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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nly One Year, Chapter 17

토익520점(110.46) 2020.08.22 00:23:19
조회 499 추천 30 댓글 17
														

원문: https://www.fanfiction.net/s/11934753/17/Only-One-Year



17. Birthday Party





안나는 언니와 점심을 먹기 위해 서둘러 학교를 나서고있었다. 물론 이번에도 친구들은 누구랑 점심을 먹으러 가는거냐고 물었고, 안나는 대답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안나가 술집(pub, 술도 팔지만 음식도 팜)에 들어가서 2인용 테이블에 앉아서 기다리자 몇 분 후 언니가 도착했다. 안나는 언니를 힘껏 끌어안은 후, 주문을 하면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수학 시험은 잘 치고 있니?" 엘사는 언제나처럼 여동생의 성적을 물었다.



안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꽤 잘 친 것 같아. 오전수업 때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 안나는 아직도, 쉬는 시간마다 미술실에 가서 자신의 그림들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언니에게 말하지 않았다. 사실 두 소녀가 키스하는 그림을 보여줄 때는 부끄러웠지만, 미술 교사는 그걸 보고도 눈도 깜짝 하지 않았다. 흠, 어쩌면 교사의 덕목 중에는 이해심과 배려가 있는지도 모르겠어.



"혹시 너한테 치근덕거리는 남자애라도 있니?"



"전혀. 적어도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 까지는 아무랑도 안 사귈 것 같아. 학교에 있는 남자애들이라곤 꼬맹이나 멍청이들 뿐이거든." 언니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리는 걸 보자 안나는 생각에 빠졌다. 뭐, 어쩔 수 없나? 바로 얼마전에 내 남자친구를 날려버려야 했으니까 말야.



"언니는 어때? 혹시 괜찮은 여자라도 만났어?"



"음, 사실 금요일날 데이트를 하기로 했어." 안나는 놀라서 숨이 막혔다. 말도 안돼, 대체 누가!



"어....?"



"음... 혹시 에스메랄다 기억하니? 내가 클럽에서 만났다고 한 여자애 말야."



또 그 년(bitch)이야? "그래서, 드디어 그 여자한테 전화한 거야?"



"그렇진 않아. 라푼젤이, 걔가 공연하는 바에 날 끌고갔거든." 젠장, 섹시한데다가 음악까지 한다고? "그런데 걔가 날 알아보더라구. 그리고 나한테 와서 내 번호를 가져가다니, 며칠 후에 전화하더라."



"왜 데이트를 하기로 한거야?"



"걔가 너무... 고집이 셌거든."



당연히 그러시겠지! "어... 그래도 싫다고 말할 수 있지 않았어? 너한테는 관심없다고 말해줄 수 있었잖아."



"사실 관심이 마냥 없는 것도 아니었거든... 내 친구들 모두도 나한테, 일단 사귀어보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사귄다고 해서 손해볼 거 있어?' 라면서 말야. 안 그렇니?"



"있거든! 예를 들어서 언니의 저녁시간! 우리가 같이 밖에 놀러다닐 수도 있었잖아! 난 그 여자가 마음에 안 들어. 언니 말을 들으면... 너무 무례해 보이잖아."



엘사는 곱게 키득거렸다. "안나, 그러지 마! 그렇게 나쁜 애는 아냐."



"어쩌면 연쇄 살인마일지도 몰라.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잖아!"



"맞아, 사실 걔에 대해선 거의 몰라. 그냥 금요일날 집앞으로 날 데리러 온다더라."



"아-하(Uh-huh)... 그거 의심스럽지 않아? 언니를 어디로 데려갈 지 아무도 모르는데? 언니가 그 여자에 대해서 뭘 알고 있어?"



엘사는 잠시동안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음... 밴드를 하는 거?"



"그것 뿐이야?"



엘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응, 그것 뿐이네."



"어디 사는데? 나이는 몇 살이야? 학생이야? 성인이라면 직업은 있대? 좋아하는 건? 풀네임은 알아?"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



"진심이야?! 언닌 걔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잖아!"



"침착해, 안나. 걱정하지 마렴, 걔는 좋은 사람으로 보였어. 나 안 죽었다고 한 시간마다 문자라도 보내줄까? " 엘사는 웃으면서 대답했지만, 안나는 도저히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



언니는 그 여자의 겉모습에 속고있어! 안나는 끙끙 앓았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내가 언니의 데이트를 방해해서는 안 되겠지... 하지만 안나는 언니가 데이트를 한다는 사실도, 데이트하는 상대도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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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는 데이트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해서 몸이 떨릴 정도였다. 그녀는 여지껏 한 번도 데이트를 한 적이 없었고, 데이트를 해보고 싶을 정도로 누군가에게 끌린 적 역시 한 번도 없었다. 지금도 역시 에스메랄다에게 별 다른 감정이 없는데도 데이트를 한다는 것에, 엘사는 죄책감을 느낄 정도였다. 엘사는 한숨을 쉬고 거울을 들여다 봤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자 에스메랄다에게 문자를 보내서 드레스코드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하지만, 불행히도 대답이라고 날아온 건 뭘 입건 상관 없어. 그냥 섹시한 란제리만 입어주면 돼 :) 같은 헛소리여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 얘는 자신감이 과할 정도로 넘치는 것 같아.



엘사는 여동생에게 옷차림에 대해 조언을 구했지만, 여동생은 그냥 평소에 입는 거면 된다고 말했다. 오늘 안나 기분이 별로 안 좋은가봐... 라푼젤은 그날 바에 갈 때 입었던 옷이면 된다고 했지만, 엘사는 그 옷이 불편했다. 그래서 결국 엘사가 마지막으로 고른 건 타이트한 블랙 트라우저와 밝은 민소매 탱크탑이었다. 물론 추위를 막기 위해 가디건을 입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엘사가 화장을 하거나 머리를 손질하느라 얼마나 부산을 떠는지, 이제는 부모님이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오늘은 어디 나가는 거니?"



"밥 먹으러요."



"누구랑?"



"새 친구랑요."



"둘이서?"



"네."



"왜?"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데이트 하려구요. 이제 만족해요?"



"학교에서 만난 남자애니?"



조깅을 시작한 날 아버지에게 커밍아웃 한 이후로 엘사는 계속 어머니에게 말하고 싶어했지만, 적당한 기회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니 데이트 약속시간까지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뭐, 에스메랄다가 늦지 않는다면 말야. 걔라면 늦어도 이상하진 않을 것 같아.



"아뇨, 학교에서 만난 게 아니라 바에서 만났어요." 클럽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



어머니는 놀라서 숨을 들이삼켰고, 아버지는 그걸 보고 껄껄 웃었다. "어머나, 그거 참 듣고 안심되는 소리구나. 괜찮겠니?"



"미안해요, 엄마. 진작 말해야했는데... 좀 더 제대로요. 근데 지금은 너무 긴장해서 안 되겠어요."



그 때 핸드폰이 울렸다.



20:50 아직 약속시간이 멀었긴 했지만... 그래도, 준비가 다 끝났으면 나오지 않을래? 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지금...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집 밖에 왔다고 하네요. 자세한 건 아빠한테 물어주세요, 내일 이야기 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부모님을 등진채 서둘러 집 밖으로 나오자, 자그마한 자동차 앞에 에스메랄다가 기다리고 있었다. 에스메랄다가 가슴이 파인 옷이 아닌, 평범한 민소매 탱크탑에 무릎까지 오는 스커트를 입은 걸 보자 엘사는 놀랐다. 이렇게 평범하게 옷을 입기도 했어? 흑발의 소녀는 엘사의 어깨를 끌어안고 양쪽 뺨에 키스를 했다.



"안녕, 엘사. 준비 됐니?"



"응, 방금 엄마한테 여자애랑 데이트 한다고 말하고 온 참이야."



"아, 처음으로 말 하거야?"



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런 날 실망시켜선 안 되겠네! 어서 가자." 엘사가 조수석에 몸을 싣자 에스메랄다는 반대쪽 운전석으로 돌아갔다. 엘사는 그제서야 자기 데이트 상대가 백리스 탑(등쪽이 훤히 빈 탱크탑)을 입고 있고, 심지어 브래지어도 안 했다는 걸 알고 볼이 빨개졌다. 그리고 에스메랄다는 차에 시동을 걸고 마을 밖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기분이 이상해.



"그래서,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거야?"



"우리 집으로. 너만 괜찮다면 말야. 내 생각에는, 내 요리솜씨로 널 반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거든." 에스메랄다는 윙크를 하며 말했다. "너무 걱정 마. 이상한 짓은 안 할테니까."



"아, 알았어." 침착하자, 엘사. 이런 애가 연쇄 살인마일 리가 없잖아? 안나는 그냥 장난으로 말한거야.



"혹시 우리집에 가는게 껄끄러우면, 그냥 레스토랑으로 갈까?"



"아냐, 아냐. 괜찮아."



자동차는 어느새 마을변두리의 건물 앞에 도착했고, 에스메랄다는 그 앞에 주차시킨 후 차에서 내렸다. 적어도 반쯤 허물어진 폐가는 아니니까 다행이네.



차에서 내린 둘은 에스메랄다의 아파트로 들어갔고, 엘사는 먼저 주변을 조심스레 둘러보았다. 거실은 화려한 색으로 꾸며져 있었고, 어째선진 몰라도 에스메랄다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뭐, 거의 아무것도 모르긴 해도 말이지.) 아파트 전체에선 꽃향기가 떠돌았고,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아늑했다. 다행이야, 아무리 봐도 연쇄 살인마는 아닌 것 같아.



에스메랄다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아파트를 들어갔고, 엘사는 그녀를 따라 신발을 벗었지만 양말까지 벗지는 않았다.



"요리 할 때 도와줄까?"



"응, 그게 더 좋을 것 같네. 이쪽이야."



둘은 부엌으로 간 후 요리를 하면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엘사는 이게 데이트 치고는 꽤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그래서 말야, 아까 그 집 정말 멋지던데? 혹시 부모님 집이야?"



"응, 맞아." 엘사는, 자기 데이트 상대가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는데도, 아직도 부모님에게 얹혀 사는 자신이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난... 사실, 아직 17살이야.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



"아, 생각보다 더 어리네."



"혹시 싫어졌니?"



"전혀 아니지! 생일은 언제야?"



"3주 후야. 그래서, 지금도 거의 어른이나 다름없어."



"혹시 지금, '나랑 섹스 하고싶으면 3주일만 기다리렴'이라고 말하는 거야?" 에스메랄다는 엘사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히죽였다. "아, 그냥 농담한 거야." 엘사의 얼굴이 펴졌다가, "사실 난 법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거든." 자신에게 윙크를 하는 에스메랄다를 보고 다시 굳었다.



"넌 어떤데? 몇 살이야?"



"22살. 너랑 별로 차이도 안 나." 적어도 나랑 안나보다는 더 차이가 나는데 말야. 아냐, 안나 생각은 하지 말자.



"지금 일 하고 있는거야?"



"응, 난 전문 댄서거든, 댄스 강사로도 일하고있고. 그리고 너도 봤듯이 밴드도 하고 있긴 한데, 사실 그쪽은 별로 돈벌이는 안돼. 넌 고등학교 졸업한 다음에 뭘 하고 싶어?"



"과학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어떤 분야인지는 대학교를 가서 정하고싶고."



"와, 섹시한데다가 똑똑하기까지."



에스메랄다는 요리를 잠시 멈춘 후, 화이트 와인을 가져왔다. 엘사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지만, 와인 한두 잔 정도는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에스메랄다가 와인을 붓는 와중에도, 엘사는 그녀의 등에서 시선을 떼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엘사의 머리속에는, 새해 이브날 눈앞에서 옷을 벗어내리던 안나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안나 생각은 하지 마라니까! 데이트를 망쳐버리고 싶어서 환장한거야?! 그녀의 등골은, 그 뜨거운 여름날 봤던 여동생의 등골처럼 예쁘게 파여져있었다.



둘은 요리를 하면서 서로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그 후 음식을 들고 거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탁자에 마주보고 앉아, 와인을 곁들여서 첫 번째 코스를 먹었다.



"정말 맛있어, 에스메랄다. 난 요리를 잘 못 하는데, 넌 정말 능숙한 것 같아."



"고마워." 에스메랄다가 미소를 지었고, 엘사의 눈에는 그 미소가 아까보다도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음... 주근깨가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엘사는 자신이 생각하던 것 이상으로 이 저녁시간을 즐기고있었다. 음식은 맛있었고, 에스메랄다는 친절하고 유쾌했고(게다가 예쁘기까지 하잖아?), 둘은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시계를 보니 이제 잘 시간이 가까워졌고, 에스메랄다는 엘사의 허리에 팔을 감고 가까이 끌어당겼다. 엘사의 눈에는, 자신의 입술에 시선을 고정한 에스메랄다가 보였다.



엘사는 두려웠다. 엘사는 에스메랄다에게 키스하고 싶었고, 실제로도 끌리고 있었지만, 이전과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지는 않았다. 제발 안나에 대해선 생각하지 마. 이 상황을 망치지 마. 에스메랄다는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춰왔다. 아까 마신 와인 덕분인지, 아니면 계속 안나를 멀리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인지, 이번에 키스를 할 때는 안나에 대해서 떠올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



키스는 가볍고 부드럽게 시작되었지만, 잠시 후 더 성적인 느낌으로 변해갔다. 둘의 혀가 얽히자 엘사는 파트너의 목에 양팔을 걸치고 끌어당겼고, 에스메랄다의 목에서 나오는 신음소리를 즐기기까지 했다. 이어지는 키스에 호흡이 모자라서 잠시 후 떨어져야했지만, 몇 초도 되지 않아 다시 한 번, 아까보다 더 열정적으로 키스하기까지 했다. 그러고 있을 때 에스메랄다는 자기의 키스 파트너를 소파 위로 이끌었고, 어느새 엘사의 위에 올라타있었다.



엘사의 손가락이 상대방의 벌거벗은 등을 어루만지면서, 아까부터 눈을 뗄 수 없었떤 등골선을 따라 흘러내려갔다. 에스메랄다의 손 역시 엘사의 가슴을 향해 위험할 정도로 다가오고 있었고, 엘사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잇었다.



"에스... 에스메랄다. 잠깐만, 잠깐만 쉬자. 응?" 엘사는 숨을 몰아쉬었지만, 여전히 상대방의 맨등에서 손을 떼지는 못 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너한테 끌리고 있어. 그래도 이건 너무 빠른 것 같아... 기다려 줄 수 있겠어?"



에스메랄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미안해, 이런 짓은 안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말야. 집에 데려다줄게." 그녀는 엘사에게 한 번 더 부드럽게 키스한 후 자리에서 일어섰고, 엘사도 아쉬워하면서 끌어안고 있던 양팔을 풀었다.



둘은 아무런 대화도 없이 차를 타고 가고있었고, 엘사는 여전히 정신이 혼미했다.



마침내 차가 엘사의 집앞에 도착하자, 두 소녀는 같이 내렸다. 에스메랄다는 엘사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 또 함께 보낼 수 있을까?"



"응, 나도 정말 좋았어." 거짓말이 아니었다. 엘사는 정말로 그 시간이 즐거웠다.



"키스해도 될까?"



"지금까지 묻고 키스한 적 있었어?" 엘사가 짓궃게 미소지으며 대답하자, 에스메랄다는 부드럽게, 하지만 길게 키스했다. 엘사의 손도 자신이 좋아하는 곳(매력적인 등골)을 향해 흘러내려갔다. 맙소사, 나 지금 우리집 앞에서 다른 여자애랑 애무하고 있는거야? 여전히 집에는 불이 켜져있잖아? 부모님이나 안나가 이걸 볼 수도 있다고!



엘사는 서둘러 키스를 멈추고 말했다. "그럼, 며칠 후에 봐."



"기대하고 있을게." 에스메랄다는 윙크한 후 자동차로 돌아가서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엘사가 집으로 걸어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창문밖을 바라보며 소파에 앉아있던 안나가 달려왔고, 부모님도 엘사에게 고개를 돌렸다.



"언니, 데이트는 어땠어?"



"좋았어." 물론 엘사는, 안나에게 말하는 건 상관없었지만, 부모님에게 말하는건 여전히 껄끄러웠다.



"혹시... 또 만날 거니?"



"네, 엄마. 갑자기 그렇게 폭탄선언을 하고떠나서 미안해요. 좀 더 말하기 괜찮을 때가 있었을 건데 말이예요."



"괜찮단다. 왜 더 일찍 말해주지 않았니? 심지어 아빠도 알고 있었는데 말이야. 나도 네 아빠만큼 널 도와줄 수 있을텐데 말이야."



"응, 고마워요. 엄마도 아빠도 받아들여줘서 정말 기뻐요."



"당연하지, 얘야! 네 행복이 우리의 행복인걸? 네가 누구랑 함께하건 말이다." 아, 이렇게 배려심이 넘치실 줄이야. 그러면 여동생이랑 사귀어도 되겠네요?



"방으로 돌아가봐야 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엘사는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가서 핸드폰을 확인했다. 라푼젤에게서 온 문자가 다섯 개, 에스메랄다에게서 온 게 하나.



엘사는 가장 나중에온 문자부터 읽었다. 23:40 굿나잇! 내 꿈 꾸길 바래!" ;)



엘사는 문장을 쓴 다음 몇 초간 고민했다. 나도 똑같이 애교를 부려야 할까? 아니면 그냥 잘 자라고 하면 될까? 23:45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어. 굿나잇.



그렇게 송신한 다음 라푼젤에게서 온 문자를 확인했다.



20:00 그래서, 어떻게 되고 있어?



20:10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거냐니까?



21:00 저 살아있는 거 맞지?



22:00 대답이 없는 걸 보니까 뜨거운 밤이라도 보내고 있나봐?



23:00 혹시 걔 집에서 자는 거야?



그렇게 메세지를 읽고 있을 때 다시 한번 에스메랄다에게서 문자가 왔다.



23:49 집에 도착하면 선물을 하나 보낼게 :)



엘사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서 어깨를 으쓱하곤 라푼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 라푼젤. 혹시 자고 있었어?"



"아니, 괜찮아. 그래서 어땠어?" 라푼젤은 무척이나 흥분한 목소리였다.



"정말 좋았어. 아마 또 데이트 할 것 같아."



"하, 제발!! 좀 더 자세히 말해줘!"



그래서 엘사는 모든 일을 설명해주었다. 에스메랄다의 집, 요리,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친절한 애였다는 것, 키스를 하던 중에 너무 진도를 많이 나갈 것 같아서 멈춰야 했던 것 등을.



"그래도... 여전히 마음이 편하질 않아.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걔한테 끌리고 있는 건 맞지만... 난 그녀를 사랑하진 않잖아."



"당연히 그렇겠지! 이건 그냥 첫 번째 데이트잖아? 애초에 넌 걔를 본 것까지 포함해도 겨우 세 번 뿐이잖아."



"맞아... 그래도 말야, 내가 걔를 사랑하지 않는데도 키스나 그런 걸 해도 되는 걸까? 난... 도저히 걔를 사랑하게 될 것 같지 않아." 또 다시, 엘사의 머리속에는 안나에 대한 절대 사라질 수 없는 욕망이 떠돌아다녔다.



라푼젤은 핸드폰 너머에서 한숨을 쉬었다. "그냥... 즐기기라도 해 봐. 편한 마음으로 시험이라도 해보라구. 어쩌면 그러는 동안에 해결될 수도 있잖아?"



"잘 모르겠어... 잠시만, 또 문자가 왔네." 확인해보니 또 에스메랄다에게서 문자가 왔었다.



00:03 이러면 '굿나잇'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 문자에, 검은색 레이스가 달린 탕가(tanga, 엄청 작은 삼각팬티)만 입고있는 에스메랄다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네가 이걸 좋아하던 것 같더라구 :) 참고로 말하자면, 난 오늘 이 팬티랑 속옷 하나만 더 입고 잘거야.



엘사가 신음을 흘렸다. "라푼젤... 물론 에스메랄다가 나한테 엄청 자신감 넘치게 들이미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말야... 대체 겨우 한 번 데이트를 한 상대에게 거의 다 벗은 누드 사진을 보내는 사람이 어딨어?"



핸드폰 건너편에서는 웃음소리만 들려왔다. "아마 걘 자기 몸에 엄청 자부심이 있나봐."



"후... 그러시겠지."



"너도 사진을 보내는 건 어때?"



"너 제정신이야!?"



"하하, 그냥 농담 한 거야. 그것보다 언제 다시 만나기로 했어?"



"모르겠어, 그냥 서로 전화하기로 했으니까 자연스레 정해지겠지. 그것보다, 내가 걜 사랑하지도 않는데 데이트 하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되진 않아? 아까 말해듯이, 걘 친절하고 유쾌하고 섹시하지만... 난 오직 안나를 잊기 위해서 걔랑 사귀려고 하는 거잖아."



"무슨 말인지 알고 있어. 정 껄끄러우면 걔한테 말해봐, 아 물론 여동생한테라는 건 빼고. 그러면 걔가 지금 관계를 그만두건, 아니면 경고를 듣고도 이어가건 정할 수 있잖아?"



"그래야 겠어." 사실 벌써 말했지만... "고마워, 라푼젤. 잘 자."



에사는 옷을 갈아입고 불은 끈 후, 다시 한번 부끄러워하면서도 아까 받은 사진을 바라보다가 침대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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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엘사는, 어젯밤 꿈에 나온 사람이 여동생이 아니란 것에 대해 즐거워했다. 성공했어!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게 진짜 효과가 있었나봐! 물론 엘사는 이게 좋은 행동이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엘사는 이미 몇 번이나 말해왔었고 에스메랄다는 그때마다 괜찮다고 말했었다.



안나가 아침에 자신을 만나러 왔고, 엘사는 어젯밤 데이트에 관해서 들려주었다. 물론 서로 애무한 부분을 말할 때는 살짝 껄끄러웠고, 자기 전에 받았던 사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안나는 뭔가 수상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다음 3주일이 빠르게 지나갔다. 엘사는 에스메랄다와 몇 번의 데이트를 했고, 솔직히 말해 데이트보다는 애무 시간이라고 불러야 될 정도의 시간을 보낼 정도였지만 엘사는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어떤 날은 학교에 찾아와서 엘사를 태우곤 근처를 놀러가거나 차안에서 보내기도 했고, 어떤 날은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지만 엘사는 항상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서 잤다.



둘이 키스를 하거나 애무를 할 때, 선을 넘었다 싶었을 때는 항상 엘사가 멈춰달라고 말하면서 속도를 늦추자고했다. 키스 파트너(더 적당한 호칭은 없을 것 같네)는 언제나 엘사의 말을 존중해줬지만, 그 눈속에는 꺼지지 않는 열망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심지어 엘사는 자기 핸드폰 속에 아찔한 사진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정도였다.



에스메랄다집의 소파에서 둘이서 애무를 하다가 호흡을 고르기 위해 키스를 멈췄을 때, 엘사가 자신의 생일파티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서 말인데... 친한 친구들을 불러서 생일파티를 열거야. 너도 와줄래?"



"글쎄,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겠지...?" 눈앞의 매력적인 여성이 자기 허벅지에 걸터앉아 목에 키스를 하자, 온 몸이 떨려왔다.



"혹시 오기 싫은거면..."



"가고 싶긴 한데 말야... 날 여자친구라고 소개할 수 있겠어?" 에스메랄다는 다시 한 번 키스했지만, 엘사의 머리속에는 진지한 의문이 솟아올랐다.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엘사의 여자친구는 방긋 미소지어주었고, 엘사를 집으로 데려다주기 전에 다시 한 번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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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화가 나있었다. 지금은 목요일 밤, 엘사의 18번째 생일파티까지 몇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부모님은 금요일날 떠나서 일요일날 돌아오기로 했고, 엘사는 그 덕분에 친구들을 불러서 집 전체를 써서 생일파티를 열 수 있었다. 안나는 부모님과 같이 일요일에 언니의 생일파티를 할 수 있었지만, 어차피 엘사의 친구 대부분과 친해지기도 했으니 내일 있을 생일파티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



물론 안나는 이렇게 되서 기뻤다. 자신이 열심히 준비한 선물을 줄 때 언니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보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을 정도다. 하지만 엘사의 한 마디가 안나의 기분을 바닥으로 내려꽂았다.



"내 생일파티에는 20명 가까이 올 것 같아. 그리고 내 여자친구도 온다고 했어." 여자친구? 진심이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



"와, 그러면 우리에게 소개해줄 수도 있겠구나." 진심이예요, 엄마? 겨우 3주동안 데이트를 했을 뿐이잖아요!



"어...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엘사에게 들은 말로 생각해 볼 때(물론 언니는 그 '여자 친구'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주진 않았지만 말야), 둘의 데이트는 고작해야 키스나 좀 한게 고작일 것이다.



"하긴, 지금까지 네가 사귀는 사람을 소개시켜 준 적이 없었지. 어떤 사람일지 기대되는구나." 아빠도 그러기예요? "네 여자친구 앞에서 부끄럽게 행동하진 않을테니 걱정말거라."



"별로 그렇게 신경쓸 필요는..." 맞아, 오히려 그 여자친구가 부끄러워 해야지. 부모님도 걜 보면 헤픈 년(slut)이란걸 바로 알 수 있을거야. 엘사가 잠깐 핸드폰을 들어서 문자를 읽으면서 뺨을 붉히는 걸 보고, 안나는 그 년이 부적절한 사진이라도 보냈을 거라고 확신했다. 안나는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언니의 핸드폰을 뺐으려고 했지만, 엘사는 순식간에 핸드폰을 주머니에 되돌렸다.



"엘사, 이건 어떠니? 일요일에도 걜 초대하는 거야. 그러면 우리도 걔를 만날 수 있잖니?"



진심이예요? 안나는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다. "일요일은 가족끼리 축하하는 날 아니었어요!?"



"그렇지, 맞아... 그래도 혹시 모르잖니? 그 애가 네 새언니가 될지 말야." 안나는 그 말을 듣고 몸을 크게 움찔했다. 벌써 그 여자가 싫어지는걸.



"그... 일단 물어볼게요. 어쩌면 점심 때 쯤 올 수 있을 거예요."



"그래, 그러렴." 안나의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적어도 그 여자가 없을 때 언니에게 선물을 전해줄 수는 있을 것 같아.



"그리고 같은 침대에서 자고 가서는 안 되는거 알지? 안나, 언니를 잘 감시하고 있어야 해. 알겠지?"



"당연하죠." 나만 믿어요.




-----------------------------




다음날 안나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부모님은 이미 떠났고, 엘사와 라푼젤이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셋은 가구를 옮겨서 작은 댄스 플로어를 만들었고, 테이블을 준비해서 바(bar) 구역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집안을 꾸미고 있자니 에스메랄다가 도착했다.



안나는 집안으로 돌아오는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 하, 다리랑 등을 훤히 드러내는 드레스를 입으셨겠다? 놀랍지도 않네. 하지만 안나는 그녀가 예쁘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곱슬거리는 기다란 흑발과 부드럽게 그을린 피부가 매력적이란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진짜 싫어. 에스메랄다는 곧바로 엘사에게 걸어와 뜨겁게 키스했다. 아까보다 더 싫어졌어!



"그래서, 라푼젤하고는 이미 아는 사이지? 이쪽은 안나야, 내 여동생." 그 사악한 마녀는 안나를 향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안녕, 안나! 만나서 정말 반가워."



"안녕." 안나는 그렇게만 말하고 다시 집안을 꾸미기 시작했다.



여덟시가 되자 다른 친구들도 집에 도착했고, 엘사가 자기 여자친구라며 에스메랄다를 소개 할 때마다 안나는 몸을 움찔했다. 파티중에, 안나는 음료수와 스낵을 사람들에게 건네주면서도 유심히 언니를 쳐다보고 있었다. 집안은 시끄러운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고, 집안의 불을 다 끈 채 스포트라이트만이 흐릿하게 빛나고 있었다.



안나는 에스메랄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에스메랄다. 섹시하고, 시끄럽고, 자신감이 넘치고, 언니에게 무례할 정도로 달라붙어. 댄스 플로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고, 에스메랄다 역시 뽐내는 것 마냥 그 사이에 끼어 있었다. 맞아, 그게 네 일이잖아? 계속 그렇게 춤이나 춰. 우리 앞에서 언니한테 달라붙어 있지 말고 말야.



파티의 하일라이트는 선물 개봉식이었다. 하지만 에스메랄다는 다시 한 번 뽐낼 기회를 얻은 것 같았다. 이번 파티를 주최한 사람중 한 명인 라푼젤이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모았다. "이제 곧 선물을 열거야, 그래도 먼저 에스메랄다가 여자친구에게 놀랄만한 선물을 준다고 하네!" 에스메랄다는 댄스 플로어 중앙에 의자를 하나 둔 후, 엘사에게 앉으라고 권했다. 안나는 이 상황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에스메랄다는 저속해 보이는 미니스커트와, 과할 정도로 짧은 탱크탑을 입은 채 엘사 주변에서 육감적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고, 근처의 몇몇 소년들은 휘파람을 불면서 응원을 할 정도였다. 어떻게 저렇게 부끄러움도 모르지? 진짜 끔찍하게 싫어(I fucking hate her). 춤은 너무나 오래 이어졌고, 움직임은 점점 선정적으로 변해서 이젠 거의 랩 댄스(lap dance)로 보일 정도였다. 안나가 고개를 돌리자, 이미 볼이 새빨개진 채 숨을 헐떡이며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는 엘사의 얼굴이 보였다. 춤이 마침내 끝날 때는, 안나를 제외한 모두가 손뼉을 치면서 환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에스메랄다는 엘사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고, 엘사가 얼굴을 찡그리는 걸 보자 안나의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그 후 마침내 엘사가 선물을 뜯기 시작했다. 10대들이 하는 짓이 항상 그렇듯, 대부분의 선물들은 장난으로 넣었거나 완벽하게 쓸모가 없는 것들었다. 하지만, 라푼젤은 엘사에게 연인들이 갈만한 스파 숙박권을 선물로 줬고, 올라프는 곧 차가 생길지도 모르는 엘사에게 자동차 오디오를 줬고, 플린은 책 모음집을 선물로 줬다.



선물을 뜯다가 섹스 토이(성인용품)가 나오자 주변의 친구들이 모두 웃었고, 엘사는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 "제발, 얘들아... 쓸모없는 건 넣지 마라고 했잖아!" 하지만 에스메랄다가 웃으면서, "걱정마, 친구들. 어쩌면 조만간 쓸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라고 하자, 두 자매를 제외한 모두가 깔깔대며 웃었다. 하지만 엘사는 다시 한 번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졌고, 안나는 화가 나서 미칠 정도였다. 정말로, 미쳐버릴 정도였다. 어떻게 엘사가 저런 애랑 사귀지? 쟤는 무례하고, 외설적이고, 언니와는 전혀 다르잖아! 그리고 언니랑 저 물건을 같이 쓸 거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마!



파티에 모인 축하객들이 술을 마시면서 밤이 깊어졌고, 그러고 있자니 안나는 자신의 숙적이 다가오는 걸 발견했다.



"안녕, 안나."



"안녕." 이젠 또 뭘 원하는 거야?



"그래서, 엘사한테 듣기론 네가 샤프롱(보호자)이라면서?" 에스메랄다는 깔깔대며 말했지만, 안나는 전혀 이 상황이 웃기지 않았다.



"응, 맞아."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내 생각엔, 엘사에게 완벽한 생일선물을 줘야할 것 같은데... 혹시 네 부모님한테 말해줄 수 있어? 난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야."



"안 돼, 그래도 내 방에서 자게 해줄수는 있어. 대신 내가 언니랑 잘 테니까."



"하... 그러지 마! 너무 싸가지 없이(brat) 굴지 마라구!"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이 창녀가(slut)!" 안나가 쏘아붙였다.



에스메랄다의 눈이 놀라서 둥그래졌다. "어... 너 지금 너무 취한 것 같네. 나중에 이야기 하자. 그냥 부모님한테만 비밀로 해주면 돼, 알겠지?"



"절대 그럴 순 없어. 만약 엘사가 그렇게 말한다면 들어줄지 몰라도, 네 명령을 들을 이유는 전혀 없어!" 언니, 부탁이니 제발 거절해 줘. 만약 언니가 나한테 부탁한다고 해도, 어떻게든 내가 마음을 돌려놓을거야. 어쨌건 언니는 내 말을 거절하지 못 하잖아? 넌 내 상대가 못 돼, 개년아.



안나는 씩씩거리면서 다른 곳으로 걸어가다가, 근처에 있던 라푼젤에게 말을 걸었다. "저 개년은 대체 뭐야? 대체 엘사는 왜 저런거랑 사귀는 거지?"



"에스메랄다?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라니?! 쟨.... 쟨 그냥 엘사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구! 좋아, 인정할게. 쟨 섹시하긴 하지만,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맨몸을 보여줄 정도잖아!"



"뭐? 절대 아냐, 에스메랄다는 좋은 애라니까. 물론 좀 화끈하긴 하지만... 그래도 친절하잖아?"



"친절해?" 안나가 코웃음쳤다. "걘 그냥 언니 팬티속으로 들어갈 생각밖에 안 하는데?"



"음... 혹시 너 질투하는거니, 안나? 엘사가 쟤랑 둘이서 시간을 보내니까?"



"당연하지, 질투하고 말고!" 아니라고 말할 이유가 없었다. "어쨌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쟨 그냥 엘사에 비하면 모자라다니까!"



라푼젤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냥, 에스메랄다와 대화를 해 봐. 쟨 나쁜 사람이 아니야."



안나는 으르렁 대면서, 이번엔 엘사에게 향했다. "안녕, 언니."



"안녀어어엉! 파티는 재미써?" 엘사는 많이 취한 듯 보였다.



"술 좀 천천히 마셔! 부모님한테 우리한테 뭐라고 했던 지 기억해? 에스메랄다는 언니랑 같은 방에서 자면 안 된다고 했잖아!"



"응, 당연하지. 문제 있어?"



"걔가 나한테 언니랑 같이 자도 되냐고 묻던데. 심지어 나한테 싸가지 없다고 말했어." 안나는 입술을 불쑥 내밀며 심통을 부렸고, 틀림없이 엘사가 이걸 귀엽게 느낄거라고 확신했다.



"하하... 내가 이야기 해볼게, 너무 걱정하진 마."



안나는 그날 밤 내내 언니를 감시하면서 보냈다. 축하객들은 서서히 집으로 돌아갔고, 안나의 눈엔 엘사가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는 게 보였다. 몇 분 후, 에스메랄다는 화가 난 얼굴로 밖으로 걸어나갔다. 안나는 이겼다는 듯이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그걸 본 에스메랄다가 다시 엘사에게로 돌아가는 걸 보고 즉시 후회했다. 에스메랄다는 안나의 눈앞에서, 엘사의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육감적으로 키스를 했다. 그리고 안나에게 윙크를 한 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안나는 속이 뒤집혔다. 하지만 더이상 그 서큐버스는 여기에 없잖아? 언닌 이제 안전해. 다른 사람들도 곧 돌아갔고, 이젠 오직 다섯명만 남았다. 뭐, 이미 소파에서 나뒹굴고있는 올라프를 제외한다면 넷 이지만. 플린과 엘사는 이제 제대로 걸을수도 없을 정도로 취해있었다.



"좋아, 이제 자러 갈 시간이네. 또 네 방을 빌려도 될까, 안나?"



"괜찮아! 난 언니 침대에서 같이 자면 되니까."



라푼젤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니면, 내가 엘사랑 자도 되고."



"그게 무슨 바보같은 말이야, 내가 언니랑 잘 거야. 괜찮지, 언니?"



"그렇지... 난 괜찮아, 라푼젤."



그들 모두가 위층으로 올라갔고, 안나는 언니를 이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여지껏 안나는 엘사가 취한 걸 한 번도 본적이 없었고, 그런 언니를 취하게 만든 게 그 여자친구라는 년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하긴, 언니도 이제 18살이니 성인이긴 하네...



"좋아, 이제 도착했어, 언니. 빨리 옷 갈아입고 자자." 하지만 언니는 그대로 침대위로 쓰러져버렸다.



안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 내가 도와줘야겠네."



안나는 언니의 스키니진의 버튼을 풀고 바지를 벗겨내면서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리고 언니의 새하얀 팬티를 너무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셔츠도 벗겨냈다. 그러자, 안나는 언니의 브래지어 밑의 빵빵한 가슴에서 눈에 떼어지지 않았다. 맙소사, 나도 저렇게 빵빵했으면... 그러자 안나는 에스메랄다를 떠올렸다. 하! 넌 집에 갔고, 난 언니랑 같은 침대에 있지. 내가 이겼어, 개년아!



"음... 뭔가를 입히는 게 좋겠어." 그래서 벽장에서 낡은 티셔츠를 꺼내서 언니에게 입혔다.



엘사는 뭔가를 웅얼거리면서 티셔츠 밑의 브라를 벗어내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안나의 뺨은 아까보다 훨씬 빨개졌지만, 언니의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서 브라 후크를 풀은 후 밑으로 끄집어내어서 책상 의자에 걸어두었다.



"좋아, 이제 이불만 덮으면 끝나!" 안나는 언니의 자세를 고쳐준 후, 불을 끄고 언니의 옆으로 기어들어왔다.



안나는 언니의 옆에 누은 후 엘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언니는 너무 아름다워... 숨쉬는 모습까지 우아하다니까? 엘사의 반짝이는 백금발 가닥이 아름다운 얼굴을 수놓자, 안나는 상냥하게 머리카락을 귀 뒤편으로 넘겨주었다.



"저기, 언니?"



"응?"



"에스메랄다를 사랑해?"



"아니." 안나는 깜짝 놀랐다. 언니는 1초의 주저도 없이 대답했고, 목소리에는 확신까지 서려있었다.



안나가 미소를 지으며 잠에 들려고 할 때, 엘사는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너도 알잖아? 내가 사랑하는 건 오직 너 뿐이야." 이제 안나는, 술취한 엘사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더 가까이와, 동생아(sis)." 언닌 나한테 절대 그렇게(sis) 불러주지 않았는데! 안나는 너무 행복해하면서 언니에게 등을 보인 채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러케 말고..." 엘사가 웅얼거렸다.



"응?" 안나가 반대로 눕자 서로의 얼굴이 마주하게 되었다. 그러자 엘사의 손이 안나의 티셔츠속으로 들어와서, 아랫등을 어루만졌다.



"난 네 등골이 너무 좋아... 너무 섹시하거든..."



안나는 그말을 듣고 눈이 동그래졌다. 언니 표정 좀 봐, 너무 행복해 보여... 혹시 날 에스메랄다로 착각하는 건가?



"어... 언니? 나 안나인 거 알고 하는 소리야?"



엘사는 하품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바보야...."



안나는 이제 부끄러움에 얼굴이 터질 정도였다. 여지껏 나한테 조금이라도 섹시하다고 말해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데! 대체 언니가 무슨 말을 하는거야!



안나는 지금 행복했고... 동시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


안나는 언니 앞에서는 내숭을 떨면서 어린 척을 하지만, 사실 입이 굉장히 걸어요.

한스한테 욕을 하던 엘사조차 안나에 비하면 점잖은 편.


"진짜 끔찍하게 싫어(I fucking hate her)"도, 제대로 번역하면

"걔 졸라 싫어" 로 번역해야 하는데... 뭔가... 뭔가 그렇게 번역하기 어렵네요.





랩댄스는 대충 이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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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lap dance 를 치면 영상이 많이 나오는데, 보자마자 '아 이거!' 소리가 나올 듯.

아, 물론 딱히 영상을 안 봐도 상관 없어요.






또... 영어에서는 언니도, 여동생도 sis, sister 로 부르니까, 엘사가 안나에게 sis라고 부른 어감도 대충 그래요.

안나가 엘사에게 '언니'라고 애교를 넣어서 부르는 거랑 똑같은 어감으로. 제 실력으론 이 느낌을 살려서 번역을 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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