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난 현빈이를 볼 때 현빈이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움만 있었지
현빈이 자체를 이해하진 못했었거든.
그리고 난 태희에 더 무게를 뒀던지라 현빈이가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에서도
그냥 태희를 떠올리기 전 과정이라는 생각이 컸는데
어제 얀빈이를 보곤 17살 현빈이가 느꼈던 아픔을 나도 같이 느꼈던거 같아.
실제로 겪지 않고선 그 기분을 100% 이해할 순 없지만
적어도 배우가 보여주는 감정안에서는 나도 똑같이 느꼈던듯.
그래서 혜주가 나잖아 할 때, 요즘 란주혜주 그 부분 좋아서 어제 슬퍼하며 보는데
옆에 얀빈이가 더 서럽게 울어서 혜주보다 현빈이가 더 불쌍하게 느껴지더라.

그리고 어제 2막에서 친구들 말 하나하나에 자꾸 신경쓰이던 현빈이가 보였는데
그게 비단 자기가 포함된 얘기여서가 아니라
그 전부터 자기 안에 있던 물음같은게 점점 수면위로 떠오르는거 같았어.
주변에서 그럴 때 마다 그게 더 강하게 느껴져서
외부의 영향뿐만 아니라 자기 안에서도 모르는 무언가 때문에 괴로워했을 현빈이.
그래서 그런가 뭔가 현빈이 자체가 자신 안에 있던 태희를 깨워냈을것 같은 느낌도 들어.
그런 물음들이 끊임없이 반복이 되어서 결국엔 깊숙하게 숨어있던 태희가 나오게 된거지.
인우에게 건네 받은 라이터를 켜는 것도 '이게 뭐지?'란 느낌이 아니라
'이거다'하는 느낌으로 망설임 없이 켜는거 같았고
기억을 되찾을땐 속에서 실타래처럼 엮어 있던 매듭을 하나 하나 풀어내듯 기억해내더라.
그렇게 비로소 풀어낸 실타래는 인우와의 인연이였던거지.

오늘 일하다가 급 궁금함에 시 능금을 검색해봤는데
뮤지컬엔 나오지 않던 마지막 구절이 있네?  
'우리들 두 눈에
그득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어제의 번점은 인우와 현빈이, '우리'가 더 강했던거 같아서 이 구절이 너무 와닿았어ㅠㅠ

어제 밤공 생각에 아직도 멍.....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