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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내 룸메이트가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 14

엘산나비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8.13 15:26:57
조회 814 추천 37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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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960800&_rk=Hc2&exception_mode=recommend&page=1


팬아트 넘모 고맙읍니다 증맬루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https://www.youtube.com/watch?v=BhxAS-lvT_c





♬♪~♩♬♪~



최근 안나가 주구장창 흥얼거리는 멜로디 때문에 엘사의 귀에서는 피가 날 지경이었다.



“...안나. 제발.”



“앗, 죄송.”



참다못한 엘사가 애원하자, 안나는 전혀 미안하지 않은 듯한 말투로 사과했다.



“도대체 무슨 노래길래 며칠 내내 그것만 흥얼거리는 거야?”



“헉, 와우. 선배 이 노래 몰라요?????”



안나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끔뻑거리며 묻자, 금방 들킬 거짓말을 하고 만다.



“아, 아니, 아는데 계속 그것만 부르니까!”



“아아~ 트로이 목마 노래 좋죠?”



“으응 트로이 목마 좋지~...”



“푸하학, 틐ㅋㅋㅋ롴ㅋㅋ잌ㅋㅋㅋ목ㅋㅋㅋ맠ㅋㅋ 트로이 목마가 아니라 트로이 시반이거든요? 엘사 선배~ 모르면서~ 아는 척했대요~♬”



“......”



“와, 아니, 어떻게 트로이 시반을 모르지?! 선배 아델 다짐 좋아한다고 해서 음악 좀 듣는 줄 알았는데... 실망이에요~”



완전 문찐이었네 문찐! 이때다 싶었던 눈치 없는 후배는 1절에서 그치지 않고 낄낄대며 계속해서 선배를 조롱해댔다. 뾰로통해진 엘사의 볼이 점점 부풀어 오르자 그 볼마저 찔러대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흐흐, 이번에 우리 학교 축제 때 오잖아요. 노래들 미리 복습해 놔야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까!”



축제 따위에 관심 없는 엘사가 그런 사실을 알 리가 만무했다. 반면 안나는 입학하고 첫 축제를 맞는 새내기답게 한껏 들떠있었다. 1학년들은 학과 주점에서 일하느라 연예인 보러 갈 시간 따위는 없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었다.



“저 트로이 시반 진짜 좋아하거든요. 우리 꼭!! 같이 공연 보러 가요. 약속!!”



새끼손가락까지 내밀며 부추기는 통에 엘사는 얼떨결에 대답하며 손가락을 걸어 주고 만다. 이 불쌍한 후배를 어떡하면 좋지. 안나는 엘사가 자신을 동정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도 모른 채 신나게 자신의 대학 축제 로망에 대해서 떠들어댔다.





*





안나가 그렇게 고대하고 고대하던 축제 기간이 찾아왔건만, 축제 첫날부터 안나의 머리 위로는 먹구름이 떠다니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늘 그래왔듯이 아주 사소한 것부터였다. 안나는 강의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던 길에 커플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현장 근처를 우연히 지나게 되었고, 그녀의 옆에는 같이 강의를 들었던 라푼젤이 있었다. 1등 상품이 에어팟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눈에 불을 켜고 무대 위로 뛰어들었고, 결승 풍선 터뜨리기 게임에서 승리를 거머쥔 그 순간, 안나와 라푼젤이 조금의 틈도 없이 부둥켜안고 있던 바로 그 순간을! 그 근처를 ‘우연히’ 지나던 엘사가 보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은 빌어먹을 타이밍 때문이었다. 저 멀리 엘사와 눈이 마주친 순간, 안나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헐레벌떡 엘사에게로 뛰어가 경품으로 탄 에어팟을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안나가 목숨 걸고 게임에 임한 이유는 바로 아직까지도 구시대적인 줄 이어폰을 고집하는 엘사에게 신문물을 맛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이제껏 (물질적으로)받기만 해왔으니 자신도 애인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위였건만. 그런 사실을 알 리가 만무한 엘사는 그저 자신이 목격한 외도(?) 현장에 그야말로 빡친 상태였다.



“누가 이런 거 필요하댔어?”



얼음처럼 차갑고 날카롭게 말하며 홱 돌아서는 엘사를, 안나는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엘사의 뒤를 쫓았지만 돌아온 것은 꺼지라고 말하는 듯한 냉랭한 눈빛이었다. 결국 안나의 인내심도 폭발하고 말았고...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현재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있었다. 학과 주점에 들어서는 선배에게 반갑게 인사했건만, 본체만체하며 휙 지나쳐 가버리는 그녀의 유치한 행각에 손톱만큼 있었던 사과할 마음도 싹 사라져 버린 안나였다. 그게 이렇게까지 화낼 일인가? 아무리 내가 외간 여자랑 부둥켜안고 있었다 해도... 라푼젤이잖아! 그냥 동기잖아!



쫌생이. 안나는 속으로 쉴새 없이 투덜대며 열심히 술과 안주를 날랐다. 오랜만에 입은 교복이 꽉 끼는 통에 호흡이 곤란할 지경이었다. 학과 주점 유니폼으로 교복을 입는 게 사학과 전통이라나 뭐라나.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교복이 주는 설렘은 부정할 수 없었다. 원체 교복이 퍽 잘 어울리는 안나는 짧게 자른 단발 덕분인지 정말로 풋풋한 고등학생처럼 보였다. 거기에 특유의 상큼 발랄함이 더해져 안나는 그야말로 인기 폭발이었고, 어떻게든 말 한 번 더 걸어보려는 남정네들은 자리에 죽치고 앉아 주점의 매상을 끌어 올려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엘사가 있었다. 뭐가 좋다고 저렇게 실실거려? 바보. 딱 봐도 추파 던지는 거잖아. 치마는 또 왜 저렇게 짧은 건데? 교복 입은 사랑스러운 애인 한 번, 늑대 같은 남자 무리 한 번. 주점 구석에 앉아 번갈아가며 눈을 굴리던 엘사는 괜히 안나에게 잔심부름을 시키며 괴롭히기 시작했다. 마시지도 못할 술을 왕창 시키질 않나, 다 먹지도 못할 안주를 계속 시켜대질 않나. 주점의 모든 안주를 시키고 난 뒤로는 물 가져 달라, 소스 좀 더 달라, 안나를 아주 자신의 전용 웨이터로 부려먹었다.



그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우리의 둔탱이 안나는 그저 제 애인이 아직도 단단히 심통이 났나 보다, 하며, 이에 질세라 맞대응하며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치르고 있었다. 케첩 대신 핫소스 가져다주기, 테이블에 물통 세게 놔서 선배 얼굴에 물 튀기기, 소심하지만 확실하게 제 나름대로 불만을 표시했다. 심지어는 자신이 다른 테이블에서 하하 호호 떠들 때마다 더욱 따가워지는 엘사의 시선을 느끼고는 보란 듯이 손님의 어깨를 툭툭 쳐대며 더더욱 즐겁게 떠들어대기도 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엘사의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지도 모르고.



엘사는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웃고 떠드는 안나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사람들이야 자신 또한 주변에 항상 넘쳐났지만, 안나와는 달리 그 안에 섞여 들어간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분명 자신과 비슷한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이끌렸었는데. 갑작스레 느껴지는 이질감, 거리감에 덜컥 겁이 났다. 동시에 끓어오르는 소유욕이 전신을 휩쓸었다. 이렇게까지 질투하고 유치하게 구는 자신이 너무도 낯설었다. 저 쪼만한, 새파랗게 어린 후배에게 제 마음을 몽땅 빼앗긴 것이 억울했다. 나는 이제 영락없는 네 것인데, 넌 왜 나만의 것이 아닌 거야?



온갖 상념에 빠져 울적해진 엘사가 급기야 술잔을 들어 입에 털어 넣으려는 순간, 저 멀리서 함성 소리와 함께 둥둥 울리는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안나가 말한 그 트로이 목마인가 뭐시기가 온 모양이었다. 주점에 앉아 술을 퍼마시던 사람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노천극장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고 불쌍한 새내기 안나는 그 모습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슬쩍 화장실 가는 척하면서 몰래 보러 갈까, 머릿속으로 요망한 계략을 세우던 안나는 이내 곧 체념하곤 빈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했다. 테이블 위로 그림자가 져 반사적으로 위를 올려다보니 알 수 없는 표정의 엘사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또 뭐, 무슨 시비를 걸려고! 안 그래도 공연 못 보러 가서 서러워 죽겠구만! 시선을 무시하며 다시 테이블 닦는 것에 열중하려던 찰나,



“다녀와.”



잘못 들은 건가? 안나가 눈을 치켜뜨며 다시 엘사를 올려다보았다.



“빨리. 내가 책임질 테니까.”



아직도 삐진 게 다 안 풀린 듯 시선을 회피하며 말하는 엘사에, 안나는 푸흐흐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엘사의 손을 덥석 붙잡곤 어딘가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 안나!”



당황한 엘사가 안나의 이름을 부르자, 안나는 뒤돌아보며 해사하게 미소 지었다.



“같이 보기로 약속했잖아요!”



선배가 책임진다고 했으니까, 뒷일은 난 몰라! 한껏 신나서 웃는 안나를 보며 엘사도 따라 웃는다.



“헉, 헉, 근데, 어디, 가는 거야? 이쪽 아닌데...”



“노천극장은 지금 가봤자 어차피 가까이서 보지도 못해요! 사람들 뒤통수만 열심히 보다 오게 될걸!”



엘사는 저를 이끄는 안나의 손길에 기꺼이 이끌려주었다. 안나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산뜻한 단발머리가 자신을 홀리는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아니, 착각이 아닐지도. 엘사는 당장이라도 안나를 멈춰 세운 뒤 자신보다 한 뼘 정도 작은 안나를 끌어안고 저 붉은 머리에 코를 박은 채 안나의 향기를 들이마시고 싶었다.



두 사람은 곧 불이 꺼진 학생회관 건물로 들어섰다. 계단을 따라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 무거운 철문을 여니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두 사람을 압도했다. 무대와는 좀 멀었지만, 야경과 어우러진 노천극장의 전경, 그리고 울려 퍼지는 음악은 황홀한 장면을 연출해냈다.



“여기 괜찮죠? 내가 발견했지롱.”



안나가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인 마냥 으스대며 말했다. 사실 엘사도 메가라와 몇 번 와본 적 있는 곳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귀여운 후배의 콧대를 세워주기로 하며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옥상 난간 위로 붉은 머리와 백금발 머리가 같은 리듬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곧 요 며칠간 안나가 지겹도록 흥얼대던 노래가 흘러나오자, 눈을 마주치곤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고개를 좌우로 까딱이며 노래를 흥얼거리던 안나는 답답하다는 듯 넥타이를 풀어헤쳤다. 그 모습을 홀린 듯 바라보던 엘사와 눈이 마주치자 수줍게 눈웃음을 치는 모습이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My youth, my youth is yours.”

(내 청춘, 내 젊음은 네 거야.)



제 눈을 마주한 채 고백과 같은 노랫말을 따라 부르는 안나. 엘사는 그녀에게 키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난 네 거고, 넌 내 거야.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네가 내 거라는 사실이 너무나 벅차서 숨이 멎어버릴 것 같아.



엘사는 숨을 불어넣는 대신 안나의 숨결마저 제 것이라는 듯 거칠게 혀를 빨아올리며 입안을 탐했다. 머리 위로 폭죽이 터지는 것만 같았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하면 머릿속에 종이 울리고 불꽃이 터진다는 표현은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허구적인 표현이라 생각했는데. 엘사는 안나가 정말로 자신의 진정한 사랑임을 확신하며 감동했다.



사실, 실제로 두 사람 머리 위로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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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치는... 부디 흐린 눈으로 봐주쉐이...! 흙ㅎ륵

연재주기도 들쑥날쑥하고 부족한 픽을 늘 잼나게 읽어주는 설줌들께 그랜절 올리겟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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