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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nly One Year, Chapter 19

토익520점(110.46) 2020.08.23 20:20:50
조회 413 추천 33 댓글 9

원문: https://www.fanfiction.net/s/11934753/19/Only-One-Year





19. Driving



엘사는 위층으로 올라가스 안나의 방문을 노크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안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만, 언니가 들어오는 걸 보자 깜짝 놀라며 재빨리 그림을 숨겼다.



"뭘 그리고 있니?" 평소에는 안 이랬는데, 이상하네... 물론 안나는 자기 그림에 자신이 없는지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일은 적긴 했어도, 나한테는 항상 기쁘게 보여줬잖아. 그러고 보니 문도 닫혀 있었잖아? 평소엔 항상 활짝 열어뒀는데...



"어... 아무것도 아냐! 그냥... 학교 숙제야." 이건 대놓고 의심스럽잖아.



"그렇게 말한다면야..." 엘사는 침대로 다가가 안나 옆에 앉았다.



"에스메랄다를 많이 싫어하는 것 같더라?"



"맞아... 난 걔가 싫어."



"어째서? 아빠도 엄마도 에스메랄다를 좋아했잖아."



"그래도... 걔는 그냥 착한 애를 연기한 것 뿐이잖아. 하지만 난 금요일날 걔를 봤고, 이전에도 어땠는지 언니한테 들었으니까 절대 안 속을거야.



"에스메랄다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드니?"



"무례한 거. 항상 언니한테 달라붙어서 만지고 키스하려는 거. 그리고 노출이 너무 심한 거. 물론 걔가 섹시하고 엄청 예쁘단 건 동의해, 그래도 그게 노출을 해도 될 이유는 아니잖아? 또 언니에 비하면 나이가 너무 많아. 더 말해야 해?"



엘사는 키득거렸다. "충분한 것 같네. 혹시 질투하는 거야?"



"당연히 질투하지. 예전에 말한 거 기억나? 난 언니를 다른 사람과 나누기 싫다는 거. 물론 언니가 아무하고도 사귀지 못 하게 막을거란 말은 아냐, 그냥 싫다는 거지... 나도 언니가 행복하길 바라거든..."



엘사는 미소지으면서 여동생을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너도 알잖아? 누굴 만나건, 내가 제일 사랑하는 건 너일 거야. 어쨌건, 이대로는 안 되겠어. 혹시 에스메랄다를 불러서 셋이서 놀러가지 않을래? 그러면 에스메랄다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거야."



안나는 코웃음을 쳤다. "그러시겠지, 내가 자리에 앉아서 언니랑 걔랑 물고 빠는걸 지켜본다면 말이야. 뜨거운 커플 사이에서 나 혼자 뭘 하고 있으라고?"



"그럼 라푼젤도 부르면 어떨까? 여자애들끼리 밤에 나가서 노는 거야. 그러고보니 아직 네 친구들하고는 한 번도 못 만난 것 같은데, 이번에 데려오는게 어때?"



"흠.. 괜찮을 것 같은데?"



"그것보다, 이번 생일선물로 로켓을 줘서 정말 고마워. 최고의 선물이야." 엘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일어나서 여동생의 방을 빠져나갔다.




-----------------------



월요일, 엘사는 버스를 나설 때 살짝 긴장하고 있었다. 이미 학교 친구들 대부분이 자기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고, 몇 명은 자기에게 이 주제로 이야기를 꺼낼 것 같았다. 저 멀리 서 있는 라푼젤, 플린을 보자 올라프가 먼저 걸어갔고, 엘사는 심호흡을 하면서 너무 두리번 거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친구들 쪽으로 걸어갔다.



"안녕. 가족들끼리 한 생일파티는 어땠어?" 라푼젤이 물엇다.



"최고였어! 내 여동생이 준 선물 좀 봐!" 엘사는 가슴골에서 로켓을 꺼내 두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다. 올라프에게는 버스 안에서 이미 보여준 후였다.



"음... 나쁘지 않네." 하지만 친구들은 별로 감명받은 것 같지 않았다.



"열어보기도 해야지? 안에 사진이 들었어."



"그렇겠지, 뭐, 로켓이잖아?" 라푼젤이 대답했다.



"재미없게 굴지마." 엘사가 심통을 부렸다. "부모님은 선물로 차를 주셨어. 아직 면허는 없지만 말야."



"운전면허 시험이 언제라고 했지?"



"3일 후. 제발 한 번에 통과했으면 좋겠어."



"우리 중에는 네가 먼저 면허를 딸 것 같네. 이젠 네 덕분에 다같이 어디라도 놀러갈 수 있을거야!"



"내가 진작에 먼저 부탁해놨거든!" 올라프의 말을 듣자, 엘사는 예전의 약속이 떠올랐다. 통학 할 때 먼저 면허를 따는 사람이 태워주기로 했었지.... 뭐, 거짓말이었지만.



"엘사 덕분에 통학 좀 편하게 해보자구. 그 멍청한 버스는 이제 지긋지긋해!"



"이야기를 돌려서 말야, 부모님이랑 에스메랄다랑 만났을 땐 어떻게 됐어?" 라푼젤은 매우 흥미로워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최고였지. 부모님은 벌써 에스메랄다에 푹 빠진 것 같더라. 사실, 좀 과할 정도로 말야." 엘사는, 아직도 에스메랄다가 자기 감정을 고백하던 순간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

었다. "그것보다... 다른 애들이 내 여자친구 이야기로 나한테 비난을 할까? 아니면 그냥 아무 말 없이 놔둘까?"



"아마 뒤에서는 자기들끼리 뭐라고 떠들긴 하겠지. 그래도 아이스퀸 앞에서 대놓고 시비거는 사람이야 없을걸? 특히, 얼마전에 공공장소에서 꼬맹이를 두들겨 패기까지 했는데 말야."



실제로 그랬다. 몇 명 정도는 엘사에게 에스메랄다 이야기를 묻긴 했지만, 공격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물론 숨어서 씹어대는 사람이야 틀림없이 있을거란 걸 알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다.





------------------





며칠 후 엘사는 운전면허 시험을 치기 위해 차 안에 있었다. 긴장해서 속이 안 좋아... 손도 떨리고 있잖아... 엘사는 숨을 천천히 내쉰 후, 끼고 있던 목걸이를 꺼내서 손가락으로 로켓을 잡았다. 로켓을 쓰다듬으며 마음을 가라앉히던 엘사는, 뚜껑을 열어서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몇 분후 시험 감독관이 드디어 도착했고, 엘사는 지을 수 있는 최고의 미소로 그를 맞이했다. 라푼젤과 에스메랄다는, 이왕이면 미니 스커트라도 입어서 점수를 따는게 어떻냐고 조언하긴 했지만, 엘사는 그 아이디어가 부적절하다고, 심지어 역겹다고까지 느꼈다. 글쎄, 라푼젤이야 농담으로한 말이겠지만, 에스메랄다는... 잘 모르겠네.



감독관은 엘사에게 짧게 미소지은 후 시동을 걸라고 말했다. 엘사는 운전을 시작했고,조수석에 앉은 감독관의 모든 지시에 따르려고 노력했다. 나중엔 감독관이 주차를 해보라고 말했고, 엘사는 그 힘든 평행주차마저 깔끔하게 성공했다. 마침내 처음 시험을 시작한 곳으로 돌아온 엘사는 시동을 끄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좋아요, 이걸로 시험은 끝났어요. 시험 결과는 내일 편지로 갈 거예요.."



"고마워요, 수고하셨어요!" 잘 했다고 말해주기라도 하면 덧나나?



당연하게도, 엘사는 다음날 아침 내내 시험 결과를 알고싶어서 안절부절 못 했다. 학교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 소리가 들리자마자 지하철로 달려갔고, 차량 안에서도 안절부절 못 하다가, 내리고 나서는 집까지 그대로 달려가서 우편함에 있는 편지를 꺼내 뜯었다.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잡은 채 읽고있던 엘사는, 마침내 시험에 통과했다는 부분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엘사는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새 차로 걸어갔다. 시동을 건 엘사가 향한 건 안나의 학교였다. 처음으로 혼자서 운전한다는 사실에 불안해 하면서도, 안나의 학교에 최대한 가까이 주차할 수 있었다. 그 후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여동생에게 전화했다.



"안녕, 안나! 나 지금 있는지 맞춰 봐!"



"음... 편지 확인하러 집에 달려가고 있어?"



"아냐! 나 지금 차 타고 네 학교 앞까지 왔어! 왜냐면 난 이제 면허증이 있거든!"



핸드폰 건너편에서 기쁨의 비명이 들려오자, 엘사는 황급히 귀를 멀리 떼야 했다.



"혹시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아?"



"당연하지! 지금 바로 갈게!"



엘사는 전화를 끊은 다음에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줘야 한다는 걸 떠올렸다. 일단 부모님한테 먼저 보내고... 그 다음 친구들한테 보내야겠어. 아, 에스메랄다를 잊고 있었네. 지인들에게 모두 연락을 한 엘사는, 여동생의 귀여운 주근깨 얼굴을 보기위해 안절부절 못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안나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많은 문자가 답장으로 왔다.



엄마: 축하해! 한 번에 합격할 줄 알았어.



아빠: 멋지구나! 네가 자랑스럽단다. 하지만 운전은 주의하렴.



라푼젤: 신난다! 그럼 당장 차 타고 여기로 와서, 우리 데리고 어디 놀러가줘!



플린: 멋진데? 그럼 빨리 돌아와.



올라프: 예쓰! 그럼 나 내일부터 버스 안 타도 된다는 거지?



에스메: 최고야! 내 집에서 같이 축하하지 않을래? 내가 요리해 줄게!



엘사도 친구들과 여자친구에게 답장을 보냈다.



미안, 라푼젤. 나 지금 차 타고 안나 만나러 걔 학교 앞까지 왔어. 아, 이래선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어.



미안, 에스메. 나 벌써 안나랑 밥 먹자고 약속을 해버렸거든. 혹시 학교 마치고 나서는 안 될까?



에스메랄다에게 답장을 보내고 있자니, 드디어 안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에스메: 어제도 여동생이랑 밖에서 같이 밥 먹었다고 하지 않았어? 그리고 우리집은 언제든지 놀러와도 되는거 잊지마. ;)



음, 어제도 안나랑 밖에서 밥을 먹긴 했지. 그래도 그건 항상 하던 데이트였고, 오늘 건 특별한 날 데이트잖아?



엘사는 여자친구에게 빠르게 답장을 보낸후 차문을 열어서 여동생을 맞이했다. 응, 맞아. 그래도 오늘은 특별한 날이잖아? 오늘 밤에 봐!



안나는 차안으로들어오자마자 언니에게 재잘대기 시작했다. "언니, 정말 최고야! 그래서, 나 데리고 어디 갈 거야? 혹시 근사한 레스토랑이라도?"



"난 그냥 면허증을 딴 거지, 복권에 당첨된게 아니라니까. 그냥 드라이브 하다가 너무 싸지만 않은 식당이 보이면 거기서 먹자."



엘사가 다시 시동을 걸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안나 앞에서는 제발 엔진이 말썽을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다행히 자동차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엘사는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도중에도 안나는 흥미로운 라디오 주파수를 찾으려고 하고 있었다. "음악 CD를 두는게 좋을 것 같아. 내가 좋은 음악을 넣어줄게!"



엘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 그거 알아? 우리 이번 여름동안 유럽 전체를 차로 여행할거야!"



"그건.... 정말 멋진 생각인 것 같아. 그래도 부모님이 허락해줄까? 용돈을 좀 덜 받는 대신에, 휴일동안 우리 둘만 여행을 떠나게 해달라면 될까?"



"내 설득력과 언니 성적에 달렸겠지. 그래도 뭐, 잘 되지 않을까?"



엘사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둘만의 여행, 어디든 가고싶은 곳으로, 하고 싶은 건 뭐든지.... 좋아, 거기까지 하자, 엘사.



"생각을 좀 해봐야겠어. 그것보다, 내가 매일아침에 널 학교에 태워다 주는 건 어때?"



안나는 눈이 동그래져서 언니를 바라보았다. "정말? 그러면 정말 최고일 거야!"



엘사는 키득댔다. 지금 당장이라도 여동생의 머리를 헝클어주고 싶었지만, 엘사는 아직 한 팔을 핸들에서 떼놓을 정도로 운전에 익숙해지진 않았다.



이윽고 둘은 작은 레스토랑에서 내려 식사를 했다. 그 후 여동생을 학교에 데려가 준 다음, 엘사는 차를 몰고 자기 친구들에게 돌아갔다. 다음 수업까지는 15분이 남아있었고, 엘사는 잠시동안 친구를 태우고 근처를 드라이브 했다.



"올라프, 미안해. 너랑 같이 통학할 순 없을 것 같아. 부모님이 나한테 매일마다 안나를 학교에 태워다주라고 했거든." 엘사는 이 거짓말에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었다. 뭐, 올라프도 나한테 작업을 걸려고 그 제안을 했던 거잖아?



"후..." 올라프는 매우 실망스러워 보였다. "뭐, 나도 몇 주 후에는 18살이 되니까 괜찮아."



점심 수업이 끝나자, 엘사는 집에 가기 전에 먼저 에스메랄다의 집에 들렀다. 그녀의 여자친구는 숨이 막힐 정도로 열정적인 키스로 엘사를 맞이했다. 엘사는 거기서 한 시간쯤 노닥거린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





엘사가 자신을 태우고 학교를 가는 첫날, 안나는 너무나 신이 나 있었다. 이제 버스를 탈 필요가 없어! 모르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 옆에 앉을 필요도 없고! 다음 버스가 올 때 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지. 무엇보다, 언니랑 더 많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하늘을 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안나는 서둘러 자동차로 달려갔다. 조수석에 탄 안나는 운전을 하는 언니의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비 때문에 차는 멀리 돌아가야했지만, 버스가 아닌 덕분에 평소보다 늦지는 않을 것 같았다. 심심했던 안나는 자동차 라디오에 CD를 넣었고, 음악 소리에 맞춰서 신나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운전 중에 그렇게 노래하면 앞으로 안 태워줄수도 있어. 위험하잖아."



안나는 입술을 내밀며 삐진척을 하면서도, 애교를 잔뜩 담아서 언니를 올려다보았다. 엘사는 키득대면서 말했다. "넌 대체 왜 그렇게 사랑스러운 거니?" 안나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을 살짝 붉혔지만, 다시 노래하기 시작했다.



학교에 다가갈수록 비는 점점 심하게 내렸고, 학교 주차장에 차를 세웠을 때는 양동이로 퍼붓는 것 처럼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들고와야 했는데.... 홀딱 젖을 것 같아." 안나가 툴툴댔다.



"내 걸 쓰렴. 핸드백 안에 있어."



"그럼 언니는 어쩌고?" 엘사는 아끼고있던 블랙 스커트와 화이트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고, 안나는 절대 언니가 비에 젖길 원하지 않았다. 언니가 비에 젖기라도 해 봐, 학교의 모든 사람들이 언니 가슴만 쳐다볼걸?



엘사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그러지 마, 언니. 나랑 같이 우산을 쓰고 간 다음 돌아오면 되잖아? 이러면 둘 다 비를 안 맞을 수 있어" 같은 우산을 쓰고 언니와 함께 비속을 거닌다는 상상을 하자 살짝 부끄러워졌지만, 안나는 이 아이디어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음... 그렇네. 어서 가자." 엘사는 차 안에서 우산을 펼친 후 밖으로 나가서 조수석문으로 걸어가서 안나에게 나오라고 했다. 안나는 밖으로 나오면서 언니와 팔짱을 꼈고, 둘은 함께 학교 안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건 마치 로맨스 영화같아... 쏟아지는 비 속을, 아름다운 여자와 함께, 같은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것 말야. 뭐, 아름다운 여자가 언니란 것만 빼고 말야.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모를 거잖아? 안나의 볼은 분홍색으로 물들었고, 고개를 돌리자 언니의 볼도 마찬가지란 걸 알아챘다.



마침내 학교 현관에 도착하자, 엘사는 무의식중에 여동생의 이마에 굿바이 키스를 했다. 이미 달아올랐던 뺨은, 선 채로 그대로 굳어버린 엘사를 보자 색이 진해졌다.



"어... 미안해, 일부러는 아니었어. 친구들이 누구냐고 물으면, 그냥 좀 부끄러운 친언니라고 말해버려. 아, 혹시라도 네 친구들이 놀리기라도 하면 나한테 말해줘. 내가 가서 이빨을 날려버릴거니까."



안나는 키득거리면서 언니를 끌어안았다. "내가 언니를 부끄럽게 생각할 리 없잖아? 태워줘서 고마워, 언니! 밤에 봐!"



안나는 발걸음을 돌려 친구들에게로 갔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궁금증에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제일 먼저 말을 건 건 에리얼이었다. "Holy shit, 저거 누구야?"



재스민이 말을 받았다. "네가 연상이랑 사귈거라고 예상했다니까! 근데 여자라고? 와우, 지금까지 잘도 숨겼네?"



"젠장, 저 여자 모델이나 뭐 그런 거야?" 안나는 자기에게 말을 건 남자-데이빗-에게 고개를 돌렸고, 언니의 엉덩이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걸 눈치채고 가볍게 손바닥으로 후렸다. "당장 눈 떼."



그러자 안나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수많은 질문이 쏟아져내렸다. 사실, 안나의 친구들은 엘사를 본 적이 없었다. 안나는 언니와의 소중한 관계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지 않았기에, 친구들에게 엘사의 이야기를 한 적도 거의 없었다. 친구들이 엘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고작해야 한스를 두들겨팼다는 것 뿐이었고, 그래서 친구들이 상상하는 안나의 언니는 저렇게 날씬하고 예쁜 젊은 여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언제부터 그쪽 팀(레즈비언)이었던 거야?"



"한스 때문에 남자애들이랑 안 사귀려는 거야?"



"저 여자랑 어디서 만났어? 몇 살이야?"



"어떻게 꼬신거야? 엄청 섹시하잖아!" 안나는 데이빗이 정말로 싫어졌다.



"그래서, 매일 화요일마다 식사한다는 게 쟤야? 그게 맞으면, 한 달 넘게 사귄거네."



"적어도 너보다 세 살은 연상으로 보이던데.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그게 자랑스럽다는 건 자스민, 너 뿐일거야.



"그래서, 쟤는 한스보다 키스는 더 잘 해?"



"질문 좀 그만 해! 내가 말을 할 기회라도 달라고!" 안나는 잠깐 생각에 빠졌다. 조용히 화요일 데이트를 즐기는 건 포기해야겠네. 친구들은 지금까지 내가 비밀스런 남자친구를 사귄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레즈비언이라고 생각할거야. 아니면 뭐, 바이라던가. 이건 옳지 않아!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있을텐데... 불쾌해 하려나? 또, 학교 친구들은 내가 지금 언니랑 사귀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다른 사람이랑 사귀는 건 무리일거야. 뭐, 내가 언니에 관해서나 데이트에 관해서 거짓말을 한 적은 없지만, 얘들 말을 부정하지도 않았으니 말야.



하지만 안나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연상의 섹시한 여자랑 사귈 정도로 능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건 색다른 기분이었다. 엘사같은 여자는, 자매가 아니었으면 말도 붙이기 어려웠을 상대니까. 학교의 모두가 안나를 부러워했고, 마치 학교의 중심인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안나가 이걸 원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너희가 뭘 묻는다고 해도, 맞는지 틀린지도 안 알려줄거라구!" 이렇게 하면, 얘들이 진실을 알게 되건 흥미를 잃건 안전하게 변명할 수 있을 거야. 그냥 친구들이 정신나간 상상을 한 거지.



물론 이렇게 하면, '왜 네가 아무 말도 안 하는지 알아. 걘 어른이고 넌 미성년자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 때문이지?' 같은 소문이 돌 게 뻔했다. 멍청이들, 언니는 날 위해서 라면 문제가 생기든 말든 상관하지 않을건데.



종이 울리고 모두가 자기 교실로 돌아갔다. 안나는 이 잠깐의 평화를 즐기면서 생각에 잠겼다. 물론 이 소문을 놔두는 건 옳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 그래도... 안 된 다는건 알아도 너무 좋은걸... 재스민이 다가와 안나의 옆에 앉았고, 수업 중 교사가 다른 곳을 볼 때 몰래 속삭였다.



"안나, 내가 방금 깨달은 건데 말야. 오늘 아침에 널 태워줬다는 건, 어젯밤엔 그 여자친구 집에서 잤다는 거지?"



안나의 뺨이 달아올랐다. 어... 언니는 이제 성인이었지? 제발 그 멍청한 년 집에서는 안 잤으면 좋겠어. 맞아, 언니가 말했잖아. 에스메랄다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그러면 같이 안 잔다는 거 맞지?



안나는 자스민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물론, 엄밀하게 말하면 자스민의 말이 맞았다. 언니랑 같은 집에서 자긴 했으니까. 하지만 그게 거짓말은 아니긴 해도 상황을 훨씬 복잡하게 만들게 뻔했다.



"당연히 아니지! 우린 겨우 15살이잖아, 자스민!"



"응, 무슨 말인지 알겠어." 자스민은 씨익 웃으면서 윙크를 했다. 혹시 내가 여자친구를 지키려고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너한테 완전히 발릴 줄이야, 엄청 쩌는(damn) 여자였어! 절대 헤어질 생각 하지 마. 네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알아야 해!"



안나는 그날 하루종일 친구들의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어떤 여자애가 "어휴, 그냥 언니나 친척이나 그런 거 아니겠어?" 라고 말하긴 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뭐, 그런 뻔한 이야기 보다는, 내가 의문의 섹시한 여자랑 사귀고 있다고 상상하는 편이 더 재밌을 거니까 말야.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안나는, 언니의 얼굴을 보자마자 부끄러워졌다. 언니한테 말해야 할까? 아냐, 언닌 분명 끔찍해 할거야. 다시는 차를 안 태워줄지도 모르고. 그래서 안나는, 언제나처럼 방에 돌아가서 숙제를 마친 후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적어도, 안나의 그림속에 있는 두 캐릭터는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으니까.





------------------------------------


오늘 번역은 이걸로 끝.


내일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네요.






아까 올렸을 때는 갑자기 지워지던데... 이유를 모르겠네요.


혹시 또 지워지면 그냥 대피소에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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