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에 해병대에 입대했습니다
백령도의 어느 작은 부대에서 근무했는데
주로 근무를 서거나 작업이 주 일과였습니다

제가 눈치나 센스 이런게 정말 없고 어리버리하기도 해서
군생활하는 내내 욕만 쳐먹다가 끝난것 같습니다
잘하고 싶었지만 욕을 먹으니 위축되고
위축되니 쉬운일도 더 안되고 그래서 또 욕먹고..
악순환의 반복이더군요
흔히 말하는 찐빠였습니다
훈련단은 정말 아무 이상없이 조용히 수료했고
동기들과도 정말 좋은 관계를 유지했는데
실무에 와서 이렇게 욕을 먹을지 몰랐습니다

전역한지 2년이 지나서 24살인데 특전사로 재입대를 하고 싶습니다
특전사로 가고 싶은 이유는 어릴때부터 특수부대를 좋아했고, 우리나라 특수부대의 최정점인 707에 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특전사도 자대 생활이 정말 빡세기로 유명하죠
그게 너무 마음에 걸립니다
가서 또 생활 못해서 병신취급 받고 여단 폐급이 될까봐 무섭습니다
차라리 체력이라도 엄청 키워서 그걸로라도 커버 치자는 마음으로
운동 준비만 엄청 하고 있습니다
매일 턱걸이 200~300개, 구보 5~10km 씩 뛰고 있고
크로스핏을 1시간 30분 정도 합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511택티컬 러쉬 백팩에
책과 물병을 채워서 20kg로 만든 가방을 메고
집 근처에 있는 동산으로 가서 무장구보를 뜁니다
다들 입대 할꺼면 조금이라도 빨리 하라고 하지만
저는 들어가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체력 기준이 나오기 전까지는 절대 입대 안 할겁니다
턱걸이 35개 이상
3km 11분 이하
5km 19분 이하
무장구보 10km 1시간
이게 제 기준이에요
언제까지 계속 준비만 할 수 없기에
2026년 까지 저 기록 안 나와도
깔끔하게 다른 길 찾을 생각입니다

저같이 소심하고 둔하고 어버버한 ㅂㅅ같은 성격도
체력으로 밀어붙이면 선배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저같은 체질은 군인 말고 다른 길을 찾는게 맞을까요
본인 스스로를 의심하고 여기에 이런 질문이나 올리는걸 봐서
‘사실 나는 자격이 없다’ 라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지방대 공대를 다니는데 회로 만지는거에는 전혀 흥미가 없고
특수전 영상만 보면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저도 이러는 제가 원망스럽습니다
진실하고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달게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