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끼리 가서 참 편한 여행이긴 했어요. 방도 다 같이 썼고, 서로 내외 없이 지냈죠. 떼로 다니는 데도 전혀 힘든 점이 없었으니까요. 다만 제가 짐을 너무 무겁게 들고 다닌 게 힘들었어요. 유럽 여행 간다고 좋은 카메라까지 챙겨서 카메라 가방만 3, 4kg이 넘는데, 매고 다닌 배낭도 15kg 정도 됐거든요. 항상 같이 다녔던 (김)경수도 그랬고요. 둘이서 매일같이 서로 배낭을 메어주는데, 얼마나 붙어 다녔으면 ‘임병수(임병근+김경수)’라고 불렸다니까요.(웃음)”  

그렇다면 열흘 간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의 뇌리 속에 가장 깊게 남은 여행지가 어딜지도 궁금해졌다. 그는 주저 없이 “스위스의 인터라켄”을 꼽았다. 그는 크고 장대한 자연 앞에서 새삼 작아지는 자신을 느꼈다고 했다. “실은 박물관 같은 곳보다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 경관이 더 좋더라고요. 정말 스위스에 도착해서 자연 앞에 섰는데, 저처럼 큰 사람도 작아지는 것 같았죠.(웃음) 말 그대로 자연 앞에서 먼지 보다 작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달까요? 아직도 그때 기억은 생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