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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그레이 배로스 홍로스 노선 차이 느낀점 (ㅅㅍ)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1.06.23 14:52:49
조회 1574 추천 68 댓글 15

노선 비교일 뿐이지 둘 중 누구를 까거나 후려치기 절대 아님
두 로스 번갈아 보면서 이게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구나 하는 마음에서 쓰기 시작한 글

쓰다 보니 길어졌네 문제 시 삭제함



1.

배로스는 날 때부터 조숙하고 어른이었던 사람.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주변 귀족들의 에티튜드를 자연스럽게 익혔을 것 같음. 목소리도 원체 조곤조곤하고 타인에 의해 쉽게 동요되지 않는 타입의 사람인 것 같음. 어릴 때부터 어른스럽다, 예의바르다, 성숙하다는 소리 들으면서 자랐을 것 같은 로스.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어른스럽기에 와일드가 그 자체만으로 좋아하지 않았을까.

홍로스는 어른스러움을 배우며 자랐던 사람. 애같은 모습이 결코 없지 않은데 가정에서 교육 받으면서 이래선 안 된다, 어른스러워야 한다, 예의 발라야 한다, 화날 때는 참는 법을 배워야 한다 등 하나하나 주입된 것들을 실천하며 살았을 것 같음. 애같은 모습이 있지만 어른스러움의 가면을 써 열심히 숨기고 사는 편. 와일드 앞에서도 그 가면은 벗지 않음. 와일드가 자신의 조숙한 면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

안개에서 "그 작품들은 출간하자마자 논란이 될 겁니다"를 들은 배로스는 이런 반응이 돌아올 거라는 걸 적잖이 예상을 했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함. 하지만 자조적인 태도가 어느 정도 깔려있는 건 무시 못함. 이미 이런 식으로 거절을 당한 게 몇 차례 있고 나름 익숙해진 상태.

홍로스는 와일드의 작품을 폄하 당하는 순간순간 화가 솟는데 위치가 위치인 만큼 참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합리화가 잘 안 됨. 천재라고 추켜세우던 사람들이 돌변해 와일드를 비난하고 손가락질 했다 말하는 목소리에 경멸감이 깔려 있음. 출판 거절당한 거 한두 번 아니지만 그럴 때마다 화가 남.


3.

'아름다움만이' 때 박물관을 이리저리 휘젓는 와일드를 보는 배로스는 상대 다루는 법을 아는 조련사 같은 느낌인데 홍로스는 대형견한테 질질 끌려다니는 어린 주인 느낌 남. 분명 홍로스가 더 많이 뭐라고 하는데 컨트롤이 하나도 안 돼.

팔랑팔랑 끌려다닐 때도 배로스는 못말려, 하는 표정이라면 홍로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보이는 느낌. 배로스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꾸준히 의식하고 있지만 홍로스는 "이러다 체포돼" 하는 말을 한 반면 와일드면 다 잊고 좋으면 좋은 대로 웃음 짓고 있음.

"그 바람이 예술이 되고 예술은 삶이 되어" 때 배로스는 여전히 웃는 낯을 하고 박물관을 나가지만 홍로스는 와일드와 보시의 만남에 약간의 불길함을 감지하고 멈칫, 그러다 '설마, 별일 없겠지' 하고 박물관을 나섬. 여기서도 큰 차이가 느껴짐.


4. 

홍로스는 중간중간 와일드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주는 편인 것에 반해 배로스는 와일드에 대한 자기의 마음을 어느 정도 단념한 상태인 건가? 생각하게 만듦. 근데 "걔만큼은 아니래도 나도 사랑하긴 했잖아" 때 와르르 다 쏟아냄.

홍로스는 조금씩 새어나오는 자신의 감정을 손가락으로, 손바닥으로, 양팔로 틀어막다 못해 쏟는 느낌이라면 배로스는 단단하고 큰 둑으로 감정을 봉쇄해 두고 있다가 둑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느낌 .

평소의 홍로스를 보면 아직도 와일드를 많이 좋아하는구나 보시한테 질투하고 있구나 의식하고 있구나가 보이는데 배로스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게 만듦. 그래서 지금은 안 좋아하나? 마음 정리 끝났나? 보시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건 단순히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고통을 와일드가 겪지 못하게 하기 위함인가? 싶었는데 "나 좋아하잖아. 좋아하긴 하잖아. 그러면 됐어. 떠나자." 듣고 와일드가 불편하지 않게 자신의 감정을 열심히 숨겼었던 거구나 하고 생각이 바뀜.

앞서 말했듯 배로스는 어른스러운 척 노력할 필요없는 어른이라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게 와일드를 위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음. 그래서 자신의 감정이 새어나가는 걸 단단히 틀어막고 있고 이게 익숙해 자기 감정 숨기는 것을 크게 버거워하지 않음. 하지만 끝까지 자길 받아주지 않는 와일드 때문에 쏟아낸 거고 두텁게 쌓인 둑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곪은 속내가 그때 한번에 드러나서 많이 힘들었겠구나 생각이 들게 됨. 와일드가 안아줄 때도 조용하게 눈물 흘리고 와일드가 가고 나서야 힘겹게 숨 들이쉬면서 몰아치는 감정 다 받아내는 로스.

홍로스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는데 숨겨지지 않아서 짠한 마음이 듦. "걔만큼은 아니더래도 나도 사랑하긴 했잖아." 때도 얘가 평소에 어떤 감정이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저 대사 초반부터 안쓰러운 느낌이 들고 내내 어른스러운 척 노력하던 앤데 자신이 연기한 어른스러움에 비해 어린 로스라, 그리고 저때는 어른스러운 척 노력했던 걸 다 내려놓고 솔직하게 매달리는 느낌이라 짠함. "그런데도 난 안 되는 거야?" 때 어린 느낌이 극대화가 되고 와일드가 안아주면 솔직하게 엉엉 우는 로스. 


5.

'너는 없었어' 때 둘의 차이가 정말 큼. 배로스를 보면서 보시를 경멸하는 태도가 초반부터 끝까지 쭉 지속되는 느낌을 받음. 중간중간 와일드는 대체 왜 저런 애를 만나는 거야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무슨 일이든 일어나야 해' 중간에 "와일드!" 하는 표정에 '와일드는 왜 저딴 애를...'이 적혀 있어서 재밌었음.

보시를 탓하고 몰아세우는 마지막 순간까지 와일드의 죽음을 보시의 탓으로 돌린다는 느낌도 들었음. 끝까지 자기 좋을 대로 생각하고 자기만을 위하는 보시가 이해 안 되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넌 그냥 그렇게 살아라 근데 와일드 죽은 거 네 잘못도 크니까 그거 잊지 말고 평생 죄책감에 찌들어 살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음.


홍로스는 본인 나름 보시 싫어하는 거 티 안 내려고 노력했다 생각하겠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경계하고 경멸하고 혐오하는 태도를 불쑥불쑥 드러냄. '무슨 일이든 일어나야 해' 때 "와일드!" 하는 건 '쟤 말 듣지 말고 내 말 들어야 돼' 뉘앙스처럼 느껴졌고.

홍로스가 '너는 없었어'에서 제일 분노가 많고 제일 솔직하고 제일 모든 걸 다 쏟아내는 로스라고 생각함. 근데 오히려 다 쏟아냈기에 안 좋은 감정을 털어낼 수 있었던 것 같음. 거적데기 걸쳐 입고 안 봐도 밑바닥 인생 살고 있는 보시인 걸 알기에 더 이상의 악감정 갖고 있는 게 본인한테 득이 될 것도 없다 생각하고, 오죽 잘못 자랐으면 저렇게 살까 싶은 동정심도 있는 것 같음. "네가 죽지 않길 바랐을 테니까!" 이게 진짜 진심인 로스.


6.

배로스의 "관객이 되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살고 싶었지만 끝까지 그렇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농도짙은 슬픔, 그 위치를 네(보시)가 꿰찼다는 것에 대한 질투와 분노가 느껴졌다면,

홍로스의 "관객이 되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살고 싶었지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속상함, 이미 죽고 없는 와일드지만 그래도 난 끝까지 그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으로 살거다, 하며 와일드 안에 없던 자신에 대한 안쓰러움을 표하는 느낌이었음. 동화 rep의 가사 그 자체처럼.


7.

한 줄로 요약하자면 배로스는 열심히 감정 숨기며 옆을 지키지만 미처 정제하지 못한 감정의 잔재의 후폭풍에 휩쓸리는 와일드 엑스보이프렌드 혹은 엑스허즈밴드.

홍로스는 열심히 감정 숨기려고 하지만 안 숨겨짐, 와일드가 좋으면 뭐든 할 수 있어서 조숙한 모습 보이려고 노력함, 정 많아서 나중엔 보시까지도 이해하려고 함.




두 로스 다 재밌으니까 이 글 보고 둘 중 한 명이라도 궁금해졌다면 8월 15일까지 아트원 1관... 대신 자리는 알아서 구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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