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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nly One Year, Chapter 41

토익520점(110.46) 2020.09.13 18:11:06
조회 294 추천 29 댓글 9

원문: https://www.fanfiction.net/s/11934753/41/Only-One-Year




41. Goodbyes




엘사는 안나와 함께 차에 탄 채, 백미러를 통해 부모님의 차가 여전히 따라오고 있는 걸 확인했다. 어느새 9월 2일 금요일이 되었고, 이제 두 자매는 완전히 코로나로 이사를 가게 되는 것이다. 뭐, 다음 주말에는 곧바로 아렌델에 돌아가야 하긴 하겠지만, 두 자매는 부모님 없이 단 둘이서만 지내는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는 의미다. 라푼젤과 플린은 학교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함께 살고싶은지, 아파트가 준비되자마자 들어가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자매는 학교가 시작하기 전까지의 마지막 일주일을 아렌델에서 부모님과 함께 보내기로 했다. 어쨌건 안나는 고작 16살이잖아. 아무리 떠나고 싶다고 말을 했어도 부모님을 그리워할 거니까...



자동차 트렁크 안에는 아직까지 옮기지 않았던 짐들을 실어놓았다. 두 자매의 노트북들, 처음에 가져가지 않았던 옷들, 안나의 미술 도구, 그리고 뒷자석에 앉아있는 마시멜로우까지.



마침내 코로나의 집에 도착했을 때, 엘사는 자신이 이곳을 정말 집(home)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기쁜 마음으로 집을 안내했다.



"얘들아, 여기 정말 좋은 것 같구나! 여기라면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아버지가 집을 칭찬하자 어머니도 한 마디 거들었다. "그래요, 여기라면 안심이네요. 안나도 엘사도 여기서 오래 살 거니까 말이예요."



엘사는 사실 얼마나 오래 살지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잠깐 생각해봐도 여기서 최소한 3년은 살아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어쨌건 엘사는 대학에서 5년간 공부를 할 생각이었고, 안나는 고등학교에서 3년을 보내야 할 테니까. 게다가 안나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엘사와 같은 대학교를 갈 가능성이 컸고.



안나는 먼저 마시멜로우를 침대에 올려둔 후, 가져온 짐들을 빠르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일요일까지 이 아파트에서 함께 지낼거라고 했고, 안나는 부모님의 짐을 자신의 방에 놓으라고 말했다.



"고맙구나. 그럼 넌 소파에서 잘 거니?"



"거긴 불편하잖아요. 언니랑 같이 잘 거예요." 참 쉽기도 하지! 다행히도 엘사는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면 되겠구나."



"나 크리스토프한테 인사하러 갈게요!" 안나가 떠나자 엘사는 부모님에게 마실 걸 가져왔다. 엘사는 벌써 안나와 크리스토프가 핸드폰 번호를 교환했다는 걸 알고 살짝 불편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런 일에 참견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크리스토프는 또 누구니?"



"옆집 사람요. 옆집 사람의 아들이라고 해야하나? 이사 올 때 만났어요."



"아, 몇 살이니?"



"16살요. 그리고 안나랑 같은 고등학교에 간대요."



"음..." 아버지 역시 그리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엘사 넌, 안나가 걔한테 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모르겠어요. 그래도 좋은 사람이예요."



"잘 지켜보렴, 알겠지? 나쁜 일은 사전에 막아야지."



"그럴게요." 아빠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잘 지켜볼 거예요!



몇 분 후 안나가 집으로 돌아오자, 가족들 모두 도시를 둘러보러 나갔다. 모두가 둘러 본 코로나는 아름다운 도시였고, 특히 중심부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두 자매는 이미 어느정도 눈에 익어서 도시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고 있었다. 윈터 가족은 해가 질 때 까지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근처의 식당으로가서 저녁을 먹었다. 가족들은 저녁을 먹을 때 얼마 후 있을 이별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모두 알고있는 사실이기에 식사할 때의 분위기는 슬픔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마침내 모두들 집으로 돌아오자 모두들 일찍 자기로 했고, 안나는 당연한듯이 언니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나 조금 슬퍼."



엘사는 안나의 등을 상냥하게 토닥였다. "응, 나도 그래."



"난 부모님한테서 정말로 벗어나고 싶었어. 이번 방학에는 같이 있는 게 괴로웠을 정도야. 그래도 곧 부모님이 그리워질 것 같아..."



"네가 원할 때는 언제라도 아렌델에 데려다줄게."



"고마워, 언니."



엘사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혹시 후회하고 있니? 우리가 같이 살기 위해서 했던 계획들 말야. 우리 함께 사는 거."



"전혀." 안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고, 엘사는 그 사실에 기뻤다. "만약 언니가 나 없이 혼자 떠났다면 훨씬 슬펐을 거니까. 난 아마 도저히 못 버텼을 것 같아.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엘사도 생각해보았다. 내가 원래 계획을 실패해서 후회하고 있나? 처음에는 여동생에게서 멀어지기 위해서 이 곳으로 온 거였잖아.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야. 그런데도 난 안나가 날 따라와 준게 너무나 기쁠 뿐이야. 혼자서 여길 사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한걸...



"잘 모르겠어... 그래도 네가 함께라서 정말 기뻐."



안나는 고개를 들어서, 마치 당연한 행동을 한다는 듯이 언니의 입 끝자락에 짧은 키스를 했다. "나도 마찬가지야. 잘 자, 언니."



엘사는 너무나 행복해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 키스는 이번 여름에 있었던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지금까지 숨겨두려고 했던 거대한 감정의 파도가 자신을 뒤덮는 걸 느꼈다. 안나가 이걸 계속하게 내버려둬선 안 돼.





-------------------





다음날은 빠르게 흘러갔다. 윈터 가족은 아침내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보냈다. 점심 때는 코로나의 중세 성에 방문했고, 생각보다 훨씬 잘 관리되어 있다는 것에 놀라며 모두들 관광을 즐겼다. 하지만 안나는 금새 지루해져버렸고, 엘사가 자신과 손을 잡는 걸 거절하자 토라져버렸다. 부모님도 근처에 없는데 대체 왜!



그래서 안나는 계속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고, 그러던 중 크리스토프가 보낸 문자를 보고 언니를 불렀다. "크리스토프 말로는 여기 물은 아직 따뜻하대. 해변으로 가자!"



하지만 엘사는 한숨만 내쉬었다. "핸드폰 끄고 관광을 즐기면 안 되겠니?" 엘사는 안나를 달래려는 듯 여동생의 손을 잡아주었고, 안나는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엘사는 안나에게 성을 구경시켜주면서도, 자신이 또 안나에게 조종당한다는 걸 깨닫고 헛웃음이 나왔다.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자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저녁 내내 TV를 보면서 지냈다. 부모님이 아렌델로 돌아가는 건 다음 날 점심 때였고, 작별인사를 하는 게 힘들었는지 곧바로 모두 울기 시작했다.



"책임감을 가지렴, 공부 열심히 하고. 그리고 아렌델에 있을 때 안 했을 일이라면 여기서도 하지 마렴."



"알았어요, 엄마."



"그리고, 엘사. 여동생을 잘 돌봐줘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너희가 서로를 잘 돌봐줘야 하는 거지. 알겠니?"



"당연하죠."



"그리고 우리한테 매일 전화하고. 혹시라도 우리가 와주길 바라면 언제라도 전화하렴, 금방 달려와 줄테니까." 엄마도 아빠도 너무 슬퍼보여. 여지껏 아버지가 우는 걸 한 번이라도 본적이 있었나? 엘사는 자신의 눈물을 훔쳐내고 아버지를 끌어안았다. 안나 역시 어머니의 품 안에서 오열하고 있었다.



뜨거운 포옹은 오래도록 계속 되었고,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몇 가지 충고와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갈 때가 되서야 끝이 났다.



부모님이 가고 난 후의 아파트는 너무나 조용해서, 엘사는 살짝 외로워질 정도였다. 만약 안나도 떠나야 한다면 얼마나 힘들어질까? 안나와 헤어지게 되는 걸 상상만 해도 가슴이 찢어져. 안나는 여전히 울고있었고, 엘사는 여동생을 품에 안아주었다.



"부모님이 그리워질 거야..."



"이해해." 엘사는 여동생의 등을 말 없이 쓰다듬어 주었고, 둘 다 평정을 되찾을 때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오늘은 뭐 하고 싶어? 마지막 쉬는 날이잖아." 엘사가 물었다.



"음... 크리스가 말한 해변이라도 가지 않을래?"



"응, 괜찮네. 그러면 옷부터 갈아입자." 엘사는 방으로 돌아가서 수영보으로 갈아입은 후, 반바지와 셔츠를 그 위에 입었다. 엘사가 방을 나가자 이미 준비를 마친 안나가 기다리고 있었고, 엘사는 마지막으로 욕실로 가서 선크림과 튜브를 챙겨왔다.



"준비 됐어, 출발 하자."



"음... 혹시 언니는 크리스토프를 부르면 껄끄러워?"



그래. "아니."



"정말?"



엘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걘 네 좋은 친구가 될 거잖아. 그러니 뭐, 마음대로 해." 엘사는 자신의 질투심과 싸우려고 마음먹었고, 이건 좋은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엘사는 라푼젤과 플린도 부르는게 어떨지 생각했지만, 아마 그 커플들은 둘이서만 지내는 걸 훨씬 좋아할 거라는 걸 깨닫고 포기했다.



"알았어, 그러면 불러 올게." 엘사는 소파에 앉아서 여동생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내가 안나를 놔줘야 해. 안나는 좋은 짝을 찾아야 하고, 그게 누구든 내가 받아들여야겠지. 그리고 크리스토프는 좋은 사람이잖아? 걔라면 안나에게 잘 해줄거야, 한스와는 비교도 안 되겠지.



안나는 잠시 후 돌아와서 말했다. "크리스토프도 엄청 좋아하던데! 지금 옷 갈아 입고 있어."



몇 분 후 노크소리가 들려오자, 두 자매도 밖으로 나가서 크리스토프와 마주했다.



"안녕, 엘사."



"안녕." 너무 차갑게 굴지 말자. "잘 지냈어?"



"내일 학교가 시작하는 것 때문에 좀 괴롭긴 하지.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참아야지."



"고등학교에 가는 게 기대되지 않아? 난 네 나이 때 정말 흥분했었는데."



크리스토프는 엘사가 미치지 않았는지 의심하는듯한 눈빛을 보냈고, 그걸 본 안나는 깔깔대며 웃었다. "엘사 말은 신경쓰지 마, 엘사는 완벽한 학생이거든."



"학교는 정말 멋져. 어쩌면 너도 이번 여름에 아르바이트라도 해봐야 할 지도 모르겠어, 안나. 그러면 공부를 하는게 얼마나 기쁜지 깨닫게 될 거야."



"흥."



"그것보다, 해변에 가려면 차를 타고 가는게 나을까?"



"아, 맞다. 엘사 너 면허를 땄다고 했었지? 완전히 잊고 있었네. 그래도 괜찮아, 가까우니까 걸어서 가자."



"알았어!" 엘사는 문을 닫은 후 핸드백에 열쇠를 넣었다.



세 명은 건물을 나온 후 크리스토프의 안내에 맞춰서 걷기 시작했다. 목적지로 가는 동안 안나가 언니의 손을 잡았고, 엘사는 여동생의 손을 조용히 맞잡아주었다. 그러고 보니 안나가 가면 갈수록 더 자주 손을 잡는 것 같아. 물론 보통 때라면 손을 놓으라고 하겠지만... 크리스토프 앞에서 이러는 건 기쁜 걸. 어쩌면 안나는 크리스토프한테는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겠어.



크리스토프는 이 광경을 봤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해변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20분은 지나있었다.



"다음에는 차를 타고 오는게 좋을 것 같아, 언니. 여긴 걸어가기엔 너무 멀어."



엘사는 키득댔다. "넌 정말 운동이 필요할 것 같아, 안나. 내 런닝머신을 쓰는게 어때?"



"아! 네가 운동할 거라고 생각했지! 넌 몸이 꽉 잡혀있잖아?" 크리스토프가 신이 나서 말했다.



엘사는 안나가 자신의 손을 꽉 쥐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맞아, 운동을 시작한지 1년쯤 됐어. 너도 몸이 상당히 좋은데?"



"맞아, 난 헬스장을 가거든. 너만 괜찮다면 어딘지 알려줄게."



엘사는 잠시동안 생각하다가 말했다. "괜찮을 것 같은데? 일단 대학교 강의들 사이에 충분한 시간이 있는지 확인부터 해야겠지만, 헬스장에 가는 건 좋을 것 같아."



둘은 크리스토프가 하는 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쉴만한 장소를 물색하며 해변을 걸었다. 여긴 10대 학생들이 많네... 내일 대학에서 만날 사람도 있을까? 몇 명은 있을 것 같은데 말야.



마침내 깨끗한 장소를 찾자, 세 명 다 모래에 타월을 깔고 그 위에 앉았다. 크리스토프는 안나 옆에 앉았고, 엘사도 안나 옆에 앉아서 결국 안나가 중앙에 앉게 되었다. 안나는 셔츠 밑단을 잡고 그대로 끌어올렸고, 그러는 동안 엘사는 혹시라도 크리스토프가 안나를 훔쳐보지는 않는지 감시했다.



맙소사, 안나를 안 훔쳐 본다고? 어쩌면 내가 감시하고 있다는 걸 알아서 그럴지도 몰라. 아니면 옷을 갈아입는 여자한테 추잡한 시선을 안 던질 정도로 의지력이 강하던가. 엘사가 고개를 돌리자, 안나가 타이트한 반바지의 버튼을 풀고 아래로 끌어내리는 게 보였다. 씨발! 이 남자는 나보다 의지력이 훨씬 강하잖아! 아니면 안나한테 관심이 전혀 없던가. 물론 엘사는 이렇게 미치듯이 귀엽고 섹시한 안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걸 믿을수가 없었지만, 동시에 자신의 눈에 콩깍지가 씌였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안나는 크리스토프의 이상형이 아닐지도 모르지. 많은 사람들이 엉덩이랑 가슴이 큰 여자를 좋아하잖아? 나야 안나의 날씬하고 작은 몸매에 환장하지만, 얘는 취향이 다른가 보지 뭐.



엘사 역시 옷을 벗으면서 곁눈질로 크리스토프를 감시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이 소년은 자신을 훔쳐보지 않았다. 음, 이상형의 문제는 아닌 것 같네. 얜 생각보다 훨씬 상냥한지 한 번도 훔쳐보지 않잖아? 엘사는 자만을 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자기의 몸매가 좋다는 걸 알고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훔쳐보곤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크리스토프가 자신을 훔쳐보지 않는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이제 수영복만 입은 에사는 타월에 앉은 후 가방에서 선크림을 꺼내서 몸에 바르기 시작했다. 다 바른 후 안나에게 선크림을 건냈지만, 안나는 선크림을 쓰지는 않고 모래에 배를 깔고 누은 채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언니가 내 등에 발라주면 안 돼?"



물론 엘사는 이 낯선 이웃에게 여동생의 등을 맡길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여동생의 다리에 올라타서 어깨부터 선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다. 너무 즐기지 말자, 침착해. 그러고 있자니 안나가 손을 등으로 가져가서 비키니 상의끈을 풀어버렸다. 씨발, 이걸 잊고 있었네. 제발 벗어던지진 말아줘, 그랬다간 내가 크리스토프의 눈알을 뽑아버릴 거야. 다행히도 안나는 끈을 풀었을 뿐 옆으로 벗어던지진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여동생의 맨등을 쓰다듬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엘사의 손은 점점 내려가서 어느새 엄지로 등 보조개를 마사지 하고 있자니 안나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새어나왔고, 엘사의 몸은 아까보다 더욱 달아오르게 되었다.



"사람들이 너희가 사귄다고 착각한다고 했지? 처음 들을 때는 무슨 헛소린가 싶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네."



엘사는 황급히 여동생의 매력적인 몸에서 손을 땠다. 씨발! 여긴 우리집 정원이 아니라고, 주변에 사람들이 가득한데!



엘사는 머리속으로 무슨 말이든 꺼내려고 노력했지만, 안나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언니의 마사지는 최고거든. 즐기지 않으면 손해잖아?"



엘사는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하고 타월에 앉았다. 그리고 책을 꺼내서 적당한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제대로 책을 읽을만한 상태가 아닌지 몇 번이고 같은 페이지만 반복해서 읽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어느새 나머지 두 명은 낮잠을 자고 있었다.



한 시간쯤 지내자 자다가 깼는지 안나가 입을 열었다. "엄청 더워지네. 잠깐 수영하지 않을래?"



크리스토프가 동의하자 엘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비키니 끈 좀 묶어줄래, 언니?"



"응, 해줄게." 엘사는 안나가 맨가슴을 내놓은 채 수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비키니 끈을 묶어주는 건 이상할 정도로 야한 느낌이 들었다.



세 명 다 일어나서 물속으로 들어갔다. 9월의 바다는 차가웠다. 아렌델에 있던 수영장의 물보다 훨씬 차가웠지만 기분 좋은 차가움이었고, 나머지 오후동안 계속해서 일광욕과 수영을 번갈아가면서 하며 보냈다.



마침내 세 명다 아파트로 돌아왔고, 크리스토프는 헤어지기 직전에 불러줘서 고맙다고 말을 하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내일 봐, 안나. 안녕, 엘사. 다음에 만날 때는 내가 가는 헬스장이 어딘지 알려줄게."



두 자매도 집안으로 들어갔고, 안나가 샤워를 하는 동안 엘사는 요리를 했다. 식사를 마친 둘은 함께 TV를 봤고, 밤 11시가 되자 슬슬 자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좋아, 언니. 일단 이빨부터 닦고 언니한테 갈게."



"어...안나? 너 혹시 네 방에 네 침대가 있다는 건 알고 있니?"



안나는 아무것도 못 들었다는 듯 욕실로 들어갔고, 엘사는 한숨을 내쉬면서 여동생을 따라갔다. "우리 벌써 여기서 나흘이나 살았는데, 넌 한 번도 네 침대에서 안 잤잖아. 그리고 몇 번이나 말 하는데, 그 파란색 칫솔은 내 거라니까! 쓰면 안 된다고!"



"너무 그렇게 틱틱대지 마." 안나는 양칫물을 뱉고 입을 헹구면서 대답했다. "언니도 같이 자는 걸 좋아하는 걸 알고 있다구. 그리고 개학 전날 같이 자는 건 우리의 전통이잖아?"



엘사는 어쩔 수 없이 수긍하면서 침대로 들어갔고, 몇 분 후에 안나가 짧은 T 셔츠를 입은 채 이불속으로 들어와서 언니품에 파고들었다. 그리고 언니에게 굿나잇 키스를 했다.



"저기, 언니. 언니는 바이가 아닌 건 확실해?"



"응? 대체 왜 그런 걸 묻니?"



잘 모르겠어. 언니는 이상할 정도로 크리스한테 잘 대해주잖아?"



엘사는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뭐가 그렇게 웃겨?"



"난 절대 바이가 아냐. 난 그냥 너한테 잘 해주려고 했던 거야."



"음... 알았어."



"걱정 마, 너한테서 걔를 뺐지는 않을 테니까."



엘사는 여동생이 무언가 웅얼거리는 걸 들었는지만, 그 날은 너무나 피곤했던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 한 채 곧바로 잠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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