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로비 인터뷰 올라왔는데 내용 좋다.. 말을 참 이쁘게 하네 ㅎㅎ
오종혁 “나한테는 그날그날 공연 끝나고 관객들이 해주는 말이 상”
2009년 <웨딩싱어> 초연 당시 주인공 로비가 아니라 게이 키보디스트 조지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고 들었다. 어차피 오디션인데 주인공으로 볼 수도 있지 않았나.
오종혁: 2009년에 <온에어>라는 작품의 주인공으로 뮤지컬을 시작했는데,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해서 힘든 지점이 너무 많았고, 내 그릇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걸 알았다. 게다가 <웨딩싱어>가 대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큰 역을 감당할 자신도 없었다. 조지는 굉장히 게이의 스테레오타입처럼 보이지만, 연기가 부족한 나에게 그런 과한 설정의 캐릭터는 부담감을 줄이기에 조금 더 수월해 보였다. 일상적인 캐릭터들은 정말 연기를 잘하지 않으면 그냥 평범해지기 십상이지만, 확 망가져 버리면 연기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그마저도 떨어졌다. (웃음)
결국 4년 만에 로비를 하게 됐다. 로비는 조지에 비해서 확실히 일상적인 캐릭터인데, 언급했던 그 부족함이 어느 정도 채워진 것 같나.
오종혁: 미련 아닌 미련이 남았는지 조지가 하고 싶기는 하다. (웃음) 로비는 여태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표현이 강한 캐릭터라서, 내가 디테일하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그래도 이게 재밌다고 느끼는 건, 내가 슬플 때 위로해주고 화낼 때 달래주는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정말 배우의 힘인 것 같다. 사실 연예인이 들어와서 제대로 연습도 못 하고 공연해서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봤기 때문에 내가 그러긴 싫었는데, 정말 본의 아니게 연습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스스로 무척이나 불안해하고 있을 때 옆에 있는 배우들이 다 케어해줬다. 그래서 어떻게든 계속 굴러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만약 내가 미워 보여서 안 도와줬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가수를 했기 때문에 노래는 좀 편하게 생각했었을 텐데, 당시 어떤 게 가장 어려웠나.
오종혁: <온에어> 오디션 때 ‘비상’을 불렀는데, 눈감고 손 올리면서 기교에 치중해서 불렀다. 가수들은 감정을 잡을 때 으레 눈을 감으니까. (웃음) 그래서 연습하는 내내 “눈 뜨고 불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그걸 고치는 게 정말 힘들었다. 눈을 뜨면 소리가 생 톤으로 나가고, 손을 안 써야 되니 무대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리고 지금도 뮤지컬을 계속 해오신 분들만큼의 발성을 내진 못 하지만, 처음에는 정말 모기 소리만 했다.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노래를 하고 “마이크 볼륨 좀 키워주세요”라는 말이 익숙해져 있던 사람이었으니까. 객석에 스스로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았고, 거기에 신경 쓰다 보니 컨트롤도 잘 안 됐다. 어차피 발성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니 천천히 해내 가자 생각해서 노래를 대사로 만들고 감정을 담는 것에 주력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노래가 그 정도였으면 아예 경험이 없었던 연기는 더 어색했겠다.
오종혁: 연기 경험이라는 게, 라디오 사연을 콩트식으로 읽어주는 게 전부였다. (웃음) 그래서 뮤지컬 연기도 그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가장 큰 오산이었다. 두 번째 작품으로 <쓰릴 미>를 하면서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내가 연기를 못하고 깊지 않은 건 나 스스로도 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상대방의 말과 이 상황에 정말 집중하는 것밖에 없었다. 집중을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감정선에 내가 편승할 수 있더라.
그렇게 집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오는 것들이 있을 텐데 그게 당황스럽진 않았나.
오종혁: 굉장히 기쁘고 아름다운 신이었는데 갑자기 거기서 눈물이 막 났다. 나도 모르게 그 상황에 들어가 있다 보니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 나보다도 상대방의 감정에 더 집중하는 편인데, 역시 배우들이 너무 잘 표현해주니까 그걸 그대로 받았던 것 같다. 스스로 만들어내려고 하면 10시간을 고민해도 못 울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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