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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돌갤문학]우서 연대기-1모바일에서 작성

ALS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06 20:36:11
조회 3490 추천 68 댓글 26

"정의를 위해!"
"정의를 위해!"

진은검이 섬뜩한 소리를 내며 안두인의 뱃가죽을 뚫고 들어갔다. 우서는 칼날에 얽히는 근육과 가죽의 감촉에 만족스럽게 웃고는, 칼을 마저 비틀어 넣어 안두인의 창자를 갈기갈기 찢었다. 진은검의 칼끝이 안두인의 등짝을 뚫고 비죽이 튀어나왔다.
내리쬐는 햇살이 칼날에 부딪혀 바스라지면서, 칼날에 새겨진 글귀를 금빛으로 물들였다.
\'명예롭게 싸우리라\'
"우서, 어째서..?"
안두인이 생기를 잃은 눈으로 우서를 올려다보았다. 축소교누로 이세라를 훔쳐오던 소년의 천진한 눈망울 대신, 공포에 질려 바들바들 떨리는 동공만이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공포에 질린.
우서는 그 공포가 마음에 들었다. 그 증거로, 우서가 안두인의 귀에 가져다 댄 입술에는 분명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왜냐고? 안두인, 이유를 알려줄까?"
우서가 안두인의 귀에 살며시 속삭였다. 이제 그의 입은 귀에 걸릴 것처럼 좌우로 사납게 찢어져 있었다.
"니 에미가 뒤졌기 때문이다. 넌 애미가 없어, 안두인. 기억하나? 내가 하찮은 힐기사나 굴리던 시절을 말이다. 네놈이 정배로 티리온을 훔쳐서 감사합니다니 죄송합니다니 나불대면서 미친놈마냥 쪼개던 그때 말이다. 니 에미는 그때 토막나 죽었다, 안두인."
안두인은 깨달았다. 우서는 미쳤다.
이 빌어먹을 파마새끼는 완전히 돌아 버린 것이다. 어떻게든 목숨을 구걸해 보려던 그는, 그 순간  완전히 생각을 바꿨다.
뇌도 양심도 없는 씨발놈의 파마.
안두인은 마지막 힘을 짜내 외쳤다.
"빛이 당신을 태울 것입니다!"
우서의 눈이 희번덕거렸다.
광기어린 미소는 그가 내구도가 떨어진 진은검 대신 전투 망치를 집어 용사제의 머리통을 내려칠 때 최고조에 달했다.
"정의의 심판을 내려야겠군!"
안두인의 두개골이 짓이겨지는 끔찍한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물론 우서의 귀엔 들리지 않았다. 그의 귀에 들리는 소리는 승리를 축하하는  색색의 폭죽 소리, 그리고 머릿속에서 왕왕 울리는 벤 브로드의 속삭임뿐이었다.


이 모든 일이 시작된 것은 죽음의 요새 낙스라마스가 공중에 나타날 때부터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낙스라마스가 나타나기 직전, 여관방에서 막 걸어나와 투기장이나 한 판 돌리려던 우서에게 검은 누더기를 뒤집어쓴 벤 브로드가 말을 걸었을 때부터.
"우서, 날세. 벤 브로드."
"....뭔가?"
우서의 말은 지극히 짧았지만, 씹어뱉듯 내뱉은 한 단어에는 월말이 다 돼도 전설조차 찍지 못하는 빡대가리 밸런스 담당에 대한 경멸이 여실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 경멸이 단순히 벤 브로드의 돌겜 실력에서만 기인한 것은 아니리라.
"자네, 말이지... 1티어 직업군이 되어 보고 싶지 않나...?"
벤브로드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만년 바닥 직업 앞에서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1티어 운운하는 것만 봐도 그렇지만, 우서의 경멸이 끔찍스럽게 노골적인 분노로 바뀌는 것을 지켜보며 히죽거리는 것을 보면, 누구라도 이 제이 윌슨같은 개새끼가 성기사의 병신같은 상태를 즐기는 중이라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붉으락푸르락하는 우서의 표정을 보며 벤브로드는 즐겁게 말을 이었다. "진정해, 우서. 나는 정말로 자네가 걱정돼서 온 걸세. 그래서 말이지, 이번 모험 모드에서 자네에게 도움을 좀 주고 싶어."


벤 브로드는 웃었다. 재밌어 죽을 것만 같았다. 우서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당장 꺼지라고 소리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고, 그건 정확히 그가 의도했던 바이자, 원했던 바이기도 했다. 우서가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던 꼴을 떠올리며 벤은 킥킥거렸다. 게다가 그를 즐겁게 해주는 사실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그 말을 들을 때, 우서의 눈은 흔들리고 있었다.



출처: 하스스톤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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