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프로레슬링을 제대로 챙겨 보기 시작했던 2001년. ( -더 락의 컴백 장면에 매료되다.)

매주 같은 패턴으로 지루했으나 슈퍼스타들 보는 맛으로 버텼던 에볼루션 강점기

납득이 안 가는 무적 기믹으로 정말 싫어했던 존시나, 그리고 그의 시대.

그랬기에 역설적으로 그를 사랑한다며 애써 자기 세뇌를 했던 나.

가장 좋아했던 선수의 은퇴와 함께 찾아온 군 입대.

군대에 있는 동안 폭발적으로 치고 올라간 CM 펑크

보고도 믿기지 않았던 언더테이커의 패배

오랜만에 느꼈던... 팬들이 원하는 아이콘이 될(뻔했던) 남자

보고도 믿기지 않았던 존시나의 일방적인 패배

팬들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한 로만 레인즈

끝내 WWE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 되지 못한 보 댈러스

가장 좋아했던 선수의 외면 하고 싶은 모습 

 매주 일요일마다 졸린 눈 비비며 챙겨보던 개그콘서트가 생각난다.

어느 날부턴가 재미는 없었지만 의리로 챙겨보던 그 개그콘서트를 처음 외면했던 날.

생각보다 아쉬움 같은 건 없었고 금방 잊혀지더라.

 요즘 WWE는 매주 기다려지는 설렘이 없고 보고 나서도 감정 변화의 폭이 적어진걸 느낀다.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 마치 이별을 앞둔 오래된 연인처럼 차라리 지금같이 쭉 재미가 없길 바라는 마음도 한 편으로 드는건 어쩔 수 없네.

내가 나이를 먹어서인지, WWE가 재미가 없어져서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이렇게 욕도 안나오는 시기는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다.

한 줄 요약

-일기는 일기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