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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nly One Year, Chapter 36

토익520점(110.46) 2020.09.04 22: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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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www.fanfiction.net/s/11934753/36/Only-One-Year




36. A very hot summer




엘사는 예년보다 훨씬 짧을 이번 여름방학을 최선을 다해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일하기까지 두 주 밖에 안 남았어. 엘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을 하게 되었지만 전혀 그 사실이 기대되진 않았다. 엘사는 그저 내년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 그리고 여동생과 단 둘이서 보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일을 하려고 한 것 뿐이었다. 특히, 안나가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수영장을 다시 설치하게 만들은 지금은 더욱 떨어질 필요가 있었다.



수영장을 설치했다는 말은 수영과 일광욕을 한다는 뜻이고, 그 말은 엘사가 수영복을 입은 안나의 근처에서 고통받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엘사는 밖에서 수영장을 세팅하는 걸 보면서 생각했다. 하지만 꼭 나쁜 일만 있는 건 아냐. 적어도 여름의 더위를 버티게는 해주잖아? 뉴스에서도 이번 여름은 폭염이 예상된다고 했고 말야.



여전히 엘사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안나가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 한 거지? 처음에는 무조건 안나를 데리고 같이 여행을 떠나겠다고 했는데 말야... 하긴, 놀랄것도 없나. 안나라면 사막에서 모래라도 팔아치울 수 있을 거야. 어쨌건 안나와 단 둘이서만, 2주일이나 함께 지내야 해...



마침내 수영장의 기본 세팅이 끝나고 물이 채워지가기 시작했다.



이틀 후,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것 때문인지 안나가 초록색 수영복을 입고 방안으로 뛰쳐들어왔다. 엘사는 웹서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여동생을 본 순간 꼬시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를 억눌러야 할 정도였다. 안나가 입은 수영복은 딱히 선정적이진 않은 비키니였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작아서 너무 많은 피부를 노출하고 있었다. 미칠 것 같아... 저 다리 사이의 틈 좀 봐, 말도 안 되게 섹시하잖아!



"서둘러, 언니, 수영하러 가야지! 계속 방에 있다간 더워서 죽어버릴거야!"



안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방을 나섰고, 언니가 자신의 엉덩이를 바라보는 걸 눈치채지도 못 했다. 참아, 엘사. 참아야 해.



엘사는 문을 잠그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후, 욕실로 가서 거울속의 자신을 바라봤다. 새 수영복을 사야 할 것 같아. 작년보다 엉덩이가 좀 커진 것 같네. 그리고 선크림을 꺼내서 빼먹는 부분이 없도록 주의깊이 바르기 시작했다. 안나는 이걸 발랐을까? 또 깜빡한 거 아닐까?



안나는 수영장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덱 체어(해변 의자) 두 개와 수건 두 개도 놓여져있는 걸 보니 준비를 단단히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엘사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수영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젠장, 여기 엄청 차가워!"



그걸 본 엘사도 웃으면서 조심스레 수영장 안에 들어갔다. 수영장물은 놀라울 정도로 차가웠지만, 이런 더운 날에는 오히려 좋은 느낌이었다. 둘이 물 속에서 몇 분간 조용히 떠있자니, 어느새 안나가 언니의 뒤로 몰래 접근해서 어깨를 누르고 물 속에 가라앉히려고 했다. 엘사는 놀라서 발버둥치다가 물 속에 가라앉았다. 후... 머리는 젖기 싫었는데. 엘사가 물에서 머리를 내민 후에는 거의 10분동안이나 장대한 복수가 이어졌다. 수영장에는 웃음과 행복한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



한참을 놀아서 그런지 둘 다 지치기 시작했고, 엘사는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머리를 풀어서 말리기 시작했다. 햇빛을 쬐는 게 참 기분이 좋아.



"왜 항상 머리를 묶고 다녀? 풀었을 때 정말 예쁜데 말야."



"모르겠어. 그냥 버릇 때문인 것 같은데?"



엘사가 눈을 뜨자, 팔짱을 끼고 턱을 괸 채 의자에 엎드려 있는 안나가 보였다. "선크림은 잊지 않고 발랐니?"



"아니."



"너 그러다가 화상입어. 너 옛날부터 자주 그랬잖아."



"오늘은 별로 해가 뜨겁지도 않은 걸."



"안나..."



"나 지쳤어." 안나는 눈을 감고 자는척을 시작했다. "언니가 발라줄 수도 있잖아? 정말 날 위한다면 말야."



"꼬맹이처럼 굴지마렴, 안나. 너 삶은 랍스터처럼 되고 나선 분명히 후회할 거야. 엄청 아플거야."



"맞아, 언니가 안 발라주면 그렇게 될 거야." 안나는 또 다시 입을 쭉 내밀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언니를 바라보았다. 넌 미술쪽이 아니라 연기자가 어울릴지도 모르겠어. "제발, 언니. 나 지금 이 자세가 너무 편하단 말야. 움직이기 싫어."



엘사는 한숨을 쉬면서 선크림을 잡고, 안나의 등에 바르기 시작했다. 다른 걸 생각하자, 이 매끈한 피부 말고 말야. 안나의 어깨를 바를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엘사의 손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상황이 나빠졌다. 엘사의 손은 어깨를 지나 비키니 상의의 끈 아래를 지나갔다. 처음에는 표정을 굳히고 귀찮아하는 척 하던 엘사였지만, 안나의 입에서 만족스런 신음이 새어 나오자 온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 손이 안나의 허리까지 내려갔고, 엘사는 여동생의 등 보조개를 엄지로 어루만지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당장 물 속에 들어가야겠어. 안 그러면 속에서부터 익어버릴 거야.



"등...쪽은 다 끝냈어. 다리는 스스로 바르렴."



"고마워, 언니. 근데 언니가 마사지 해주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 진짜 잠들 뻔 했다니까?" 엘사는 또 여동생이 자신을 조종하려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하품을 하는 걸 보니 헷갈리기 시작했다.



젠장, 애초에 등에도 발라주는 게 아니었어. 안나가 날 완전히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잖아. 그렇다고 해서 안나가 햇빛에 화상을 입는 걸 놔둘 수도 없고... 다리에 화상 입으면 죽을 정도로 괴로울 테니까... 엘사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다시 안나의 다리에 선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다. 머리속에서는 이러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계속 들렸지만, 엘사에게는 더 이상 저항할 힘이 없었다.



엘사가 여동생의 종아리를 만지자 안나가 작게 신음했고, 엘사는 흠칫해서 손을 멈췄다. "멈추지 마." 안나는 졸리는 듯한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언닌 마사지도 참 잘 하는 것 같아..." 엘사는 서둘러서 작업을 끝낸 후 곧바로 수영장에 뛰어들었다. 차가운 물에 머리를 식히면서 앞으로의 날들을 세어보았다. 일을 시작하기 까지 11일이나 남았어. 이건 지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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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이번 여름방학을 정말 행복하게 보내고 있었다. 언니와 함께하는 방학은 즐거웠고, 수영장을 사용하니 훨씬 신나던 참이었다. 며칠만 있으면 엘사가 일을 가야 하는 게 정말 아쉬워. 친구들이나 불러올까? 이젠 걔들도 화가 풀렸고, 내년이면 거의 보지도 못 할 테니까 말야. 내년에도 좋은 친구들을 새로 사귀면 좋겠는데... 전혀 모르는 곳에 가서 사는 게 이렇게 걱정될 줄은 몰랐어. 그렇게 생각에 빠져있을 때 아버지의 큰 목소리가 들려서 안나가 정신을 차렸다.



"얘들아, 우리 출발한다!" 드디어! "와서 인사해야지!"



안나가 서둘러서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엘사도 그 뒤를 따랐다. 부모님은 밤이 되기 전에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밥은 잊지말고 꼭 챙겨먹으렴." 어머니가 주의를 주기 시작했다. "문도 꼭 잠그고, 물도 많이 마셔야 한다. 매일마다 우리한테 전화하는 것도 잊지 말고."



"그리고 친구들을 불러도 되긴 하지만, 절대 파티는 열면 안 돼. 술도 금지야." 아버지도 거들었다.



"알았어요, 아빠. 우리도 아니까 걱정 말아요. 우리끼리만 있어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어요."



"알았다, 알았어. 방학 재밌게 보내렴, 그리고 엘사도 웨이트리스 잘 해야한다."



가족들은 서로 포옹을 했다. "우리가 없으니 네가 잘 돌봐주렴." 아버지는 엘사를 안고 있을 때 그렇게 말했지만 눈은 안나를 보고 있었고, 안나 역시 그 말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부모님은 집을 떠났고, 안나는 드디어 자유가 된 것 처럼 느꼈다. 부모님이 둘 다 집에 없는 경우는 드물었고, 이제는 언니와 둘이서만 지낼 2주일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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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는 안락의자에 앉아서 올라프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2:40 그거 괜찮은데? 그럼 내일 봐!



그걸 읽은 엘사도 답장을 보냈다.



2:42 잘 됐네! 플린이랑 라푼젤도 올 거야. 수영복 잊지 말고 들고 와!



아침에 부모님이 집을 떠났고, 엘사는 친구들에게 내일 수영장 파티를 하면 어떨지 문자로 물어보았다. 적어도 둘만 있을 때 보다는 안나한테 신경을 덜 쓸 수 있을 거야.



엘사가 다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있자 안나가 졸린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등이 불타는 것 같아. 선크림 좀 더 발라줄 수 있어, 언니?"



엘사는 지난 며칠간의 경험 덕분에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한숨을 쉬면서 딱딱한 얼굴을 한 채 여동생의 견갑골부터 선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다. 저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안나가 자기 비키니 상의 끈을 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뭐... 뭐 하는 거니?" 엘사가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그냥, 비키니 끈 자국이 남는게 싫어서 말야." 안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비키니 상의를 벗어서 바닥에 놓았다.



"그래도... 혹시 누가 보면 어쩌려고그래?"



"누가 본다는 거야? 우리 둘 뿐이잖아."



"...글쎄, 누가 집에 올 지도 모르잖아?"



"누가 낙하산을 타고 우리집 정원으로 바로 온다면야 어쩔 수 없겠지. 그래도 내 생각에는 누가 와도 현관 벨 부터 누를 걸?"



맞아, 딱히 노출을 더 심하게 한 것도 아니잖아? 그냥 끈만 푼 거지, 누구한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엘사는 그렇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자신을 설득하며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옆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안나는 등을 돌려서 하늘을 보며 누워있었다. 엘사의 눈에는, 안나의 작은 가슴골 사이에 놓여진 로켓과, 벌거벗은 맨가슴, 그리고 하늘을 향해 자랑스럽게 솟아오른 핑크빛 유두가 훤히 들어왔다.



"언니, 너무 쳐다보는 거 아냐?"



맙소사, 내가 얼마나 오래 쳐다보고 있었던 거지? 변명거릴 찾아야 해.



"뭐? 아냐." 씨발. "미안, 생각 좀 하느라."



"음...." 엘사는 완벽하게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안나의 볼은 빨개질 뿐이었다. 당연히 부끄러워하겠지! 넌 네 여동생의 맨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고!



"만약 피부를 골고루 태우고 싶다면 로켓도 벗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씨발, 니가 할 말은 그게 아니라 비키니를 다시 입으라는 해야하는 거 아냐?



"흥, 이건 몸에서 떼기 싫은 걸."



엘사는 그만 쳐다보기 위해서 눈을 감았지만, 눈꺼풀 속에서도 가볍게 주근깨가 내려앉은 여동생의 가슴이 어른거릴 뿐이었다. 안나가 왜 이러지? 이건 평범한 행동이야? 아니면 진짜 몸을 골고루 태우고 싶을 뿐인 거야? 아니면 날 돌아버리게 하려고? 어쩌면 노출증 스위치가 들어가버렸다거나? 그냥 좀 더 편하게 있고 싶어서 그런 거일 가능성은? 아니면 내가 뼛속까지 썩어빠져서 안나의 행동을 곡해하고 있는 걸까? 자매들이 서로의 알몸을 보고 부끄러워하는 건 평범한 건가? 아니면 서로에게 발정나지 않았던 어릴 때 처럼 평범하게 넘어가야 하나?



엘사는 누군가에게라도 물어서 답을 얻고 싶었지만, 유일하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상대방에게는 자매가 없었다. 그래도 엘사는 어쨌건 핸드폰을 들어서 라푼젤에게 문자를 보냈다.



3:30 비키니 상의를 벗고 몸을 태워도 괜찮은 걸까?



곧바로 답장이 돌아왔다.



3:32 맙소사! 내일 이야기 하는 거야? 네가 노출증 파티를 기획하다니, 이건 대사건이야!



가끔씩이라도 진지해질 수는 없어? 엘사가 답장을 쓰려고 할 때 다시 한 번 문자가 날아왔다.



3:34 그래도 뭐, 난 좋은 것 같아. 해변에서 그러는 여자들도 엄청 많잖아? 너도 좀 더 자신감을 가져.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맞아, 특이할 건 없네. 실제로 많은 여자들도 그렇게 하잖아? 주변에 사람들이 없을 때 말야. 안나는 나를 믿고 있으니까, 내 앞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거겠지.



3:36 아하, 혹시 네 옆의 공주님이 비키니 상의를 벗어던진 거야?



그래, 당연히 눈치 챘겠지.



3:37 맞아, 난 이번 여름에 아마 죽고 말 거야.



3:38 불쌍하기도 해라. 네가 사랑하는 여자가, 심지어 자기 몸을 더듬어 달라는 여자가 거의 홀딱 벗고 옆에 누워 있다니! 네가 정말 불쌍해 :'(



엘사는 라푼젤의 장난에 으르렁 거리면서 핸드폰을 꺼버렸다.



"최소한 선크림은 바르고 태워." 엘사는 시선을 돌리면서 말했다.



"혹시 언니가 대신...?" 엘사는 여동생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끊어버렸다. "너 스스로 해."



안나가 키득댔다. "그냥 농담 한 거야."



엘사는 선글라스를 써서 눈을 가리며, 안나가 선크림을 잘 바르고 있는지 조심조심 바라보았다. 맞아, 이런 식으로라도 변명을 해야지. 이렇게 말하다가 나 스스로도 믿게 될 지 어떻게 알아?



"내일 내 친구들을 초대해놨어."



"아, 그거 잘 됐다. 하루 종일 놀 거야?"



"점심 때 부터. 너만 괜찮다면 저녁 때 까지 놀고 싶은데...?"



"나야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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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둘은 주방에서 함께 요리를 했다. 안나는 평소에입던 수영복 위에 초록색 파레오(pareo)를 입었고, 엘사는 그 섹시한 모습에 몇 번이나 넋을 놓고 쳐다봐야했다. 안나와 함께 요리를 하는 건 정말 즐거웠고, 그러다 보니 예전 여자친구와의 첫 번째 데이트가 떠올랐다. 그 때는 엄청 긴장했었는데 말야.



둘은 아침에 부모님한테 전화를 해서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말했고, 친구들은 한두시간 후에 도착한다고 문자를 나겼다. 큰 집에 안나와 단 둘이 있는 건 이상한 기분이었지만, 나쁘진 않고 좋은 쪽으로 이상했다. 부모님이 떠난 이후로 계속 행복해 하는 여동생의 얼굴을 보니, 안나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둘은 요리를 함께 먹으며 친구들이 오기 전에 파티를 할 준비를 했다. 엘사는 수영장 근처에 노트북과 스피커 두 개를 가져다 놓았고, 안나는 안락의자 세 개와 타월 여러 개를 들고왔다. 제일 처음 도착한 건, 커다란 맥주 한 팩을 들고 온 올라프였다.(물론 엘사는 손도 대지 않으려고 마음먹었다.) 그는 두 자매에게 인사를 한 후, 셔츠를 벗어던지고 곧바로 수영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수영장이 있다니, 넌 정말 운이 좋아. 난 더워서 죽을 뻔 했다니까?"



올라프는 근육질 가슴에서 물방을 뚝뚝 흘리며 수영장에서 빠져나오며 말했다. 뭐... 잘 생기긴 했네. 나한테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야. 엘사는 그 와중에도 안나가 올라프를 쳐다보는지 몇 번이고 확인했지만, 안나가 쳐다보는 건 오직 자기 뿐이라는 걸 눈치채고 살며시 미소지었다.



플린과 라푼젤도 곧 도착했다. 둘은 저녁에 구워먹을 바베큐용 고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다섯 친구들은 오후 내내 수영장 근처에서 웃고 떠들며 놀았다. 그러다가 올라프는 맥주를 마시려고 수영장을 나갔고, 라푼젤은 치킨 파이트(목마를 타고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게임)를 하자며 남자친구의 어깨에 올라갔다.



"덤벼, 안나. 어서 언니한테 올라 타야지. 힘의 차이를 보여줘야겠어."



"어림도 없지!" 안나가 소리쳤다.



엘사가 싫다고 말하기도 전에 안나가 몸을 움직였다. 안나는 곧바로 언니의 어깨위로 뛰어 들더니, 목 주변을 허벅지로 단단히 감았다. 엘사도 양팔로 여동생의 다리를 붙잡으며 균형을 잡는 걸 도와주었다. 목 뒤에서 느껴지는 건 무시하자, 이건 그냥 물에 젖은 천조각이야.



양쪽 다 준비가 되자 플린이 기습적으로 달려왔지만 엘사도 빠르게 오른쪽으로 몸을 뺐고, 그 덕분에 안나는 라푼젤의 등을 힘껏 밀어서 물에 빠드릴 수 있었다.



안나가 키득대며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빨리 끝난 치킨 파이트일 거야." 그리고 허리를 숙여서 언니의 정수리에 키스했다. "내 언니가 복싱을 배웠다는 걸 잊은 거 아냐?"



플린이 끙끙 앓는 소리를 내자 엘사가 깔깔대며 웃었다.



"뭐 하는 거야, 라푼젤. 빨리 다음 게임 해야지!" 안나도 언니처럼 웃으며 재촉했다. 그게 엘사의 승부욕을 자극했는지 한 마디 거들게 만들었다. "맞아, 적어도 2초는 버텨야 하지 않겠어?"



그 도발 덕분인지 두 번째 싸움은 아까보다 길었다. 안나는 라푼젤보다는 확연히 약했지만, 엘사는 안나를 도와서 몸을 움직이며 상대방의 균형을 무너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두 자매는 이기고, 이기고, 또 이겼고 어느새 시간이 잔뜩 흘러있었다. 안나는 자신이 힘이 약하다는 걸 알고 스피드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두 자매는 한 몸이 된 것 처럼 움직였다.



마침내 라푼젤도 백기를 들었다. "우리는 도저히 못 이길 것 같네."



플린도 숨을 몰아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올라프, 여기 와서 안나 좀 끄집어내려줘!"



올라프가 고개를 끄덕이며 라푼젤을 태우자, 플린은 행복해 하면서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엘사는 훨씬 강하게 보이는 새로운 적을 보면서, 여동생의 허벅지를 잡은 손에 힘을 더 주었다. 이번 싸움은 아까보다 훨씬 힘들었지만, 엘사가 올라프의 균형을 무너뜨린 덕분에 다시 한 번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다. 안나는 다시 한 번 언니에게 키스를 했고, 엘사는 자신들의 승리를 당당히 선포했다. "미안해, 라푼젤. 오늘 이기는 건 포기해줘야겠어!"



이제는 라푼젤 대신 플린이 올라프의 어깨에 올라갔고, 그걸 본 안나는 키득거렸다. "꼭 우리한테 이겨보고 싶긴 한가봐?"



그런 상황에서도 두 자매는 첫 번째 게임을 이기긴 했지만, 두 번째 게임에서는 마침내 안나도 물속으로 떨어졌다. 엘사는 진이 다 빠져서 물밖으로 나와서 타월 위에 쓰러졌고, 안나도 곧 따라 나와서 언니 옆에 쓰러졌다. "쟤들도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해줘야지."



"맞아." 엘사도 친구들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어차피 한 번은 져야했던 거야. 아니면 끝도 없이 계속 하자고 했을 걸?"



둘은 그 이후로 계속 타월위에 누워있었고, 저녁으로는 플린이 구운 고기와 소세지 바베큐를 먹어치웠다. 그 후엔 다섯 명이서 보드게임과 카드게임을 했고, 어느새 시간은 12시를 넘어있었다. 기온은 아까보다 훨씬 낮아져있었지만 따뜻한 여름밤이라 추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밖은 이미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오직 거실에서 새어나오는 불빛만이 사물을 분간하게 만들어 주었다.



"계속 여기서 놀 거면 조명이라도 들고 올게."



"더 괜찮은 생각이 있어!" 라푼젤은 마치 세기의 발견이라도 한 것 처럼 소리높여 말했다.



"응?"



"우리 홀딱 벗고 수영하자(skinny dipping)!"



"뭐?!" 엘사는 당연히 이 생각을 찬성할 수가 없었다.



"제발, 엘사. 살면서 한 번쯤은 꼭 해야 하는 거라구! 지금은 어둡고 덥기까지 하잖아? 그러니까 맨몸으로 물속에 들어가도 아무 문제 없다구."



"그렇다고 벗을 필요는 없잖아."



"난 좋아!" 플린이 쾌활히 말하자 올라프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딱딱하게굴지 마라고. 10대들의 수영장 파티는 원래 이런 거잖아?"



안나는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개졌지만 별로 싫어하지는 않아 보였다. "괜찮을 것 같은데, 언니?"



"안 돼." 엘사의 목소리는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워졌고, 다른 친구들은 놀라서 엘사를 쳐다보았다. "너도 해서는 안 돼, 안나." 내 친구들 앞에서 안나를 발가벗게 만든다고? 내가 죽기 전에는 어림도 없지. 아무리 어두워도 안 되는 건 안 돼.



"제발, 언니! 이건 별로 나쁠 게 없다니까!"



"말대꾸 하지 마, 안나. 이건 절대 허락 못 해."



"넌 내 엄마가 아니잖아, 엘사! 난 열여섯 살이야. 난 내가 원하는 걸 해도 된다구!"



씨발, 왜 내 말을 그런식으로 받아들일까. 딸을 보고 발정하는 엄마가 어딨겠어, 안나.



엘사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잠시만 따라들어와 줄 수 있겠니?" 엘사는 친구들 앞에서 이런 대화를 하고싶지 않았다. 엘사가 집안으로 들어가자 안나도 따라들어왔다. 그리고 엘사는 문을 닫고 등을 기댔다.



"제발, 안나. 이렇게 빌게, 우리 저런 거 하지 말자..."



"뭐? 어째서...?" 안나는 엘사의 슬픈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난... 그야 네 엄마는 아니지. 그리고 네가 노는 걸 방해하고 싶지도 않아. 그냥 난... 도저히 못 버티겠어. 제발 하지 말자. 날 위해서 그래줄 수 있겠니?" 엘사는 거의 빌듯이 부탁했다.



"당연하지, 언니. 뭐든지 말만 해." 안나는 미소지으면서 언니를 껴안았다. "언니를 슬프게 만드는 건 절대 하지 않을 거야."



"고마워." 엘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여동생의 등을 쓸어내렸다. 둘은 그 자세로 그대로 한참동안 떨어지지 않았고, 마침내 엘사가 여동생의 머리에 키스를 하고 말했다. "그럼 어서 다시 밖으로 나가자."



엘사는 친구들의 벗은 몸이 보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지만, 친구들은 이미 물에서 올라와 옷을 다 입은 상황이었다.



먼저 입을 연 건 라푼젤이었다. "지금 시간이 엄청 늦은 것 같아. 슬슬 집에 가봐야 겠어. 오늘 초대해줘서 고마워, 정말 재밌었어!" 올라프와 플린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끄덕였다.



"원한다면 여기서 자고 가도 돼. 우리 집에는 빈 방이 많거든." 엘사가 제안했다.



친구들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 듯 서로를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내가 안나랑 다퉜다고 생각하는 것 같네.



"난 안나랑 같이 잘 거야. 그래서 내 방이나 안나 방 중 한 곳은 빌 거야."



"아, 잘 됐네. 정말 여기서 자고 가도 되는 거지?"



안나가 대답했어. "당연하지. 너무 늦었으니 자고 가는 게 좋겠어."



그래서 엘사의 친구들도 여기서 자고 간다고 했다. 엘사는 샤워를 하고 침대에 들어갔고, 곧이어 안나도 샴푸 냄새를 띈 채 언니의 곁에 누웠다. 엘사가 반쯤 잠을었을 때 옆에서 안나가 속삭였다. "혹시 아까 질투나서 그랬던 거야?"



엘사는 부끄러운지 한숨을 내쉬었지만 조용히 그렇다고 말했고, 안나는 그저 키득댈 뿐이었다. 잠시 후 안나는 언니의 품에 파고들었고, 엘사는 곧바로 툴툴대기 시작했다. "껴안고 자기엔 너무 덥잖니, 안나."



"그럼 처음부터 내 방을 친구들한테 빌려주지 말았어야지." 안나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후 창문을 열었고, 시원한 공기가 들어오자마자 다시 언니의 품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이번엔 엘사도 불평하지 않았다. 맞아, 나도 잘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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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나온 치킨 파이트는 대충 이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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