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이 지금 몇번째 공연이지? 네번인가?
그럼 아직 긴장할 때긴 한데 그래도 몇번 했으니 적응이 좀 되었지 않았을까 기대를 했는데 아니더라.
난 오늘 엉지킬 처음이라 이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이거보다 더 별로였을지는 잘...
일단 비주얼이 좋아.
기럭지 훌륭하고 수트발도 좋더라.
길쭉한데 늘씬.
심지어 지킬가발도 그럭저럭 소화해
살 많이 빼서 조강현 배우님이더라고.
그래서 첫등장할때 좀 기대했어.
어쩔 수 없는 얼빠라 ㅠㅠ
그러나...지킬은 많이 어리더라.
실제로도 지금 나이가 제일 어리기도 하지만 정말 어려. 박사가 아니라 잘 봐줘봐야 대학원생? 아직 그럴 깜냥이 아닌데 아버지 때문에 의욕만 불타서 연구한다고 덤비는 느낌. 그래서 초반부터 저 연구는 텄구나 싶었어 ㅠㅠㅠㅠ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는 개연성은 가장 확실한 지킬인듯....
그래도 지킬의 풋풋함은 나름 좋게 봄.
조류지킬은 이미 장인이라 노련한 느낌이 많이 나고 은지킬한테서도 청년의 느낌을 받아서 좋았지만 여긴 강직한 대나무같은 꼿꼿한 느낌이 있었는데 엉은 진짜로 어설프고 많이 어리고 그런데 의욕은 있는 열정이 보이는 지킬이라고 생각했어.
내가 너무 좋게 보려고 한건가 싶지만 내 감상은 그랬어.
하이드가 좀 더 확실한 대비를 이뤄줬다면 지킬의 어설픔 풋풋함을 신선하게 보고 나름 만족했을텐데 하이드가 진짜 아쉬움.
목을 너무 긁어서 하이드를 표현하던데 목이 걱정되는 건 둘째치고 일단 그 긁는 소리가 카리스마도 없고 공포심도 안느껴지고 심지어 화난 지킬처럼 들리는 게 문제.
성량은 좋아서 하이드일때 쩌렁쩌렁하긴 하던데 지킬이 열받은 거 같아.
지킬앤하이드라기 보단 좀 헐크같았어.
지킬 때는 어설픈 대사처리나 몸동작이 소심하고 풋풋한 지킬로 해석될 수 있지만 하이드는 아니잖아.
하이드가 자기 몸을 감당을 못하니까 얼랍도 컨프롱도 몰입이 안돼.
그리고 조연들하고도 왜 이렇게 어색해보이지.
엠마랑도 루시랑도 케미없음이 아니라 어색해보여.
심지어 어터슨하고도 ㅠㅠㅠㅠ
엉이 케미없는 배우라고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이부분은 너무 당황스러움.
10주년 지킬 보면서 많은 지킬들 초반 공연을 봤는데 그거랑 비교해도 오늘 엉지킬은 많이 어설퍼서 실망스럽고 그간 엉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기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남은 공연 중에 좋아졌다는 말이 들려서 내가 다시 보러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