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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nly One Year, Chapter 8

토익520점(110.46) 2020.08.17 22:36:20
조회 434 추천 37 댓글 13

원문: https://www.fanfiction.net/s/11934753/8/Only-One-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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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Double Date



엘사는 눈을 뜨기도 전 부터 핸드폰이 쉬지않고 울려대는 소리에 괴로워했다. 있는 힘껏 귀를 베개로 틀어막으면서 소리를 막으려고, 아니면 적어도 소리를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별로 소용이 없는 듯했다. 두 시간 전 처음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한 이후로, 어젯밤 자기 전에 핸드폰을 끄지 않은 게 계속해서 후회되었다.



그녀가 가까스로 눈을 뜨자, 방안으로 비치는 햇살로 미루어 보아 아침 9시나 10시쯤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충분히 늦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주 내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던 엘사는 오늘만이라도 좀 원하는 만큼 자고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또 다시 문자가 왔는지 핸드폰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젠장! 오늘이 토요일이란 걸 모르는 거야?



그녀가 몸을 일으켜세워서 시게를 보자 10시 30분이었다. 음... 확실히 일어날 만한 시간이네. 엘사는 마지못해하며 이불에서 빠져나와서 몸을떨었다. 이미 10월도 다 지나가고 있었고, 날씨는 이미 쌀쌀해져 있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집어 들고 지금까지 온 문자를 확인하자, 아니나 다를까 전부 라푼젤에서 온 문자였다.



08:40 안녕 똑똑이씨! 전화 해 줘, 이번주 월요일까지 해야 하는 생물학 숙제 좀 도와주셔야 겠어!



09:10 제발, 날 혼자 두지마! 나 혼자선 못 하겠단 말야!



09:30 엘사, 여동생이랑 그만 끈적대고 전화 좀 해 줘!



엘사가 문자를 확인할 수록 볼은 점점 달아올랐다. 그 이후의 문자는 전부 안나에 관련된 문자였다. 혹시 누가 이 문자를 보기라도 하면 어쩌지? 그걸 생각한 엘사는 두려워졌고,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10:35 뭐하는 짓이야 라푼젤! 누가 내 핸드폰을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너무 부주의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엘사는 답장을 보낸 후 핸드폰을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었다. 비록 라푼젤이 때때로 안나와의 관계에 대한 부적절한 농담을 하게 됐지만, 엘사는 여전히 친구에게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했다. 더이상 혼자서 앓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덕분인지, 엘사는 예전에 비해 지난 한달간 훨씬 마음 편히 버틸 수 있었다.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는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언제나 고민을 들어주었고, 때로는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엘사가 옷을 입고 침대를 정돈하자마자 핸드폰에서 전화가 왔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엘사! 이제야 네 여동생이 지쳐서 쓰러졌나봐? 참 체력도 좋으셔라!"



"맙소사, 라푼젤. 그런 말 하지 마라니까!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응, 미안! 그러면 적당한 별명이라도 정하는 게 어떨까? 그러면 이름을 말 할 필요가 없잖아?"



"제발 입 좀 다물어 줄래? 날 괴롭히는 걸 너무 즐기는 거 아냐?"



"음... 귀여운 별명이 떠올랐어. 섹시한 영계씨(the little temptress)은 어때?" 엘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놀림에도 익숙해져서, 화를 내 봤자 라푼젤이 즐거워 할 뿐이란 걸 알고 있었다.



"흠... '순진한 예쁜이(ingenuous beauty)'도 괜찮나? 아냐... '매혹적인 빨강머리(The delicious redhead)'가 더 낫나? 오우, 이제 알겠어! 공주님(The princess)! 바로 이거야!"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제발 인정 하라구! 이거 정말 귀엽다니까? 얼음여왕과 공주님, 엄청 잘 어울리지?"



실제로 잘 어울리긴 했지만, 엘사는 절대 라푼젤에게 그렇게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생물학 숙제때문에 전화한 거 아녔어? 아니면 아침 내내 나한테 헛소리나 하려고 전화한거야?"



라푼젤은 한동안 헛소리를 계속했지만, 엘사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자 한숨을 내쉬고 본제로 넘어갔다. 라푼젤이 이해하지 못 하는 부분에 대해 엘사가 설명을 끝내기 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렸다.



"정말 고마워, 엘사. 아, 그건 그렇고 오늘 한가해? 플린이랑 올라프랑 나랑 마블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같이 와줄 수 있어? 나만 남자애들 사이에 놔두지 마!"



엘사는 사실 슈퍼히어로 영화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고, 마블 영화는 특히 그런 편이었다. 하지만 엘사는 클럽에서 밤 이후로는 라푼젤과 거의 놀러나가지 못 해서 아쉬워하고 있던 참이었다.



"음... 오늘 점심 때쯤 첫 번째 운전교습을 받으러 가야하긴 해도, 저녁에는 괜찮을 것 같아. 영화 보기 전에 뭘 먹는 게 좋지 않을까?"



"그거 좋네. 그러면 8시에 피자집(pizzeria)에서 봐. 아, 공주님 데려오는 거 잊지 말고."



"뭐? 어째서? 우리 지금까지 그런 적 없잖아? 그리고 안나를 그렇게 부르지 마." 라푼젤이 대체 뭘 꾸미고 있는 거지?



"그야 네 여동생을 더 잘 알고싶어서 그렇지. 우리가 지금까지... 여러 이야기를 했잖아?"



"그건 그렇긴 해도...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은데."



"제발! 영화보는 중에 안나를 덮칠까 무서운거라면, 내가 너랑 네 여동생 사이에 앉아 줄게!"



"진지하게 말하는 건데, 그만 좀 해! 후... 예의바르게 굴거라고 약속하면 안나에게 물어보긴 할게."



"당연하지. 그러면 밤에 봐!"



엘사는 안나의 방문앞 복도에 서서 안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안나? 혹시 오늘 밤에 마블 영화 보러 가고싶니?"



"당연하지! 어제 예고편을 봤는데 엄청 괜찮더라! 근데... 언니는 그런거 별로 안 좋아하지 않았어?"



여동생의 얼굴에는 혼란과 기대가 동시에 떠올라 있었다. "응... 라푼젤이 남자애들이랑만 같이 보러가기 싫다면서 나를 불러서 말야."



"아..." 안나는 실망하는 듯 보였다. "내가 가면 언니 친구들을 방해하는 거 아닐까? 난 언니 친구들이랑 거의 만난 적도 없잖아. 난 심지어 어리기까지 하고..." 엘사의 눈에는 안나가 언제나 어리게만 보였었다. 그야 안나는 실제 나이에 비해서 더 어린애스럽게 행동하는 편이었고, 반면에 엘사는 나이에 비해 훨씬 어른스럽게 처신하는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지난 한 달간 라푼젤이 몇 번이나 말해준 덕분인지, 엘사의 마음은 훨씬 편해져 있었다. 안나와 자신의 나이는 겨우 두 살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사실, 널 부르라고 한 게 라푼젤이었어. 그래서, 절대 방해하는 게 아냐."



"그러면 당연히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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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는 여지껏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운전 감독관을 차에서 기다리면서 초조해하고 있었다. 필기시험 때는 아무리 어렵게 꼬아도 쉽게 통과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운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생일이 오기전에 20시간의 운전실습을 받아서, 될 수 있는 한 빠르게 면허를 따는 게 엘사의 현재 목표였다.



기다리고 있자니 50대의 여자 감독관이 차에 조수석에 들어왔다. "좋은 날씨군요, 미스(Mrs). 전 고델이고, 그냥 제 지시에만 따르면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



감독관은 전혀 친절하지 않았고, 운전실습에 관한 것 외에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시간동안 엘사는 다른 차나 벽에 들이박지는 않았지만, 기어를 올리고 내리는 건 여전히 힘들었다. 고델은 그걸 보고 한다는 말이, 고작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는 것 뿐이었다.



엘사는 어느새 자신의 집 안에 차를 주차한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자, 감독관이 대신 운전석에 앉았다. "첫 번째 실습 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군요. 다음주에 뵙죠."



하... 참 친절한 축하방식이네.



엘사가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6시30분이었고, 나가기까지 한 시간 반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부모님께 운전실습이 잘 끝났다고 말을 하고, 위층에서 가서 적당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욕실에 있는 여동생에게 달려갔다.



"안녕, 언니! 혹시 내 화장 도와줄 수 있어?" 안나는 날씬한 허리가 강조된 초록색 퍼프 스커트(puff skirt)와 검은색 땡땡이 무늬의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엘사는 서둘러서 안나의 얼굴에 시선을 돌렸다.



"당연하지, 어떻게 해줄까?"



"그냥 주근깨만 안 보였으면 좋겠어." 너 제정신이니?



"뭐!? 아냐, 그러지 마. 네 주근깨가 얼마나 귀여운데!" 맙소사, 입밖으로 내지 마렴, 엘사. "그냥 밝은색 립스틱에 마스카라를 하면 충분히 예쁠 것 같아."



안나는 얼굴이 빨개진 채 입을 열었다. "고마워."



둘이 준비를 마친후 피자집으로 가자, 이미 올라프가 기다리고 있었다.



"올라프, 안나 기억하지? 내 여동생이야. 8월에 우리집에 왔을 때 만났잖아."



그는 미소를 지으며 빠르게 답했다. "당연하지! 내가 어떻게 잊겠어?" 혹시 내 여동생한테 작업 걸려는 거야? 어떻게 감히! 엘사가 얼어붙을듯한 눈으로 쳐다보자 올라프가 크게 움찔했다. "내 말은... 그 날 엄청 재밌게 수영하고 놀았단 거지. 그것 뿐이야." 당연히 그래야지. 엘사는 지금 당장이라도 안나를 끌어 안아서 아무도 여동생을 보지 못 하게 막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플린과 라푼젤이 도착한 건 이 어색한 분위기가 다 사리지기도 전이었다. 



"플린, 라푼젤. 이쪽은 안나야, 내 여동생." 플린은 살짝 미소지으며 손을 흔들었고, 라푼젤은 안나를 안아주었다.



"안나! 드디어 만나게 됐네! 엘사가 항상 네 이야기만 했거든. 얘 말로는 네가 엄청 예쁘다던데, 실제로 보니까 거짓말이 아니었네!" 무슨 소리 하는거야, 라푼젤! 맙소사, 라푼젤한테 안나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었어! 엘사는 다시 한 번 얼어붙을듯한 눈초리로 라푼젤을 쏘아보았지만, 올라프와는 다르게 라푼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안나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웅얼거렸다. "어.. 음... 고마워. 난... 언니가 내 이야기를 했을 줄은 몰랐어..."



"맙소사, 당연히 이야기를 했지! 좋아, 일단 앉아서 뭐라도 주문하자." 일행은 적당한 테이블로 갔고, 엘사는 여동생의 바로 옆에 앉았다. 올라프의 옆에 앉힐 수는 없지. 플린은 엘사의 반대편에, 라푼젤은 안나의 반대편에 앉았다.



두 남자애는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영화와 코믹스가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토론했다. 한편 안나는 라푼젤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넌 몇 살이니, 뭘 좋아하니, 엘사 말대로 진짜 그림에 재능이 있니 등.



"제발, 안나 좀 그만 좀 괴롭혀, 라푼젤!" 엘사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말 걸지마! 지금 너랑 이야기 하는 거 아니거든?" 라푼젤은 엘사에게 틱틱거린 후, 다시 안나에게로 몸을 돌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엔 뭘 하고 싶어?"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어. 애니메이션을 쪽에서 일해보고 싶거든." 엘사는 자신이 안나의 꿈도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종업원이 다가와서 주문을 받았다.



"언니, 나랑 나눠먹을래?" 둘은 부모님이랑 외식을 할 때는 종종 그러곤 했다.



"사실 내가 지금 많이 배가 고파서 말야. 그냥 하나씩 주문해서 나눠 먹자. 그러면 두 가지 메뉴를 즐길 수 있잖아?"



안나는 미소지으면서 대답했다. "좋아! 그러면 제일 좋아하는 그걸로 시키자! 이탈리안 피자(pugliese) 피자랑 페페로니 피자!"



"플린, 우리도 나눠먹을까?" 라푼젤이 물었다.



"음... 난 4가지 치즈 토핑을 한 피자를 시킬건데, 넌 싫어하지 않아?"



라푼젤은 실망하면서 따로 주문을 한 후, 다시 한 번 안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시작했다. 엘사가 보기에, 안나는 너무나 쉽게 라푼젤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러는 안나의 모습은... 엘사가 알고 있던 여동생의 모습과는 미묘하게 달라보였다. 좀 더 어른스럽다고 해야 할까?



이 다섯 명은 빠르게 음식을 먹었고, 엘사는 그러던 중에도 안나의 볼에 토마토 소스가 묻어있다고 말해주었다. 여동생은 냅킨으로 닦으려고 몇 번 시도를 했지만 잘 지워지진 않았고, 엘사는 지금 당장이라도 대신 냅킨을 잡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무슨 순정 만화도 아니고! 그리고 라푼젤이 바로 앞에 있잖아. 만약 그랬다간 앞으로 몇 달은 놀려댈거야. 그래서 엘사는 어쩔 수 없이 안나가 얼굴을 깨끗이 훔치는 동안 아무 말 없이 발만 꼼지락 거렸고, 그 동안에도 라푼젤은 엘사가 언제 움직일지 기대하며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좋아, 숙녀분들. 이젠 영화표를 사러 갈 시간이야. 광고랑 예고편을 보고싶다면 말이지." 플린이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라프랑 같이 먼저 가서 우리 티켓까지 사 줄 수 있어? 좀 있다가 갈게." 라푼젤이 말을 받았다.



"당연하지, 나중에 봐." 플린은 여자친구에게 키스 한 후 발걸음을 옮겼고, 이제는 여자들만이 남았다.



"그래서, 안나! 남자애들하고는 어떻게 지내? 진심으로 말하는 건데, 너 좋다는 남자들이 한둘은 아닐 것 같은데?"



엘사는 다시 한 번 눈앞의 여자를 쏘아보았다.



안나는 부끄러워하면서 속삭였다. "아냐, 그렇지는... 난 지금 싱글이거든."



"어... 음... 그럼 여자애들은 어때? 우리중에서도 최소한 한 명은 스트레잇이 아니잖아?" 라푼젤이 엘사에게 윙크를 하자, 엘사는 그녀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걸로 대답을 했다.



"난... 잘 모르겠어. 별로 여자애들이 싫다는 건 아냐. 때때로는 남자애들은 엄청 바보같아지잖아? 여자애들이랑 사귀면 훨씬 편할 것 같긴 해."



엘사는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고, 라푼젤을 그걸 보며 깔깔대며 웃었다.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럼 슬슬 가자, 남자애들을 너무 기다리게 해선 안 되잖아?"



피자집을 나가면서 엘사는 여동생의 여동생의 몫도 계산하려고 했고, 안나는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엘사는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여자애들이 상영관에 들어가자마자 안나는 언니와 라푼젤 사이에 앉았다. 그리고 광고와 트레일러가 끝나는 순간까지 수다를 떨었다.



영화는 엘사가 생각했던 것 만큼이나 멍청했다. 영화는 끔찍할 정도의 펀치라인(유머)으로 가득 차 있었고, 플롯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었고, 긴장할만한 순간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충분히 즐거워하는 듯 보였다. 뭐,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법이지.



영화가 시작하고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안나는 언니의 어깨에 머리를 얹었다. 물론 여동생과 영화를 볼 때는 항상 이러긴 했지만, 영화관 안에서, 심지어 친구들 옆에서 이러는 건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그리고 엘사는 라푼젤이 절대 이걸 놓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악역이 마침대 패배하고 크레딧이 내려가기 시작하자 엘사는 벗어뒀던 외투를 들고 나갈 준비를 했지만, 플린은 앉아서 쿠키영상을 보자며 엘사를 앉게 했다.



쿠키 영상까지 끝나고 친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엘사는 드디어 굳은 몸을 풀면서 영화에 대해 불평하기 시작했다. 플롯에 구멍이 너무 크다느니, 뭐 그런 것 들을.



"제발, 엘사! 우리 기분까지 망치지 말아줄래? 우린 정말 재밌게 봤으니까 말야." 그렇게 말하는 올라프는 씨익 웃고 있었다.



안나도 키득대며 말했다. "언닌 항상 이런다니까? 이젠 나도 익숙해져서, 언니가 저렇게 말해도 아무렇지도 않아."



"애초에 마블 영화는 플롯 때문에 보는 게 아니잖아? 그치 플린?" 다른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매가 집에 도착하자, 안나는 언니에게 불러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정말 멋진 밤이었어, 언니! 라푼젤도 정말 친절했고." 라푼젤? 그렇고 말고. 조만간 죽여버릴거야.



"괜찮아, 나도 정말 즐거웠어. 아, 영화만 빼고 말야." 엘사는 여동생에게 굿나잇 키스를 한 후, 방으로 돌아가 베스트 프렌드에게 전화를 했다.



"안녕, 엘사! 정말 멋진 밤이었어, 안 그래?"



"라푼젤... 대체 뭐하는 짓거리야!?" 엘사는 목소리를 너무 키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너무 그러지 마, 오늘 알게 된 게 많단 말야. 첫째로, 네 여동생은 네가 나한테 말한 것 만큼 순진하진 않다는 거."



"뭐? 어째서?"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눈치 채지 못 했어? 걔는 너랑 단 둘이 있을 때와는 다르게 행동했잖아? 걘 너랑 둘만 있을 때는 훨씬 애처럼 행동한댔잖아."



"그건... 맞아. 나도 그렇게 느껴지더라."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아마 걔는 자기가 그렇게 행동하면, 네가 절대 부탁을 거절하지 못 할 거란걸 안다는 거야! 아마 걔도 반쯤 무의식중에알고 있을거야. 네가 귀엽고, 순수하고, 애교 많은 여동생을 사랑한다는 걸 말야."



"정신차려, 라푼젤. 그건 너무 비약이 심한 것 같아. 내가 너보다 안나를 훨씬 잘 알아."



"잘도 그러시겠지. 너도 알잖아? 너랑 안나는, 다른 자매들이랑은 많이 다르단 걸. 적어도, 너희랑 비슷한 나이의 자매들이랑은 말야. 손을 잡거나, 뺨을 붉히면서 끌어안는 다거나 하는 거 말야. 아니면 영화관에서 상대편 어깨에 머리를 얹는다던가 하는 거! 나도 아직 플린한테 그렇게 못 했는데!!!"



"나랑 안나 쳐다보느라 참 바쁘기도 하셨네."



"그리고, 네가 나한테 말해준 걸 생각해 봐. 같이 자는 거랑, 끌어 안는 거랑, 그리고 키스까지? 심지어 걘 너를 이름으로 부르는 게 아니라, 항상 언니(sis)라고 부른다고?"



"맞아, 그게 어쨌다는 거야? 너한테 말한대로, 내가 안나를 그런 식으로 좋아하는데 뭘 어쩌란 거야?" 대화가 이어질수록 엘사는 점점 초조해졌다. 이건 라푼젤이 참견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난 안나와의 관계를 무엇 하나 버리고 싶지 않아. 겨우 나이를 좀 더 먹었다는 이유로 이걸 포기하라고? 그럴 순 없어.



"음... 문제는 말야, 그러고 있는 당사자가 너 하나가 아니란 거야. '안나는 너무 어려서 잘 모른다' 같은 소리는 집어치워. 너희가 하는게 자매로서는 해선 안 될 짓이란 걸 충분히 잘 알 만큼 걔도 어른이야."



"잠깐만. 난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지쳤어, 알겠지? 월요일에 이야기 하자. 어쨌건 오늘 저녁에 불러준 건 고마워, 정말 재밌었어."



"잘 자, 엘사. 그리고 공주님한테 말해줘. 우린 언제라도 널 환영한다고."



엘사는 침대로 향한 후 편한 자세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라푼젤의 말이 사실일까? 우리가 하는 행동이 사실은 잘못 됐다는 걸, 안나도 알고 있을까? 우리가 하는 친밀한 스킨십을 포기 하기 싫은 것 때문에, 안나가 일부러 어린애처럼 행동하고 있는 걸까? 실제로 엘사 자신도 이 스킨십을 포기하기 싫었다.



몇 분 후, 엘사는 멈추지 않는 생각에 지쳐서 잠을 자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머리속에는 답이 나오지 않는 의문과 공포, 걱정들로 가득 차 있었다. 눈을 감은 그녀가 볼 수 있는 건 오직, 매력적인 그린 퍼프 스커트를 입은 자신의 소중한 공주님 뿐이었다. 물론 이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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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권에서는 상대를 부를 때 어지간하면 이름이나 별명으로 불러요.

언니(sis)라고 부를 때는 애칭 비슷한 느낌으로 가끔 한 번씩만 부르는데, 이 픽에서처럼 항상 언니라고 부르는 건 상당히 특이한 경우.

제 번역으로는 이 느낌을 도저히 전달 할 수가 없네요, 미안해요!!




아, 그리고 이 픽의 엘사는 상당히 입이 거친 편.


라푼젤이랑 문자할 때 '뭐하는 짓이야!' 로 번역한 부분도 사실은 왓더퍽(WTF).

독백을 할 때도 Damn 을 자주 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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