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스트레스에 찌든 평일관극이 너무 하고 싶은 분당직장러의 선택은 코엑스까지 기어가는 거였고,

이 극은 항상 당일극 50%할인이 공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라, 충동 예매를 하고 달려가서 본 연극.

참고로, 의외로 괜찮았어. 딱 9천원을 주고 보기에는 영화보단 훨 낫더라.

캐슷 : 윤혁진(민준), 허윤지(지원), 김용진(멀티맨), 장순(멀티걸)

내용은 영화 작업의 정석 알지? 딱 그 내용이었어.

극이 시작 되기전에 멀티맨이 나와서 방청객들이랑 모두 함꼐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개인의 취향 티켓 증정이벤트를 한다.

극이 시작되면서 두 캐릭터가 얼마나 작업의 선수인가를 보여주는 장면이 나와.

(영화 속에서 감자아저씨와 정신병원여의사 기억나? 그 장면)

그리고 나서 민준이 나와서 "나는 좀 생겼고, 여자들이 다 넘어오는~~ "류의 대사를 치면서 관객들에게 총알을 날려.

윙크 많이해, 노네 이런거 좋아하면 가서 보고와....

지원이도 나와서 "음~ 난 평균이상의 외모?" 류의 대사를 치지...

내용을 다 알고 있어도 사실 작업이라는 거 자체가 워낙에 웃긴 소재다 보니까 중간중간 깔깔거리면서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았어.

가령 남자주인공이 아픈척하면서 머리에 핫팩을 올려놓는다던지, 바다에 갔다가 차키를 던져버리고 없는척한다던지 그런거?

시종일관 유쾌하게 볼 수 있는 극이었어.

아 그리고 란제리파티에서 노예팅 경매하는 영화속 장면은 그대로 살렸는데, 관객이 경매자가 되.

민준이가 반바지와 조끼만 입고 가슴근육과 팔근육을 그대로 드러낸상태로 무대에서 경매에 서면 관객들이 금액을 부르는거지.

물론 진짜 돈을 지불하는건 아니지만 18만원에서 1억으로 넘어가더니...오늘 백지수표를 부른 아줌마에게 주인공이 정말 팔릴뻔했엉...

그리고 이 극의 멀티맨, 멀티걸.정말 짱짱임...

한사람이 5개 이상의 역할을 하는거 같은데, 정말 연기 하나하나가 살아있고, 망가질때 확실하게 망가져줘서 너무좋았음.

사실 나의 즐거운 관극은 이 분들이 있어서 가능했음.

자. 나 이정도 칭찬했으니까 이제 좀 깔께.

허윤지 배우, 이뻐 늘씬해. 딱 그 "지원"이라는 캐릭터임.

근데 웃겨야된다는 부담감인지 캐릭터 해석이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엄청나게 째지는 목소리가 나옴.

원래 고음이 아닌 사람들이 억지로 내는 새된소리?

초반엔 춤도 연기도 소울리스 같았는데 너무 초미니에 딱 붙는 스커트를 입혀놔서 어쩔수 없겠다 싶긴 했음...

윤혁진 배우... 하.. 원래 연극하던분 맞아?? 신인배우인가...?

딱 비쥬얼로만 승부하는 느낌이 너무 강했음. 묘하게 김현중을 닮았는데 연기도 닮았음.

웃긴연기도 슬픈연기도 화내는 연기도 대사의 워드만 연기하고 배우는 연기 안하는 느낌? 대사를 들어야 웃겨 배우를 보면 느껴지지 않아.

좀 심하게 말해서 아직은 삼만원짜리 극을 주연으로 이끌어나갈 분은 아니었어. 위트있는 조연정도면 훈훈한 느낌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사랑받았을 텐데.

근데 머리는 영리해보이더라, 본인의 단점인 연기를 뭘로 승부해야될 지 알아.

위에서 말한 경매신이라던지 관객이랑 눈이 마주치는 씬에서는 꼭 윙크를 하던지 한번 찍어주던지하는 식으로 어필을 하더라고...

사랑의 총알 자주 쏘는데 오늘 앞줄 어떤 여성관객은 그거 맞고 쓰러지는 시늉도 하더라...멋진관객이었어...

불필요한 장면....

사실 이건 극으로 보면 불필요한 장면인데, 극이 허술하니까 당연히 있어야하는지 헷갈리는 소위말하는 "팬서비스씬"

민준이 란제리파티 이야기를듣고 팔굽혀펴기하는장면이 쓸데없이 길어...

여주가 섹시댄스 추는 장면도 좀 길어... 옷도 민망한데 그 다음에 바로 병원씬이라서 그옷이 계속 나와.. 하얀가디건 내려가면 거의 란제리 수준이라 민망함.....

아까 말한 경매씬은 정말 길어...관객이 경매자가 되니까 우물쭈물 하면 극이 진행이 안되 ㅎㅎㅎㅎ

다행히 오늘 관객들은 매우~ 주동적이었기에...

...음 암튼 내 기준으로는 머글머글머글한 극으로 그냥 약간 내 욕심을 놓고 보면 웃겼고.

구천원으로 보기에는 괜찮았으나 그 이상을 받으면 좀 욕했을 극인거 같아.

난 왜 이걸 극세사를 쓰고 있는가. 암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