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덕선이 글보고

경성애사라는 소설 마지막 장면 생각나서 약간 각색한거임

---------------------------------------------

정환이랑 덕선이(수여이) 사귄지 6개월쯤 됨

덕선이(수여이)는 정환이가 자기 사랑하는거 누구보다 잘 느끼지만 한번도 사랑한다고 말해준적이 없어서 그게 듣고싶은거

그래서 그동안 은근슬쩍 입밖으로 말 꺼내게 유도해보지만 정환이는 절대 안넘어감

그런거는 말보다 느낌이 중요한거야, 어? 그러질 않나 자기는 절대 그런말 못한다고 꼭 말해야 아냐고 남자들은 그런말 원래 못해 자꾸 그럼

덕선이(수여이)도 듣고는 싶지만 말안해도 자기가 사랑받는거 잘 느껴지니 매번 장난으로 해달라고 했다가 쿨하게 넘겨버렸음

그러다가 어느날 왕장이랑 브라질 떡볶이 먹는데 갑자기 남자들은 왜 사랑한다는 말을 입밖으로 못할까 라는 주제가 툭 튀어나옴

근데 만옥이가 정봉이 오빠는 만나고 헤어질때마다 사랑해,알러뷰,워아아니,아이시떼루 돌아가면서 하나씩 해준다고 함

남자들은 교육시키기 나름이라며 사랑하는 여자가 듣고싶다는데 그거하나 못해주면 그게 더 이상하다고 해

덕선이(수여이)는 갑자기 만옥이 말 들으니까 묘하게 그게 또 맞아보임 자기가 그동안 해달라고 그렇게 많이 말했는데 어떻게 한번도 안해주지 싶음

그래서 다음날 등교하는데 정환이 보고 사랑한다고 말해달라함 정환이는 아침부터 또 시작이지 또, 그런건 말로 하는게 아니야 그럼

덕선이(수여이)는 갑자기 만옥이말 생각나서 이번엔 쿨하게 못넘기고 여자친구가 듣고 싶다는데 그거하나 못해주냐고 소리지르고 먼저 쿵쿵 뛰어가버림

매번 그냥 쿨하게 넘기던 덕선이(수여이)가 갑자기 소리지르고 짜증내니까 정환이도 당황

그날 밤에 덕선이(수여이) 야자마치고 독서실 갔다가 집에 들어오는데 마당에서 정환이가 자기 기다리고 있음

반가워서 웃다가 아침에 일 떠올라 괜히 삐진척 정색하고 정환이한테 다가가서 여기서 뭐하냐고 퉁명스럽게 물으니까

정환이가 아니,뭐,너 기다렸지 일찍 좀 다녀 그러면서 딴소리만 해댐 덕선이(수여이)는 내심 사랑해 해줄줄 알고 기대했는데 계속 딴소리하니까 짜증 또 남

됐어 나 들어갈래 그러고 정환이 지나쳐 가는데 정환이가 잠깐만 하더니 손에 이쁘게 접은 쪽지 하나 쥐어줌

이게 뭔가 싶어서 쳐다보니까 정환이가 부끄럽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아니, 아침엔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집으로 가버림

덕선이(수여이)가 쪽지 펴보니 다른말은 없고 딱 한 문장이 적혀있음

사랑하는 덕선이

그거 보는데 덕선이(수여이) 갑자기 가슴이 찡하고 감동받아서 눈물이 고임 자기가 정환이 마음 알면서 괜히 투정부린거 아닌가 싶고

이거 줄려고 기다리고 하루종일 애태웠을 생각하니까 미안하기도 함 그래서 내일 아침에 만나면 자기는 꼭 입으로 사랑해 말해줘야지 다짐하고 집에 들어감

혹시 빠졌을까봐 수여이수여이수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