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말 장펀드 벽산건설 유입설 돌아
- 자산에 비해 주가 저평가..지배구조개선효과 기대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기업지배구조개선 펀드를 표방한 장하성 펀드의 벽산건설(002530) 지분 매입이 사실로 드러났다.

장하성펀드측은 벽산건설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벽산건설은 지난해 3월 1%대에 그쳤던 외국인 보유지분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8%를 넘어선 가운데 시장에서 `펀드 한 곳이 벽산건설 지분을 사들이고 있으며, 장하성펀드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꾸준히 나돌았다.

당시 장하성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을 최초 확인한 edaily와의 통화를 통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고 밝혀 벽산건설에 장펀드가 유입됐음을 부정하지 않았었다.

◇벽산건설 "자산 대비 저평가"..지배구조 개선 파급효과 기대

장펀드가 벽산건설 지분을 매입한 것은 우선 벽산건설의 주가가 자산에 비해 낮은 자산주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재무제표에서 부채와 자산 상태를 보여주는 대차대조표를 보면 자산총액은 지난 해 6월 말 기준으로 8055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이 1261억원이다.

전체 자산에서 부채총계(499팔억원)를 제외한 순자산총액은 3057억원이었다. 이에 비해 벽산건설의 10월 18일 당시 시가총액은 2204억원에 그쳤다.

지배구조개선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벽산건설이 꼽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벽산건설은 벽산그룹의 주력기업이며,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은 창업자인 고 김인득 회장의 맏아들이다.

벽산건설의 대주주는 ㈜인희(52.5%) 외 특수관계인 8명으로, 이들이 5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희철 회장은 ㈜인희의 대주주다.

또 ㈜벽산은 김희철 회장외 특수관계인 14인의 지분율이 45.44%이며, 김희철 회장측이 보유한 ㈜벽산 지분 중에는 벽산건설이 보유한 지분 22.9%가 포함돼 있다.

㈜벽산은 또 벽산페인트 88.13%, 동양물산 5.53%, (주)인희 0.7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어 계열사 전체가 연쇄적인 반응을 맞을 수 있다.

즉 벽산건설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경우 그 파장이 벽산에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기업개선구조에 목표를 두고 있는 장하선 펀드는 벽산건설측이 대주주인 인희와의 불투명한 거래를 통해 이익을 몰아준 것을 보고 이를 개선키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장펀드측은 ▲이사회 구조의 개선(이사 및 사외이사 자격 제한하는 내용을 정관에 반영) ▲감사구조의 개선(감사의 자격제한 및 KCGF에서 추천하는 비상근감사 최소 1명 선임) 등을 요구했다.

◇벽산건설, 어떤 회사

벽산건설은 고 김인득 창업주가 벽산의 효시인 동양흥산(현 동양물산주식회사)을 창업한 뒤 1962년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현재 ㈜벽산)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IMF 직전 유통 금융 방송 지하자원개발 등 계열사만 18개에 달했던 회사다.

하지만 IMF 이후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벽산쇼핑㈜, 정우개발㈜,㈜동부해양도시가스 등을 매각해 현재는 벽산건설,㈜벽산, 벽산페인트, 동양물산,㈜인희 등 5개의 계열사만 남아 있다.

벽산건설은 1964년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에 건설사업부를 모태로, 71년 1월 한국건업주식회사로 떨어져 나와 지금의 벽산건설로 성장했다.

벽산건설의 최대주주인 ㈜인희는 영화산업에 애착을 가졌던 김인득 창업주가 1952년 중앙극장을 세우면서 설립했던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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