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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뜬금없이 선수 소개로 돌아옴. 그 전에 하나 할 말이 있는데 계속 젊은 애들 찾긴 할거지만 소개하는 선수들 연령대가 자꾸 높아져서 그냥 선수 소개로 바꿈.

그리고 앞으로 선수들 몰아서 소개 안 하고 한명씩 끊어서 설명하려고 함.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거나 하는 케이스면 모르겠다만서도.

이 글은 풀럼전 보고 나서 화딱질 나서 그 날 밤 새면서 쓴 글이고, 오늘 소개할 선수를 제외하고도 세네명 정도에 대해서 쓸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걸 미리 일러둠.

일단 소개할 선수들을 찾은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음. 이번에 선수들을 찾은 방법은 전적인 열세 상황에서 팀을 끌어올리는 선수들을, 수준이 비교적 낮은 리그들에서 찾아봤음. 이러한 방식을 사용한 이유는 지난번에 소개한 Alexander Isak 때문인데, Alexander Isak이 지금의 레알 소시에다드에 오기 이전 돌문 소속이던 시절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에 임대를 가서 강등권을 헤메는 팀인 빌렘 II의 소년 가장 역할을 했던 것에서 착안한 것임.

오늘 소개할 선수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에서 뛰고 있는 스코티쉬 선수 Ryan Gauld임.

Ryan Gauld는 1995년 12월 16일 애버딘에서 태어났음. 주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면 알겠지만 내가 이때까지 소개한 선수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음. 일단 지역 유스 클럽을 전전하던 Gauld가 처음으로 프로 계약을 한 곳은 던디 유나이티드의 U 17 팀이었음. 이후 2013년 4월 1일 던디 유나이티드 성인팀에 17세의 나이로 입성했고 다음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2.75m의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리스본 B팀으로 향하게 됨. 그리고 여기에서 Gauld는 지긋지긋한 임대생활을 시작함. 1년에 한 번씩 팀을 번갈아가며 1년 단위로 임대를 다녔고 심지어 성인팀으로 콜업되고 나서도 프리시즌이 지나자 팀은 Gauld를 임대보냄. 2014년 7월에 스포르팅 B팀에 입성해서 2016년 7월부터 이 생활을 시작해서 2019년 여름 이적시장때까지 이를 반복했고, 결국 그는 이때 알려지지 않은 이적료로 2부의 SC Farense로 이적함.

 그리고 여기서 Gauld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함. Gauld는 리그 경기 24경기 중 21경기에 출전해서 9골 3도움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팀의 득점 3분의 1에 기여했음을 보여줌. 또한 중요한 순간에 팀에 승점을 벌어다 주기도 했는데 7R Leixoes 상대로 1도움을 기록하여 팀이 1대 0으로 승리하는데 기여했고, 리그가 끝날 무렵 23R Academico Viseu전에서는 우측 윙어로 출전하여 3골을 몰아넣어 팀의 3대 1 승리를 견인했고 마지막 Leixoes전에서도 골을 기록해 1대1 무승부를 만들어 냄. 그리고 이 덕에 팀은 2위를 기록하여 플레이오프 없이 1부 리그로 바로 승격하게 됨.

그리고 Gauld의 고군분투는 여기서 본격적으로 시작됨. 일단 지금 포르투갈 리그 상황이 얼마나 개막장인지 봐야 하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표를 첨부함.

꼴찌랑 승점 3점차 이내로 총 여섯팀이 들어 있는 개막장 상황이 바로 프리메이라리가의 현주소다. 참고로 여기는 17등과 18등은 바로 강등되고 16등은 2부 3위 팀과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루는 방식으로 승강제가 운영된다. 내가 이 글 쓸 때는 Farense가 14등이었는데 16등이 되었고 그냥 지옥굴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 이곳의 강등권 싸움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는데, Gauld의 이번 시즌 리그 기록은 7골 4도움으로 Farense의 전체 득점 22점 중 2분의 1에 Gauld가 관여함. 게다가 경기 기록을 직접 보면 Gauld는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7R Boavista전에서는 선제골과 상대의 동점골 이후 다시 달아나는 골의 도움을 기록하여 팀을 3대 1 승리로 이끌었고, 주장으로 출전한 9R Maritimo 전에서는 1골 1도움으로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음. 그 이후 상위권에 위치한 Pacos Ferreira(당시 6위)를 상대로 한 11R에서는 다시 주장으로 출전하여 동점골을 기록해 팀이 1대 1로 비기게 했고, 중상위권인 Santa Clara(7위)를 상대로 17R에서 비록 동점골을 팀이 허용하긴 했지만 주장으로서 선제골을 기록하여 1대 1 무승부를 만들어냈고, 이후 9위 Nacional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여 팀이 이기는데 기여했고 5위 Vitoria Guimaraes를 상대로 동점 패널티킥 골을 기록하여 2대 2 무승부를 만들어냄.

그냥 건조하게 Gauld가 기록한 득점과 도움으로 만들어진 골들을 빼면 팀의 승점의 절반이 넘는 10점이 증발하게 됨. 그리고 이에 대한 Gauld의 기여가 단순한 스탯 쌓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게, Gauld는 현재 리그 모든 경기에 선발 출장하여 6경기에 주장으로 출전했음. 특히 현재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고 있는 친정팀 스포르팅 리스본을 상대로 후반전 추가시간 패널티킥 허용으로 인해 1대 0으로 패배한 경기와 벤피카를 상대로 무실점 무승부를 거둔 경기들이 Gauld가 주장으로 출전한 경기였다는걸 생각해 보면 Gauld는 강한 팀을 상대로도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그리고 Gauld가 이번 시즌 유일하게 명단 제외되어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히우 아브 전에서 Farense는 2대 0으로 패배했음.

스탯으로 Gauld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사실 흠이 어느 정도 보이긴 함. 일단 Goal conversion은 18% 수준으로 득점 자원으로서는 그렇게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함. 그렇다고 중거리 슛에 장점을 가지고 있냐 하면 프리킥이나 박스 밖에서의 슈팅은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함. 게다가 모든 골을 왼발로 넣었다는 점에서 그 편중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음. 게다가 기록한 골도 7골 중 3골은 패널티킥 골임. 물론 Gauld가 경기를 뒤집거나 절대적 열세에서도 강한 투지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좋은 멘탈리티를 보여줬기에 페널티킥을 자주 맡아서 그런 점도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하지만 패스능력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줌. 4번의 도움과 빅 찬스 메이킹 8번을 기록했고 경기당 키 패스는 2.2개 수준임. 롱 패스는 55%의 성공률로 90분당 1.2개, 칩 패스는 성공률 60% 1.8개, 크로스는 1.7개에 30%의 성공률을 보여줌. 또한 우측면 코너킥은 Gauld가 전담하고 있음. 특히 칩 패스와 크로스 롱패스의 성공률은 해당 리그의 최상위 팀의 수준급 미드필더들 (브라가의 Iuri Medeiros, 포르투의 Sergio Oliveira와 Otavio)와 비교했을 때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줌. 다만 상대편 하프에서의 패스성공률이 55%에 불과하고, 정확한 패스 자체가 적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강등권에서 허덕이는, 한 사람, 그것도 미드필더한테 득점의 절반을 의존하는 이 팀의 특성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음. 

부차적인 사항들을 이야기하자면 이번 시즌 4장의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누적 퇴장이나 직접 퇴장 기록이 없다는 점에서 카드 관리에 능숙한 선수라는 점이 매력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함. 반면 몸의 건강함에 있어서는 문제점이 하나 있는데 임대를 전전하던 시절 네 번의 햄스트링 부상 기록이 있다는 점임. 2019년 5월 그라운드에 복귀한 이후로 혹사에 가깝게 써먹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고 있지 않고 있지만 리버풀 의료진 상태를 보면 이는 필히 주의해야 할 사항임.  헨리도 솔깃할 이야기를 하나 전해주자면, 2021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Gauld의 계약이 만료됨

총평을 해 보자면 만 25세의 젊은 미드필더이면서 팀을 이끌어 나가는 능력과 빅클럽을 상대로도 담대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강한 정신력이 특기할만 하고, 득점 능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으나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팀의 특성을 봤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탑 클래스 선수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는 패스 성공률은 꽤나 특기할만한 사항이라고 생각함. 게다가 자계로 풀리는 선수라서 공짜로 긁을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매우 적음. 다만 아무리 길어도 한 달 이하의 기간을 결장하긴 했지만 빈발했던 햄스트링 부상은 요주의점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