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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중사의 화창한 주말모바일에서 작성

CTA(39.7) 2024.03.23 16:30:34
조회 244 추천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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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전 단열재  마감, 오후엔 현장  앞에 공영주차장 청소 좀 해주세요."

직영반장이 말한다.

오늘은 그래도 덜 힘들겠다. 운수좋네라고, 잠깐이나마 생각했다.
실제로도 40kg짜리 시멘트포대를 깡으로 2,3층에 올리고 얼마전엔 양생용 고체연료 1톤을 옮기는 육체적으로 고된일을 했던 참이다.

훈련받다가, 다친 무릎에 무리가 가서 다시 얻은 통증에 2일을 고생했던걸 생각하면, 꽤나 날로먹는 느낌으로 할 수있는 일이라고 잠깐이나마 생각했다.

실제로 육체적으로는 크게 힘들진 않았지만 이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굉장히 화창한 날이다. 일할때는 왜이리 원망스러웠는지, 주특기 과업, 교육훈련하기에 좋은 날이고 공사현장이 돌아가기 딱 좋은날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오늘은 주말이고 공사현장은 신도시 한복판에 학교 공사현장이다.

오전 작업으로 인해 작업복이된 우드랜드 바지는 여기저기 먼지와 폼의 잔해가 뭍혀있고, 안전모를 쓰고 커피가 먹다 남겨진채 버려진 플라스틱 커피컵들과 담배 꽁초들이 널부러진 주차장을 청소하다보면 이내 보는 장면은 내 또래의 사람들이 즐거운 주말을 만끽하고 있는 장면이다.

누구는 연인, 누구는 아이(나는 대한민국 기준 성인남성 결혼적령기 시즌에 딱 걸친 나이이다.)와 함께 따스한 햇볕을 즐기며 활기차게 주말을 보내는걸 보자니 복잡한 생각이 가득해진다.


4년, 전역한지 4년째다. 자랑스런 해병대 간부로 명예롭게 복무하고 후회없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사고한번 없고, 표창도 여러번 받았다. 하지만 TO가 없어서 결국 장기선발에서 떨어졌다.
자진해서 격오지근무를 지원했건만, 결국 이모양이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그만큼 최선을 다했기에 나가서  열심히 살겠노라, 굳게 마음먹고 전역하였다.


처음엔 군 경력을 살리고자, 마침 군무원 증원시즌으로 인해 예비군훈련대 교관 군무원을 지원하였다.

간만에 공부는 전혀 쉽지않았고, 시험을 볼때마다, 떨어졌다. 1년간의 도전, 다른 공시생들이 몰려있는 독서실에서 그 암울한 기운을 받아내면서 시험공부를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결국 군무원 선발인원 대폭 축소라는 허탈한 소식과함께 마음을 접고 다른길을 알아봤다.


쉽지않다, 군에 있었을땐 야전부대에선 전투사격술, 화생방, 전투수영 교관을 하고, 참모부에서는 북괴군의 정첩보를 받아 보고하고, 보안부서에서 군사보안 업무를 수행했지만, 이것은 밖에서 인정하는 경력이 아니다.

20살때 대학 대신 군을 선택한 고졸이 갈수있는곳이란 매우매우 한정적이다.

10년간의 군 경력은 결국 획기적이 도움이 안된다는걸 1년만에 알았다.

뭐가됬든 전문대학이라도 나와야 비벼볼 여지가 생겼고, 다양하게 알아본 결론으로

야간대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주간에  출근해서 일을하고, 퇴근하고는 대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는 형태이다.

최근엔 외진지역 현장에서만 일했기에 잘 몰랐지만, 이번 현장은 신도시다.

플레이트 케리어 대신엔 산업용 안전고리 벨트가, 세무워커 대신엔 안전화가, 방탄헬멧대신 안전모가, 그나마 전투복형태 작업복에 땀과 흙먼지는 같은형태이다. 마지막 자존심이란듯 굳이 전투복을 고집하듯이 입고있다.

그 시절엔 계급장으로부터 오는 경의와 명예가 있었다. 하지만, 행복한 사람들 눈에는 그저 건설노동자 잡부1에 불과하다.

아직은 다시 배운다고, 처음부터 다시한다고, 밑바닥 부터하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는 이 순간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니, 여간 마음적으로 힘든게 아니다.

후회없는 군 간부생활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때의 선택을 다시 돌아보게된다.

"좀 더 일찍나와서 고생했으면, 저 거리에 행복한 사람은 내가 되지않았을까."

하고 마지막 담배한모금과 마대자루를 들고 더러워진 우드랜드 바지에 먼지를 털며 일어난다.

오늘은 자격증 공부에서 틀린문제를 복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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