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의 연기를 매우 지적하고 싶다.

삼존을 봤는데 엑스의 제안을 받아들인 후 존의 변화

범존-악인이 된다.

쏭존-악인이 된다.

곰존-양애취가 된다.

이래.

개취로 삼존 평이, 범존은 연기가 좋고 넘버가 아쉽고 곰존은 넘버가 좋고 연기가 아쉽고 쏭존은 넘버는 곰만큼 좋진 않고 연기는 범만큼 좋진 않지만 넘버와 연기가 둘 다 좋고 양쪽 발란스가 훌륭해서 좋다고 생각해.

곰은 넘버가 너무 좋아서 연기가 더 아쉽나봐. 노래할 때의 연기력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 놈의 일차원적인 표정 연기. 감정을 도저히 싣지를 못하는 일자 억양의 대사.

곰존의 표정 연기는 정말정말 단순해, 화가 나면 눈썹을 일그러트리고 비열해지면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괴로우면 양손에 얼굴을 묻어버리고 거만해지면 유상무 혀돌리기를 하는데(이거 진짜 최악! 최악!!! 저저저저놈의 혀를 진짜 묶어놓을 수도 없고) 어찌나 단세포적인 표현력인지 푸스스 웃음이 나올 정도.

데빌 초반에 봤을 때보다 좋아진 건 분명하고 볼 때마다 조금씩 발전하고 있어서 곰이 많이 노력하는 구나, 그게 보여서 심한 말은 안 하지만 아무튼 곰은 연기 연습을 더 빡쎄게 할 필요가 있어..

아 근데 오늘 2막에서 곰존 엄청 좋았던 씬이 있었어, 그레첸이 죽고 나서 엑스에게 네가 원했던 것인 나를 줄 테니 그레첸을 돌려달라고 외칠 때 곰존이 너무 행복하단 듯 웃는 거야.

자신의 죽음을 요청하면서 울면서 웃는 곰존 얼굴 보는데 이거 진짜 좋아서 내 마음이 막 벅차지는 거야. 인상적이고 마음에 와닿는 해석이라 연기곰이랑 난투극 벌이다 마지막에 마음이 사르륵 녹았음ㅋㅋㅋ

데빌 자첫하던 날은 이것 저것 찾아 읽으면서 극 해석이란 걸 해보겠다고 애썼었는데, 이젠 안 해. 망구가 가사 대사에 과도하게 처집어넣은 은유와 상징 그딴 거 내가 이렇게까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공부해야 할 필요를 못 느끼겠고 데빌의 스토리 라인 자체는 파우스트니 성경이니를 집어치우면 꽤 단순하게 이해하기 쉬운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취향인 넘버랑 진짜 피와 살처럼 갈아넣어진 배우 솜씨 즐기러 가고 있네.

지엑스 갈성이 좀 있길래 신경쓰였지만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지게 목 걱정이니까 뭐 밤에도 잘 하겠지.

아 그레첸 승천할 때, 차첸이랑 장첸이랑 디테일 차이가 크더라.

차첸은 그냥 적당히 늘어진 채 올라가는데 장첸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형태를 하고 올라가. 그래서 다시 내려와 피에타씬할 때 장첸의 경우는 예수에서 성모 마리아로 이어지는 형상이 흥미롭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