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귭상준 첫공이랑 셋공 봤고, 이전 트유는 16,18 직접 보기도 하고 DVD로도 보고, 달중트유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기존 트유를 봤고 또 알고 있는 상태로 이번 트유를 감상함.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불호에 가까운데, 이는 이번에 달중연출이 축소한 서사에서 기인함 + 축소된 서사로 트유에 처음 던져진 뉴캐 조합의 시너지 같음. 

  달중 연출 말하길, 그냥 클럽 공연처럼 즐겨주었으면 한다고 하였으나, 도저히 이 의견에 납득을 할 수가 없음. 일리아드 관객과의 대화도 직접 가서 보고 왔었는데, 그 때 본 달중연출과 트유 방향성에 대해 말하는 달중연출은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 그 관대에서 달중연출은(그 때만 해도 달중쌤이었다... 지금은 마음의 거리감 생겨서 그냥 달중연출 됨...) 내내 직관적으로 보라, 관객이 보는 것이 맞다, 본인의 의견은 하나의 견해 제시일 뿐이다, 하는 말을 상당히 많이 해주셨음. 혹여나 본인 해석이 관객들의 생각 전개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굉장히 신경을 써주었는데, 트유에서는 부디 어떻게 봐달라- 하고 얘기하셨다는 점이 납득이 가지 않음. 

  그리고 본인 말씀하신 것처럼 트유가 지난 세월간 갖고 있던 정보와 서사를 내려놓고 즐기기엔 그리 클럽 공연 같이만 느껴지지는 않고 (굉장히 뮤지컬같아요), 문제의 '여성'이 등장하는 부분은 축소했다 한들 공연 전반에 트유가 갖고 있던 정보값과 은유는 그대로 녹아있어서 이걸 마냥 생각을 내려놓고 볼 수가 없음. 생각을 요하는 요소들이 아직 남아있는데 그걸 내려놓으라? 그걸 내려놓는다 쳐도, 이게 그냥 성스루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캐릭터의 행동 동기나 결과가 드러나야만 하고 파악해야만 하는 이야기 구조가 그대로인데, 말씀대로 '여자가 있기는 한가? 둘이 말하는 것이 서로 같은가?' 에 대한 의문을 내려놓고 '그냥 클럽 공연이니까 즐기자!' 가 안된다니까요. 

  그런데 어떻게 할 거야, 이미 두 캐릭터 사이의 골자(라고 생각했던 것)의 서사는 축약되었고, 2021년판 달중트유는 진행이 되어야하고, 이전의 트유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뉴캐1+뉴캐2 페어는 이 극에 던져져. 

  솔직한 감상은 귭도 상준도 뭘 하고 있는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고 느꼈음. 물론 나 스스로가 이전 트유를 접했던 사람이기에 '트유는 결말이 있어야 한다' 하는 고정적인 생각에 은연중에 잡혀있어서 그렇게 느끼는걸수도 있겠지. 그런데 트유맆 이후에 둘 다 뭘 표현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으로 장면을 연기하고 있는 건지가 읽히지가 않아.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귭은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걸 무대 위에 명확하게 내놓고 풀어내는 배우라고 느꼈는데, 내가 김종구가 무대에서 뭘 하고 있는 건지 읽어내지 못했던게 재연 배니싱 첫공때 이후로 처음인듯.. 아직 트유라는 공간이 낯설어서 그런걸까? 둘 다 트유맆 이후 뭘 나타내려는 건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아. 뭘 하고 있는것 같긴 한데 구체적으로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그런 모호함을 컨셉으로 잡은거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아무튼 내 감상은 결말에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를 잘 모르겠다는 거야...

  한가지 결말에 대해 느꼈던 건, 이게 그냥 끊이지 않는 드바이로의 회귀를 표현하는 루프는 아닌것 같고, 트유맆 이후에 귭은 '상준본하'인 상태고 상준은 '귭우빈'인 상태인건 아닐까 생각했음. 예를 들면 해리포터에서 벨라트릭스 레스트레인지를 연기하는 헤르미온느를 연기하는 엠마 왓슨을 연기하는 헬레나 본햄 카터...같은 느낌? 배우는 귭이지만 껍데기만 귭이고 속알맹이는 상준본하를 연기하는 중인 상태.. 뭔소리야 이게... 

  그러니까 '본하'껍데기가 표면으로 드러나는 인격이고 그걸 차지하고 나온게 귭우빈인거같은 느낌. 근데 또 그렇다기에 상준본하가 그리 끌려다닌 느낌은 아니었어서 이것도 잘 모르겠다. 그냥 단순 루프는 아닌것 같은데 귭이 짓는 저 불안한 혹은 낯설어보이는 위화감 가득한 표정은 뭘 나타내는걸까 궁리하다보니 든 생각이야. 

  배우가 표현하려는게 분명 있긴 있는데 이게 두루뭉술하게 보이니까 아쉬움. 선명하게 드러나보였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사실 제일 큰 문제는 귭에게 락의 소울이 1g도 없다는 점. 한 때 락덕이었어서 보는 내내 이야 이걸 어떻게 하냐... 싶었음. 첫공보단 많이 괜찮아지긴 했던데 국내락밴드건 해외락밴드건 락밴드 영상 더 많이 참고해서 제스쳐나 퍼포먼스 정돈 해주면 좋을것 같아... 이 페어에 '클럽 공연' 같은 감상이 어려운게 이 페어의 락소울 과도 큰 연관이 있지 싶음... 기타 연주하는 모션도 더 자연스러웠으면 하고... 왼손잡이라 기타잡는게 어렵나? 흠.. 

  그리고 둠칫둠칫 두둥실 하고 걸어. 와 걸음걸이에도 쪼가 있구나 하는걸 트유 보다가 확 느낌... 약간 사근사근 걷는게 귭 본체 걸음걸이 같은데 우빈이가 그렇게 걸으면 어떡해요!! 수트필모는 그렇게 걷지 않았던것 같은데... 어째서... 

  상준도 생각보단 꽤나 괜찮긴 했지만 이게 과연 락밴드 프론트맨인가 하는 의문은 좀 남음... 노래 전반적으로 준수하게 소화하고 있지만 하이라이트에서 터지는게 조금 불안하거나 아쉽기도 하고. 

  쓰다보니 너무 아쉬운 점만 한바가지 쏟아냈는데, 그래도 이 페어 좋은 점도 많아. 뒷수습 하는거 아니고 진짜임ㅋㅋㅋㅠㅠ.. 

  상준본하는 '본하'라는 캐릭터의 표면을 잘 표현하고 있는것 같아. 꽤나 센스도 좋은거같아서 오디션씬 앞으로도 기대가 됨. 노래 하이라이트 부분이 아쉽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좋아. 락 느낌 조금만 더 담아주면 진짜 좋을듯. 랩을 특기로 잡아온 것도 좋고 ㅋㅋㅋㅋ 그치만 귭우빈에게 마이크 넘기기 금지.. 진짜 조금만 더 극에 확실하게 녹아들면 정말 좋은 본하의 모습을 볼 수 있을것 같음. 

  귭우빈은 결말부에 뭘하는지 잘 모르겠다 + 몸짓에 락앤롤이 없음 이거 두가지만 아니면 좋아. 락소울없음이 크리티컬이라서 그렇지 잡아온 우빈이 캐릭터 자체는 좋아. 첫공땐 다소 고압적인것 같다고 느꼈는데 이 부분도 많이 풀어져서 괜찮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락발성이라고 하긴 다소 어렵지만 시원하고 깨끗하게 뻗는 노래가 극극호. 귭 고음 지를 때 정수리 열고 깨끗하게 내는데 그 성대까지 확 열린듯한 고음 소리가 진짜 좋음. 노래 잘하니까 개좋다 <- 이 상태. 역시 노래를 너무 잘함. 

  이 페어 하고 싶은 건 확실하게 있는 것 같은데, 그걸 객석에서도 아 이거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보여줬으면 좋겠고, 클럽 공연 느낌도 더 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막 무뜬금으로 일으켜세우고 그러지는 말고... 당장은 아쉬운게 많은 페어지만 근 시일 내에 정돈된 무대를 볼 수 있을거라는 믿음도 동시에 드는 페어임. 이거 쓰는 도중에 크로스 페어도 생겼지만... 귭상준 둘이 보여주고 싶은 무대 마음껏 보여주길 바람..!!

문제시 비번잘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