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페이스북에 쓴거 가져온거라 말투 미안... 스압도 미안...)

마당을나온암탉을 보러 갔다가 옆사람을 공연장 밖으로 내치고 싶은 관크를 당했다. (관크라는 단어 참 오랜만에 써보네)

내 옆의 두자리가 비어있었다. 비어있을 자리는 아니었는데 예매한 사람이 못왔거나 공연시간을 못 지킨듯 했다. 오프닝이 시작되고 있었는데 급하게 초등학교1,2학년쯤 되어보이는 딸의 손을 잡고 들어온 아저씨가 자리를 찾아 들어가질 못하고 그냥 여기 앉자! 라며 딸을 데리고 앉았다. 딸은 계속 아빠 여기 우리 번호 아니야 아니야 하고 아빠는 됐어 그냥 앉아. 하고.
넷째줄 중앙 통로쪽이었으니 자리도 좋은 자리였다.

근데 이 아저씨 앉자말자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오프닝중인 무대를 촬영하는게 아닌가! 나도 모르게 (내 공연도 아닌데) 저기 여기서 촬영하시면 안되거든요 했다. 아저씨는 아, 예 하더니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스트레칭이라도 하는 마냥 좌석에 깊이 눕더니 다리를 있는대로 쩍벌하고 있는게 아닌가. 무릎과 무릎사이가 180도까지 벌어질 기세로 쩍벌하고 계신다. 와 이건 뭔 개같은 짓이지? 하고 이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좀 있다가는 좌석이 불편했는지 신발을 벗고 무릎을 세워 좌석위에 발을 올린다. 딸은 앞좌석위에 발을 올린다. 가정교육 고급스럽게 잘 했다 생각할때쯤 예상 가능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려 하기 직전에 옆좌석에서 따다닥 하고 생수병 따는 소리가 들리고 부녀가 나란히 음료를 마시기 시작했다. 야이색히야 여기가 영화관이냐 싶을때쯤 얼씨구 아저씨가 부스럭대며 패딩 속 주머니에서 뭔갈 꺼낸다. 과자봉지다. 뜯는다. 쳐먹는다. 마음 착하게시리 혼자 쳐먹지 않고 딸이랑 나눠먹는다. 이건 어디서 온 미친놈이야 싶었다ㅋㅋㅋㅋㅋ 그리고는 딸이랑 다정하게 대화를 하며 공연관람을 한다. 물론 사운드가 크니 덩달아 큰 목소리로 대화를 한다. 난 이 아저씨가 배우인줄 알았네. 와이어리스도 안했는데 배우들이랑 목소리 크기가 똑같아...

생각같아선 손발을 묶어놓고 공연관람예절을 가르치고 싶었지만 알만한 사람이면 이러지 않겠지 싶어 과자먹는 소리가 시끄러우니 좀 주의해달라고 했다. 난 그럼 과자를 집어넣을줄 알았지. 근데 그건 내 착각이었어. 딸한테 얘기한다. 과자 씹는 소리가 크니 조용히 씹으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예전에 한참 공연 많이 보러 다닐때, 개념없는 관객 때문에 관람을 방해받은 날이면 너같은 애들 평생 공연장 근처에 발 붙일 일 없는 메마르고 각박한 인생 살다 가라고 저주를 퍼붓곤 했는데 그 저주 오늘 오랜만에 퍼부어봤네요...

끝나고 커튼콜 하는데 배우들 인사하는걸 배경으로 대포카메라 꺼내 자기 딸 사진 쳐 찍은건 마지막 애교였음ㅋㅋㅋㅋ
배우들한테 내가 다 미안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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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인적으로 공연은 그냥저냥이었어.
성인타겟도 아동타겟도 아닌 애매한 느낌...?
이게 아동극으로 먼저 유명세를 타서 그런지 대부분이 가족단위나
자녀동반이었는데 중반쯤 되면 애들이 집중력을 잃고 사지를 뒤틀며
주위를 두리번대더라고.
어쨌거나 나는... 두번은 못보겠어ㅋㅋ 기대 많이 하고 갔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