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무대도 예쁘고, 조명도 괜찮고, 새로 추가된 넘버도 좋고, 배우들도 누구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잘하고, 특히 넘버 소화 다들ㄷㄷㄷㄷㄷㄷㄷㄷ

스토리도 더 다듬어졌고, 개연성도 많이 부여됐는데,

왜 난 눈물 한 방울 안나는 거죠............

초연 때 가루가 되도록 까이던 플뷰 때부터 자체 막공까지 3n번 가까이 달리면서, 늘 손수건 한 장이 다 젖을 정도로 울다 나오는 내가 나도 신기할 지경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극장 탓이 큰 듯.......세륜 대극장......

개인적으로 풍은 화려한 군무가 필요한 극도 아니고, 엄청난 무대 전환이 필요한 극도 아니고, 그저, 고요하고 잔잔한 저 밑바닥부터 꼭대기에서 광포하게 휘몰아치는 감정의 극한까지 화악 끌어갈 수 있도록 인물들 감정을 세세히 차근차근 따라가야 하는 극이라고 생각하는데, 대극장 아놔.............. 

이건 뭐 눈빛이 달라지는지, 손끝이 떨리는지, 울면서 웃고 있는지, 뭐가 보여야 감정이입을 하든 말든 할 거 아니니................

그 와중에도 노파 보내놓고 슬픔을 갈무리한 채 기쁨을 드러내며 웃던 연동 운장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정말 눈 하나 깜짝 안하고 피바람 이는 숙청을 열댓 번은 하고도 남았을 것 같은 엄청난 포스의 혜선여왕도 너무 좋았고,

짧은 리딩 영상으로만 보며 앓았던 토로열의 넘버 소화력은 그 손발이 없어질 것만 같은 안무를 하면서 부르든, 엎치락 뒤치락을 하면서 부르든, 회전 무대에 벌러덩 드러누워 미니담이 머리에 가슴을 눌린 채 부르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부들부들 떨며 부르든 간에 한결같이ㄷㄷㄷㄷㄷㄷㄷㄷ-_-b

초연 때 무슨 근거에선지 다신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섭범구, 율범최를 내 시간이 허락하는 한 정말 있는 힘껏 도느라, 황구담이를 한 번도 못봤던 나를 매우 치고 싶게 만들었던 미니담이에,

정말 싹 다 모아서 중소극장에서 밀도 있게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 

ㅎㅈㅇㅇ) 아기자기하게 조근조근하게 감정들을 쌓아가다가 정점에서 팡! 터트려주면서 마지막 새하얗던 담이 세상에서 사방에 흩어졌던 감정을 가만가만 추스렸던 풍은 어디로 갔을까T_T

덧1) 담이 캐릭터가 왜 이렇게 존재감이 없어진 것 같니........

덧2) 전체적으로 정극 느낌으로 끌고 가서인지, 중간중간 깨알 같던 웃음 코드들이 싹 빠져서, 처음부터 끝까지 비장미가 넘치다 못해 너무 무겁더라........

덧3) 남은 표 13장은 오또카지???????? 일단 1열에서 보면 좀 나아질까 궁금하기도 하고 풍래주도 궁금하니 두 번은 더 보고 결정하는 걸로...-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