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주변 사람들이 다 힐끗힐끗 쳐다볼 정도로
너무 울어서 스스로도 이해 안 될 정도로....ㅎㅎ
왠 울러 온 사람인가 해서 놀랐을 수도 있겠다 미안

간신히 견뎌 온 일이 있어
참아오고 참아오면서 힘겹게 해내고 오늘 낮에도 그렇게.
살아가는 게 생동하는 게 아니라 견디어 내는 것의 연속이라고
그렇게 느껴질 정도로 힘겨워서
따뜻한 주말 오후에 나는 혼자 죽어가는 기분이더라
그래서 달려가서 프라이드 공연장 앞에서 마냥 기다렸어.
1막 마지막쯤에서
사는 게 견딤의 연속이라던 필립과
그저 당신은 열심히 살아왔을 뿐이라는 실비아.
당신은 여기 있으면 안 된다고, 떠나라고. 그 어딘가에서 당신의 존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하던 올리버
프라이드라는 극을 떠나서 나한테 해주는 말 같아서
보는 내내 주룩주룩 눈물만 계속 나더라 진짜ㅋㅋㅋㅋㅋㅋ

올리버가 2막 마지막 쯤에서
관객 모두를 쳐다보면서
우리는 모두 소중한 사람들이니까. 라고 하는데
그렇게 감사하고 소중할 수가 없었다

소중한 존재라느니 내 존재를 찾아야 한다느니
이런 말들 다 오글거리고 부질없는 위로같아서 싫어했는데
프라이드는 여태껏 들어본 어떤 위로보다도 설득력 있게 다가와
고즈넉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싶어질 만큼.
고마워요. 정말
나는 오늘은 엉엉 울었지만
내일부턴 좀 더 스스로를 다독이지 않고 살아도 될 것 같은 기운을 받았어

언젠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으면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