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넷
절절하고 애절하지만 그만큼 이성적이라서 바로 리차드 따라 죽음을 택할 것 같진 않지만, 나사빠진 사람처럼 평생 영혼 없이 살 것 같음. 대신 조류학처럼 뭐 하나 빠져들 수 있는 거 있으면 거기에 빠져서 학문적 성취는 이룰 것 같음. 뭐 엄청난 발견을 하거나 해도 희미하게 웃는 듯 마는 듯 웃고 말 듯. 그치만 공부처럼 뭐 붙들고 있을만한 거 없으면 금방 리차드 따라서 가버릴 것 같은 불안불안 위태위태한 느낌.

미니넷
냉정한노선 탔느냐 우환노선 탔느냐에 따라서 방법이 조금 다를 뿐 출소 후 최단기간 리차드 따라 갈 것 같은 네이슨. 냉정한 노선 탔을 땐 왠지 출소 하자마자 리차드 무덤가 찾아가서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고 그 앞에 한참 앉아있다가 권총자살 했을 것 같고, 우환 노선 탔을 땐 처음 만난 공원에서 사진 붙들고 애처럼 울다가 리차드 환영 보고 행복해 하면서 따라가다가 높은 데서 발 헛디뎌서 날 듯이 갈 것 같음.

뉴넷
눈물 닦고 열심히 웃으며 돌아다님. 어렸을 때 웃던 모습이 얼굴에 그대로 남아있어서 주변 사람들도 이제 얘가 죄값 다 치르고 마음이 많이 편해진 거구나. 어려서 어울렸던 걔는 다 잊었구나. 할 즈음에 돌연 흔적도 없이 사라짐. 대신 어느 날부터 리차드 기일만 되면 무덤가에 소박하고 꾸밈 없는 들꽃 몇 송이씩 꼭 올려져 있을 듯. 그러다가 어느날 소리소문없이 그마저도 없어질 것 같음.

꽃넷
옛날 일 잊으려고 제일 노력 많이 할 것 같은 네이슨. 출소하고 한 동안은 옛날 일에 매여서 아무것도 못하다가, 어느 날부터 주변사람들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밝은 척 하고 여자 만나서 결혼도 함. 그렇게 잘 지내는 것처럼 갖은 애를 쓰는데 결국 결혼생활도 실패하고 밤마다 악몽 꾸면서 죄책감에서도 못 벗어나고 여러모로 괴로워하다가, 먼저 가버린 리차드 원망하면서도 왠지 자살은 차마 결심 못 하고 병 얻어 죽을 듯.

토로넷
서정적인 느낌의 상플은 잘 안 되고... 14쓸 한정으로 나는 토로넷이 리차드를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봐서, 출소 후에도 굳이 시카고에 안 남아있고 먼 나라로 바로 떠났을 것 같음. 그러다가 한 15년쯤 후에 리차드 무덤가에서 만난 리차드 조카뻘 되는 남자한테 조근조근 옛날얘기처럼 리차드 얘기 하는 토로넷 떠오름.

막넷
비석이 다닥다닥 꽂힌 시카고의 공동묘지가 떠올라야 하는데 어째선지 막넷은 선산에 묻은 리차드 옆에 오두막을 지어놓고 거기서 무덤가 풀 뽑고 밥 해먹으면서 살 것 같은 이미지; 어쨌든 순정하게 리차드 평생 못 잊고 계속 리차드에 관한 끈은 안 놓고 지내지만 자살하진 않고, 그렇다고 사람들이랑 어울려 사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평생 속세와의 인연 끊고 지내다가 수명대로 살고 리차드 따라 갈 듯.

요정넷
감옥에 있을 때도 재소자들 교육 담당했을 것 같고, 나와서도 가난해서 교육 못 받는 어린애들 상대로(심지어 아동 살인죄로 감옥 다녀온 사람인데 애들 맡겨도 하나 불안하지 않을 정도로 출소 이후 행실 모범적이었을듯) 무료 교육봉사 다니면서 죄책감 덜고 살았을 듯. 그렇게 멀쩡히 살다가도 비 오거나 날 궂으면 아직 완전히 못 떨친 리차드 때문에 도수 높은 위스키 한 잔씩 무리해서 꺾으면서 꺽꺽 울었을 것 같은 이미지.


막넷이랑 요정넷은 많이 못 봐서 본 만큼의 감상만 반영... 1차쓸땐 요런 거 많았던 것 같은데 2차는 아직 초반이라 많이 없길래 함 써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