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누가 한 번 우먼 집안이 차르 시절 장교 집안이 아닐까 추측하는 글을 쓴 것도 같은데...

오늘 믿나 보고 와 뽕이 찬 김에 러시아 근현대사를 좀 뒤졌어
믿나 출연 배우들이 비교적 젊어서 우먼과 맨의 나이 가늠이 애매했지만....

우먼 노래 가사에 전쟁이 덮친 어느날이라고 했는데
러시아 내전이 1917~1922니까 우먼 집이 망한 건 1917년 정도였을 것 같거든.
그렇다면 차르 시절 엔카베네만큼 사람들을 잡아다 고문하던 기관은 어딜까를 찾아봤는데 오흐라나(공안질서수호국)가 나오더라고.
오흐라나는 제국주의 시절에 혁명분자 공산주의자 정치 테러범들을 잡아다가 고문하고 죽인 기관인데 약간 전두환 시절 백골단처럼 여기저기 첩자를 두고 사람들을 잡아갔던 것 같아
우먼 아버지가 오흐라나 소속 군인이었다면 내전이 시작될 때 가장 먼저 잡혀가지 않았을까 싶어.

그리고 맨은 과연 언제부터 혁명에 참여했을까도 의문인데....1917년 혁명운동부터 참여했다기에는 현재 나이도 많아야할 것 같고 무엇보다 2월 혁명이나 10월 혁명에서 공로를 세웠다기에는 본인 입으로도 말한 것처럼 너무 연약해서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레닌 사망 이후인 1924년 이후 스탈린이 본격적으로 절대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반대파들을 제거하고 트로츠키주의자들을 몰아내던 시절 스탈린주의를 지지했던 게 아닌가 싶어. 극중에 친구였던 변호사가 1931년에 반대파들에게 유죄를 선고했을 때도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만일 1917년 혁명활동을 했다면 우먼 아버지가 오흐라나인 걸 몰랐다 해도 제국주의 시절 장군이라는 것에 반감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인정받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여서 직접 혁명에 가담했을 것 같지는 않아.

우먼과 맨이 처음 만난 건 언제일까...
맨이 출장 가서 길 잃고 지역본부 표지판 따라가다가 본부 앞에서 홍보물 나눠주고 있을 때 봤다고 했잖아
일단 홍보물이라는 힌트를 잡고 1934년 당료선거가 있었으니 그 전해인 1933년 정도에 만나지 않았을까 추측해봤어
만난 건 그때고 결혼은 그 후에 했을 수도 있겠지.

맨이 우먼에게 첫눈에 반한 건 맞을 것 같은데 우먼은 맨을 사랑해서 결혼했다기보다 신분 세탁이나 아버지를 대신해 줄 사람 정도로 생각한 건 아니었을까 싶어

우먼이 과연 아버지의 악행을 1도 몰랐을까도 의문인데 내 생각에  어릴 때는 몰랐지만 어른된 후에는 알았을 것 같아. 우리도 왜 어릴 때 저지른 일을 어른돼서 돌아보면 그게 선인지 악인지 판단이 설 때가 있잖아.

애써 봉인해둔 아버지의 악행에 대한 기억과 살기 위해 우먼 자신이 저질러온 악행에 대한 기억이 엔카베데 본부에 다녀온 후로 점점 선명해지고 그 두려움에 잠식돼 가면서 머릿속에 끔찍한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했을 것 같아.

길게 쓰고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으니 믿나 갈 거면 오슷이나 내놓고 가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