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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공주와 해적 61화 - 괴수의 소굴로

ㅂ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09 16:28:20
조회 179 추천 17 댓글 11

링크 모음: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928443



61화 - 괴수의 소굴로



흐름에 거스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겪어본 사람이 제일 잘 안다. 특히나 그 흐름이 물과 관련이 있을 때는 더더욱. 게다가 그게 수많은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전장이라면 한층 더.


그러니 해전을 조금이라도 경험해본 자라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잘 알 것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대장선인 게일이 직접 해류를 역행하며 머릿수가 수십 배 많은 적들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다는 것이!


, …… 잡아라! 적의 대장선이 홀로 뛰쳐나왔다! 저놈만 잡으면 아렌델은 우리 거다!!!”


당연히 그 모습을 보고 위즐튼 군이 눈이 뒤집히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나마 앞쪽에 있던 배들이 억지로라도 뒤엉킨 대형에서 빠져나와, 당장에라도 게일을 박살내기 위해 미칠 듯한 기세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우와, 이럴 줄은 알았지만 진짜 악착같이 달라붙네……”


배가 반파당하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억지로 대형을 이탈해 이쪽으로 달려드는 배들을 보고 한나에게 받은 총을 준비하는 안나.


우리 엄호는 제대로 받는 거겠지……?”


콰앙


불안한 눈치의 알라딘에게 응답하듯, 뒤에 남은 12척의 배에서 포탄이 계속 쏟아져 나와 게일을 향해 돌진하는 적선들을 요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뒤엉켜 뭉쳐있을 때에 비해 맞추기 어려운 건 어쩔 수 없는지라, 이대로라면 몇 척이 달라붙는데 성공할 거란 건 명약관화.


여기서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합니다…… 모두 살아남기를!”


어떻게 봐도 희망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저렇게 비장하게 말하는 엘사의 앞에서 각오를 다지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까? 적어도 안나는 아니었다.


어휴, 벌레떼처럼 달려드는 거 봐…… 우리보다도 더 해적 같은 놈들이네.”


콰앙


투덜거리면서도 열심히 포의 불을 당기는 크리스토프. 다른 선원들도 마찬가지라, 뒤에서 날아드는 엄호 사격도 있고 해서 이쪽으로 달려드는 배들을 몇몇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역시 전부는 아니라


한 놈이 달라붙습니다!”


백병전 준비!”


엘사의 호령에 포를 놓고 일제히 총칼을 꺼내드는 선원들. 안나 역시 새 총을 장전하며 얼굴을 굳혔다. 검은 수염이 난입했을 때 이후로 처음 겪는 근거리 전투…… 포격전과는 그 충격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지만……


사격 개시! 이쪽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탕탕


엘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수십 정의 총이 가장 가까이 접근한 위즐튼 함선을 향해 불을 뿜었다; 당연하지만 한나의 개량 화약은 대포에만 적용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의 개인화기 역시 우수한 사거리를 자랑했고, 덕분에 접근하기 전부터 갑판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던 수많은 수병들을 수장시켜버릴 수 있었다.


사실 여기에는 위즐튼의 오판이 큰 역할을 했다; 일부러 아렌델 군의 강점인 우월한 화포를 무력화하기 위해 자신들의 화포도 손해를 볼 각오를 하고 일부러 비 오는 습한 날을 골라 공격을 감행했지만, 설마 이쪽에서 습기를 차단하며 화약을 보존할 방법이 있다는 걸 계산하지 못한 바람에 남 좋은 일만 잔뜩 시켜준 셈.


하지만 어쨌든 저쪽이 해류를 타고 기세를 올리며 달려드는 것 또한 사실. 게다가 숫자마저 월등히 많으니, 이 정도로 그들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부딪혀 온다! 꽉 잡아!”


쿠웅-----------!!!!


엄청난 충격과 함께 게일이 크게 기우뚱했다; 다른 아렌델 전함에 비해 큰 크기기는 했지만, 위즐튼 군함 역시 만만찮은 크기로 들이받으니 아무리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곤 해도 상당수의 선원들이 넘어지거나 적어도 비틀거렸다.


와아아아아아


엄청난 기세의 함성과 함께 용케 포화와 총탄 세례를 버텨낸 위즐튼 병사들이 능숙한 솜씨로 게일에 갈고리를 걸고 넘어오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는 본격적인 포격 위주의 해전이 퍼지기 이전이라, 이렇게 원시적인 백병전도 많이 성행할 수밖에 없고, 이 전법의 선두 주자가 바로 위즐튼의 침공 함대였다.


탕탕


으아악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화한 갑판 위에서 기민하게 뛰어다니는 안나. 솔직히 전투 경험이 없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있을 수는 없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해치려는 이들이고, 그들에게 등을 보이거나 사정 봐줄 정도로 호인은 아니었다.


탕탕


백병전으로 몰아가면 낙승일 줄 알았냐, 이 새끼들아!”



안나의 뒤에서 총을 들고 접근하던 위즐튼 수병 하나를 떨어진 나뭇조각을 몽둥이 삼아 쳐날려버리는 크리스토프. 그의 말대로 엘사의 선원들은 생각 외로 선상전에서 잘 버티고 있었다; 아까 숫자를 많이 줄여놓기도 했지만, 역시 포격전에 능한 사람들이니 백병전은 익숙치 않을 것이라는 위즐튼의 오판이 한몫 했다.


땡큐, 크리스토프!”


죽지 말라고요! 공주님이 죽으면 아마 우리 선장도 따라 죽을 테니까!”


격려 치고는 어딘가 섬뜩한 말과 함께 다시 총을 꼬나 들고 난전 속으로 뛰어드는 크리스토프. 그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다 보니, 저 위에선 알라딘이 망루와 거기 얽힌 밧줄 위를 원숭이처럼 뛰어다니며 올라오려는 적병들을 피스톨과 커틀라스로 쳐내고 있었고, 아래쪽에선 마치 불곰처럼 포효하는 오큰이 사격도 필요 없이 커다란 장총의 개머리판으로 덤벼드는 놈들의 골통을 박살내고 있었다.


타앙


, 네놈은…..!”


바로 근처에서 난 총성과 함께 카산드라의 침음이 안나의 귓가를 때렸다. 서둘러 고개를 돌려보니, 서로 총검을 들고 그녀와 대치하고 있는 사람은 그녀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프랜시스 경……!”


본래 위즐튼의 공작의 수행원 출신이었으나, 전장에서 여러 번 무공을 세워 기사 작위를 받고 끝내 부관의 자리에까지 오른 나름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예전에 공작이 방문해서 그녀를 귀찮게 굴 때 뒤에서 시립한 모습으로 봤었는데, 여기서 적으로 만날 줄이야……!


오늘이야말로 네년과 네년의 동료들을 모조리 교수대로 끌고 가주마!”


어림도 없지. 이 아렌델 앞바다가 네 무덤이다!”


이쪽도 엘사와 함께 수 차례 격돌했던 모양인지, 서로 내뱉기가 무섭게 총검을 꼬나들고 서로에게 달려드는 프랜시스와 카산드라. 솔직히 저 둘의 백병전 실력을 보니 저기 끼어들어봤자 죽기 딱 좋겠다 싶어 얼른 자리를 피하는 안나였다.


엘사…… 엘사는 어딨지?”


막상 중요한 엘사가 안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은 안나가 크게 소리쳐 부르려는 순간, 뒤에서 낯익은 손길이 그녀의 어깨를 덥석 잡았다.


안나, 이쪽으로! 우린 화약고를 지키러 가요!”


안도감 속에서도 눈치 빠른 안나가 엘사의 말을 이해 못했을 리가 없다; 당장 검은 수염과 싸울 때 앤 여왕의 복수 호의 화약고를 폭파해 승리하지 않았던가. 만약 누군가가 게일의 화약고를 노린다고 하면……


어서 가요, 엘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후다닥 화약고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 두 사람이었지만


쿠웅


쿠웅


연이은 충격음에 발을 멈추고 휘청이고 말았다. 설마 싶어서 고개를 든 안나의 눈앞에 나타난 장면은


“----------------------------”


어느새 나타났는지 두 척의 배가 더 게일에 갈고리를 던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 작가의 변 - 


까먹은 사람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프랜시스는 석궁맨들 중 젊은 쪽임. 수염난 아조씨는 에릭. 젊은 놈이라 그런지 말을 참 함부로 해, 그치?

40화 제목의 '괴수의 아가리'였던 거 기억나? 거기서 괴수는 엘사를 잡기 위한 위즐튼의 포위망을 의미했는데, 이번에도 써먹어봤어. 역시 위즐튼 하면 몽스타!!!!니까.....

전에 얘기했지만 전개가 명량해전이랑 유사하지? 명량에서도 충무공의 배가 단독으로 돌출해 한동안 왜선들에게 백병전으로 개기면서 시간을 벌었거든. 다만 차이점은 충무공의 부하들은 쫄아서 못 나왔지만 엘사의 부하들은 전략적인 이유로 뒤에서 포격 지원만 해주고 있었던 정도? 대신 적의 숫자는 이쪽이 훨씬 많으니......

엘산나 위기일발! 다음화는 다시 노덜드라 전선 쪽으로 가보려고 해. 내일 아님 모레 올라올테니, 어서 예고를 보자....


- 62화 예고: 물러나야 할 때 - 



여왕님, 계속 여기서 버티면 아렌의 창까지 위험해집니다. 슬슬 퇴각 명령을……!”


...


한나는 제1매복진에게 연락을 취해라…… 저 기만자 왕자 놈을 한번 제대로 속여보자꾸나.”


...


저렇게 뻔한 수작을 부리는데 노력이 가상해서라도 걸리는 시늉은 해줘야겠죠. 추격을 지시하도록 하세요.”



아렌델 전선이 함정을 잔뜩 파놓고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메타라면, 노덜드라 전선은 본격 수싸움으로 들어갈 모양이네. 건필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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