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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의 해석에 관하여앱에서 작성

Wonderhor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09 14:29:02
조회 24109 추천 322 댓글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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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붕쿤들 안녕?
하루가 멀다 하고 망작만 만들어내던 DC 유니버스가 오랜만에 명작다운 명작을 만들었지.

나도 다크나이트를 보고 조커라는 캐릭터와 DC에 큰 관심을 가졌었는데 이렇게 조커 주연 영화가 명작으로 나와서 기뻐. 이제 어벤져스가 끝나고 지는 별인 MCU에 대한 반격이 시작됐다는 느낌도 들고.

그런데 내가 이해한 '조커'라는 영화와 다른 사람들이 이해한 '조커'라는 영화가 좀 차이가 나는 것 같아서 의아했어. 다들 내 생각에 얼마나 동의할지 궁금해서 여기에 올려 보려고 해.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롤리타'라는 소설을 들어 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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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1955년 작 소설인데, 난 조커를 보면서 이 소설을 계속 떠올렸어. 바로 이 소설의 기괴한 특징 때문인데, ​'작품 전체에 걸쳐서 반어법을 쓰고 있다'​는 거야. 아니, 이 소설 자체가 반어법이라고 할 수 있지.

이 소설의 줄거리는 이래.
살인 혐의를 받고 감옥에 투옥된 주인공 험버트는 감옥에서 자신의 인생을 글로 써 내려가게 돼.

험버트는 13살 때의 연인 애너벨을 잊지 못하고 13살 즈음의 어린 여자아이들을 '님펫'이라고 부르며 님펫에게밖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데, 어느 날 하숙집 여주인 샬럿의 딸 돌로레스를 보고 사랑을 느끼게 돼. 그리고 돌로레스에게 애너밸을 겹쳐 보게 된 험버트는 그녀를 '롤리타'라고 부르기로 해.

롤리타를 사랑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수 없는 험버트는 그 욕망을 일기장에 남몰래 기록하는데, 어느 날 이 기록을 본 샬럿은 충격을 받고 돌로레스를 데리고 떠나려 하지만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게 돼.

롤리타와의 사랑에 방해가 됐던 샬럿이 죽자, 험버트는 롤리타를 데리고 미국 전역을 여행하게 돼. 그리고 그 여행을 하면서 험버트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말지.

롤리타는 곧 극작가 클레어와 함께 사라지고는 이내 다른 남자와 결혼했고 알래스카로 이주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데, 이에 분노한 험버트는 클레어를 죽이고 감옥에 갇히게 돼.

줄거리를 쓰다 보니 조금 길어졌는데, 이 줄거리에서 요점은 맨 처음, 험버트가 감옥에서 써내려간 글이라는 거야. 즉 ​험버트의 시점​이라는 거지.

이 소설이 험버트의 시점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 자체를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끔찍한 비극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에는 로맨스 소설로 느끼게 된다는 거지.

그렇게 이 소설은 험버트의 소아성애적 도착증에 대한 변명과 미화로 가득차 있어. 심지어는 험버트를 어린 소녀의 유혹에 넘어간 순정남처럼 보이게도 만들지.

이렇게 독자를 속이다가도 중간 중간에 독자가 이러한 착각에서 깨어날 수 있는 힌트들을 던지기도 했는데, 돌로레스가 흐느껴 우는 장면이나 돌로레스의 편지 등을 보면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어.

결국 작가는 이렇게 사람들을 착각 속에 집어넣고 다시 깨어나게 함으로서 험버트에게 매우 우회적으로, 그리고 매우 고도의 비판을 가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롤리타의 이야기를 길게 늘어 놨는데, 몇몇 사람들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이미 눈치 챘을거야.

이 이야기를 조커에 대입하여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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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플렉일 때 받았던 설움들과 엄마의 진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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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 분장과 억지 웃음, 흘러내리는 눈물 등으로 관객들을 조커의 입장으로, 그가 느끼는 감정들을 그대로 느끼게 만들지.

하지만 ​조커는 결국 악당이야.​ 사람들을 죽이고, 도시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지.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그리고 토드 필립스는 관객들이 자신이 만든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롤리타처럼 장치들을 준비했지.

그 장치 중 증 하나가 바로 '폭력성'이야. 이 영화는 사람이 죽는 모습을 매우 노골적으로, 폭력적으로 표현을 해 놨어. 사실 조커의 입장에서 사람을 죽이는 건 그냥 날 괴롭히는 나쁜 사람들에게 응징을 해 줄 뿐인데, 이렇게 폭력적으로 표현해서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지.

이로 인해 조커가 '나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다시금 인식시키기 위해서야. 조커에게 연민을 느끼고 속아 가고 있던 관객을 다시 흔들어 깨우는 거지.

그리고 마지막에 브루스를 클로즈업한 것도 같은 맥락 하야. ​'조커는 정말 옳은가? 사회적 약자일 뿐인가?'​ 하고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질문함으로서 관객들을 착각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거지.

결론적으로 관객들은 자신이 착각에서 벗어남으로서 조커에 대해 더욱 불쾌감을 느끼고, 사회적 약자라는 가면을 쓰고 나쁜 짓을 한 조커에게 비판을 가하게 되는 거지.

난 이게 감독이 의도한 바가 아닌가 싶어.
물론 사람들이 조커에게 심하게 대한 것도 맞고, 그가 억울하게 학대당해 정신병을 얻게 된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정말 그래야만 했는가?'
'조커는 정말 옳은가?'​
이런 메세지를 던지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해.

물론 해석은 다양하게 할 수 있지만, 나는 조커에 한해서는 이게 올바른 해석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긴 글 읽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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