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 생각도 정리할 겸 주접떨어본다

내가 무조건 옳다는 얘기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내 생각은 이렇다는 것임

1. 김민구 - 문태종

KCC측 말대로 챔결은 전쟁이다.

기세 싸움 측면에서 김민구가 적당히 굽히지 않고 세게 뻗댄 것도

나름대로 좋은 (?) 방법이었다고 할 수 있음.

오리온 대 모비스 플옵에서

장재석의 파울에 양동근이 엄청 정색을 빨았고 (그것때문에 양동근이 욕을 신나게 얻어먹기도 했지만)

이에 장재석이 수차례 사과를 하자 임재현 코치가 왜 사과를 그렇게 여러번 하냐며 되려 장재석을 혼낸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함.

정규 리그도 아니고 연이어 맞붙는 플옵 경기에서 기세 싸움에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강하게 나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함

덧붙여 문태종이 연장자임을 들어 김민구가 예의가 없다는 얘기는 다소 우습게 들린다.

그럼 양동근 마냥 후배한테는 예의없이 강하게 나가도 된다는 건가?

그저 선수 대 선수로서 지킬 건 지키면 되는 거지 선후배를 구분하는 것은 위계질서를 너무 강조하는 것 같다

다만 차후에 인터뷰에서 김민구가

치열하게 경기를 하다보니 과열돼서 다소 격하게 행동했다, 문태종 선수한테 미안하다

하고 깔끔하게 끝내면 가장 좋았을 텐데,

감독, 선수, 팬들의 지원사격에 힘입은 건지 유야무야 나는 아무 잘못 없다는 식으로 대충 넘어간게

두번째 논란을 끌고 왔지

2. 김민구에 대한 오리온 팬들의 야유

김민구는 아마 악에 받쳤을지 모르겠다

공만 잡으면, 아니 코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오리온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으니까

그러나 이건 자업자득, 아니 스스로 감당해야할 문제이다

기세 싸움 차원에서 문태종한테 강하게 나갔고 별다른 사과도 없이 넘어갔으니

마찬가지로 오리온 팬들은 기세 싸움 측면에서 야유를 퍼부을 수 있지.

기본적으로 명분은 김민구와 KCC 측에서 제공한 거니까.

이미 헤인즈도 여러번 당했던 야유고 (KCC 홈뿐 아니라 고양에서도 야유 좀 먹었지)

더불어 이 야유는 어떻게 보면 팬들의 응원문화라고도 할 수 있다

얼씨구나 하면서 우우우 - 퍼붓는 것 자체로 나름대로 색다른 응원이 되는 거지

자유투할 때 방해하는 것처럼.

개인적으로 나는 야유하지 않았다

야유하는데 목소리 높이는 것도 힘들고 (디펜 외치는 것과 선수들 콜네임하는 것만으로도 벅참)

1번과 같은 맥락에서 김민구가 그렇게까지 두고두고 욕먹을 잘못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3. 최진수의 마지막 덩크슛

또다시 1번과 같은 맥락인데,

정규리그 아니고 챔결이다.

확실하게 찍어누름으로써 다음 경기에 대한 좋은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는 거고

팬서비스 차원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지

어쩌면 4차전이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될 수도 있는 거였고.

나는 이게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악착같이 파작으로 안 덤벼든 KCC 선수들이 오히려 이상했지

4. MVP는 누구? (조잭슨/이승현/김동욱)

오리온이 우승한다는 전제 하에,

나는 누가 받아도 그럭저럭 납득가능하다고 생각

잭슨은 잭슨대로 미친듯이 결정적인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고

김동욱은 김동욱 대로 수차례 외곽슛과 상대 에이스인 에밋을 적절히 막아주고 있고

이승현은 이승현대로 하승진 붙잡고 늘어지면서 경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승현이 MVP급 활약을 한 건 아니지 않느냐 하는 논란이 있긴 한데

나는 준플, 플옵때부터 상대 빅맨들 물고 늘어진 점과

여러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KCC의 우승을 점친 가장 큰 이유였던 하승진을 제어한 것이 꽤 크다고 봐서

MVP 받을 만한 플레이하고 있다고 생각함. 

특히 크블에서 스타만들기 차원으로 젊고 이름값있는 (신인왕 출신이기도 하니) 이승현을

MVP로 밀 가능성도 있다고 봄

개인적으로는.. 모르겠다. 누가 받아도 괜찮은데

미운 놈 떡 하나 더준다고 여러 시즌동안 욕많이 얻어먹은 김동욱 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근데 그러면 기껏 깎아놓은 김동욱 연봉이 다시 많이 오르려나 ㅋㅋㅋ

+ 밑에 댓글 보고 생각나서 쓰는 건데,

김민구-문태종 논란에서

상대가 이미지 좋은 문태종이 아니라

김동욱이나 최진수같이 성깔있는 선수였으면

논란이 이렇게까지 커지진 않았을 것임. 

++ 이것도 밑에 댓글 보고 생각나서 쓰는 건데,

결과적으로 기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했던 김민구의 행동은

오히려 오리온 선수단 전체의 단합을 불러 일으켜 역풍이 된 듯

+++ 내 말은 김민구가 잘못 없다는게 아니라

그에 대한 반발로 욕먹을 것도 지가 감수할 문제라는 점

나도 김민구 꼴보기 싫어서 2차전 경기 중간에 김민구 인터뷰 나오니까

그냥 음소거하고 아예 안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