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횽 글보고 급땡겨서 예매했었는데 진짜 완전 개짱! 덕분에 감상이 수월했는데 단평횽글을 바탕으로 좀더 풀어볼겡.필력도 딸려서 불안하지만ㅠ
치매걸린 아내와 그 아내를 돌보는 남편이 있어. 치매걸린 아내는 이따금 기억이 돌아오는데 마지막으로 기억이 돌아왔을때 숨겨진 사연들을 막 내뱉어. 근데 이게 현대사의 비극이고 자본주의의 비극인거지. 어렸을때 여자의 어머니는 피난길에 딸을 버려두고 재봉틀을 챙겼던 사람이야. 여자의 깊은 어둠은 여기서 시작하고 식모살이를 하다 돈을 훔치고 동생을 외면한 것도 모두 자본에 휩쓸린 비정한 과거지. 남편은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중동으로 일을 하러 떠났고 오랫동안 아내를 돌보지 못해. 여자는 아픈 기억을 혼자서 감내해야했던거야. 물론 남편도 일을 하면서 괴상한 술을 마시고 동료들을 떠나보낸 아픔도 있어.
그렇게 살아왔던 부부에게도 딸이 생겼고 부부에게는 자식이 아마 그 아픔을 치유할수있는 힘이었을거야. 근데 이 딸이 대구지하철참사로 목숨을 잃어 ㅠ 부부는 유가족들과 연대해서 추모공원을 세우고 잊지 않기위한 행동들을 하는데 지자체가 배신을 때려. 분명 많은걸 약속했는데 뒤에가선 나몰라라하고 추모공원의 설립도 집값떨어진다며 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추모의 성격이 옅을대로 옅어진 안전파크란 모호한 명칭으로 변질돼.
여기서 작가는 이 공연이 진행되는 장소의 의미를 후반부에 가서야 밝히는데 앞선 비극이 쭉 복기가돼. 공연 첨부터 끝까지 부부는 한 장소에만 머무르는걸로 설정이돼. 그 장소가 공원이야. 그리고 이 부부가 왜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냐면 그 공원이 자식의 유해가 묻혀있는 곳이거든. 유가족들은 피해 사망자들을 기억하기위해 불법이지만 암묵적으로 그 공원에 유해를 묻었던 사연이 있어. 남자는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에게 이 공원의 의미를 얘기하며 울컥하지만 잊지말아달라고 강요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의 말을 잊어달라고해. 되게 먹먹하더라. 어떻게보면 작위적인 설정인데 기억해달라가 아니라 잊어달라는 남자의 말때문에 어히려 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되는거 같았어.
한국전쟁을 현대사 비극의 시발점으로 보여주고 자본주의가 이 모든 비극에 관통하고 있다는게 엄청씁쓸해.
마지막 마무리가 폭풍감동인데ㅠㅠ 아 또 생각하니까 슬프다 ㅠ 여자는 완전한 치매상태가 돼서 남편과의 첫만남의 기억만 이야기해. 행복했던 추억만 떠올릴수 있게 된거야. 반면 남자는 이 모든걸 기억하고 혼자 감내하며 아내를 자전거에 태우고 계속 공원을 맴돌아.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는 비극을 맴도는것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빙글빙글 돌뿐이고 바로 그 앞에 너무 쉽게 이 사람들을 잊어버린 관객들이 가로막고 서있어. 이 마무리가 뒷통수를 팍 때린것 같았어. 이렇게 먹먹하고 뜨끔하게 하다니ㅠ
아무튼 두서없는 후기였지만 공연 진짜 좋으니까 한번 꼭 봐봐!! 난 올해 본 것중 이 작품이 제일 인상적이었던 거 같아. 쓰면서도 먹먹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