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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ㅇㅈㄱㅁㅇ) 칼리큘라 후기 (긴글&스포?)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1.168) 2014.09.12 01:08:17
조회 1093 추천 9 댓글 4

어제..아니 그제가 됐구나ㅠㅠ 나눔받아 본 칼리큘라 후기야
카뮈도 원작도 모르고, 철학에 무지하고 심지어 야근중 폰으로 쓰는 공대생의 어설픈 후기 이해바라ㅠ(피곤해ㅠ)

관극 후 기분이 메피 봤을 때 느낌이랑 비슷했어
생각하지 않던 것을 생각하고 싶은데 알듯 말듯 아리송하면서 곱씹게 되더라구
원작 읽고 다시 한번 보고싶어

사실 입장해서 무대 처음 보고 실망을 좀 했어
딱 봐도 소위 말하는 돈 안 들인 무대.
오른쪽에 크고 얇은 철판
의자 몇개와 테이블, 멀대같이 기다란 구조물 하나
눈에 띄는건 위에 매달려있는 밧줄
화려한 대극장 뮤지컬 위주로 돌던지라 참 낯설더라
근데 재치있게 소품 활용을 잘 해서극 몰입에 전혀 방해되지 않았어
지금 생각해도 신기해
극 몰입이라는게 정말 상자를 산으로, 나무막대를 칼로 만드는구나

아래는 두서없고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알아서 패스:)

왕이 있어
아무것도 모르고 열정적이고 젊은 왕
노련하고 속물적인 신하들의 꼭두각시로 적격인 왕

어느날 그의 이복여동생이 죽어
슬펐지. 하지만 더 슬프고 끔찍한건 그 슬픔마저 사러져간다는거야, 이 세상에서 사라진 동생처럼 동생이 사라진 슬픔마저 사라지는거지.

인간의 무력함에 고뇌하고 슬퍼하던 왕은 미쳐가
아니 깨닳아
인간은 죽는다 무력하다 라는 진리를 깨닫고 동시에 이를 부정하는 삶을 살기로 한거야
그리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데 미친 황제가 돼

억지 법을 만들어 국회의원들의 재산을 빼앗고 억지 리유로 사람을 죽여
억지 논리를 펼치며 신하의 가족을 죽이고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범하고 매춘을 명령하며 그들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고 맞장구를 강요해

온갖 기행과 악행
사람들은 분노하지
혁명을 일으켜

근데 재미있는건 소위 시민, 혁명가들의 신분이야
모두 기득권이었던 사람이거든
젊고 아무것도 모르고 열정만 있는 허수아비 왕을 조종하고 비웃던 사람들
왕은 그들이 '가진 것'을 빼앗아
재물이라거나 젊고 아름다운 아내라거나 개인부대..
매우 극단적이고 일방적인 명령으로.

(난 가끔 점진적 변화의 한계를 급진적 변혁으로 뒤집어야 할 때를 가끔 상상하거든?
물려받는 빈부, 세습되는 정신, 뒤틀려있는 질서라거나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거나 방종하는 수많은 모순과 부정
어느 순간 기적처럼 빵 터져 뒤집어지는 상상을 하는데
칼리큘라의 '미친 행동'에서 뭔가 쿡 찌르는 기분이 들었어.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네ㅠㅠ)

황제는 극단적 부조리로 이미 만연한 부조리를 경고하지만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아.
다만 그의 연인 세실리아만이 그와 슬픔을 끌어안으며 그의 편에 서.
그녀는 항상 슬프고 불안정해보이더라
옳아요,의 동조가 아닌 그래요, 의 느낌이랄까?

연인 세실리아를 제외한 모두가 미친 황제에게 등을 돌려
그중에는 황제의 오랜 벗도 있어, 스키피오
대지와 바람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인이고 각별한 친구이지만 황제에게 아버지를 잃고 혁명의 편이 서.
그러나 다시 친구로 돌아가
친하고 편들고 감싸주는 친구 말고
말하고 싸우고 꼬집고 동조하고 맞서는 친구

스키피오와 황제의 대화씬도 인상적이었어
자연의 섭리 떨치고자 하지만 누구보다 그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잘 알고 있는 황제가
근본없는 광기가 아니라 확고한 의지, 근거와 증거로 조밀하기 짜여진 논리에 스스로 갇혀 멈추지 못하고 관성에 떠밀려 미쳐버린 한 인간으로 보이더라구

혁명집단의 대장급 케레아 역 배우는 처음 등장부터 발성이 남다르고 눈에 띄더라
근위대장이 여자라는 것고 색다르고 황제와 대비되는 현실주의자랄까?
후련할 정도로 직설적이고 공감되는 대사가 많았어

나머지 배역들은 전체적으로 속물 탐욕 비굴 비겁 등 부정적 군중의 단상을 표현한 듯 했어
앞에서 말 못하고 뒤에서 수작부리고 나서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거나 혹은 쉽게 말하고..
역마다 캐릭터가 노골적이라고 느껴졌는데 난해한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좋은 수단인 것 같아

기분나쁘기 직전까지 속내를 들킨 기분도 들고
모르겠다가 알듯말듯 하면서 공부하고싶게 만드는 극이야

달을 가진 적 있다고 떠들어대던 미친 황제와 무심히 넘기는 신하와 마침내 달을 가진 적 없었다고 고백하던 인간의 모습이 인상깊은데 좀 더 생각을 해야할 것 같아
왜 기억에 남고 왜 무겁고 왜 갑갑하고 왜 슬픈지도 아직 잘 모르겠어

수위도 높은 편이지만 과한 느낌은 없었고
중간중간 희극적 표현도 많고 추상적 대사와 직설적 대사도 잘 섞여있어서 집중하기 어렵지 않았어
연기도 좋았고..
특히 스키피오역 배우가 눈에 띄더라
역 자체가 비중있기도 하고 누구 닮은 것 같시도 하고@_@

암튼 생각의 씨앗이나 화두가 필요한 시점에 보기 좋은 극이라고 생각해
봐서 후회하진 않을듯 ((((개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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