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사춘기는 초연 때, 연뮤덕질 안 할 때 딱 한번 봤었어

그런데도 넘버와 캐릭터들이 나에게 너무 강렬해서

재연은 미쳐 못 봤지만 삼연이 올라온다고 했을때

엄청 설레면서 기다렸었어

근데 내가 생각하고 있던 사춘기랑 많이 다르더라..

두루뭉실하게 이야기 해보자면

넘버도 이야기도 전부 중심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어

그리고 배우들이 에너지를 마구마구 내고 있는데

그 에너지를 모아서 객석으로 전달시키지를 못하는 느낌?

무대에서 그게 막 흩어져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만 보게 되더라

뭐가 그랬냐면 말 못하겠지만 그냥 그런 느낌있잖아..

제일 기대했던 넘버는 발푸르기스랑 입맞추지마 였는데

(제목은 뭔지 잘 모르겠어)

물론 자첫 때의 강렬한 느낌을 자둘 때도 느끼길 바라는 건 욕심인걸 알지만

그때의 느낌이 하나도 없어서 아쉬웠어

발푸르기스는 그 움직임들에 당황했고

입맞추지마는 란주가 트리가 하는 만큼을 못 받아줘서 아쉬웠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트리가 하는 것만 받아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더라고.

더블이었으면 다른 배우 한번 보고싶다 라고 생각했는데 원캐..

좋았던 건 나랑 같이 춤추러 갈래?

화경이랑 선규가 춤추는거 너무 이쁘더라ㅠㅠ

상자를 열면 움직이는 거 있잖아 오르골 소리들리면서

그런 오르골상자를 연 것 같았어

그것만 똑 떼서 계속 보고싶었어ㅠㅠ

그리고 남자애들 다섯이 모여서 기타치면서 부르는거

처음 들어서 하나도 기억 안나긴 하는데

그 넘버 좋더라

이 두장면 똑 떼서 보고싶다

다흰배웈ㅋㅋ

그이저라서 인블 진짜 대차게 돌았었는데

이렇게 화장하고 껄렁한 다흰배우 보니까 이상하더라 느낌잌ㅋ

의외로 나쁘지 않았는데 어딘지 조금 어색한 감은 있어

경찬이랑 용용브라더스는 노래를 잘했다 못했다 하는 것 같아

노네는 어땠어?

어디선 와 목소리 좋다 노래 잘한다 하다가도

갑자기 응? 이 소리는 어디서 나오는 소리여? 하게 되기도 하고..

강윤정배우 목소리 너무 좋아

란주는 노래 하고 있긴 한거지..?ㅠㅠ

솔로 아닐때는 윤정배우 목소리만 들리는 것 같아

이야기는 하아... 진짜 이게 뭐지?

선규의 이야기만 제대로 나온 것같아. 화경이도 굳이 이해하자면 할 수 있고.

그런데 그외에 반장, 용용, 경찬이는 왜 나온걸까?

반장은 캐릭터 자체는 이해가. 공부 잘 하고 욕심많고 애들이랑 노는것도 못 놓치는.

근데 뭘 추구하는 건지 얘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지 전혀 모르겠어.

경찬이는 뭘 이야기하려고 하는 건진 알겠는데 이야기를 안해줘ㅋㅋㅋ

반장이랑 경찬이랑 그래서? 그 이후에 어떻게 된거야?

용용이는 뭐여. 그냥 나와서 노래 몇 번하고 들어가...

그리고 그 밴드씬은 둘이서 열심히 노래하는데 내가 너무 안타깝더라

그 전후로 그렇게 무거운데 관객들한테 호응 얻어내려하면

나는 어떤 마음으로 그걸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

이야기를 다 풀어놓고선 엮어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거둬들이지도 못하고

의미없이 펼쳐만 두면 무슨 소용인가 싶었어..

초재연 때도 이랬었던가..?

영민이는 와 트리 진짜 영민이 같아

유약하고 겁도 많고 상처도 많고

그래서 실제 자기보다 더 강한 사람의 가면을 쓰고

다른 사람을 몰아내려고 하는 영민이였어.

중2중2함하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 장면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잘 소화해내더라.

수희는 수희 이야기가 너무 나오지 않아서

영민의 이야기를 풀어내기위한 캐릭터로밖에 안느껴지더라.

수희가 독실한 신자이고 성실한 아이였음에도

그레첸처럼 되고 마는 그 상황에서 어떤 배경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 이야기가 없어서 아쉬웠어.

내가 기억하는 사춘기는 텅빈 무대와 책상들 그리고 배우로만 채워진

어딘가 살짝 키치하지만 그래서 촌스럽지 않았고

거기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든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무대가 너무 번듯하고 예뻐서

오히려 이야기하는 내용들이 더 멀게 느껴졌어.

조금만 내가 생각하는 현실과 다르다고 생각되면 바로 현입.

시간대도 설정도 제대로 잡혀있는것같지가 않아서 힘들었어..

쓰다보니 정말 길어졌네

기대했던 만큼 너무 아쉬운게 많아서 좀 씁쓸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한 두번은 더 보게 될 것 같아.

내 추억이 있는 극이고 화경이랑 선규가 또 보고싶을 것 같아

아쉽고 아쉽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