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평전ㅗㅗ. 학생이라 가난해서 99딜로 갔는데 내 눈과 브루노 펠티에를 연결한 그 직선 한 가운데에 철골구조물이 있음. 평전은 악명만 듣고 처음 가 보는데 불길한 예감은 꼭 현실이 되더라. 하하 지하철 타고 한시간동안 와서 꼭 매일매일 했던 것처럼 또 스크린으로 당신을 영접하네요... 오디오석으로 즐김. 어떻게 이런 자리를 칠만원에 팔려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감. 

뭔가 주변에 덕후가 없어서 그런지 반응이 좀 싸해서 평소같으면 짝짝짝짝!!!!!!와아아아아아아!!!!!!!쥬뗌므!!!!!!꺄아아아아!!!!!!!!!! 했을 것 같지만 뭔가 나도 그냥 조용히 박수치는 쪽에서 끝난 것 같음...

그리고 인터미션 없어졌고, 두시간쯤 해서 끝나더라. 스탭들은 "브루노 펠티에 씨의 간곡한 요청 때문에"였나? 그랬던 것 같은데 사실 잘 못 알아들어서 이건 패스. 

무대 스크린도 뭔가 노래방스러운 배경 틀어놓는 게 좀 그랬고... 룬에서 초반에 괴상한 달 사진 띄우느라 브루노 얼굴을 못 본게 한임. 

하지만 공연 자체는 사랑으로 가득함! 브루노 펠티에는 내가 알던 그 목소리 그 표정 그대로였고, 선곡도 만족스러움. 노담노래 라뻬데뿌 플로랑스 룬 대성당에 웨스트사이드 섬웨어+내 취향은 아닌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레릿비같은 거) 계열이 많았긴 했는데 그래도 브루노 펠티에니까 걍 사랑스러움. 개취로 아마 마지막에 불렀던 미제레레가 취직. 미치광이에서도 진짜 디비디만큼 귀엽곸ㅋㅋㅋ 플로랑스에서 프롤로파트에서 뭔가 사악한 표정 나오다 그랭파트에서 그랭스러운 표정으로 바뀌는 것도 귀엽곸ㅋㅋㅋㅋㅋ노담으로 컨프롱찍는줄ㅋㅋㅋㅋㅋ처음에 갑자기 곡리스트 바뀌었다면서 뙇 떴는데 거기에 대성당이 없길래 잠깐 멘붕탔지만 역시 그걸 안 부를 리가 없었음. 오케스트라 노담 오버쳐 쫙 깔리니까 내 소름도 쫙... 전체적으로 표 사기 전에 전성기가 지나서 그 목소리가 그 목소리가 아니면 어쩌지 걱정했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던 공연이었음. 하... 통기타를 쥐었을 때 간지가 머나먼 3층 c열 둘째줄까지 뿜어져나왔다는 것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 또 뻘하지만 무슨 프랑스의 유명한 샹숑 부른다고 해서 또 내가 모르는 노래 나오겠거니 했는데 임파서블드림이어서 깜짝 놀람. 불어로 불러서 "에뜨왈!!!!!!!"말고는 못 알아 들은 게 흠이지만 그랭그와르의 임파서블을 라이브로 들은 이상 죽어도 좋다. 무대매너야 뭐 '매너가!!!사람을!!!만든다!!!'라는 대사에 입각하여 분석했을 때 브루노 펠티에가 한 300%정도 사람이라는 결과가 나올 정도였고, 무엇보다 귀...귀여움. 특히 한국어.

아무튼 결론을 내자면...

아저씨 사랑해요. 안보였지만 그래도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