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막이 이제 겨우 10일 지났다는 게 믿어지니?... 현실 안블리가 사귄다니 왠지 맘껏 앓기도 민망해졌지만ㅋㅋㅋㅋ 그래도 난 아직 극 전체를 통째로 앓고 있네..ㅠㅠ

안돌프랑 블리마리 각각 구축한 캐릭터가 일단 참 좋았어. 이상은 있지만 엄마도 유모도 빼앗기고,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어봤기에 다시 도전해볼 힘을 잃은 안돌프와 어리지만 누구보다 현명하고 따뜻한 블리마리... 

둘이 처음 만난 왈츠씬에서, 마리가 자기 파트너가 됐을 때부터 옆얼굴에서 눈을 못떼던 안돌프랑 사설을 줄줄 외우다 루돌프를 돌아보는 순간부터 춤이 끝날 때까지 루돌프에게서 눈을 못떼는 블리마리 둘다 '이 순간 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있다'는 게 명확하게 보이던 게 너무 좋았어. 뒤에서 춤추는 앙들 움직임이랑 신데렐라에서나 볼 것 같은 파란 무도회 조명까지 더해져서 너무 예쁜 장면이었고ㅠㅠㅠㅠ 아직도 제일 많이 앓게되는 장면인 거 같아.

뒤에서 어머 얘네 봐라? 하듯 손키스 날리고 웃던 에드워드도 귀여워서 좋아하던 포인트ㅋㅋㅋ 

그리고 스테파니에게 물먹이고 인사하는 블리 자세는 또 너무 예뻐서 그거 역시 왠지 자꾸 앓게 된다. 그 자세 정말 우아하지 않니?ㅋㅋㅋㅋㅋㅋ 그 때 뒤에서 헉-하고 놀라는 앙들도 귀엽고ㅋㅋㅋㅋ

그리고 무도회에서 헤어지기 전, 떨리는 목소리로 어쩌면요? 하고 대답하던 블리도, 다시 한 번 어쩌면... 되뇌면서 손등에 입맞추던 안돌프도ㅠㅠㅠ 서로 사라질 때까지 몇번이고 돌아보던 것도 좋았고.

알 수 없는 그곳으로에서 연필로 코 톡톡 두드리고 고개 도리도리하며 루돌프 생각하던 블리도 깨알같이 귀엽고, 안돌프 처음엔 어둡던 표정 갈수록 펴지던 것도 좋았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와 이미 많은 걸 겪어본 황태자 사이의 갭이 분명히 드러나는 것 같아서ㅠㅠ 그런 둘이 무대 중간에 모여 같은 동작으로 노래하던 것도 너무 꿈같고 예쁜 장면이었어ㅠㅠ

루돌프 다시 생각해보면 무대장치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데 조명이랑 눈 덕분인지 나름대로 예뻤다...?  

알수없는 그곳으로에서 안돌프가 미찌더러 마리...하고 불러놓고 당황해서 다시 한 번 미찌라고 부른 적도 있었는데 노네 기억나니ㅋㅋㅋㅋ 실수였지만 그 전에 가던 길도 멈춰가며 마리 생각하던 거랑 이어져서 왠지 좋았었어. 매번 귀찮게 구는 미찌 퇴치용쯤으로 보이던 손등 입맞춤도 생각나네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이유없이 좋아하던 디테일 중 하나ㅋㅋㅋ

트랄랄라는 그냥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장면인데ㅠㅠ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 하는 블리 목소리 정말 꾀꼴꾀꼴, 루돌프라고 부르라니까 흠흠흠흠흠~ 허밍하며 스케이트 뒤로 타는 블리도 별명 그대로 블리블리라 매번 심장을 바주카포로 맞는 듯한 충격을 경험하고ㅋㅋㅋㅋㅋㅋ 

처음 만난 날처럼에서 당신의 눈속에 빠지는 연기는 또 어떨까요, 하면서 블리는 치마 들어 인사하고 안돌프는 또 왕자님 인사로 받아주던 거랑 그 다음에 둘이 손 붙잡고 왈츠 추던 것도 왠지 동화 같아서 너무 좋아하던 장면이야ㅠㅠㅠ 오~ 그럼 이를 어쩌나~ 하면서 둘이 같은 동선으로 양쪽에서 스케이트 타고 나오던 거랑, 그리울 거야- 하면서 왕자님 자세로 스케이트 타던 안돌프도ㅠㅠ

처음 만난 날처럼 끝에 안돌프 우당탕 자리에 앉는 거 너무 자연스러워서 주변 머글들 (앞열인데도 매번 있던 머글들...ㅋㅋㅋㅋㅋ) 매번 육성으로 놀라던 것도 왠지 재미있었어ㅋㅋㅋㅋ 

그리고 이쯤에서 안블리는 아니지만 미남은율 댄져댄져하던 증욕도 다시 보고 싶다ㅠㅠ 당신, 속을 읽혔어! 하고 부채 딱 겨누고 전주 따다다다 들어갈 때 겁나 설렜는데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코믹 버전 미남길 증욕도 한번쯤 또 보고 싶다..^^.... 길라리쉬 정말 MSG가 맞나봐... 나 왜자꾸 보고싶니..ㅎㅎ...

사랑이야는 내가 1,2막 다 통틀어 제일 좋아하던 장면이기도 한데, 그러고보면 안블리는 유독 1,2막 각 끝곡이 클라이막스이자 대단원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 둘의 시너지 효과가 좋아서 그 이전에 드라마가 차곡차곡 쌓여가다가 마지막 사랑이야랑 너 하나만에서 팡, 터뜨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ㅠㅠ

루돌프가 헤어지자는 말 꺼내고 (벤치로ㅋㅋㅋ) 떠나면 슬픈 빛이 잠깐 비쳤다가 다시 한번 자기를 먼저 다스리고 루돌프에게로 가는 블리마리는 어리지만 누구보다 현명하고 따뜻하게 보였고ㅠㅠ 몇번이고 마리를 밀어내면서도 마리가 내려둔 목도리는 품에 안던 안돌프도 너무 좋았지.

루돌프가 다시 한번 돌아섰을 때 망설이다가 결국 뒤에서 루돌프 끌어안는 마리는 왠지 아름다운 전쟁터에서 라리쉬가 전수한 스킬을 쓰는건가 싶기도 했는데ㅋㅋㅋ 아무튼 이건 차치하고... 그 때 뒤에서 껴안고 루돌프 팔 쓸어내리던 블리 디테일도 왠지 나한텐 하나하나가 따뜻하게 느껴져서 정말 좋았어...

마리 손 잡고 있을 때는 그래도 다시 한 번 웃었다가 마리가 앞으로 달려나가면 뒤돌아서 눈물 훔치던 안돌프는 언제 생각해도 마음을 아프게 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팔 벌리면 마리가 달려가 안기던 것도... 안돌프는 사랑이 현실에선 아무 소용 없으리라는 걸 알만큼 이미 많은 걸 겪어봤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마리 손을 잡기로 결정하는 듯 했어. 그런 안돌프 눈물 닦아주면서 다시 한번 두려워마, 사랑이니... 하고 말하는 블리도 어떤 확신보다는 따뜻한 위로에 가까워서 유독 더 마음이 찌르르했던 거 같음.. 

사랑이야는 제발 영상으로 남겨주면 좋겠다... 이제와 너무 부질없는 바람인가 몰라도ㅠㅠ

이제 겨우 1막인데 왜케 글이 길어졌는지...

안블리회전러였던 나는 망붕에서 해방되어서 기쁘긴 한데 

현실안블리가 지뢰라 볼 때마다 극중 안블리를 앓게 되는 기현상이ㅋㅋㅋㅋㅋㅋㅋ

요즘 매일매일 지뢰 밟는 기분으로 살고 있다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