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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참 따수운 극

qq(222.232) 2015.01.12 01:26:25
조회 1539 추천 51 댓글 11




봐야지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막공즈음 남겨놓고 다녀왔어.

허름한.. 왠지 찹쌀~떡 소리가 들릴 것 같은 낡은 간판들과 전신주들 사이에 자리잡은 심야식당에.



오프닝부터 왜그렇게 뭉클했는지 모르겠어.

초연보고 만화로 보고 근 2년만에 다시 보는 건데 

심야식당을 스쳐가는 사람들이 예쁜 조명을 받고 외로운 밤 그러나 꿈꾸는 미래를 노래하는데

주책맞게 거기서부터 눈물이 핑 돌더라구.

캐릭터들이 보내는 따뜻한 기분이 공기처럼 번져서 마음을 간지럽히는 거 같은...



우선 연출, 연출이 너무 좋았어

무대에 벽이 없고 문이 없어도 관객들은 보다보면 여기까지가 문이고 저기까지가 벽이란 암묵적 약속을 하잖아.

식당 안과 식당 밖, 거리의 풍경과 소소한 속마음들 이 모든 게 한 눈에 보였고 한 곳에 있었어.


개인적으로 옴니버스 구조가 드라마틱한 감동을 줄 순 없다고 생각했거든.

줄수 없다기보단..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하나의 큰 플룻에 집중하는 게 아니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야 하니까.

근데 심야식당은 내가 본 옴니버스 극 중 가장 최고였어!


심야식당을 찾는 이들의 얼기설기 엮긴 인연들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배치되어 있었어.

'그들은..' 하는 설명조의 대사가 많았지만 몰입할 수 있었던 건 그 파랗고 붉은 조명이었어



현재의 사람들이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마스터의 "그날 이후였죠" 류의 대사가 시작이었어.

현재의 심야식당이 오렌지불빛의 정말 식당 불빛이라면

과거를 회상하는 심야식당은 푸른불빛의.. 새벽같은 어슴푸레한 불빛이었어.

조명을 기점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서로의 사연을 이야기하는데..


가끔 그런 생각 하거든.

내가 특별한 기억을 갖고 있는 공연장의 같은 자리를 다시 앉을 때.

몇 년 전 내가 어떤 감정과 기억을 가지고 앉아있었는지 기억나는 그 자리에,

시간이 지나 그 때와는 또 다른 내가 같은 장소에 앉아서 지난 시간을 떠올리는..

그 때 하던 생각을 다시 하게 됐어.


여튼 두 조명을 바라보는 건 마치 그런 기분이었어. 

심야식당도 누군가의 고정석은 아니기에 어제는 오차즈케 시스터즈가, 오늘은 코스즈가 앉아

서로의 지난 일과 감정을 대신 생각해주는..

나 하나도 챙기기 벅찬 요즘, 오지랍같지만 누군가의 안위를 정말 궁금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그 걱정을 타인이 해준다는 게 (오히려 내가 더) 쑥쓰럽지만 기분 좋았어. 

어제와 오늘의 경계를 그어주는건 그 불빛...




그 새벽,

누군가는 지친 하루를 끝내고 외로이 집에 돌아가는 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내일을 기대하며 무언가에 정진하다가 문득 허탈함을 느끼는 시간이고.


누구에게나 새벽은 어제 행복하더라도 지금은 센치해지는 그런 시간인데

그런 시간을 좋은 사람들과 복작거리는 사람냄새나는 곳에서 보낼 수 있는.. 그들이 참 좋았어.

나도 문을 열고 마스터에게 "저기.. 흰 쌀밥에 꽁치구이 될까요?" 라고 말하고 싶어.

지금 이 시간엔 일을 끝낸 마릴린과 그 옆에는 타다시가 있고

류 옆에는 코스즈와 켄이 있고 미유키는 기타를 메고 문을 열고 있고 

오차즈케 시스터즈는 이번에도 서로의 메뉴를 바꿔먹고 있을 것 같은 그런 따뜻한 심야식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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