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비스티글 미안. 근데 글들 보니까 한마디 하고 싶어서.

지금에야 비스티갤이었던거 갤복했는데, 난 물들러도 아니고 오슷 욕심에 프리뷰 한번 본공 한번 보고 자막했어. 취향은 아니어서 여러번 보지는 않았지만 난 플뷰때부터 일단 소재와 배경만 듣고 까이는게
안타까웠고 지금쯤은 많이들 보고 오해를
풀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녔나보네.


영화 비스티보이즈는 영화 제작 당시 호빠가 급성장하고 더 이상 일부 사람들의 놀이공간이 아니게 된 것을 포착해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을 거라 생각해. 밤문화에서 바뀌어버린 성역할, 예전같으면 감히 남자 자존심으로 절대 상상도 못했을 업종이었으니까. 그런 면에 주목해서 흥미를 가지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을테고 영화 제작 당시에는 배우들이 실습도 나가고 그랬대. 그렇게 속을 들여다 볼 수록 그 자존심 센 남자들이 선수가 되어 여자들에게 알랑거리는게 결국 큰 돈 쉽게 벌려는거고 그에 따른 비극을 느와르 형식으로 잘 보여줬던것 같아.

영화에서 원안을 얻은 뮤지컬은 느와르 자체가 미장센이 먹고 들어가는게 많은 장르인데 굳이 어렵게 무대로 옮겨온 건 압도적인 여성관객 점유율을 어느정도 계산한 거겠지. 출발은 그랬을지 몰라도 극을 보면 알겠지만 찜찜한 노림수는 거의 안보여. 미장센은 없어도 내용은 느와르 스럽고.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어. 무대라는 한계에서 할 말 정확히 해냈다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왜 하필 호빠냐고 묻는 것도 이해가 안되네. 이건 배경이 호빠여야만 했던 이야기야. 남자들 세계의 이야기 중에 이만큼 독특한 집단이 있을까? 이만큼 인간 군상의 밑바닥을 잘 보여줄 장치가 있을까? 소재의 자극성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이만큼 비뚤어진 욕망들에 대해 직설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세팅도 없는 것 같아. 이야기가 너무 무거워서 찜찜하다는 건 이해하는데 다짜고짜 호빠가 더러워서 비스티도 싫다는건 진짜 이해가 안되네.


그리고 극 중 남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도하고 업소 밖에서 손님들을 만나 공사도 치고 하다 보면 결국 몸을 판다는게 맞는 말이지. 제일 천박하고 제일 쓰레기인 사람들이 모여든 곳이니까. (전후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그런데 누나누나송의 초이스는 그런 맥락이 아니야. (호빠에서 초이스한다고 곧바로 그날 2차 안나가 보통은.) 방에서 같이 놀 선수를 고르는 거지. 그리고 에이스는 초이스가 잘돼서 돈 많이 버는 인기 있는 선수를 지칭하는 말이지 걔가 최고 남창이라는 말도 아니야.

그래서 신입인 승우와 또 그런쪽을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 쉽고 재밌는 방법으로 호빠가 굴러가는 방식을 빠르게 보여준 장치이지 거기서 특별하게 불쾌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여자로 바뀌면 어떻겠느냐 물음이 많은데 난 이 그대로 여자 나오는 업소로 바뀌어도 전혀 불편할것 같지 않은데. (나 여자임) 오빠오빠송이 있다고 해도 역시 업소를 설명하는 방식일 뿐 심각하게 바라볼 것 같지 않아. 다만 여성들이 나오는 업소는 매우 오래전부터 있었고 호빠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유흥이니 호빠를 파보는게 더 물욕에 눈이 어두운 현대인의 비극을 말하기 쉬운거지. 물론 여자들이 떼거지로 나오는거 보다는 남자들이 여럿 나오는게 흥행에도 쉽겠고.


물들러도 아니고 두번 보고 자막했지만 비스티에 대해 무작정 색안경을 끼고 관객들 마저 호빠 대리만족하는거냐고 우습게 보는게 안타까워서 글 써봐. 너무 뒷북파생이라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