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화제작이라면 별 기대없어도 한번은 보고 마는 이놈의 몹쓸 버릇을 어쩌면 좋을까....이노무 버릇 때문에 스핌은 넘버 꿀이라는 와일드혼 음악에 병맛극 좋아해서 함 봤는데 정말 내 취향이 아님을 깨닫기도 하고 별 생각없이 만행이라 간 해품달에는 오지게 낚여가지고 막공 다되서 회전문 뺑뺑 돌면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최애작 발견하기도 했는데....위키드는 아무래도 나한테 전자인가보다. 내가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에 별 감흥이 없는 걸보면 위키드가 별 느낌이 안 오는 것도 비슷한 이유인걸까...

베르테르는 주인공 찌질하다고 감정이입해서 욕이라도 하면서 보지 위키드는 애초에 나와는 먼~~~얘긴 거 같아서 나쁜 말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좋은 말도 안 나오고..뮤지컬 중에 스토리 거지같은 극들 많지만 걔들은 우선 평범한 사람들한테 일어나는 일이잖아. 그런데 위키드는 뭐 마녀가 어쩌고 비누방울 머신이 어쩌고 동물이 말을 못하게 되고 원숭이들이 날아다니고 사람이 허수아비가 되고 이런 거 자체가 내가 몰입이 안된다....^^;;;;;;놀이공원 퍼레이드나 아동극이라는 생각을 한 건 아니야 디즈니 보면서 아동극이라 생각한 적 한번도 없고 오늘 공연도 유치하다 이런 생각을 한 건 절대 아닌데...뭐라고 해야하나 내한 볼 때는 애초에 원작이 그쪽 애들 이야기기도 하고 배우들도 외국인이고 뭔가 동화보는 느낌으로 그냥저냥 보고 나온 거 같은데 라센은 한국 배우인데다가 작년처럼 내한 버프 이런 것도 없어서 그런지 나도 이정도로 내 취향이 아닐 줄 몰랐어서 좀 당황.....

그냥 킴글린다가 잔망 떨거나 내 귀에 익숙한 넘버 나올 때 아니면 총체적으로 무덤덤하고 지루했어. 1막 때는 킴글린다 매력 터지는 장면도 많고 아무래도 귀에 익은 넘버들도 많아서 한국 배우들이 저 역할을 하고 저 넘버를 부르는 걸 직접 눈으로 보는구나 하는 벅참 같은 것도 있긴 했는데 2막 들어서는 글린다가 잔망 터지는 매력이 적기도 하고 나한테는 2막 모든 넘버가 전혀 킬링 넘버들이 아니어서 배우들도 객석 겁나 가까이 오는데도 1열에서 민망하게 등받이에 머리 기대고 거의 멍때리고 왔네.....

오늘 공연에서 가장 매력터졌던건 역시 킴글린다..오늘 공연 악평 안 내리는 건 정말 100% 이 언니 덕....내한 때도 극 자체는 별 생각없어도 글린다라는 역할 참 매력적이라는 후기 썼던 기억 나는데 라센 때도 비슷하더라. 난 이 언니 옥희 돋는 음색 특이해서 겁나 좋아하기도 하고 이 언니가 이렇게 깨방정 잘 떠는 배운지 미처 몰랐네. 프레스콜 파퓰러 영상도 몇번이나 돌려봤는데 실제로 보니 더 감동ㅋ가사 좀 날려먹은게 아쉽긴 해도 킴글린다 매력이 너무 철철 넘쳐서 그게 뭔 상관인가 싶네....그리고 이 언니 금발 겁나 잘 어울리고 살도 겁나 빼서 드레스입었을 때 허리핏 쩔.....이 언니가 솔직히 미인상은 아닌데 내가 상상한 대로 얄상하게 잘 깝죽대게 생긴 글린다라 참 좋더라..깨방정 떨고 잔망떠는 연기는 진짜 다 너무 좋았는데 아무래도 음색이 얇고 해서 옥파바랑 듀엣에서 묻히는건 어쩔 수 없고 노원에서 성악발성 할 때 출력 작아지는 건 좀 아쉽더라. 내한 때 노원 보고 뻑 가서 오슷으로 노원들으면서 글린다가 성악으로 지르는 부분 되게 좋아했는데.....그래서 그런지 그 노원 성악 부분 때문에 성악한 글린다가 아쉬워지긴 했어. 걍 노원 때문에 최블리가 하는 글린다 잠깐 생각나기도 했고 이지혜도 나이에 안 맞게 롯데같은 역 말고 얼굴도 예쁘고 성악도 했으니 연기 내공 좀 쌓으면 언젠가 글린다같은 역 하면 참 좋겠다 싶기도 했고...

옥파바는 뭐...솔직히 별 감흥이 없더라. 노래야 당연히 잘하지. 그런데 옥이 노래 잘하는건 뮤배로 넘어오기 전부터 늘 그랬던 거라 더이상 나한테 관극 만족도 결정하는데 있어서 특출나게 매력적인 포인트가 아니라...^^;;;;제일 아쉬웠던건 의외로 디파잉..옥 풍성한 음색인거야 진즉부터 알고 있고 그래서 이엠개가 하는 유럽극에 참 잘어울린다 생각은 했지만 떼아콘에서 디파잉 부를 때도 음...좀...그랬는데 오늘 실제로 들어보니 옥 음색이 생각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둥글더라..나는 옥 다른 넘버 다 듣기 좋았는데 디파잉만은 뭔가 팝적이고 소울 넘치게 불러주길 바랬는데....^^;;;그리고 연기도 내가 생각했던 사회부적응자같은 엘파바와 다르게 생각보다 초반부터 인간적이고 따뜻한 느낌이 있어서 내가 그린 엘파바랑은 살짝 핀트가 어긋나기도 했고...

조상웅 피에로는 미스캐스팅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나는 그 욕먹던 마리우스도 풋풋한 연기 좋았고 음색도 낭창낭창하기도 해서 참 좋게 봤는데 피에로는 아무래도 아닌 거 같아..처음 등장했을 때는 외모만 보면 아이돌 다리처럼 극세사 돋게 생겨가지고는 허벅지 생각보다 튼실하다...생각했는데 입 여는 순간 음....목소리 너무 앳되고 외모도 얄상하고 풋풋하고 이미지도 뭔가 피에로 이미지 아니고.....뭣보다 옥파바랑 케미가 진짜 미친듯이 망....옥도 별로 남배랑 케미 잘 사는 여배라고는 생각 안하지만 오늘 그 둘의 무케미는 옥파바 탓은 아니었던 거 같음. 내가 그토록 애정하는 애즈롱에서도 이모조카까진 아니어도 누나가 남동생 우쭈쭈하는 것 같고 둘이 미친듯이 몸을 훑어도 별로 끈적한 느낌도 없고 뭣보다 둘이 음색이 어찌나 안 어울리는지 둘이 입 여는거 듣고 바로 등받이에 머리 기대고 멍 때리고 있었네...내가 어느 갈라콘에서 홍여왕이 부른 애즈롱 진짜 너무 좋아하는데 그 넘버 하나 듣자고 홍을 피에로를, 여왕을 엘파바를 시킬 수도 없고 만약에 한다해도 둘이 부르는 그 넘버 하나 듣자고 두시간 내내 나한테 있어서 물과 기름같은 스토리의 극 두시간 내내 버티고 있을 자신도 없고....이지훈도 그닥 선호하는 배우 아닌데 이번 위키드는 피에로는 걍 버리고 봐야하는거니.....

기대가 워낙 높았던 터라 크리스마스에도 옥정 캐슷으로 엄마랑 보러가고 1월달 때도 박정,박킴 하나씩 잡아놨는데 클스마스껀 어쩔 수 없어도 1월꺼는 취소를 해야하나 진지하게 고민중..남은 표들 오지게 좋은 중블 1열 자리라 버리기도 아까운데 젠장....ㅋ그그동안 샤롯데 많이 갔어도 2층이거나 오블 5열이거나 해서 내가 앉지도 못한 1열 어떤가 별로 볼 생각도 없었고 앱뉴큐때는 1열이어도 무대랑 거리 꽤 있었는데 나는 충무 1열이 극장 1열 중에 제일 가까운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샤롯데가 최고시다..^^;;........그래서 인지 더욱 걱정..내가 노래 끝장나게 한다는 옥주현,정선아 공연 엄마 보여준다고 회사에서 일하다 말고 누가 말 시킬까 서버 맛 갈까 손 덜덜덜덜 떨면서 어케 잡은 클스마스 1열 정중앙 연석인데 오늘 보니 위키드 무대는 뒤에서 봐야 제맛이겠더라. 중블 1열에서 보니 위키드 무대 매력 반에 반도 못 느끼겠고 보는 내내 아..뒤로 가고 싶다...하지만 음향도 거지같고 같은 돈 내고 머리 크리당하면서 뒷줄 가서 열폭하긴 싫다..그래도 뒷줄 가고 싶다..배우밖에 안 보인다..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너무 어지럽더라..그래도  나는 적당히 뒤에서 무대 전체적으로 봐야 제맛이라는 고스트도 1열 정중앙 잡은 1열 상덕후라 뒤로 가는 일 따위 절대 불가능하겠지.......

한줄요약. 아동극 절대 아니고 원숭이도 객석까지 날아다니고 끝장나는 블록버스터극인 건 알겠는데 내 취향은 아닙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