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

이번 일요일까지만 공연이야. 기간이 좀 짧지?

순우삼촌, 시동라사, 목란언니, 뻘, 노란봉투, 터미널 등을 연출한 전인철연출 작품이고

연극은 보통 연출가가 극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로지 극본에만 집중하는 백하룡작가의 신작이야.

내용은 조금 슬픈 응답하라1991?

왜냐면 극중 엠티장면에서 등장하는 가장 어린 신입생이 91학번이야.

현재인물인 배해선배우는 덕분에 분량이 많지않아. 커튼콜때도 뒤에 한발 물러서있어.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과거의 사건을 통해서 자책하고, 원망하고, 그리고 위안하는

연식이 짧은 형들에게는 어쩌면 겉멋들린 이야기로 비춰질수도 있겠다 싶은, 좀 안타까운 이야기였어.

배우들이 젊은배우군 들중에서는 정말 탁월한 집합이라 나는 배우빨만으로도 표 바로 잡았던.

박지환배우는 전인철연출하고 정말 잡업을 많이했는데

최근 영화에서 꾸준하게 악역으로 비중을 쌓아가고 있는 것같아 반가워.

검사외전에서도 감방에서 황정민 엄청 괴롭히는 역으로 나왔으니 잘몰랐던 형들 한번 눈여겨봐줘.

맘모스해동

문삼화연출은 그로테스크함 속에서 코미디를 끄집어내는게 장기인 연출이라고 생각하는데

맘모스해동은 이번이 재연인데 초연부터 계속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못보다가 이번에 첫관람했어.

원래 기존에 했던 배우들이라 초반이고 중반이고 의미없이 첫공연부터 제대로 로딩.

주제도 어렵지 않지만 깊이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워낙 정통이어서 보는 내내 그래 이런게 연극이지 싶었어.

오민석배우는 문삼화연출의 남자페르소나가 아닐까 싶을만큼 문삼화연출 연극 볼 때마다 감탄스러워.

문형주배우는  좀 더 작품 많이 해줬으면 좋겠는데 띄엄띄엄 올려서

작품 한다는 소리 들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거든.

나는 무대위에 배우 둘이 올라올 때 대사를 하는 쪽보다는 상대방 얼굴을 보는 편인데

이 작품에서 엄마와 딸의 독백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대사중인 배우보다 한쪽 구석에 있는 상대배우를 관찰하면 더 재미있게 볼 수있을거야.

무대 왼쪽 벽면에 진짜 거울이 아닌 살짝 불투명한 벽거울을 설치한 것도 참 의미심장하다 싶더라고.

방문

일단 시놉에 올라와 있지 않은 내용중 약스포를 하자면 동성애코드가 아주 잠깐 나오니까 그런거 피하는 형들은 패스하기바라.

상당히 심각한 내용인데 갑자기 그 장면에서 일부 관객들이 킥킥 웃을 때 많이 불쾌했어. 코미디가 아닌데 왜 웃는걸까.

내용은 특별히 은유적이거나 함축적이지 않고 일반적인 서사를 따라 그냥 쭉 흐르는 방식이야.

최근 박정희연출의 작품 중(고전인 시련을 제외했을 때) 가장 편안했던 작품이 아닐까 싶어.

그래서인지 희곡은 나의 기대보다는 살짝 못미쳤어. 개인적 취향으로 "연극스러운" 연극들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티비드라마 같은 형식의 서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거든.

이 작품은 제목인 "방문"이 시사하는 바가 가장 큰 게아닐까.

방. 문.

그저 잠시 들르는 거거든.

함께 생활하는 것이 아닌 잠시 지나가다 스쳐가는 것.

뮤지컬 오디션처럼, 정말로 극에서 고기굽는다. 배고픈 형들 냄새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