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 봤다!!!
관대는 거의 맨날 하는구나. 오늘도 관대하고 옴. 1열 앉았는데 바로 앞에 의자 놓고 앉아서 매우 부담... 질문 내용은 즉석 질문치고 그럭저럭 괜찮았음 ㅋㅋ 질문할거 있음 빨리하는게 좋을거 같아. 뒤로 갈수록 경쟁률 높아져 ㅋㅋㅋ

내용은 다 아는 단테의 신곡 내용 그대로 특이한점은 천국이 안나오더라. 책에서는 지옥 연옥 거쳐서 천국 넘어가서 베아트리체 만나는데 극에서는 베아트리체가 단테 만나러 연옥으로 넘어오고 무대는 연옥에서 끝. 천국 기대했는데 안나오더라.
왜 천국이 나오지않는가에 대해서 드라마터그가 관대하면서 말해줬는데 천국에서 끝나면 너무 종교적으로 느껴질거 같아서 였고 또 아무리 무대를 꾸며도 부족한 천국이 될거 같아서 그랬다고 하더라구. 공감가는 답이라서 고개 끄덕끄덕.

신곡 자체가 계속 나열되는 내용이라 그런지 극자체도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또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식. 이야기 자체에 특별한 클라이막스가 없어서 어느순간 좀 지루해지더라. 근데 그때마다 단테의 감정이 흔들리며 고뇌하는 식이여서 지루함을 좀 줄어들더라. 그래도 나열되는 이야기가 지루한건 사실.

지옥편이 80분이고 연옥부분이 50분인데 지옥편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되는 느낌이었어. 연옥 천국이 분명 필요한데 지옥에 굉장한 힘을 들여 만들어 놓아서 지옥편 막내려가는데 이걸로 이야기가 완벽하게 마감된 느낌이 들더라고. 이대로 끝나도 만족할거 같더라고 ㅋㅋ 상대적으로 연옥편이 지루해서 그런 느낌도 있고...

전체적으로 한태숙 아니면 절대 만들지 못할 극이라는 느낌이야. 역시 한태숙. 연출 대단하더라. 그리고 연출만큼 무대미술과 온몸으로 연기하는 배우들도 대단하더라. 서있는것만으로도 팽팽한 느낌 간만에 느꼈어.

노래하는 부분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고 노래할때마다 가사 전달력 확 떨어져서 더 놀랐어 ㅋㅋㅋ 몰랐는데 노래할때마다 옆에 한글 자막 뜨더라??ㅋㅋㅋ 도움 많이 받았어 ㅋㅋㅋ 노래해서 신선하긴 했는데 그만큼 꼭 노래했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고. 노래가 플러스도 되고 마이너스도 되고... 가사전달력만 해결되면 꽤 괜찮을거 같아. 그리고 연극에 오케 쓴거 독특하고 좋았어. 연극이라 했지만 왠지 거대한 음악극느낌 ㅋㅋ

난 종교 없는데 신곡이라서 종교적으로 가르치는 느낌이면 어쩌지 걱정 많이 했는데 그런거 전혀 없더라. 오히려 단테의 말에 진짜 많이 공감가더라. 지옥을 헤매며 고뇌하는 단테의 고민이 우리의 고민이란 생각이 들었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모두의 고민. 마지막 단테가 천국의 문이여 꿈에서도 열려있어라 라고 비슷하게 말하는데 좀 감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연출이 종교적 느낌 뺄려고 많이 노력한거 같아ㅠㅠㅠㅠ

근데 솔까 지옥편에 비해서 연옥편이 약한건 사실이어서 적당히 균형 맞추어 주었다면 좋을텐데 생각 간절했음. 지옥편에 모든 힘을 쏟아 부운 느낌...
배우들 진짜 모두 대단. 다 만족스러웠고 지현준을 진짜 다시봤어!!!! 이제 지현준의 연기에 의문 품지않을거야 ㅠㅠㅠㅠ 완벽한 단테였어 ㅠㅠㅠㅠ 사실 단테에 왜 지현준일까 의문스러웠는데 진짜 가장 단테스런 단테였어 ㅠㅠㅠㅠ 백퍼 만족!!!

그런데 한태숙 연출은 이런 이야기보다 비극적 파괴적 세기말적 절망적 이런게 더 잘어울리는거 같아 ㅋㅋㅋㅋ 솔까 오이디푸스나 레이디 멕베스가 훨씬더 좋았어 ㅋㅋㅋㅋㅋㅋㅋ 한태숙이라 보러갔지 아니면 안보러갔을듯 ㅋㅋㅋㅋㅋ

자리는 1열 앉았는데 1막 초반 무대 이층 있을때 살짝 가린거 말고는 시방 없어 좋았어. 쾌적한 관람이었어. 오케피트 진짜 넓더라.... 1열인데도 무대 맨 앞에 서면 배우다 딱 손크기 ㅋㅋㅋㅋㅋㅋ 대단한 넓이다 ㅋㅋㅋㅋㅋ 눈안보이면 무조건 1열 앉아 ㅋㅋㅋ 1열에 앉아도 잘 안보일때가 있다 ㅋㅋㅋ

아무튼 결론적으론 재밌었어. 꽤 볼만했고.  만족스런 관극이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