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은하수 촬영은 거리 문제 때문에 보통은 조경철 천문대에서 찍었었는데

이번에는 여행 겸 해서 횡계에 호텔 잡아두고 안반데기까지 가서 찍어봄

마침 라마다 호텔이 신축이라고 얼리버드 할인 하길래 좀 저렴하게 갔는데 괜찮은듯

안반데기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그냥 배추밭 잔뜩 있고 사람들 없는 조용한 마을일줄 알고 갔는데

아니 시발 존나 깜깜한 산길을 뚫고 지나가니까 뭔 차들이 잔뜩 서있어서 시발 이건 뭐지? 함

아 여기부터 걸어가야하나보다 하고 근처에 차 세워두고 걸어 올라갔는데 언덕이 끝도없길래

한 10분 걸어 올라가다가 차 댈만한 자리 보이길래 다시 내려가서 차 끌고 다시 올라옴

여기 처음 가는 사람들이면 주차된거 보고 낚여서 나처럼 아래서부터 걸어 올라갈 사람 많을듯

다행히 자리 봐둔데가 사람들 많이 가는곳 근처라서 거기서는 얼마 걷지 않고 사진 찍을 수 있었음

차 끌고 가는 사람들은(애초에 차 없으면 못가지만) 주차라던지 좀 신경써서 해야함

그냥 차 한대 지나갈 수 있겠지 하고 아무데나 주차하면 큰일나는게 배추 실어나르는 초대형 트럭들 계속 올라오기 때문에 주차 잘 해야함

우리야 놀러 가는거지만 거기 사람들은 생계로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방해하면 안됨

트럭이 포터같이 1톤 트럭 이런게 아니라 벤츠, 스카니아 같이 최소 10톤 넘는 초대형 트럭이니까

조심히 가면 SUV 까지도 지나가겠네 하고 대충 세워두고 가버리면 트럭들 못올라가서 난리남

진짜 차랑 10센치도 안되게 간격 두고 아예 창 밖으로 머리 내놓고 확인하면서 운전하는거 보니까 기사들 정말 존경스러움;;

은하수 철만 되면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진짜 입 밖으로 욕 밤새도록 나올듯

참고로 내가 도착한게 11시였는데 이미 그때도 트럭들 계속 올라감

뭐 새벽은 돼야 작업하겠지 하고 생각하면 안되고 그냥 한밤중부터 작업 준비하러 간다고 생각하면 됨

사진에 보이듯이 동쪽에 강릉시내가 눈으로 뻔히 보여서 좀 당황함

강릉이랑 가까운 위치이긴 하지만 실제로 눈으로 그냥 보일 정도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걍 보임

뭐 애초에 동쪽으로는 은하수가 잘 안보이니까 딱히 찍을 필요는 없어서 다행이지만

뭔가 명성에 비해서 어두운 장소가 아니라서 조금 실망함

그리고 풍력 발전기가 엄청 많아서 조명이 계속 깜빡임

태기산도 그렇고 풍력 발전기를 메인으로 담아서 찍는 경우가 아니면 오히려 마이너스라서 좀 별로인듯

조명도 문제고 은하수는 대부분 광각으로 찍다보니 배치 좀만 잘못하면 누워버려서 골치아파짐

저기 있는 팔각정으로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길래 나도 소독차 따라가듯 같이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저기서는 찍기에 좋지 않은듯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자리 잡기도 어렵고 어두우니까 라이트 키고 그래서 방해됨

다들 은하수에 미친 사람들이면 서로 조심할텐데 저긴 그냥 폰들고 온 사람도 엄청 많음

가족단위로도 많이 온다고 말하면 얼마나 일반인이 많은지 알 듯

그래서 차들도 여기저기서 상향등 키고 다님 ㅋㅋㅋ

사진 찍을땐 둘째치고 사람 걸어가는데 눈뽕 갈기는 새끼들도 은근 많음

뭐 은하수 스팟 근처에서는 미등을 키고 올라갑니다 이런거 안지켜도 됨 다 안지키니까

다 찍고 나오는 타이밍에 뒤쪽에서 오는 차랑 앞쪽에서 오는 차가 샌드위치로 상향등 갈기고 있으니까

진짜로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바닥은 산길이라 넘어질까봐 움직이질 못해서 개쌍욕 나왔었음

가끔 저렇게 풍력 발전기 근처까지 차 끌고 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중에 어떻게 나갈지 좀 궁금함

난 쫄보라서 저기까지는 차 끌고 못 갈듯

게다가 저기는 사람들 대부분이 걸어가는데라서 사람 많은 타이밍에 차 끌고 가면 눈치 많이 보일 것 같음

그리고 비행기가 엄청 많이 지나가다보니 하늘에 비행기가 자주 걸림

이번에 찍은 사진들에는 비행기 거의 없거나 아예 없거나 그런데 비행기 지나간거 다 지우느라 사진 많이 버림

이쁘게 잘 찍히면 모르겠는데 이쁘게 잘 찍히기가 힘든듯 ㅋ

정리

장점

동네 뒷산 이런데보다는 어두움

풍력발전기를 걸어서 찍고싶은 사람에게는 좋음

애초에 갓반인이 많아서 은하수 잘 모르는 갓반인들 단체로 데리고 놀러가기는 좋음

단점

졸라 멀고

가는 길도 위험하고

주차도 어렵고

생각보다 어둡지 않고

비행기도 많이 다니고

갓반인이 너무 많음

내 입장에서는 화천에 있는 조경철 천문대가 차타고 1시간인데 여길 가지 안반데기로 또 갈 일은 없지 않을까 싶음

뭐 갓반인용 스팟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숨겨진 좋은 스팟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일단 내가 간곳은 영 아닌듯

횡계쪽 여행 가면서 가는거면 모를까 은하수만 찍으러 가기에는 모르겠음

차를 따로 세우고 더 걸어가야해서 타임랩스 찍기에 별로 안좋은것도 단점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