시에, 멜리사의 시선이…… 엘사의 옆에 있는 한나에게 꽂혔다.


“………..!!!!”


그리고 이 방에 들어오고 나서 처음으로, 엘사의 얼굴에서 떠날 줄을 몰랐던 평정이 무너졌다.



- 작가의 변 - 

 

젠장..... 어제 쉬고 왔는데 현퀘가 너무 바쁘다..... 아무래도 이번주는 어제, 내일, 금요일까지 무려 3일을 쉬게 생겼네. 아마 적어도 다음주까지는 거의 2일 1픽이 될듯..... 거의 항상 1일 1연재하던 사람으로서 살짝 자존심 상하지만 어쩌겠나....


뭔가 되게 많은 말이 오고 갔지만, 간단히 정리를 해볼까? 멜리사는 아무래도 엘사와 한나를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해; 아마 한나가 보유한 화포 기술 때문이겠지? 그래서 엘사한테 너 지금 죽을래 내 사략선장이 될래 하고 딜을 건 거고, 결정을 내릴 때까지 3개월의 유예를 준 거야.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딴 마음 먹지 않게 한나를 자기가 데리고 있을 생각인 거고,


한편, 그다지 부각되진 않았지만 안나의 심리상태도 포인트지! 간단히 말하면 엘사에 대한 '입덕부정기'라고나 할까? 이미 엘사에게 굉장히 강한 인상을 품게 되었지만, 자신의 마음이 호감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라고나 할까..... 그래서 언제쯤 섹스하냐고 젠장! 쓰는 나도 모르겠구만! 일단 다음화 예고나 보자구!



- 10화 예고: 출항 - 



“…… 그만 봐, 엘사. 그런다고 한나를 데려갈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


으으, 어째서 이런 일이……”


...


이 소녀가 너희에게 있어 소중한 존재라는 건 잘 알고 있으니, 그녀를 데려간 나 역시 내게 소중한 존재를 감독관으로 보내지 않으면 면이 안 서지.”


...


거 너무하네. 높으신 분들이라 이해는 한다만, 그래도 사람을 앞에 두고 대놓고 벌레 취급은 하지 말아줄래?”


...


공주님한테 다가오지 마, 이 코쟁이야!”


...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할 수 있을까요?”



눈치 빠른 사람은 예고만 보고도 상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말했다시히 내일은 올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노력하겠습니다... 건필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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